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 등 성폭력 관련 법률의 개정에 대한 의견표명 및 권고
요지
2. 법무부장관에게, 위 의견표명의 내용과 같이 형법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관한 사항을 반영하도록 해당 규정을 개정할 것을 권고함 둘째, 강간죄 행위유형과 관련하여 형법에 유사성교행위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고, 셋째, 강간죄 등 성적자기결정권 침해범죄의 보호객체를 성중립적인 ‘사람’으로 변경하고, 넷째, 강간죄에 대한 최협의의 폭행?협박의 정도요건을 ‘피해자의 반항을 곤란하게 할 정도’ 등, 이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형법의 관련규정을 개정하고, 다섯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4항에서 “형법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의 죄를 범한”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장애인 준강간죄 규정을 도입한 취지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정하고, 여섯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의 친족범위에 동거하는 친족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해당규정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
해석례 전문
Ⅰ. 의견표명 및 권고의 배경 성폭력범죄에 대한 사회적 공분과 강력한 대응 여론에 힘입어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이 대폭 강화되고 다양한 재범방지정책이 도입돼 왔는데, 이는 기본법인 「형법」이 아니라 특별법을 여러차례 제.개정하는 형식을 통해 이뤄져왔다. 그런데 이러한 입법조치에도 불구하고 성폭력범죄는 줄어 들지 않고 기소율이나 유죄선고율도 낮아 현행 법률로는 성폭력범죄에 대한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또한 기본적인 범죄인 성폭력 범죄를 「형법」이 아닌 특별법을 통해 규율하여 야기된 일반법과 특별법의 이원화 체계에 대해서도 논란이 되어왔다. 「형법」은 성폭력법제의 기본법임에도 불구하고 1995년 제32장을 "정조에 관한 죄"에서 "강간과 추행의 죄"로 개정되었을뿐 1953년 제정 이후 강간죄의 구성요건에 대한 개정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성폭력 피해자의 성적자기 결정권 보호와 관련하여 쟁점이 되어온 핵심적인 사항의 대부분이 「형법」의 강간죄 등의 규정과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점에서 성폭력범죄를 해결하기 위한 입법적 조치, 궁극적으로는 기본법인 「형법」에 대한 검토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성폭력 관련법률이 성폭력 피해자의 성적자기결정권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국가인권위원회법」제25조 제1항에 따라 「형법」등 성폭력법제와 관련하여 의견을 표명하고 권고하기로 하였다. Ⅱ. 판단 및 참고기준 「헌법」제10조, 유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제3조, 유엔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철폐에 관한 협약」제2조 및 제3조를 판단기준으로 삼았고,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일반권고 19(여성에 대한 폭력, 1992년), 제5.6차 정부보고서에 대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최종 견해(2007년) 및 제7차 정부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2011년), 제3차 정부 보고서에 대한 유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위원회 최종견해(2006년), 제1차 유엔 국가별 정례인권검토(UPR) 권고(2008년) 등을 참고하였다. Ⅲ. 판단 1. 친고죄 규정에 대한 판단 「형법」제306조는 제32장(강간과 추행의 죄)의 성폭력범죄 중 강간 등 상해.치상죄(제301조)와 강간 등 살인.치사죄(제301조의2조) 및 성폭력범죄 상습범(제305조의2)을 제외하고는 모두 친고죄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달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특례법”이라 한다) 제15조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제10조 제1항), 공중 밀집 장소 에서의 추행(제11조),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제12조) 규정을 제외하고는 모두 친고죄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청소년성보호법”이라 한다)은 2012. 2. 개정을 통하여 성폭력특례법상 친고죄인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제10조 제1항)도 종전의 반의사불벌죄에서 비친고죄로 전환하였고, 다른 두 개의 범죄에 대해서는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현행법상 여전히 친고죄 규정이 적용되는 경우는 성인대상 「형법」상 강간.강제추행, 준강간, 준강제 추행과 그 미수범, 성폭력특례법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공중밀집 장소에서의 추행,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등이고, 아동·청소년 대상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는 반의사불벌죄이다. 친고죄 규정은 범죄를 소추하여 일반에게 알리는 것이 피해자의 명예를 해할 우려가 있거나 범인과 피해자의 관계의 원만한 유지를 위하여 그 소추가 바람직하지 않을 경우 피해자 의사를 존중하여 범죄의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함으로 공익보다 사익을 더 중시할 수 있는 경우에 적용된다. 성폭력범죄에 대한 친고죄를 존치하는 이유로 거론되는 것이 피해자의 명예와 사생활의 보호이다. 그런데 친고죄 규정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친고죄 규정은 성폭력범죄의 낮은 처벌율을 초래한다. 대검찰청의 범죄분석 자료를 살펴보면, 2007~2010년 성폭력범죄 구속율은 평균 18.9%로 전체범죄 평균 구속율(2.5%)보다 거의 8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성폭력범죄 기소율의 평균은 42.7%로 전체범죄의 기소율 평균(46.1%)보다 낮다. 또한 친고죄 여부에 따라 기소율에서도 차이가 나타 나는데, 가령, 검찰청의 검찰연감을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비친고죄인 강간 치상죄의 평균 기소율이 50%에 가까워 전체범죄 기소율보다 다소 높은 반면 친고죄인 강간죄의 경우 15% 정도로 전체범죄 기소율에 비해 매우 낮다. 강간죄와 강간치상죄는 폭행·협박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성폭력범죄 이지만 친고죄 여부에 따라서 기소율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친고죄가 기소율에 미치는 영향은 불기소 사유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고소가 취하된 사건은 소추요건이 구성되지 않아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되는데, 성폭력범죄의 불기소 사유 중 "공소권 없음"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친고죄 조항의 부정적 영향은 친고죄인 강간죄의 공소권 없음 불기소비율 평균(73.0%)이 전체범죄 공소권 없음 불기소비율 평균 (31.5%)의 두 배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비친고죄인 강간치상의 경우 이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평균 7.6%) 나타난 데에서도 확인된다. 따라서 친고죄 조항은 성폭력범죄의 기소율에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성폭력범죄에 대한 처벌에 있어 심각한 공백을 발생시킨다고 할 것이다. 둘째, 친고죄 조항은 성폭력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야기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가 2009~2011년 성폭력 상담사례 총 3,739건 중 친고죄 관련 고충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451건을 분석한 결과, 친고죄 조항 으로 인한 피해유형은 고소 여부 결정 관련 중압감(191건, 37.3%), 가해자 측에 의한 피해(139건 27.2%), 수사·재판기관에 의한 피해(68건, 13.3%), 고소기간도과(65건, 12.7%), 피해자 지인에 의한 피해(28건, 5.4%)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때 가해자에 의한 피해 중 가장 많은 것이 합의종용(43.2%) 이었고, 수사.재판 기관에 의한 피해 가운데서도 합의 권유 및 종용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45.6%).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자료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자는 성폭력을 숨겨야 하는 경험이라는 사회적 통념으로 인하여 성폭력범죄 대응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하고 이로 인하여 고소를 망설이기도 하는데, 친고죄 조항은 이러한 두려움을 강화시켜 피해자의 내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여기에 가해자측과 수사.재판기관 등의 합의종용 등으로 피해자의 고소부담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피해자의 고소여부를 기준으로 고소된 사건만 법적인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친고죄 조항의 영향 때문이라 할 것이다. 또한 수사과정에서도 피해자에게 입증책임을 전가하여 2차 피해를 야기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비친고죄로 규정된 성폭력범죄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합의여부가 실제 실형과 집행유예 판결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피고인이 피해자와의 합의에 최우선적으로 매달리게 되면서 이로부터 2차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더욱이 합의에 의하여 형사절차를 종국시킬 수 있는 친고죄 특징으로 인하여 가해자는 피해자와 합의를 위해 피해자의 가족, 지인, 직장 등에까지 접촉을 시도하여 피해자의 인적사항이 공개되거나 사생활이 침범되고, 성폭력 사실의 공개를 협박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친고죄 존치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되는 것이 친고죄를 폐지하면 가해자와 합의가 어려워 피해자가 보상을 받기 힘들다는 것인데, 처벌과 보상은 별개의 문제로 접근할 사안이며, 고소 전 합의를 통한 정신적.물질적 피해회복이라는 명분은 친고죄로 인하여 가해자측이 과도한 합의종용이나 협박 등의 2차피해를 가함으로써 그 정당성이 퇴색된다. 셋째, 친고죄 규정은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통념을 강화하고 실효적 대응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친고죄 폐지가 성폭력 피해자의 숨기고 싶은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는 피해자가 그렇게 하도록 만드는 사회적 통념과 편견, 가해자보다 피해자를 더 비난하는 왜곡된 성문화에 기인한다는 점, 아동.청소년이나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범죄는 비친고죄인데 이들의 명예나 사생활 보호의 필요성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 궁극적으로는 성폭력에 대한 통념을 강화시키고 극복을 어렵게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사회적 통념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쉽게 고소하지 못할 것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전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성폭력범죄를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또한 「형법」상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는 강간죄는 중대한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국가형벌권의 발동 여부를 피해자에게 전적으로 맡김으로써 성폭력을 사적인 문제로 이해하게 하고, 더욱이 합의를 통해 처벌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개인간의 용서로 마무리될 수 있는 사건이라는 왜곡된 인식을 강화시킨다. 성폭력 피해자가 사회적 통념이나 편견 때문에 범죄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외에도 여러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피해자의 사생활과 인격권 보호의 문제는 형사절차상의 보호조치를 두텁게 하여 달성해야 하는 것이지, 이를 이유로 범죄를 처벌하지 않고 피해자의 고소부담을 높이고 합의종용에 시달리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성폭력 피해자의 안전과 사생활 보장을 위해 현행법은 피해자 신원과 사생활 비밀누설 금지, 영상물의 촬영ㆍ보존, 심리의 비공개, 증거보전의 특례 등 다양한 제도를 두고 있다. 이러한 제도가 실제 피해자 보호에 미흡하다면 이를 보완하여 형사절차상 피해자 보호를 보다 철저히 시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성폭력범죄에 대한 높은 고소율과 처벌의 확실성을 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다. 비교법적으로 볼 때에도 독일, 프랑스, 스위스, 스웨덴, 오스트리아 등은 성폭력범죄를 친고죄로 규정하지 않고,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2007년에 이어 2011년에 정부보고서에 대한 심의에서 친고죄 조항과 이로 인한 낮은 기소율 및 유죄선고율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친고죄 조항을 삭제하기 위한 형법과 관련 법률의 개정"을 권고한바 있고, 2008년 제1차 유엔 국가별 정례인권검토(UPR)에서도 친고죄 폐지가 있었다. 따라서 성폭력 피해자의 성적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강간죄를 비롯한 성폭력범죄 일반에 대한 친고죄 규정(「형법」제306조 및 제296조, 「군형법」제92조의8)을 삭제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성폭력특례법 제15조 (고소) 규정의 삭제 또한 필요하다. 특히 성폭력특례법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제10조 제1항)는 「형법」의 강제추행죄보다 행위 불법 등이 가중되어 별도의 구성요건을 마련하여 가중처벌하는 규정이므로 「형법」의 강제추행죄에서 친고죄 적용을 배제한다면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도 비친고죄로 함이 타당하다. 친고죄 대안으로 반의사불벌죄가 제기되기도 하지만, 형사소추 저지 결정권이 피해자에게 있어 발생하는 부담이나 합의 종용에 따른 문제는 여전히 남고, 피해자의 명예와 사생활보호를 피해자에게 형사소추를 저지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따라서 성폭력특례법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제10조 제1항)와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죄(제11조),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죄(제12조)에 대한 친고죄 규정(제15조), 그리고 청소년성보호법상 반의사불벌죄 규정 (제16조) 또한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강간죄 행위유형 규정에 대한 판단 「형법」은 간음행위와 추행행위의 2개의 유형만 규정하고, 그 중간의 행위인 남성성기의 (남성 또는 여성의) 항문 또는 구강에의 삽입, 손가락 등 신체의 일부분 또는 도구를 이용한 여성성기, (남성 또는 여성의) 항문 또는 구강에의 삽입 등의 유형(이하 “유사성교행위”라 한다)은 규정하지 않고 있다. 이와 달리 성폭력특례법 제6조 제2항 및 제7조 제2항과 청소년 성보호법 제7조 제2항에 구강ㆍ항문 등 성기를 제외한 신체에 성기를 삽입 하거나 성기ㆍ항문에 손가락 등 성기를 제외한 신체의 일부나 도구를 넣는 유사성교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다. 다만, 전자의 보호객체는 장애인 및 13세 미만의 자이고 후자의 보호객체는 19세 미만의 자를 의미 하는 아동ㆍ청소년에 한정된다. 또한 「군형법」제92조의5도 유사성교행위를 규정하고 있으나 이 규정은 “계간이나 그 밖의 추행”으로 남성간의 항문 성교를 의미하는 계간을 추행의 일종으로 보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현행법 상 유사성교행위의 경우 미성년자와 장애인에 대해서는 특별법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비장애 성인에 대하여서는 강간죄보다 법정형이 현저히 낮은 추행죄로만 처벌할 수 있다. 폭행.협박에 의한 항문성교나 구강성교 역시 피해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침해하는 것이다. 이러한데도 강간죄를 "남성성기 삽입으로부터의 보호"라는 개념으로 한정하는 것은, 강간을 피해자의 성적자기결정권의 침해가 아니라 여성에게만 발생 가능한 범죄라는 사고에 기반하여 성폭력에 대한 고정 관념을 공고히 하는 것인바, 이러한 개념 하에서는 개인의 성적자기결정권의 의미가 왜곡될 수밖에 없다. 비교법적으로도 성적자기결정권에 대한 침해의 여부를 결정짓는 기준은 “신체 삽입”에 두는 추세이다.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 필리핀 등은 강제 유사성교행위를 간음과 동일하게 평가하고 있다. 독일 「형법」은 성적강요죄와 강간죄를 같은 조문에 규정하고 성적강요죄를 성범죄의 기본범죄로서 구성 하여 여기에 행위불법으로 인한 형벌가중 구성요건으로 강간죄를 규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간음행위와 신체삽입과 연관된 유사성교행위를 동시에 강간행위로 보고 있다. 프랑스 「형법」은 강간을 “사람에 대한 성적 삽입 행위”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때 "성적 삽입행위"란 그 종류를 불문하기 때문에 남성성기의 여성성기에의 삽입뿐만 아니라 성기의 항문ㆍ구강에의 삽입 또는 손가락 등 신체의 일부분 또는 도구를 이용한 유사성교행위 또한 포함된다. 영국의 「성범죄법」은 간음행위를 강간죄로, 유사성교행위를 삽입을 통한 성폭력으로 구별하여 규정하고 있지만 그 법정형은 종신형으로 동일하다. 미국의 경우 간음행위에 남성성기의 여성성기에의 삽입 이외에 남성성기의 항문에의 삽입 또한 포함시키고 있으며, 주법도 대체로 "성교"를 구강성교와 항문성교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필리핀도 1997년 「형법」을 개정하여 종전에 여성성기에의 남성성기의 삽입으로 규정하였던 것을 성기나 도구 등을 이용한 삽입이나 구강성교.항문성교도 강간으로 확장한바 있다. 성폭력범죄의 보호법익이 성적자기결정권이라 할 때, 남성성기의 여성 성기에의 삽입 이외의 성적행위나 동성애자간 성행위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통하여 행해진다면 그 피해는 현행법상 강간의 피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성폭력특례법과 청소년성보호법은 아동ㆍ청소년과 장애인에 대한 유사성교행위를 성폭력범죄로 규정하고 있고, 세계적인 추세도 유사성교행위를 강간죄로 포섭하고 있다. 따라서 남성성기의 여성성기에의 삽입 외에 구강성교나 항문성교 등 유사성교행위를 아동.청소년 등 특정 대상에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형법」에 포섭하여 성폭력범죄의 행위유형 으로 규정하여 성폭력 피해자를 보다 두텁게 보호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형법」의 강간죄 규정에 유사성교행위를 포함하는 방안, 강제추행죄를 기본적 구성요건으로 하는 조항에 유사성교행위와 강간에 관한 죄를 가중적 구성요건으로 규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여 유사성교행위에 관한 규정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3. 강간죄 보호객체 규정에 대한 판단 「형법」은 제297조 강간죄를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를 강간한” 경우로, 제298조 강제추행죄를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경우로 규정하여 강제추행죄의 대상을 "사람"으로 한 반면, 강간죄의 객체를 "부녀"로 한정하고 있다. 이와 달리 청소년성보호법은 2011. 9. 종전의 “여자 아동ㆍ청소년”을 “아동ㆍ청소년”으로 개정하여(제7조 제1항) 아동ㆍ청소년 대상 강간죄의 경우 그 보호객체를 성중립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유전자상의 염색체는 남성이지만 성전환수술에 의하여 여성이 된 자가 강간죄의 보호객체가 될 수 있는가와 관련하여 우리 판례는 성전환수술에 의하여 여성으로서의 체형을 가지고 여성으로서 생활을 영위해 온 자는 부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가(대법원 1996. 6. 11, 96도791), 사회 통념상 여성으로 평가되는 성전환자의 경우 강간죄의 객체인 "부녀"에 해당 한다고 판시함으로써(대법원 2009. 9. 10, 2009도3580) 판례변경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판례변경 또한 여성으로 성전환한 자를 "부녀"로 인정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뿐, 여전히 현행법상 강간죄 보호객체에서 남성은 제외 되어 있다. 남성 또는 여성이 폭행.협박을 사용하여 남성을 간음한 경우는 법정형이 훨씬 낮은 강제추행죄에 따라 의율되고 있다. 그런데 간음행위가 남성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도 아니고, 동성애자나 성전환자가 증가하는 현실에서 남성동성애자간 또는 성전환자에 대하여 폭행 ㆍ협박을 통한 성적침해행위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성적침해행위 역시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원치 않는 성적행위가 되기 때문에 이들의 성적 자기결정권 또한 보호할 필요가 있다. 실제 한국성폭력상담소 2011년 상담 사례 자료에 의하면,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가 전체 사례의 4.6%(54건)이고 이 중 가해자가 남성인 경우도 72.2%(39건)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폭력특례법 및 청소년성보호법은 유사성교행위를 인정하면서 그 보호객체를 "사람"으로 규정하여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포함시키고 있기 때문에, 전술한바와 같이 성폭력범죄의 행위유형으로 유사성교행위를 포함 할 경우 간음행위 객체에도 남성을 포함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청소년성 보호법 제7조 제1항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아동ㆍ청소년을 강간”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여 아동ㆍ청소년 대상 강간죄의 경우 그 보호객체에 남성도 포함하고 있는바, 이러한 내용을 성인으로 확대하여 「형법」에 포섭 할 필요가 있다. 외국의 입법례도 강간죄의 보호객체를 성중립적으로 규정하는 추세인데, 독일(「형법」 제177조), 프랑스(「형법」 제222-23조), 영국(「성범죄법」 제1조 및 제2조), 미국(「미연방법전」제2241조 및 제2242조) 등은 강간죄의 보호 객체를 "사람"으로 규정하여 남성과 여성에 대한 강제적인 삽입행위를 간음과 동일하게 평가하고 있다. 필리핀도 1997년 「형법」개정을 통해 강간죄의 보호객체를 "여성"에서 "사람"으로 변경한바 있다. 강간죄의 보호법익이 성적자기결정권이라 할 때 성폭력은 성별이나 성적 지향에 상관없이 보편적인 성적자기결정권 침해에 관한 중대한 범죄로 취급 해야 할 것인바, 따라서 강간죄 등 성적자기결정권 침해범죄의 보호객체를 성중립적인 "사람"으로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강간죄의 폭행.협박의 정도요건에 대한 판단 「형법」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를 강간한 자"를 강간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 때 "강간"이란 폭행 또는 협박을 통하여 강제로 간음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 판례와 통설은 이에 더하여 강간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폭행 또는 협박은 피해자의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한다고 하여 강간죄의 폭행.협박에 대하여 이른바 가장 강한 정도를 요구하는 최협의의 폭행ㆍ협박설에 근거하고 있다. 따라서 성교에 동의하지 않은 피해자에게 "최협의의 폭행.협박"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다만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하여 피해자를 간음하려 하였음에 불과하고, 그 유형력의 행사가 피해자가 반항을 현저히 곤란케 할 정도에까지 이른 것은 아니므로 강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1979. 2. 13, 78도1792, 1991. 5. 28, 91도546, 2007. 1. 25, 2006도 5979 등). 그리고 우리 판례는 폭행.협박의 정도를 판단함에 있어 폭행.협박 자체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이고, 피해자의 연령.건강.정신상태, 행위의 장소.시각, 범행수단이 된 도구,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는 이른바 "종합적 판단기준설"(대법원 1992. 4. 14, 92도259 등)을 취하고 있다. 이때 제반사정의 내용으로 주요하게 거론되는 것이 피해자의 구조요청 유무, 강간과정이나 강간후의 피해자의 태도,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등이다. 최협의 폭행.협박설에 의할 때, 강간죄 성립에 있어 피해자의 저항은 매우 중요한 판단요소가 되는데, 피해자가 저항하는 경우 강간을 할 수 없고 저항을 제압할만한 폭행ㆍ협박을 사용하여야 강간이 성립하고, 피해자가 거부의사를 밝히더라도 그 진정성의 확인은 완강한 저항을 통해 비로소 알 수 있기 때문에 피해자의 저항은 완강한 저항일 것이 요구된다. 이는 피해자가 생명 또는 신체의 안전에 대한 위협을 무릅쓰고라도 강간행위에 저항할 것을 요건으로 하게 되어 피해자에게 불리한 해석론을 전개하고 피해자에게 강간시도에 대하여 강하게 저항하였음을 입증할 책임을 부담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항거가 가능한 상황에서는 강간이라는 것이 성립할 수 없고 자신을 지키려는 피해자는 죽을 힘을 다해 저항하는 것이 도리"라는 왜곡된 강간통념도 반영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강간행위에 대하여 죽음을 무릅쓰는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 두려움이나 공포, 당황감으로 인하여 그 상황을 포기하는 등 강간행위에 대응하는 피해자의 태도나 경험의 차이를 간과하고 일률적으로 반항의 유무 및 그 정도를 요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종합적판단기준설의 경우, 그 근본취지는 최협의의 폭행ㆍ협박설이 강간죄 인정을 어렵게 한다는 문제를 개선하여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좀 더 유연하게 강간죄의 인정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지만 실제 판례상으로는 오히려 강간죄의 성립 범위가 더욱 좁아지고 엄격해지는 결과가 초래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강간죄 성립여부에 대한 종합적 판단을 위하여 열거된 제반사항 각각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많은 판례에서 강간죄 성립 여부에서 중요한 기준이 되어온 구조요청 여부와 관련하여, 구조요청을 할 수 있었지만 여러 복잡한 요인으로 침묵하는 경우가 있는데도 피해자가 처한 심리적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문제, 판례에서 침묵 또는 대화를 성교에 대한 승낙으로 해석하는 것은 추가피해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이를 선택할 수도 있는 등 피해자가 처한 다양한 상황이 간과되었다는 문제, 그리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평소 아는 사이일 경우 강간죄를 부정하는 판례의 입장과 관련하여서는 상당수의 성폭력범죄가 아는 사람에 의해 행해지고 있다는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연방법전」제2241조(가중 성적강요죄)와 제2242조(단순 성적강요죄) 에서 강간죄를 규정하고 있는데, 우리의 협의의 폭행 정도만을 요구하면서 폭행에 의한 강간죄의 경우에는 그 불법이 크다는 것을 법문에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폭력에 의한 성적 강요죄의 경우에도 저항요건을 폐지하거나 저항개념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그 요건을 "극도의 저항"에서 "진지한 저항" 또는 "합리적 저항"으로 그 정도를 완화하는 판례들이 정립되어 있다. 영국의 「성범죄법」은 행위유형을 불문하고 폭행ㆍ협박이라는 행위수단을 요구하지 않으며, 성적인 삽입행위에 대한 피해자의 동의가 없는 경우 모두 성범죄가 성립하고 그 법정형이 종신형이라는 단일 형벌로 규정하고 있다. 독일은 우리의 강제추행죄 같은 성적강요죄와 강간죄를 한 조문으로 구성하여 성적 강요죄를 기본 구성요건으로 하고 강간죄를 성적강요죄의 행위불법으로 인한 가중 구성요건으로 규정하여, 성적강요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강간죄 에도 그대로 적용하며, 성적강요죄의 폭행은 폭력으로 피해자의 의사를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으로 족하고 또한 현실적인 저항이 없었더라도 저항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면 족하기 때문에 협의의 폭행을 요구한다고 할 수 있다. 필리핀의 1997년 개정 「형법」은 강간의 모든 과정에서 피해자가 신체적으로 어떠한 저항이라도 표현했다면 이는 동의가 없었던 것으로 간주하여 격렬한 저항이나 몸부림을 하지 않아도 인정하고 있다. 강간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폭행.협박을 사용하여 간음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이고 현행법상으로도 폭행.협박에 대한 다른 수식어가 없어 이를 한정적으로 해석할 근거가 미흡함에도 해석론적으로 엄격히 제한하는 것은 강간죄의 보호법익인 성적자기결정권과 배치된다. 최협의의 해석에 의할 때에는 피해자의 저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정도에 이르지 않는 폭행.협박을 사용한 경우 폭행.협박으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침해가 발생했는데도 강간죄가 되지 않는데, 이는 성적 자기결정권의 보호영역을 축소하고,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를 불처벌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한다. 강간죄에서 최협의 폭행ㆍ협박설을 취하는 주된 이유 중의 하나는 무고의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는 최협의 폭행ㆍ협박설을 기준으로 할 때 분별될 수 있다는 것인데, 무고의 가능성은 모든 범죄에 존재 하는바, 강간범죄에 한해 무고 가능성을 더 경계할 근거는 발견되지 않는다. 따라서 강간죄의 성립요건에서 폭행ㆍ협박의 정도요건을 완화하여 이를 「형법」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그 입법 방안으로서, 가령 독일 「형법」처럼 강제추행, 유사성교행위, 강간의 죄를 하나의 조문에 포함시키되, 강제추행 죄를 기본적 구성요건으로 설정하고 강제추행죄의 가중 구성요건으로 강간죄나 유사성교행위를 규정하는 것과 같이, 폭행ㆍ협박의 정도를 나누고 강간죄 등의 구성요건을 세분화하여 강간죄에 있어 "피해자의 반항을 곤란 하게 할 정도"를 성립요건으로 하는 방안, 강간죄와 강제추행의 강제력행사 수단을 단순한 폭행과 협박으로 상정하고 최협의의 폭행.협박을 행사한 경우를 가중구성요건으로(가령, 중강간) 체계화하는 등 그동안 전문가들이 제시해온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5. 장애인 성폭력 관련 규정에 대한 판단 「형법」제299조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는 경우에, 구 성폭력특례법 제6조는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는 경우 「형법」상 강간죄의 예에 의하도록 하는 준강간죄 규정을 두었는데, 준강간죄 또한 판례나 통설상 강간죄와 마찬 가지로 "피해자의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정도"일 것이 요구되었다(대법원 2003. 10. 24, 2003도5322, 2000. 5. 26, 98도3257 등). 그런데 "장애로 인한 항거불능인 상태"에는 사리분별이 불가능하여 성적 침해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중증 뇌성마비와 같이 신체적 저항이 불가능한 상태가 해당되지만, 장애 정도가 심하지는 않지만 피해자가 장애로 인하여 성적침해에 현저히 저항하기 곤란한 경우는 해당여부가 문제가 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여 대법원은 완화된 해석론을 전개하여 장애가 "주된 원인"이 되어 반항이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이른 경우도 "항거불능"으로 보아야 한다고 지적하며, 피해자의 장애 정도만이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주변 상황, 가해 행위의 내용과 방법, 피해자의 인식과 반응의 내용 등까지 고려하여야 한다고 판시한바 있다(대법원 2007. 7. 27, 2005도2994). 하지만 우리 판례는 장애인 준강간죄의 구성요건인 "항거불능"의 해석에서 일관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형법」상 준강간죄와 같이 심신상실에 준하는 정도의 장애를 요하는 판결(가령, 대법원 2003. 10. 24, 2003도5322)과 장애 이외의 정황요소를 복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판결 (대법원 2007. 7. 27, 2005도2994)이 공존하고 있고, 하급심에서는 항거불능 요건을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는 판결도 나오고 있다(가령, 수원지방법원 2009. 11. 27, 2009고합351). 이렇듯 그동안 "항거불능"이라는 개념지표에 대하여 법원이 엄격하게 해석하거나 이를 완화하더라도 여전히 우리 판례의 태도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장애인에 대한 준강간죄에서 "항거불능"이라는 문구에 대한 문제 제기가 지속되어 왔는데, 이를 반영한 것이 2011. 11. 개정 성폭력특례법 제6조 제4항이라 할 수 있다. 성폭력특례법 제6조 제4항은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하여 「형법」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경우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이는 2011. 11. 법률 개정으로 종전의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라는 규정에서 "항거 불능인 상태"를 삭제한 것이다. 이러한 규정들은 「형법」상 강간죄나 강제 추행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실질적으로 장애인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제약한 상태에서 행해지는 성폭력을 처벌함으로써 성폭력에 취약할 수 있는 장애인의 보호라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그런데 성폭력특례법 제6조 제4항이 종전 규정에서 "항거불능"이라는 문구를 삭제한 대신 「형법」상 준강간죄를 직접 인용하여 "장애인에 대하여 형법상의 준강간죄를 범한 사람"을 강간죄와 같이 처벌하도록 규정한 것은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형법」의 준강간죄는 "심신상실"과 "항거불능"을 병렬적으로 나열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의 "항거불능"은 "심신상실에 준하는 상태"로 해석된다는 기존 판례의 엄격한 태도에 의하게 되면 「형법」상 준강간죄처럼 장애인인 피해자가 "저항할 수 없는 정도의 중증장애" 상태임을 요구하게 될 개연성이 있다. 그런데 장애인의 경우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인하여 자신의 의사를 형성하거나 외부에의 표현이 어렵거나 그 실행이 곤란. 불가능하거나, 자신의 의사에 반한 성적접촉을 거절하는 방법을 모르고 가벼운 위력에 대항하기 어려운 경우 등이 있는데, 이들에게 "항거불능의 상태"라는 요건을 요구하는 것은 장애인의 다양한 특성과 구체적인 사회적 조건 등을 간과한 것이다. 미국 「연방법전」제2242조 제2호는 피해자가 행위의 특성을 계산할 수 없는 무능력자나 그러한 성행위를 거절하거나 저항의사를 표시할 수 없는 신체적 무능력자와 고의적인 성행위를 한 자를 처벌토록 하고 있는데, 이 때 폭행이나 협박이라는 행위수단은 성립요건이 아니며 다만 정신적.신체적인 무능력을 이용하여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성행위를 하면 충족되는 것이다. 독일 「형법」제179조 제1항은 “정신질환 또는 약물중독을 포함한 정신장애, 또는 심각한 의식장애로 인하여 또는 신체적으로 저항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다른 사람을 그 저항무능력을 이용”한 성적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는데, 그 행위에 있어 폭행.협박 등이 필요치 않고 단지 신체적. 정신적 이유로 인한 반대의사를 표현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구 성폭력특례법상 장애인 준강간죄는 "항거불능인 상태"가 인정되면 폭행. 협박, 위계.위력이라는 행위수단을 요건으로 하지 않거나 완화한 해석으로도 강간죄가 성립되는 예외적 조항이었고 다만 "항거불능" 성립의 해석이 문제가 되어온 것이다. 그런데 2011. 11. 개정된 성폭력특례법 제6조 제4항은 「형법」 제299조의 준강간죄 조항을 직접 인용함으로써 장애인이면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임을 입증토록 요구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어, 그동안 장애인성폭력의 특수성을 간과하였다고 비판되어온 "항거불능"이라는 요건에 대한 해석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게 된 것이다. 장애인 준강간죄에서 "항거불능" 요건이 문제가 되어온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형법」상 강간죄에 대한 최협의 폭행.협박설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으므로 장애인의 성적자기결정권을 두텁게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형법」을 개정하여 최협의 폭행.협박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형법」개정 이전에라도 성폭력특례법 제6조 제4항에 대하여 「형법」상 준강간죄를 직접 인용하는 “「형법」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의 죄를 범한”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장애인에 대한 준강간죄 규정을 도입한 취지를 반영할 수 있도록 개정할 필요가 있다. 6. 친족에 의한 성폭력 관련 규정에 대한 판단 성폭력특례법 제5조는 친족에 의한 강간죄를 「형법」상 강간죄 및 강제 추행죄보다 가중하여 처벌하고, 친족에 의한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의 경우 친족에 의한 강간죄 및 강제추행죄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이때 친족의 범위는 4촌 이내의 혈족 및 인척이다(동조 제4항). 현실에서 친족에 의한 성폭력범죄가 상당수 발생하고 있는데, 성폭력 특례법 제5조의 규정상 포함되지는 않지만 동거하는 친족에 의한 성폭력이 발생하고 있고 이러한 경우 피해자나 그 가족의 피해경험은 4촌 이내의 혈족 및 인척에 의한 것과 동일하거나, "동거"한다는 점에서 동거하지 않는 친족에 의한 것보다 오히려 더 심각할 수 있다. 따라서 성폭력특례법 제5조를 동거하는 친족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Ⅳ. 결론 이상과 같은 내용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제25조의 규정에 따라 주문과 같이 의견표명과 권고를 하기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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