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
90노1955
판시사항
사고운전자가 피해자를 사고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하고 도주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사고운전자가 사고 직후 길 위에 쓰러진 피해자를 차에 태우고 병원을 찾아 다녔으나 뜻하지 않은 사고로 당황한 상태에 있었던데다가 그 부근의 지리에 생소하여 마땅한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운행을 계속하던 중 사고장소로부터 15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지점에 이르러 외관상 큰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 피해자의 여러 차례에 걸친 요청에 따라 그를 차에서 내려놓은 채 그대로 도주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피해자가 사고장소로부터 옮겨지게 되었다면 사고운전자가 피해자를 사고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하고 도주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참조조문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판례 전문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원심판결】 제1심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90고합17판결)【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원심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 중 80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이 유】 1. 피고인과 그 변호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첫째, 이 사건 교통사고는 진행하여 오는 차량의 동태를 살피지 아니한 채 도로를 무단횡단하던 피해자의 전적인 과실로 발생한 것일 뿐 시야범위가 제한된 야간에 차를 운전하던 피고인으로서는 불가항력적인 사고였는데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사고발생에 있어 피고인에게 운전자로서의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다고 판시한 데에는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것이고, 둘째, 피고인이 사고발생 후 피해자를 피고인의 차에 태우고 병원을 찾아 다니다가 결국 병원에는 데려다 주지 못한 채 사고장소에서 얼마간 떨어진 도로변 공터에 내려놓고 가버린 것은 사실이나, 이는 피고인이 사고 후 당황한 상태에서 피해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얼른 찾지 못한 데다가 겉으로 보아 큰 부상을 입은 것 같아 보이지 않는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자꾸 차에서 내리게 해달라고 요구하므로 별문제가 없으리라고 생각한 나머지 이에 따라준 것 뿐이로서, 당시 피고인에게 교통사고로 부상당한 피해자를 사고장소로부터 일부러 옮겨 유기하고 도주하려는 범의는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의 행위에 대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이하, 특가법이라 약칭한다) 제5조의3 제2항 제1호를 적용, 처단한 데에는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또는 위 특가법조항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것이고, 셋째,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선고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데 있다. 2. 먼저 항소이유 첫째 점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원심판시와 같이 항시 보행자들의 통행이 예상되는 상가지역의 도로를 운행하는 자로서 전방주시의무를 태만히 하여 그 도로를 좌측에서 우측으로 횡단하고 있던 피해자 공소외 1(여, 18세)을 뒤늦게 발견한 잘못으로 동인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차로 치는 이 사건 사고를 일으키게 된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고, 거기에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음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항소논지는 이유없다. 3. 다음 항소이유 둘째 점에 관하여 본다.특가법 제5조의3 제1항은,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사고운전자가 곧 정차하여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에 따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때에는 ① 피해자를 치사하고 도주하거나 도주 후에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② 피해자를 치상한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나아가 동조 제2항은 사고운전자가 피해자를 사고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하고 도주한 때에는 ① 피해자를 치사하고 도주하거나 도주 후에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에 징역에, ② 피해자를 치상한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바, 위 특가법 제5조의3 제2항이 교통사고 후 단순도주의 경우에 관한 동조 제1항이나 심지어 형법 제250조 소정의 살인죄의 경우에 비하여도 현격하게 무거운 형을 규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특가법 제5조의3 제2항 소정의 "사고운전자가 피해자를 사고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하고"라 함은 위 비교된 법조항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높은 비난가능성을 가진 경우라야 할 것이고 따라서 이는 적어도 사고운전자가 자신의 범죄를 은폐하거나 죄증을 인멸하려는 등 정당하지 못한 의도하에 일부러 피해자를 사고장소로부터 이동시킨 후 버리고 가는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돌이켜 이 사건에 있어서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여러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1990.2.21. 18:35경 (차량번호 생략) 승용차에 공소외 2(21세), 3(16세)등 두 아들을 태우고 강원 횡성읍 읍하1리 소재 대한화재보험 횡성주유소 앞길을 운전하여 가던 중 이 사건 교통사고를 저지른 후, 뇌진탕과 좌쇄골골절 등이 상해를 입은 연로한 피해자를 차에 태우고 가다가 사고지점에서 약 15킬로미터 떨어진 원주시 태장동 소재 신촌교회 앞 도로변 공터에 피해자를 내려놓고 그냥 가버린 사실, 그 후 같은 날 19:30경 피해자가 그 장소를 지나던 공소외 4의 도움으로 인근 원주기독병원으로 후송되어 응급치료를 받던중 같은 날 23:55경 혈흉증에 의한 불가역성쇼크로 사망하게 된 사실은 각 인정되는 바이나, 피고인이 피해자를 차에 태우고 사고장소로부터 15킬로미터 떨어진 지점까지 이용한 것이 동인을 장소를 옮겨 유기함으로써 피고인의 범죄를 은폐하거나 죄증을 인멸하고 하는 등 정당하지 못한 의도에 기한 것이라는 점에 관하여는 원심이 거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그 밖에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피고인의 경찰 이래 당심법정에 이르기까지의 일관된 진술과 피고인의 차에 동승하고있던 공소외 2의 경찰 및 당심법정에서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교통사고 직후 길 위에 쓰러진 피해자를 차에 태우고 치료할 병원을 찾아다녔으나 피고인이 뜻하지 않은 사고로 당황한 상태에 있었던 데다가 그 부근의 지리에 생소하여 동인을 치료해 줄 마땅한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운행을 계속하여 원주시 태장동 소재 신촌교회 앞 노상까지 이르렀을 때, 외관상 큰 부상을 입은 것 같아 보이지 않는 피해자가 자꾸 차에서 내리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므로 그만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를 그 주변 공터에 하차시키고 가버리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의하면, 피고인이 그가 일으킨 교통사고로 상해를 입은 피해자에 대하여 적절한 구호조치를 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동인을 노변에 두고 가버리고, 그로 인하여 동인이 결국 사망하게 된 데 대하여 뒤에서 판시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에게 특가법 제5조의3 제1항 제1호를 적용, 처벌함은 별론으로 하고, 그 이전에 병원을 찾아 다니느라고 피해자를 차에 태우고 다녀 결과적으로 피해자가 사고장소로부터 옮겨지게 되었다 하여 이에 대하여 원심과 같이 특가법 제5조의3 제2항 제1호를 적용, 처벌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증거의 취사선택을 잘못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특가법 제5조의3 제2항 제1호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항소논지는 이유있어 나머지 향형부당의 항소이유에 대하여는 판단할 것 없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동일한 공소사실의 범위 내에서 당원이 공소장변경절차 없이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4. 당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시 범죄사실 말미의 "그곳에 피해자를 유기하고 도주하여"부분을 "구호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피해자를 내려놓고 도주하여"로 바꾸는 외에는 원심판시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적용 피고인이 판시행위는 특가법 제5조의3 제1항 제1호, 형법 제268조,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에 해당하는 바, 소정형 중 유기징역형을 선택하고, 피고인이 초범으로서 사고 후 당황한 나머지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후, 그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피해자의 유족에게 손해배상을 하고 합의한 점 등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으므로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작량감경을 한 형기범위 내에서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하고, 형법 제57조에 의하여 원심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 중 80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위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교통사고를 일으킨 후 피해자를 파고인의 승용차에 태우고 원주시 태장동 소재 신촌교회 앞 공터까지 와서는 그곳에 피해자를 유기하고 도주하여, 1990.2.21. 23:55경 원주기독병원에서 피해자로 하여금 혈흉증 등에 의한 불가역성 쇼크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라함에 있고, 검사는 이에 대하여 특가법 제5조의 3 제2항 제1호를 적용, 처벌을 구하고 있는바, 앞서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서 본 바와 같이 위 공소사실은 그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나, 그 일부에 해당하는 판시 특가법 제5조의3 제1항 제1호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의 선고를 하지는 아니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판사 정용인(재판장) 정대훈 변종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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