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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해석례국가인권위원회 결정례2019. 2. 21. 결정

정신건강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 3건 검토의 건

요지

국가인권위원회는 국회의장에게, 정신의료기관 퇴원사실을 환자 동의 없이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장 등에게 통보하는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 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헌법」 제10조 및 제 17조에 따른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할 소지 가 있고, 정신질환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에 해당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법률안 개정의 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의 견을 표명한다.

해석례 전문

Ⅰ. 의견표명 배경 국가인권위원회는 정신질환자가 인간 고유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치료받 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인권수준을 가늠하는 주요한 척 도가 된다고 보고 있다. 이에 우리 위원회는 2009년 "정신장애인 인권보호 와 증진을 위한 국가보고서"의 작성 및 권고를 비롯하여, 정신질환을 이유 로 한 차별이 우리사회에 용납되지 않도록 각종 법령 및 제도ㆍ관행의 개선 을 권고해 왔다. 그런데 최근 일부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가 언론에 부각되면서, 정신질 환자에 대한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개정법률안들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그 중 곽상도의원(2018. 10. 31.), 강석호의원(2018. 12. 6.), 정춘숙의원(2019. 1. 7.)이 대표발의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이라고 한다)」의 각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 법률안"이라 한다)은 환자 동의 없는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및 활용을 내용 으로 하고 있어, 정신질환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할 소지가 크 므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에 따라 검토하였다. Ⅱ. 판단 및 참고 기준 「헌법」 제10조, 제17조, 제37조 제2항과 「정신장애인 보호와 정신보건 의료 향상을 위한 원칙(Principles for the Protection of Persons with Mental Illness and for the Improvement of Mental Health Care, 1991) (이하 "MI원칙"이라고 한다)」 원칙1, 원칙4, 원칙6, 원칙9, 원칙11 등을 판단 기준으로 하였으며, 「정신건강복지법」 제2조, 제42조, 제43조, 제52조, 제64 조와,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 및 제23조, 「의료법」 제21조, 「형의 실효 등 에 관한 법률」 제6조 등을 참고기준으로 하였다. Ⅲ. 판 단 「헌법」 제10조에서 도출되는 자기결정권은 국가의 간섭 없이 사적 사안 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의미하며, 「헌법」 제17조에 보장된 사생활 의 자유란 사생활을 공개 당하지 않을 권리와, 사생활의 자유로운 형성 및 전개를 타인으로부터 방해받지 않을 권리, 자신과 관련한 각종 정보를 스 스로 통제할 수 있는 권리 등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대법원은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사생활 침해 사건의 위법성 을 판단하면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을 규정한 「헌법」 제10조 제1문에서 도출되는 일반적 인격권 및 「헌법」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의하여 보장되는 것으로,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또 이용되도록 할 것인지를 그 정보주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라고 정의한 바 있다. 그러면 서 개인정보를 대상으로 한 조사ㆍ수집ㆍ보관ㆍ처리ㆍ이용 등의 행위는 원칙적 으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제한에 해당되므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경우 그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으로만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 원 2017. 4. 7. 선고 2016도13263 판결). 우리 위원회도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 하고 행복을 추구하며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데 기초가 되는 권 리로 보고 있으며, 따라서 부득이 국가 등으로부터 개인정보가 수집ㆍ처리 되더라도 필요 최소한도에서만 허용되어야 하고, 관련 입법의 제정 및 개 정은 비례원칙에 의한 정합성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므로, 개정 법률안 역시 동일한 기조에서 살펴보았다. 개정법률안은 “자ㆍ타해/범죄/치료중단의 우려가 있는 퇴원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을 위해 퇴원사실 등을 공유”하겠다는 것을 입법취지 로 하고 있고, 이는 정신질환자를 비롯한 공공의 이익이 될 수 있으므로,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된다 할 것이다. 다만, 수단의 적합성 및 침해의 최소성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개정법률안은 우려되는 바가 있다. 첫째, 개정법률안은 자ㆍ타해 위험성이 있거나, 특정강력범죄전력이 있거 나, 치료중단의 위험성이 있는 정신질환자의 퇴원사실 또는 특정범죄전력 을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장 등에게 제공함으로써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관리 하겠다는 것이므로, 그 효과는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전문인력이 해당 환자 들을 충분히 사례관리 할 때 비로소 달성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정신건강복지센터 사례관리요원 1인이 평균 70~100명의 환자를 지원하고 있는 현실1)에 비추어 볼 때,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대한 인력보강 및 기능강화 등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 없이 동의도 하지 않은 환자의 퇴원 사실을 공유한다고 해서 입법목적이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둘째, 개정법률안은 퇴원예정환자가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으로 자신의 퇴 원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아 지역사회에서 체계적인 지원ㆍ 관리가 되지 않으므로, 본인 동의 없이도 퇴원사실을 통보할 수 있도록 법 1) 이만우(2018), 정신질환자 범죄 예방 및 치료 지원을 위한 정책방안, 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 제1499호. 을 개정하여 퇴원정보제공율을 높이겠다는 점에 착안하고 있다. 2018년 보건복지부 내부자료에 따르면, 퇴원사실 통보에 동의한 환자 비 율은 10%에 이를 정도로 매우 저조한 것이 사실이다. 2018년 우리 위원회 가 실시한 정신질환자 대상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퇴원환자의 90%는 지역사회 연계 치료에 대한 욕구가 있는 반면 퇴원환자의 46%는 퇴 원 시 지역사회에서 이용 가능한 서비스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였다고 응답 하였다. 이들 자료를 종합하면 퇴원을 앞둔 다수의 환자들은 퇴원 이후 지 역사회 연계 치료에 대한 욕구는 있으나 퇴원 시 정신의료기관으로부터 정 신건강복지센터 등에게 퇴원사실 등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본인이 얻게 되 는 이익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여 정보 제공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퇴원예정환자는 자신의 정보를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제공함으로써 얻게 되는 이익을 따져 동의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퇴원 후 환자가 지 역의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되었을 때 얻게 되는 이익에 관하여 충분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환자 스스로 동의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우선 고 려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개정법률안은 임의적 정보제공을 최우선의 수 단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완화된 수단을 고려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셋째, 현행 「정신건강복지법」은 정신의료기관의 장이 퇴원 예정자 중 "정 신병적 증상으로 인하여 입원 전 자신 또는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행 동을 한 사람"에 대하여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외래치료명령을 청구할 수 있 도록 하고 있는바(제64조), 자ㆍ타해 위험성이 있거나 그 위험성에도 불구하 고 치료를 중단할 우려가 있는 환자는 해당 조항을 통해 관리가 가능하다. 해당 제도는 입ㆍ퇴원의 경계선에 있는 환자에게는 지역사회에서 치료받 을 기회와 의무를 부여하고, 사회구성원에게는 안전의 권리를 보장하는, 일 종의 상호보완적 안전망으로서 기능하는바, 개정법률안의 입법취지에 부합 하는 제도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현행법 하에서 환자의 기본권을 덜 제한 하면서 충분히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외래치료명령제의 적극적인 활 용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넷째, "자ㆍ타해 위험성" 및 "치료중단의 위험성"에 대한 판단은 주치의 1 인에 의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사인(私人) 1인의 결정에 따라 개인의 민감정보가 과도하게 유출되는 경우로서, 비록 그 판단이 보건복지 부령에 따른 기준을 일탈하지 않는 전문의 소견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과도한 측면이 있다. 특히 "치료중단 위험"의 경우, "자ㆍ타해 위험성"과 달 리 보건복지부령에조차 판단기준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 전문의의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더 높으며, 따라서 이런 점에서도 개정법률안은 침 해의 최소성 원칙을 충분히 고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섯째, 강석호의원 대표발의안은 정신의료기관의 장이 특정강력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퇴원 정보를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장 등에게 통보하도록 하 는 것인데, 정신의료기관의 장의 경우 환자에게 특정강력범죄전력이 있는 지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모든 환자에 대해 특정강력범죄전력 조회를 실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과도한 범죄전력 수집 및 이용이 될 수 있으며, 합리적인 이유 없이 단지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했다는 사실만으 로 모든 환자의 범죄전력을 조회ㆍ수집ㆍ보관하는 것으로서 침해 최소성 원 칙에 반한다고 볼 수 있다. 여섯째, 개정법률안은 정신과 치료경력 및 특정범죄전력을 의료기관이 제3자에게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이므로, 「개인정보 보호법」, 「의료법」, 「형 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등과 관계되어 있다. 그런데 이 법률들의 경우 구체적인 의료행정행위 및 범죄사실의 확인 등 명확한 목적을 이유로만 개 인민감정보를 수집ㆍ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특히 「의료법」상 의료기 록은 환자의 동의 없이는 어떤 사인도 취득이 어렵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반해, 개정법률안은 유독 정신질환자에게만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여 공무 수행사인 및 일반사인에게 개인의 민감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어 정신질환자에 대한 차별의 소지가 높다. 종합하여 볼 때, 정신의료기관 퇴원사실을 본인 동의 없이도 정신건강복 지센터의 장 등에게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법률안은 해당 환자에 대 한 합리적인 지원방안을 고려하지 않은 채 본인동의 없이 개인민감정보에 해당하는 정신과 치료경력 및 범죄전력을 공무수행사인과 일반사인에게 제 공하고 이를 통해 해당 환자를 국가의 관리대상에 임의로 귀속시키려 하는 점, 기본권침해의 원인행위인 위험성에 대한 판단을 정신과전문의 1인에게 위임하고 그에 대한 판단기준도 법령에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은 점, 개정 목적은 현행법 제64조(외래치료명령 등)를 적용함으로써도 달성가 능한 점, 본질적으로 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은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인 력 보강 및 기능 강화 등 사회적 인프라가 마련되었을 때 실현될 수 있다 는 사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헌법」 제10조 및 제17조가 보장 하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제한함에 있어 과잉 금지원칙을 준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치료경력 등 의료정보 및 범죄전력을 본인 동의 없이 제공하고 관 리하는 것은 정신질환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여겨 낙인과 편견을 강화하는 것으로서, 과거 환자로서의 치료 또는 입원기록은 그 자체만으로 현재 또 는 미래의 정신질환을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없고, 치료에 대한 비밀은 존중되어야 하며, 정신질환이 있다는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된다는 MI원 칙은 물론, 의료 및 복지서비스 이용 시 정신질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 하여야 한다는 「정신건강복지법」의 기본이념에도 반하는 것이다. Ⅳ. 결 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5조 제1항에 따라 주문과 같 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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