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를 이유로 한 보험회사의 상해보험 가입 거부
요지
주문 1 : 1. 피진정인에게, 가. 진정인이 가입하려 했던 이 사건 보험에 대하여 청약절차를 진행하여 인수할 것을 권고합니다. 나. 지적장애를 포함하여 발달장애가 있는 피보험자의 의사능력을 이유로 상해보험 가입을 불허하는 관행을 개선하여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을 권고합니다. 주문 2 : 2. 금융감독원장에게, 가. 피보험자의 의사능력을 이유로 상해보험 가입을 불허하는 보험회사의 관행이 개선되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합니다. 나.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보험회사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권고합니다.
해석례 전문
1. 진정요지 진정인은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의 자녀로, 2020. 3.초 유선으로 피해자 의 치아보험 가입을 신청했다. ○○○생명(주)(이하 "피진정회사"라 한 다.)는 피해자의 낮은 인지능력으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 험가입을 거절했다. 이는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이므로 구제를 바란다. 2. 당사자의 주장 가. 진정인 위 진정인의 주장과 같다. 나. 피진정인 「상법」 제731조 제1항은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 체결 시 그 타인에게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신체의 상해를 보험사고로 하는 상해보험에서도 「상법」제732조를 제외하 고 생명보험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므로(제739조), 「상법」 제731조 제1항 은 상해보험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상법」 제731조 제1항에 따라 타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요하며, 여기서 피보험자의 동의는 준법률행위에 해당 하므로 의사무능력자의 동의는 법률상 효력이 없다. 본 사안의 경우 당사의 피해자와의 직접 통화 시 모집인이 주민번호, 키, 몸무게를 물었으나 자녀나 그 배우자가 옆에서 대신 대답하였고, 피해 자 스스로는 이를 대답하지 못하였다. 이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는 해당 보험계약의 피보험자로 동의한다는 것의 법률적 의미나 효과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피보험자가 의사능력이 없어 법적으로 유효한 동 의를 할 수 없는 본 사안에서 보험 인수를 거절한 것은 정당하다. 3. 관련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4. 인정사실 진정인의 진정서, 피진정인의 답변서, 피진정인이 제출한 관련 자료 등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진정인은 2020. 3. 2. 유선으로 진정인을 계약자로, 피해자를 피보험자 로 하여 피진정회사의 "○○○ ○○○ ○○○ ○○보험Ⅴ(갱신형)"(이하 "이 사건 보험"이라고 한다.)을 청약했다. 나. 피진정회사는 2020. 3. 2.부터 3. 11.까지 이 사건 보험 청약에 대해 심사를 진행하면서 4회에 걸쳐 피해자와 통화하였는바, 피해자에게 이름· 주민번호·전화번호 등을 물었으나, 피해자가 답을 못하고 자녀 등이 불러 주는 대로 따라서 대답하자, 이 사건 보험 사항에 대하여 인지를 못한다고 판단하고 같은 달 23. 최종적으로 청약 인수를 거절했다. 다. 이 사건 보험 약관 중 계약의 무효를 규정하고 있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 제25조 계약의 무효 다음 중 한 가지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계약을 무효로 하여 이미 납입한 보험 료를 돌려드립니다. 1. 타인의 사망을 보험금 지급사유로 하는 계약에서 계약을 체결할 때까지 피 보험자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지 않은 경우 5. 판단 가. 판단기준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며,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이라고 한다) 제17조는 “금융상품 및 서비스의 제공 자는 금전대출, 신용카드 발급, 보험가입 등 각종 금융상품과 서비스의 제 공에 있어서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을 제한ㆍ배제ㆍ분리ㆍ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엔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 제12조(법 앞의 동등한 인정)는 당사국으로 하여금 장애인이 모든 영역에서 법 앞에 인간으로서 인정받을 권리가 있음을 재확인하고, 장애인이 모든 생활 영역에서 다른 사람과 동등 하게 법적 능력을 향유함을 인정하며, 장애인이 그들의 법적 능력을 행사하 는데 필요한 지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또한 자기결정권 및 선택권을 보장받기 위해 필요한 서비스와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으며(제7조), 「발달장애인 권 2. 만 15세 미만자,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를 피보험자로 하여 사망을 보 험금 지급사유로 한 계약의 경우. 다만, 심신박약자가 계약을 체결하거나 소 속 단체의 규약에 따라 단체보험의 피보험자가 될 때에 의사능력이 있는 경 우에는 계약이 유효합니다. 3. 계약을 체결할 때 계약에서 정한 피보험자의 나이에 미달되었거나 초과되었 을 경우 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발달장애인법"이라고 한다)에서도 발달장애인에게 법률적·사실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하여 스스로 이 해하여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필요한 도움을 받을 권 리가 있다고 하면서(제3조 제2항), 누구든지 발달장애인에게 의사결정이 필 요한 사항과 관련하여 충분한 정보와 의사결정에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지 아니하고 그의 의사결정능력을 판단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제 8조 제2항). 또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장애인 보험차별 개선을 위한 가이드 라인」에서는 “장애인이 장애가 없는 사람과 동등하게 보험을 접근·이용 할 수 있도록, 보험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한 절차 내지 의사소통 과정에서 인적·물적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는 2014. 9. 30. 제1차 대한민국 국가보고서에 대 한 최종견해를 통해 “위원회는 최근 개정된 「상법」 제732조가 장애인에 게 "의사능력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보험 가입을 인정하는 것을 우려한 다. 위원회는 "의사능력"에 따른 보험 가입 거부는 장애인차별에 해당함 을 주목한다”, “위원회는 대한민국이 장애인에게 "의사능력이 있는 경 우"에 한하여 보험 가입을 인정하는 「상법」 제732조를 삭제하고, 생명보 험에 관한 협약 제25조 마항에 대한 유보를 철회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 혔다. 나. 피진정인의 행위가 장애인 차별행위에 해당하는지 피진정인은 「상법」제739조가 제731조를 준용하고 있어 이 사건 보험 에서 피해자(피보험자)의 동의가 필요한데, 피해자가 보험가입, 상품보장내 용 및 계약사항에 대하여 인지를 못해 거절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상해보험인 이 사건 보험에서 피보험자인 피해자의 동의가 반드시 필 요한지 살펴보면, 「상법」 제739조가 같은 법 제732조를 준용하지 않으므 로 15세 미만자, 심신박약자, 심신상실자를 피보험자로 하는 상해보험을 법 이 허용하고 있다는 점, 피보험자의 동의를 요구하는 입법의 취지는 타인의 생명보험이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이익이 없음을 알고 맺는 도박보험 또는 피보험자 살해의 위험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라는 점 등에 비춰, 상해보험에 서 피보험자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체적인 학계의 견해이 다. 대법원은「상법」 제732조에 의하여 무효가 되는 15세 미만자를 피보 험자로 하는 보험계약 사건에서 재해로 인한 사망을 제외한 나머지 보험금 지급사유에 관해서는 유효하다고 판결했고(2013. 4. 26. 선고 2011다9068 판 결),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도 타인의 장해를 보험금 지급사유로 하는 계약 에서 피보험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한 경우에도 해당 계약은 유효하다고 판 결한 사례가 있다(2014. 7. 8. 선고 2013나43894 판결). 따라서 상해보험에서 피보험자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사건 보험 약관의 "계약의 무효" 조항(약관 제25조)을 보면, “타인의 사망을 보험금 지급사유로 하는 계약에서 계약을 체결할 때 까지 피보험자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지 않는 경우”에 보험계약을 무효 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상해 또는 장해를 보험금 지급사유로 하는 이 사건 보험의 경우 피보험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규정은 없다. 한편 피진정회사의 주장처럼 타인을 피보험자로 하는 상해보험에서 타 인의 동의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게 되면, 의사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지적장 애인의 경우, 피보험자와 보험수익자가 같고, 보험살해의 위험이 없는 상해 보험에서도 보험의 혜택을 전혀 볼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한다. 진정인은 지 적장애를 가진 어머니를 위해 치아보험에 가입하려고 하였다. 이 진정 사건 처럼 어머니가 치아보험에 직접 가입할 수 없음에도 딸이 어머니를 위해 치아보험에 가입하는 것마저 어머니의 동의능력 부재를 이유로 거절당한다 면 피해자는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보험가입으로부터 배제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설령 상해보험 가입 시 피보험자의 의사능력을 갖춘 동의가 필요하다 고 하더라도, 장애 특성을 고려하여 지적장애인이 사안을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적절한 수단과 방법 등을 제공하는 등(쉬운 언어와 그림 카드 등에 의한 충분한 설명을 하고 의사소통의 조력을 받는 등) 의사소통 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이러한 수단과 방법 제공 없이 지적장애인 의 의사능력을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 특히 타인의 상해보험에서는 생명보 험에서와 같은 보험 살해 또는 도덕적 해이의 위험이 없거나 낮고, 이 사건 보험은 피보험자에게 이익이 됨에도 피보험자가 스스로 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피진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의사능력은 지적장애인의 특성을 반영하여 판단되어야 한다. 다. 소결 ①「상법」 제739조가 같은 법 제732조를 제외하고 있어 상해보험에서 반드시 피보험자의 동의를 요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②타인의 장해를 보험 금 지급사유로 하는 계약에서 피보험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한 경우에도 해 당 계약이 유효할 수 있는 점, ③이 사건 보험 약관도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경우에만 계약의 무효를 규정하고 있고 상해를 보험금 지급사유로 하 는 경우에 피보험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은 없는 점, ④장애인이 장애 가 없는 사람과 동등하게 보험을 접근·이용할 수 있도록, 보험 상품 및 서 비스를 제공받기 위한 절차 내지 의사소통 과정에서 인적·물적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에게 의사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점, ⑤타인 의 상해보험에서는 생명보험에서와 같은 보험 살해 또는 도덕적 해이의 위 험이 없거나 낮은 점, ⑥이 사건 보험은 피보험자에게 최선의 이익이 된다 는 점 등에 비춰볼 때, 피진정인의 주장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 렵다. 따라서 상해보험 가입 시 피해자의 의사능력을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부한 피진정인의 행위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7조를 위반한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6.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44조 제1항 제1호 및 제2호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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