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문(대학교의 경건회 참석 강요로 인한 종교의 자유 침해)
해석례 전문
1. 진정요지 ○○○대학교(이하 "피진정대학"이라 함)는 필수과목으로 "○○○(채플)"라 는 수업을 개설하여 모든 학생들에게 필수적으로 수강하도록 하고 있고, 이 를 이수하지 못하면 졸업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진정인과 같이 기독교 인이 아닌 모든 학생들에게까지 "○○○(채플)" 수업을 강제하고 위 수업을 이수하지 않을 시 졸업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는 학생 개인의 종교의 자 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2. 당사자 주장 가. 진정인의 주장 진정요지와 같다. 나. 피진정인 피진정대학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되어 진리, 평화, 자유를 교 훈으로 삼고 있으며, 기독정신과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에 입각하여 전인교육 을 실시하고 있다. 피진정대학은 「교육기본법」에 명시되어 있는 "사립학교 의 다양하고 특성 있는 설립 목적"을 추구하는 동시에 학생의 종교 선택의 자유 또한 침해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관리하며 운영하고 있고, 모든 교육 과정은 「고등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법인○○학원정관」, 「○○○대학 교 학칙」에 따라 대학 교육과정심의위원회와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거쳐 편성·운영된다. 또한 피진정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은 학칙 준수와 학업에 충 실할 것을 선서로 약속하고 있다. "○○○(채플)"는 피진정대학의 교양 교육과정으로 교양필수 교과목으로 구분되어 있다. "○○○(채플)"는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는 학생에게는 신앙 의 정진과 경건생활의 유익을 도모하고, 비신앙 학생에게는 기독교에 대한 바른 이해를 통해 기독교적 소양과 사회가 요구하는 지성을 갖춘 전문직업 인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설립정신을 바탕으로 운영하는 교육과정 으로서, 포교 목적이 아니고 종교 전파에 대한 강제성을 갖고 있지 않다. "○○○(채플)"에서 대표기도를 드릴 학생은 임의로 지정하고 있지 않으 며, "○○○(채플)" 각 회차를 주관하는 학과에서 추천한 기독교 신앙을 갖 고 있는 학생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다. 개인의 종교 선택의 자 유는 순전히 개인의 주관적인 권리이므로 대학이 "○○○(채플)"를 통해서 이를 강제할 수는 없으며, 강제할 사안도 아니다. 다만, 제도적으로 합의되 어 편성된 교육과정이므로 학칙 준수와 학사 운영을 위한 질서 내에서, 기 독교 신앙을 갖고 있는 학생과 그렇지 아니한 학생 모두 대학의 교육 목표 완성을 위해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참여하고 있다. 3.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4. 인정사실 진정서, 피진정인 서면진술서, 「학교법인○○학원정관」, 「○○○대학교 학 칙」, 피진정대학교의 「○○○(채플) 운영에 관한 규정」, 피진정대학교의 「 2021학년도 신입생 모집요강」, 피진정대학교의 "2019년 2학기 ○○○(채플) 일정표" 등의 자료에 따르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피진정대학은 학교법인○○학원이 설립하였고, 동 법인 정관 제1조(목 적)에 적시한 대로 "기독정신과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에 입각하여 교육을 실 시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사립대학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침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각급 학 교"에 해당한다. 나. 피진정대학의 교육과정은 피진정대학교 교육과정심의위원회와 대학평 의원회의 심의를 거쳐 편성·운영된다. 다. 피진정대학의 학제는 학과별로 2년제, 3년제, 4년제가 혼합되어 있다. 학과는 간호학과, 임상병리과, 치위생과, 물리치료과, 보건행정과, 방사선과, 치기공과, 안경광학과, 응급구조과, 병원전산관리과, 유아교육과, 사회복지 과, 식품영양과, 뷰티케어과가 있으며 각각의 이수(졸업) 조건에 기독교 신 앙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 라. 「○○○(채플)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채플)"를 교양필수 교과목으로 지정하고 있고, 1학년 학생은 매 학기 "○○○(채플)" 교과목을 신청하여야 하며, 이 과목을 이수하지 못하면 졸업할 수 없다. 그리고 당해 학기 "○○○(채플)" 총 2분의 1이상(현재 3회)을 출석하여야 이수로 인정하 고, 평가는 P(Pass), F(Fail) 학점으로 처리한다(제4조)고 규정되어 있다. 마. 매 학기 5회 실시되는 "○○○(채플)"는 월요일 09:00~10:00 한 시간 정도 개최되며, 설교 및 대표 학생의 기도, 성경 봉독, 설교, 기도, 찬송, 축 도 순으로 구성된다. 바. 피진정대학은 신입생의 지원자격을 기독교인으로 제한하고 있지 않으 며, 신입생모집요강에는 "○○○(채플)" 수업이 필수과목이며 이수하지 못할 경우 졸업을 하지 못한다는 내용은 들어 있지 않다. 진정인은 비기독교인으 로 20○○학년에 피진정대학교에 입학하였다. 5. 판단 가. 판단기준 헌법 제20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 종교의 자유는 크게 신앙의 자유와 종교적 행위의 자유로 나뉜 다. 신앙의 자유에는 신앙을 가질 자유와 더불어 신앙을 갖지 않을 무신앙 의 자유도 포함되며, 종교적 행위의 자유에는 종교적 의식을 거행함에 있어 간섭을 받지 않을 권리인 종교행사의 자유가 포함되고, 포교의 자유도 포함 된다. 대한민국이 가입·비준함으로써 국내법적 효력을 갖는 「시민적 및 정치 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약칭, 자유권규약)은 제18조 제1항에서 사상, 양 심 및 종교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고, 특히 제2항은 “어느 누구도 스스로 선 택하는 종교나 신념을 가지거나 받아들일 자유를 침해하게 될 강제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헌법 제31조 제4항은 대학의 자율성이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 여 보장됨을 명시하고 있다. 나아가 「교육기본법」 제25조는 국가와 지방 자치단체는 사립학교를 지원·육성하여야 하며, 사립학교의 다양하고 특성 있는 설립목적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종교적 이념을 바탕으로 설립된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대학(이른바 사립종립대학)은 종교 교육을 통한 종교행사의 자유를 가지고, 특히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대 학 자치의 원리"와 사립학교의 다양성 존중에 비추어 종교적 건학이념을 교 육과정을 통해 실현할 폭넓은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종립학교의 종교교육의 자유는 학생 개인의 종교의 자유(소극적 종교행위의 자유나 소극적 신앙고백의 자유)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두 기본권의 실체적인 조화를 꾀한 해석이 필요하다. 종립학교의 종 교교육이라도 그것이 학교나 학원이라는 교육기관의 형태를 취한 경우에는 교육관계법의 규제는 피할 수 없는 것이고 헌법 제20조 제1항의 종교의 자 유와 헌법 제31조 제1항의 교육받을 권리의 본질적 부분을 무시한 무제한 적인 권리가 될 수 없다. 종립학교의 종교교육을 할 자유는 충분히 보장되 어야 하지만, 그 종립학교가 공교육 체계에 편입된 이상, 원칙적으로 학생 의 종교의 자유와 교육을 받을 권리를 고려한 대책을 마련하는 등의 조치 를 취하는 속에서 그런 자유는 누린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4. 22. 2008다38288 판결 및 헌법재판소 2000. 3. 30. 99헌바14 결정 참조). 나. 판단 (1) 피진정대학 ○○○(채플)의 교육내용과 동의여부 위 인정사실과 같이 "○○○(채플)"를 필수교양과목으로 정하고 그 이 수를 졸업요건으로 하는 피진정대학의 교육과정 운영이 학생개인의 종교의 자유에 침해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채플)"가 어떤 유형의 종교교육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종교교육은 크게 교양을 목적으로 하는 종교지식 교육과 종교의 전파를 목적으로 하는 종파교육으 로 나누어진다. 교양과목으로서의 종교지식 교육은 공·사립을 불문하고 그 교육이 가능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필수과목으로 운영한다고 해도 기본권 침해 여부는 일어나지 않는다. 특정 종교의 전파를 목적으로 하는 종파교육은, 정교분리 원칙을 선 언(헌법 제22조 제2항)한 우리 헌법체제 하의 국·공립학교에선 불가하고, 사 립대학에서도 원칙적으로 피교육자인 학생의 동의가 전제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일 학생이 학교가 가르치는 종교와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거나 그 종교를 신앙하지 않는 경우에도, 종파교육을 사실상 강제한다면, 학생의 종 교의 자유(특정 종교를 믿지 않을 소극적 자유)는 본질적으로 침해될 가능 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경우, 피진정대학은 "○○○(채플)" 수업이 비신앙 학생에 게 기독교에 대한 바른 이해를 통해 기독교적 소양과 사회가 요구하는 지 성을 함양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고 종교 전파에 대한 강제성을 갖 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나, 그 수업 내용을 보면 설교, 기도, 찬송, 성경 봉 독 등으로 구성되어 사실상 특정 기독교 교회의 예배행위와 다를 바 없어, 기독교 전파를 목적으로 하는 종파교육으로 보기에 부족함이 없다. 인정사실에서 보듯 피진정대학은 학생들의 동의와 관계없이 "○○○ (채플)" 수업을 교양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매 학기별로 일정 횟수 이상 이 수하지 않으면 졸업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도록 하였는바, 이런 교육이라면 학생 개인의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의당 "○○○(채플)" 수업 참여 여부에 학생들의 개별적인 동의를 구하는 것이 원칙이어야 함에도, 피진정 대학은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2) 학교선택권과 종교교육 동의의 추정여부 일반적으로 학생이 학교를 자유롭게 선택했다면 종파교육적 성격이 강한 종교교육이라도 학생의 동의를 추정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이 배정되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립고교와 학생의 학교선택권이 일응 보장되는 사립대학 간의 종교교육에서의 학생 동의의 판단은 차이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피진정대학과 같은 종립사립대학의 입학 자체를 어떤 종교교육이라도 이를 감수하겠다는 학생들의 의사표시(종 파교육에 대한 동의)로 보기는 어렵다. 그것은 우리 대학구조상 사립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그 중에서도 30% 이상이 종립대학이라는 현실과 학 생들의 대학선택 기준이 본인의 자발적 선택이라기보다는 대학 서열화에 따른 타의적 요소가 다분히 작용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에겐 대학입학 과정에서 입학희망 대학이 종립대 학인지 여부는 학교 선택에서 유의미한 조건이 아니며, 종교인 양성을 위해 설립된 대학이 아닌 이상, 신입생의 지원자격을 특정종교의 신자이거나 장 래에 신자가 될 예정인 자로 제한하고 있는 대학도 발견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종립대학의 입학이 곧 그 대학이 실시하는 종파적 종교교육에 무 조건 동의한 것으로 추정하긴 어렵다. 이 사건 피진정대학 측은 학생들이 입학 시 학칙 준수의 선서 등을 한 것을 ○○○(채플) 교육에 대한 동의의 하나로 보는 듯하지만, 피진정대 학의 모든 전공학과가 간호학과, 임상병리학과, 치위생학과, 물리치료과 등 종파교육과는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는 일반학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고 려하면, 이런 해석은 무리하다. 종교인 양성 목적의 교육을 하지 않는 대학 이, 종교교육에 대한 명시적인 설명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선서만을 가지고 학생들이 어떤 내용의 종교교육이라도 받아들이겠다고 동의한 것으 로 추정할 수는 없다. (3) 학생의 수인의무와 "○○○(채플)" 수업의 대체가능성 여부 종립사립대학은 건학이념에 맞춰 교과과정에서 광범위하게 종교교육 을 할 수 있으므로, 그 학교를 선택해 입학한 학생들은, 비록 그 선택이 완 벽하지 못해도, 상당한 정도 종파교육을 받는 것에, 일정한 수인의무가 있 다는 주장 또한 무시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립대학이 학교라는 교육기관의 형태를 취하고 교육관계법의 규제를 받는 상황에선 학생들의 종교의 자유의 본질적 침해를 하지 않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은 의 문의 여지가 없다. 사립종립대학의 종교교육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학생들의 종교의 자유 와 교육 받을 권리를 동시에 보장하는 길은 종파적 교육을 필수화하는 경 우엔 비신앙 학생들을 위해 그 수강거부권을 인정하거나 대체과목을 개설 하는 것이다. 그러나 피진정대학은 ○○○(채플) 수업을 필수 교양과목으로 지정하고 졸업요건으로 하였을 뿐, 그 거부권을 인정하거나 ○○○(채플) 수업을 대체할 수 있는 어떤 과목도 개설한 바 없어, 비신앙 학생들이 졸업 을 하기 위해선 ○○○(채플) 참석을 반드시 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하였 다. (4) 소결 이상과 같이 이 사건 피진정대학이 종교적 전파를 목적으로 하는 ○ ○○(채플)를 필수교양과목으로 지정하고 그 이수를 졸업요건으로 하면서 도, 학생들의 동의권(거부권)을 인정하지 않고 어떠한 대체과목도 제공하지 않은 것은, 헌법 및 국제인권법이 보장하는 학생 개인의 소극적 종교의 자 유 및 소극적 신앙고백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나아가 이 같은 상황은 헌법 제31조 제1항이 보장하는 교육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6.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44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주 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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