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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해석례국가인권위원회 결정례2012. 5. 17. 결정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 개선 권고

요지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업무상 질병’에 대한 입증책임 분배와 구체적 인정기준에 대하여 정기적, 지속적으로 관련 법령을 추가,보완할 것.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독립성 등 강화방안을 마련하고, 산재신청서상의 사업주 날인제도를 폐지할 것을 권고.

해석례 전문

Ⅰ. 권고 배경 서울행정법원은 2011. 6. 23.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가 백혈병 으로 사망한 근로자 2인에 대하여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사망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2011. 6. 23.선고 2010구합1149판결). 이는 그 동안 유사 사건에서 근로복지공단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것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 외에도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작업장에서 근무한 것이 원인이 되어 발병한 것으로 추정되는 직업성 암 등에 대한 업무상 질병 인정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되는 바, 이로 인해 피해 근로자들이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 급여 신청하는 것을 아예 포기하거나 산업재해보상보험 급여 신청이 행정소송의 사전절차로서의 의미만 남게 되어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구제의 지연 및 비용가중의 결과가 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우리나라는 2011. 10. 국제노동기구(ILO)의「직업성 암 협약(Occupational Cancer Convention)」을 비준함으로써 국가가 근로자의 직업성 암에 대한 예방과 치료 의무를 이행하기로 하였고, 또한 동년 6월에 승인된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지침」은 기업의 인권침해에 대한 국가의 의무를 강조하고 있는 바, 이에 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국가 기반의 비사법적 구제수단으로서의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에 관해 전반적 검토를 하게 되었다. Ⅱ. 판단기준 「헌법」제34조(사회보장) 제2항, 제6항, 「산업재해보상보험법」제1조,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제7조의 (b) Ⅲ.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 제도에 대한 검토 1. 산업재해보상보험 제도의 의의 및 운영 현황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는 급속한 산업화와 함께 산업재해도 늘어남에 따라 사업주로부터 재원을 마련하여 이를 보상하기 위해 만든 제도로서 1964년부터 시행되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업무상 질병의 경우 산재신청 대비 불승인율은 2007년 54.6%에서 2010년 63.9%로 9.3% 증가하였고, 특히 뇌심혈관 질환의 불승인율은 2007년 59.8%에서 2010년 85.6%로 25.8% 급증하였다.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도 2007년 44.7%에서 2010년 52.3%로 7.6% 증가하였다. 2010년 고용노동부와 노동건강연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업무관련 질병 현황에는 근골격계 질환이 전체 질병 중 1위, 뇌심혈관계 질환이 3위로 보고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골격계 질환이나 뇌심혈관계 질환의 업무상 질병 불승인율은 점점 높아가는 추세이다. 암질환에 관하여는, 미국 국립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는 매년 발생하는 암의 2~8%를 직업성 암으로 2007년 경 추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립암 센터 내 중앙암등록사업부는 우리나라에 이 비율을 적용할 경우 2007년 발생한 암 환자 총 161,920명 중 3,238~12,954명이 직업성 암일 것으로 추정한 바 있으나, 2007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된 직업성 암은 단 7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와 같은 사실들은,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가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바, 우리의 산업구조가 전통적 제조업 일변도에서 화학물질을 집약적으로 사용하는 첨단 전자제조업(반도체, 정보통신 부품 등 IT 제조) 및 서비스업의 확대로 변화함을 반영하여 상해 중심의 산업재해보상보험 제도를 업무상 질병에 비중을 두는 것으로 변화를 도모할 필요가 크다고 판단된다. 2. 업무상 질병과 관련한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 신청 절차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피해 근로자 혹은 해당 질병으로 사망한 근로자의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 급여를 신청하게 되는데 통상 이 때, 재해발생 경위에 대한 문답서, 직업력 확인자료, 담당의사의 진료소견, 건강보험, 고용보험 기록 등을 제출하게 된다. 그리고 보험급여 신청서를 작성할 때 기재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하는 사업주의 날인을 받도록 하고 있고, 사업주가 날인을 거부할 때는 "사업주 날인 누락 사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보험급여 신청을 받은 근로복지공단은 사실관계 및 질병의 업무 관련성 등을 조사하고, 직업성 질환의 발생원인 규명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산업안전보건법」제43조의 2와 동법 시행규칙 제107조의 2에 따라 근로자의 질병과 작업장 유해요인의 상관관계에 관한 직업성 질환 역학조사를 할 수 있다. 그 역학조사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의뢰하여 시행하는데 그 역학조사결과는 다시 역학조사 평가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근로복지공단에 통보된다. 이후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 규칙」제8조에 따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그 결과를 피해 근로자에게 통보한다. 피해 근로자가 이에 불복할 경우에는 산업재해보상보험 심사위원회와 산업재해보상보험 재심사위원회에 심사 및 재심사를 청구할 수 있으나, 이는 임의절차이고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Ⅳ. 판단 1. 업무상 질병 인정 요건과 입증책임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제34조 제1항은 업무상 질병의 인정기준을 명시하고 있는데, 제1호 내지 제3호에서 피해 근로자가 업무수행과정에서 유해·위험요인을 취급하거나 노출된 경력이 있을 것, 유해·위험요인을 취급 하거나 유해·위험요인에 노출되는 업무시간, 그 업무에 종사한 기간 및 업무 환경 등에 비추어 볼 때 근로자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인정될 것, 근로자가 유해·위험요인에 노출되거나 유해·위험요인을 취급한 것이 원인이 되어 그 질병이 발생하였다고 의학적으로 인정될 것을 요구한다. 한편, 위 시행령 별표 3은 업무상 질병의 구체적 인정기준으로서, 그에 해당하는 질병은 업무관련성 및 의학적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별표 3에 해당하지 않는 질병에 대하여는 결국 피해 근로자가 위 시행령 제34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3호의 요건을 모두 증명하여야 하는 결과가 된다. 이에 대하여 고용노동부는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 제도상의 조사 및 증명에 대한 책임이 근로복지공단에 있으며, 피해 근로자는 산업재해라는 주장(신청)만 하면 된다는 견해를 표한 바 있다. 즉, 근로복지공단이 피해 근로자가 유해.위험요인을 취급하거나 유해.위험요인에 노출된 경력이 있는지, 유해.위험요인 취급 및 노출된 업무시간, 종사기간 및 업무환경에 비추어 질병을 유발한 것인지, 유해.위험요인 취급 및 노출이 원인이 되어 질병이 발생하였다고 의학적으로 인정되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확인하게 되므로 그 증명의 주체는 근로복지공단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의 입증의 부담에 관한 설명으로서, "어떤 사실의 존재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을 때에 당해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법률판단을 받게 될 위험 또는 불이익"을 의미하는 법률상의 입증책임과는 다른 것이다. 결국, 당해 질병이 업무상 질병이라는 증명을 하지 못함으로써 위험 또는 불이익을 받는 자는 근로복지공단이 아니라 피해 근로자가 되는 것이고, 근 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에 관하여 제3자로서 공정하고 성실하게 질병의 업 무관련성 및 의학적 인과관계 등을 조사할 책임을 가지는 것이지, 이를 들 어 입증의 책임을 진다고 할 것은 아니다. 또한 비록 입증책임이 소송상의 법리에서 출발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이전 단계의 비사법적 구제절차인 근 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인정여부의 판단 과정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것인 바, 현재의 산업재해보상보험 제도에서는 피해 근로자가 업무상 질병으로 산업재해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고도의 전문성 을 요구하는 의학적 인과관계까지 밝혀야 한다는 데에 가장 큰 문제점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은 2009. 12. 2.선고 2009누8849판결(대법원 2010.4.29.선고 2010두283판결)에서, 이러한 입증책임의 불합리성에 대하여 "사업주 측 또는 국가 측이 발병원인물질이 인체에 전혀 무해하다든가, 그 질병이 전혀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이라는 입증을 하지 아니하는 이상, 그 물질에 대한 발병원인이 존재하며 그로 인하여 업무상 재해가 발생하였다고 추정하여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타당 하다는 해석을 한 바 있다. 따라서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판정 과정에서도 업무상 질병의 증명 책임을 배분하여 업무상 질병이 발병하였다고 주장하는 자는 업무수행 과정에서 유해.위험요인에 노출된 경력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도록 하고, 주장된 질병이 업무관련성이 없다는 사실을 상대방이 증명하도록 「산업재해 보상보험법령」을 개정하는 것이 「헌법」제34조의 사회보장의 이념,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함으로써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2. 업무상 질병의 구체적 인정기준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별표 3은 업무상 질병에 관한 구체적 인정 기준으로서 이에 해당하는 질병은 업무관련성 및 의학적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어 쉽게 산업재해로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산업의 발달과 변화에 따라 새로운 직업병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과거에는 직업병 으로 인정되지 않았던 질병의 업무와의 인과성이 수시로 변함에도 불구하고, 2003. 7. 1. 이후로 위 별표 3에 해당하는 질병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2008. 7. 1. 이전 동법 시행규칙 별표 1로 존재하던 업무상 질병의 구체적 인정기준이 동법 시행령 별표 3으로 바뀌면서, 고혈압성 뇌증이나 협심증 같은 질병이 삭제된 바 있다. 이는 결국 산업재해환경의 변화라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개선의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후 산업의 발달과 변화에 대응하여 새롭게 발생, 증가하고 있는 직업병 등을 조사.검토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별표 3 업무상 질병의 구체적 인정기준을 정기적으로 추가.보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3.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관련 2008. 7. 1. 이전에는 근로복지공단 내의 자문의사회의가 업무상 질병에 대한 판단을 하였으나 구성원들이 보건학, 통계학 그리고 반도체 산업과 같은 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 등을 갖추었는지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었고 이에 따라, 업무상 질병 판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산업재해 보상보험법」이 개정되어 2008. 7. 1.부터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설치되었다. 동법 시행규칙 제6조에 의하면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100명 이내의 위원 으로 구성되는데, 위원장 및 위원은 변호사 또는 공인노무사, 조교수 이상 으로 재직하고 있거나 재직하였던 사람, 의사, 치과의사 또는 한의사, 산업 재해보상보험 관련 업무에 5년 이상 종사한 자, 산업위생 관리 및 인간공학 분야 기사 이상의 자격을 취득하고 관련 업무에 5년 이상 종사한 자 중에서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이 위촉하거나 임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한 개별 위원회는 그 중 위원장 및 위원장이 지정하는 6인으로 구성되며, 구성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된다. 한편, 2008년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설치 이후 업무상 질병 승인율은 2006년 54.3%에서 2009년 39.3%로 감소하였고, 특히 뇌심혈관계 질환은 40.1%에서 15.6%로 급감하였다(산업안전보건연구원, 안전보건연구동향 2010년 10월호). 이러한 통계수치가 바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공정성이나 전문성을 의심케 하는 지표가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나, 이와 관련 하여 실무상 지적되는 문제는 근로복지공단 직원(고용노동부 퇴직 후 공단에 입사한 전직 공무원 포함)이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개별 위원회의의 구성원을 지명할 수 있는 위원장으로 위촉됨으로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운영 및 결정이 근로복지공단의 업무상 이해관계나 재정상황(연금수급권자의 누적 증가로 인하여 보험급여에 충당하기 위한 책임준비금의 부족 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또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개별 회의에 산업의학 전문의가 참여하지 않는 점도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질병의 업무관련성 및 의학적 인과관계 판단"에 대한 전문성 결여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러한 점들을 참작하여 고용노동부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위원장을 민간인으로 선임하여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고, 개별 회의에 산업의학 전문의가 참가할 수 있도록 위원제도를 개선하여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4. 산업재해보상보험 급여 신청서 상의 사업주 날인제도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 급여 신청서 상의 사업주 날인제도는 피해 근로자가 기재한 담당업무, 발병경위 등의 사실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확인을 받음 으로써 업무관련성 등을 판단함에 있어 도움이 된다는 장점도 있지만, 사업주가 피해 근로자를 강박, 회유하여 보험급여 신청을 포기하도록 하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사업주의 회유 등으로 피해 근로자가 보험급여를 신청하지 않게 되면, 근로자는 이후의 합병증이나 후유증에 대해 항변할 권리를 상실하게 되는 등, 2차적 피해가 발생함은 물론, 사회 전체적으로도 산업재해보상보험으로 보상해야 할 질병을 국민건강보험이 떠맡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되기도 한다.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사업주 날인제도의 불합리성을 인지하고 2005년부터 사업주 날인이 없을 경우, "사업주 날인누락 사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 실무에서도 피해 근로자가 보험급여 신청을 할 경우, 근로복지공단이 사업주에게 피해 근로자가 기재한 사실에 대한 확인 조사를 이미 하고 있으므로 사업주 날인제도의 의의는 반감되었다고 할 것이다. 결국, 산업재해보상보험 급여 신청서 상의 사업주 날인제도는 그 법적 근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사업주가 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않음으로써 누릴 수 있는 세제 혜택이나 행정적 편의를 위해 근로자의 보험급여 신청을 막을 가능성도 있고, 사업주 날인제도 외에 근로자가 주장하는 피재 사실에 대해 확인할 다른 방법도 있으므로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사업주 날인 제도는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Ⅴ.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제25조 제1항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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