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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서울지법 북부지원판결:항소기각1997. 2. 25. 선고

강도강간·강도

96고합315

판시사항

범인이 피고인이라는 정황사실은 있으나 확신을 가지게 할 정도의 증거는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사례

판결요지

피고인이 피해자를 잘 알고 한편 범행이 면식범에 의하여 저질러졌다고 보이며, 범행에 사용된 물건 중 일부가 피고인의 집에 있던 것이었고, 피고인이 수사과정에서 신빙성 없는 일부 진술을 하고 있는 점 등 피고인이 범인이라는 의심을 가지게 할 정황사실이 있기는 하나, 제3자에 의한 범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범행에 사용된 물건들을 피고인이 가져온 경위에 관한 변소가 신빙성이 없다고 보여지지 아니하며, 피고인의 경찰 자백 직후 범행 당시 입었던 옷과 빼앗은 돈이라고 하는 압수물들이 피해자 진술에 비추어 볼 때 범행과 관련이 있는지 확신을 가질 수 없고, 피고인의 현장부재 주장에 관한 진술이 허위라고 선뜻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한 것이라고 확신을 가지게 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사례.

참조조문

형사소송법 제308조, 제325조

판례 전문

【피 고 인】 피고인【변 호 인】 변호사 박재권【제2심판결】 서울고법 1997. 10. 21. 선고 97노648 판결【주 문】 피고인은 무죄.【이 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애인인 공소외 1과 같은 방에 기거하고 있는 피해자(여, 1976. 1. 18.생)가 낮에 혼자서 잠을 자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피해자의 금품을 빼앗은 후 피해자를 강간하기로 마음먹고, 1996. 9. 12. 11:00경 서울 강북구 번1동 (상세주소 생략)에 있는 피해자가 잠자고 있는 방에 창문을 열고 들어간 다음, 인기척에 놀라 잠에서 깬 피해자의 얼굴에 이불과 베개를 덮어씌우고, 반항하는 피해자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10여 회 때리고, 스카프로 피해자의 눈을 가리고, 양손을 등뒤로 돌려 넥타이를 묶는 등 피해자가 반항하지 못하도록 한 다음, 위 방에 있던 피해자의 가방 속에 있던 지갑에서 피해자 소유의 현금 23,000원을 꺼내어 가 이를 강취하고, 이어서 방안에 있던 연필깎이칼로 피해자의 셔츠를 찢고, 하의를 벗긴 다음 피해자와 1회 간음하여 피해자를 강간하고, 그 무렵 위 방에서 피해자가 눈이 가려져 있고, 손발이 묶여 있어 반항할 수 없는 상태를 이용하여 같은 곳에 있던 피해자 소유의 저금통에서 현금 약 3,900원을 꺼내어 가 이를 강취하였다. 2. 피고인의 주장 그러나 피고인은 경찰에서 위 공소사실을 자백하는 진술을 하였다가, 검찰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다음과 같이 주장하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가. 공소장 기재 범행 일시에는 피고인이 범행 장소 부근 전자오락실에서 전자오락을 하고, 만화방에 가서 만화를 보았으며 범행 장소에는 있지도 않았다. 나. 공소장 기재 범행일 전날 피해자, 피고인의 애인 공소외 1과 함께 위 방에서 잠을 잔 후 범행일 당일 그 집을 나왔다가 지갑을 놓고 온 것을 알게 되어 13:00경 그 지갑을 찾으러 갔다가, 위 피해자, 공소외 1이 이 사건 조사 때문에 경찰서에 간 사실을 알게 되어 피고인이 경찰서에 찾아가 동인들과 같이 있으면서 경찰관들의 조사를 지켜보는 도중에 위 피해자가 경찰관에게 체격이 피고인과 비슷하다고 하자 피고인을 의심하기 시작하여, 범행에 사용된 넥타이(증 제1호), 좌변기 덮개(증 제2호) 등 유류품이 피고인의 집에 있던 것이라는 피고인의 아버지 공소외 2의 진술에 따라 피고인을 범인으로 단정하고, 경찰관들이 피고인을 구타하고, 강간은 합의만 하면 끝나는 것이라고 회유하기에 피고인의 애인인 공소외 1의 친구인 위 피해자가 곧 고소를 취소하여 줄 것이라 생각하고 경찰에서 위 공소사실을 자백하였을 뿐이다. 3. 판 단 가. 인정되는 전제 사실 우선, 증인 피해자가 이 법정에서 한 진술, 사법경찰관 사무취급이 작성한 피해자에 대한 제1회 진술조서, 공소외 1에 대한 제1회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경찰의 검증조서의 기재 및 그 조서에 있는 사진들의 각 영상, 경찰의 압수조서(수사기록 제5장)의 기재, 사진들(수사기록 제216장에서 제219장까지)의 각 영상, 압수된 넥타이 1개(증 제1호), 좌변기 덮개 1개(증 제2호), 스카프 1장(증 제3호), 위 피해자가 입고 있다가 찢어진 소매 없는 웃옷(증 제4호), 연필깎이칼 1개(증 제5호), 수건 1장(증 제6호)의 각 현존에 의하면, 위 피해자가 누군가에 의하여 공소장 기재의 방법에 의하여 금품을 빼앗기고, 강간을 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 피고인이 범인이라는 점에 부합하는 증거들에 대한 판단 그런데 과연 피고인이 그 범인인지 여부에 관하여 보면, 이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피고인이 경찰에서 위 범행을 자백한 진술, 피해자, 공소외 1이 한 경찰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의 각 진술, 공소외 2가 경찰에서 한 진술, 증인 공소외 5, 공소외 6이 이 법정에서 한 진술, 경찰의 검증조서, 압수조서, 의사 박승호가 작성한 피고인에 대한 소견서, 사진들(수사기록 제216장에서 제219장까지) 및 압수물 등이 있다.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1) 피고인의 경찰에서의 자백 및 이와 관련한 증거들 위 증거들 중 피고인이 경찰에서 한 자백, 증인 공소외 5, 공소외 6이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경찰에서 위 범행을 자백하는 것을 보고 들었다."는 취지로 한 진술 및 피해자이 "피고인이 범행을 시인하는 것을 들었다."고 하는 경찰 진술(제3회), 경찰의 압수조서(수사기록 제9장) 중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고 범행에 사용한 옷을 지목하기에 그 옷들을 압수한다는 취지의 기재는 피고인이 그 내용을 부인하는 이상 이를 증거로 할 수 없다. (2) 피고인의 범행 여부에 관한 피해자 진술 한편, 이 사건 범행의 범인이 피고인이라는 점에 부합하는 듯한 피해자의 진술부분을 보면, 피해자는 경찰에서, "범행을 당하던 때의 느낌에 비추어 이 사건 범행 장소인 위 집에 자주 찾아오고 잠을 자고 가기도 하는 피고인이 범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에 와서는 피고인이 범인이 틀림 없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제2회 진술), "범행을 당한 직후 범인의 체격이 피고인과 똑같았고, 범행 시각 무렵에 자신의 방에 올 사람은 피고인 뿐이라서, 범인이 피고인이라고 생각을 했다."고 진술하였다(제3회 진술). 그리고 검찰에서는 "공소사실과 같은 범행을 당하면서 확실히 피고인이 범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발견된 증거물로 보나 피고인의 진술로 보나 피고인이 범인이라는 의심이 든다. 이전에도 피고인이 자신을 깜짝 놀라게 한 적이 있고, 범행을 당하면서 그 범인의 체격이 피고인과 비슷하기 때문에 범행을 당하는 순간 피고인이 범인이라고 순간적으로 판단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위 피해자는 범행을 당한 직후 경찰에서 한 제1회 진술에서 "털모자로 복면을 한 사람이 방안으로 들어와 공소사실과 같은 범행을 저질렀고, 복면을 하여 범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으나, 평소 어떤 사람이 새벽 2 3시경에 서울 강북구 번 1동에 있는 강북웨딩홀 부근부터 자신의 집 부근이나 현관까지 자신을 뒤따라온 적이 3번 있었는데, 그 사람이 범인인 것 같다."라고 진술하였고, 이 법정에서 한 진술은 "경찰관들이 범행 현장의 유류물들을 제시하며 피고인의 것이라고 하면서 범인이 피고인이라는 취지의 말을 듣고 피고인이 범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위와 같이 진술하였는데, 현재로서는 피고인이 그 범인인지는 자신으로서는 잘 모르겠고, 범행을 당할 당시 피고인이 범인일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을 보면, 공소사실의 범행을 행한 자가 누구인가에 관하여 그 일관성이 없을 뿐 아니라, 피고인을 범인으로 생각한다는 위 피해자의 제2, 3회 경찰 진술, 검찰 진술은, 경찰에 의하여 피고인이 범인으로 지목됨에 따라 피고인이 범인이 맞을 것이라는 선입관을 가지고 진술한 것이라 보여지고, 피고인이 범인으로 지목되기 전에 한 제1회 경찰 진술과 피고인 및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보장된 법정에서 한 진술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을 범인으로 보는 위 진술은 선뜻 믿기 어렵다 할 것이다(또한 위 피해자, 공소외 1의 진술에 의하면, 위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을 당한 직후 피고인에게 무선호출을 시도한 사실을 알 수 있는데, 그와 같은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범행 순간 피고인을 범인으로 보았다는 피해자의 경찰, 검찰 진술은 더욱 믿기 어렵다 할 것이다). (3) 나머지 증거들 위 증거들 중 피고인의 자백에 관련된 증거들 및 위 피해자의 진술을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은 모두 공소사실을 곧바로 증명하는 것들이 아니라 공소사실에 관한 정황사실을 증명한 다음 위 공소사실을 증명하는 이른바 간접증거들이라 할 것인바, 위 증거들로 인정되는, 피고인이 범인임을 추단하게 하는 정황사실은 대략 다음과 같다(괄호 안은 인정 사실에 관한 증거들이다). (가) 피고인의 신체적 특징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의 범인이 다리에 털이 많은 편이라 하고 있는데, 피고인의 다리 역시 털이 많은 편이다( 피해자 및 피고인의 각 진술). (나) 이 사건이 면식범에 의하여 저질러졌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사실 ① 이 사건의 범인은 위 범행 당시 잠을 자던 피해자가 인기척에 깨어나자마자 이불과 베개로 피해자를 덮어씌운 다음 피해자의 눈을 단단히 묶어, 피해자가 범인의 얼굴을 알지 못하게 하였고, ② 약 1시간 가량 동안 범행을 하면서 한 마디의 말이나 신음소리를 내지 않았으며, ③ 범행 도중 위 방 안에 있던 컴팩트디스크 카세트라디오를 능숙하게 틀었으며, 범행 후 선풍기도 트는 등 여유가 있는 태도를 보였고, ④ 또한 피해자에 대하여 범행을 하면서 아주 난폭한 방법으로 폭력을 사용하지는 않았으며, ⑤ 범행 후 피해자의 음부를 물로 씻어 주었다( 피해자의 진술). 그런데 공소장 기재 범행 장소는 피고인의 애인인 위 공소외 1과 그 친구인 피해자 위 피해자가 같이 기거하는 방인데, 피고인은 위 방에 자주 찾아와 같이 지내고 위 공소외 1과 같이 잠을 자고 가기도 하였고, 피해자도 그 곁에서 같이 잠을 자는 등 피고인과 피해자는 서로 잘 알고 지내는 사이이며, 피고인은 그 방의 구조, 가구배치, 물건들이 놓여있는 곳들을 잘 알고 있고, 한편 피고인 이외에 달리, 위 피해자를 잘 알고 있으면서 위 방에 자주 찾아오거나 위 방의 구조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피고인 피해자, 공소외 1의 각 진술). (다) 범행 유류물 등의 출처 위 범행 당시 피해자의 발을 묶고, 눈을 가리는 데에 사용된 좌변기 덮개(증 제2호), 스카프(증 제3호)는 피고인의 집에서 나온 물건들이다. 그리고 위 피해자, 공소외 1은 이 사건 범행이 있기 전에는 위 물건들을 보지 못하였다. 그리고 위 범행 당시 피해자의 손을 묶는 데에 사용된 넥타이(증 제1호)가 범행 현장에 있었는데, 공소외 2는 경찰에서 그 넥타이가 자신의 집에 있던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한편, 피고인이 경찰에서 범행을 자백함에 따라 경찰관이 피고인을 대동하여 피고인의 집에 갔던바, 방 한쪽 구석에 놓여 있던 가방 속의 100원 짜리 동전 39개(증 제9호)가 피고인이 범행 때 가져간 동전이라고 하여 경찰관이 이를 압수하였으며, 피고인은 나중에 범행을 부인하면서 위 동전의 일부는 피고인이 영업사원으로서 수금과정에서 받은 것이고, 일부는 피고인이 근무하던 회사의 경리사원으로부터 바꾼 것이라고 변소하고 있으나(검찰 진술), 위 회사 경리사원인 공소외 3은 동전 교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피고인, 공소외 2, 피해자, 공소외 1의 각 진술, 공소외 3의 검찰 진술, 경찰 압수조서(수사기록 제9장)의 기재] (라) 피고인이 한 범행 후 정황에 관한 선행 진술 위 피해자는 사건 직후 그 범행 내용을 이야기하면서 "범인이 자신의 음부를 물로 씻어주기까지 하였다."고 말을 하였는데, 이와 같은 말은 위 공소외 1이나 경찰관에게만 하였고, 위 공소외 1도 이와 같은 말을 피고인에게 하지 않았다. 그런데 피고인은 경찰에서 자백할 때에 스스로 이와 같은 내용을 진술하였다(위 피해자, 공소외 1의 진술, 증인 공소외 6의 법정 진술). (마) 피고인의 몸에 난 상처 공소사실의 범행 장소인 위 집은 건물의 3층 옥탑에 있고, 그 옥탑에 위 집 외에 다른 집은 없고, 그 집에는 방 1개와, 부엌, 화장실이 있고 출입하는 현관이 부엌과 연결되어 있으며, 부엌 옆에 화장실, 또 다른 옆에 방이 있는데, 부엌과 화장실에 창문이 있고 그 창문은 일체로서 연결되어 있는 큰 창문이고, 방에도 창문이 있는바, 이 사건 당시 현관출입문과 부엌창문은 안으로 잠겨져 있고, 방의 창문만이 열려져 있었다. 그런데 범행 당일 피고인의 왼팔과 오른쪽 가슴부분에 찰과상이 있었던바, 이에 관하여 피고인은 "범행이 있기 전날, 피고인의 집에 있던 주차장애물을 집어들고 집 안으로 넣으려 하다가 대문에 부딪쳐 생긴 상처이다."라고 하고 있으나, 피고인과 그 전날 잠을 함께 자면서 성관계를 가진 공소외 1은 "피고인의 몸에서 상처를 본 적이 없다."고 하고 있다(검사는 이 상처가 범행 당일 생겼고, 범행 당시 창문을 넘어 방 안으로 들어가다가 생긴 상처로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고인 공소외 1, 피해자의 진술, 경찰 검증조서, 수사기록 첨부 사진들, 의사 박승호의 소견서) (바) 피해자와의 합의사실 한편 피고인측은 피고인이 경찰에 구속된 후 약 1주일이 지나 검찰에 위 사건이 송치될 무렵인 1996. 9. 19.경 이 사건 피해변상조로 위 피해자에게 금 500만 원을 지급하고 위 피해자와 합의하였다( 공소외 2, 피해자의 각 진술). 다. 피고인이 범인이라고 단정하기에 의문시되는 점들 그런데 이 사건을 둘러싼 여러 정황들에 관하여 살펴보면, 위와 같은 간접사실로 피고인이 범인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는 다음과 같은 의문점이 있다. 즉, (1) 제3자에 의한 범행 가능성 피고인이 검찰과 이 법정에서 한 진술, 위 피해자가 범행 직후 경찰에서 한 1회 진술 및 검찰에서 한 진술, 위 피해자, 공소외 1이 이 법정에서 한 각 진술에 의하면, 위 피해자가 이 범행 장소인 위 공소외 1의 집에 같이 살기 시작한 1996. 5.경부터 어떤 사람이 밤늦게 귀가하는 위 피해자를 미행하던 때가 몇 차례 있었는데, 그 중 한번은 위 집이 있는 건물 3층 옥탑까지 올라왔고, 한번은 위 피해자를 뒤따라 오다가 사라진 후 약 1시간 후 다시 위 집 건물 옥탑까지 올라와 부엌 창문 앞에 어슬렁거린 적이 있었으며, 또 같은 해 7. 말경에는 위 집에 도둑이 들어와 위 피해자와 공소외 1의 지갑과 돈을 훔쳐간 일도 있었다. 그런데 피해자는 경찰에서 한 제1회 진술에서 이 사건 범행이 위 미행하던 자의 소행이라 생각한다고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며, 이 법정에서 위 미행자가 피고인은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경찰에서 일단 자백한 바 있더라도 다시 이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사건 범행이 그 자에 의한 소행일 수 있다는 의심이 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므로, 수사기관으로서는 이에 관한 수사부터 진행되는 것이 순서라고 보이는데, 수사기록을 보면 수사기관이 이 점에 관하여 수사를 한 흔적이 전혀 없다. (2) 범행 유류물에 관한 의문 (가) 범행 현장에 있던 스카프(증 제3호)와 좌변기 덮개(증 제2호)는 피고인도 자신의 집에 있던 것이라 인정하고 있고, 그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범행이 있기 사흘 전인 1996. 9. 8. 두 곳의 비디오대여점(○○비디오, △△비디오)에서 빌린 비디오테이프를 다음날인 같은 달 9. 각 대여점에 반환하면서 그것들을 서로 가리기 위하여 위 스카프를 가방(증 제13호) 속에 넣어서 위 비디오대여점에 가져가 그 테이프를 반환한 후 그 길로 위 공소외 1의 집에 가 위 스카프를 방 화장대 옆 구석에 놓아 두었고, 좌변기 덮개도 같은 날 위 집에 가면서 방 화장실 변기에 쓰기 위하여 위 스카프와 함께 가져와 서랍장 서랍에 두었는데, 위 물건들을 가져올 당시 공소외 1은 퇴근 전이어서 집에 없었고 피해자만이 있었는데, 피고인이 서랍과 방 구석에 위 물건들을 놓을 당시에는 피해자도 부엌에 나가 있어 그것들을 두는 것을 보지 못하였고, 그 후에도 위 서랍을 공소외 1과 피해자가 잘 열어보지 아니하여 그 물건들을 보지 못하였을 뿐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위 공소외 1,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면, 위 공소외 1, 피해자가 이 사건 발생시까지 위 물건들을 보지 못한 사실이 인정되나, 한편 수사보고(수사기록 제322장)에 기재된 비디오테이프 대여 및 반환내역의 기재에 의하면 위 9. 9.에 피고인 변소와 같이 피고인이 위 2곳의 비디오가게에 들러 비디오테이프를 반환한 사실은 인정되는바, 그와 같은 피고인의 변소가 인정됨에 비추어 위 피고인의 주장이 허위라고만 단정할 수 없어, 위 스카프, 좌변기 덮개가 과연 피고인이 가져와 범행에 사용한 범행도구이었는지 의심이 간다. (나) 범행 현장에서 발견되어 압수된 넥타이(증 제1호)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이 넥타이에 대하여 아는 바 없다고 진술하고 있고, 한편 피고인의 아버지 공소외 2는 경찰 수사 당시 이것이 자신의 집에서 나온 것이라고 진술하여 결국 피고인이 범인으로 지목되게 되었다는 점에서, 위 넥타이가 피고인의 집에서 나왔는지 여부는 피고인이 범인인지 아닌지를 밝힐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할 것인데, 위 넥타이가 피고인의 집에서 나왔다는 점을 증명하는 증거는, 공소외 2가 경찰에서 "이 사건 범행에 쓰인 넥타이(증 제1호)는 자신이 전에 쓰던 것이고 현재는 자신의 차량덮개를 묶기 위하여 다른 넥타이 5 6개와 묶어 사용하는 것이다."라고 한 진술뿐이다. 그러나 공소외 2는 법정과 검찰에서는 "위 넥타이가 과연 경찰에서 진술한 대로 자신이 사용하던 넥타이인지 잘 모르겠고, 자신은 이전에 쓰던 낡은 넥타이들을 여러 개 묶어서 자동차 덮개를 묶는데 사용하는데, 경찰에서 진술할 때에는 좌변기 커버가 자신의 집에서 나온 것이라, 위 넥타이도 자신의 집에 있던 위 넥타이 묶음(증 제7호)에서 나온 것으로 단정하여 그와 같이 말한 것이다."라고 진술하고 있으며, 한편 위 넥타이는 상표가 없는 것인데, 위 공소외 2는 이 법정에서 자신은 상표 없는 넥타이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동인의 위와 같은 법정·검찰에서의 진술과 위 넥타이의 현상 등에 비추어, 공소외 2의 경찰 진술만에 의하여 위 넥타이가 피고인의 집에서 나왔다고 확신을 가지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여지지 아니한다. (3) 압수물에 대한 의문 (가) 경찰은 범행 현장에 있던 유류물(넥타이, 스카프, 좌변기 덮개)이 피고인의 집에서 나온 것을 알아내고, 피고인을 범인으로 단정하여 피고인을 추궁하고 이에 피고인이 자백을 하자, 피고인을 집으로 데리고가 피고인의 방에서 범행 때 착용하였다고 하는 스웨터(증 제10호), 바지(증 제11호), 모자(증 제12호)를 압수하였고, 범행 당시 가져간 동전으로 100원 짜리 동전 39개(증 제9호)를 압수하였다. 이 물건들은 결국 피고인의 경찰 자백에 따라 압수된 물건들인데, 이로써 피고인이 범인임을 뒷받침할 증거로 삼을 수 있는지 강한 의심이 간다. 즉, 위 피해자는 경찰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 당시 범인이 입었던 바지는 강간 범행을 당할 때의 느낌에 비추어 면바지인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피고인의 자백 후 실제로 압수된 바지는 화학제품의 운동복 바지로서 문지르면 사각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으로서, 피부에 닿는 느낌이 면바지와 다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피고인이 범행 당시 입었다고 자백하여 압수된 스웨터는 그 색깔이 밝은색 계통(아이보리색)인데, 피해자가 경찰에서 한 제1회 진술에는 고동색 긴 팔 스웨터라고 하고 있고 검찰에서는 어두운 색상이었다고 밝히고 있어 그 색깔이 전혀 다르다. (나) 그리고 위 피해자는 경찰 이래 "범인이 흰색 운동화를 신었다."고 진술하였는 데, 피고인의 경찰 자백에 따라 경찰관들이 범행 당시 피고인이 사용하였다는 물건들을 피고인이 가리키는 대로 압수하였으나, 흰색 운동화는 피고인의 집에 없어 압수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피고인과 위 공소외 1이 한 법정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검은색 계통의 운동화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인정된다. [범인이 착용한 위 스웨터, 바지 및 운동화 등에 대하여 피해자가 잘못 보거나 느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둘 수 있으나, 위 세 가지(바지의 재질, 스웨터의 색깔, 운동화의 색깔)를 모두 틀리게 말하는 것은 경험칙상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다) 한편, 위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저금통에 500원 짜리 동전을 주로 저금하였고 그 동전을 꺼내어 쓰다가 범행 당시 몇 개를 남겨 두었다."고 진술하고 있는바(다만, 검찰에서는 "저금통에 500원 짜리 동전 2 3개와 100원 짜리 동전들이 있었다."고 진술하여 그 내용이 다소 상위하기는 하다.), 피고인으로부터 압수된 위 동전은 모두 100원 짜리로서 500원 짜리가 하나도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인이라면 동전을 가져간 후 500원 짜리는 모두 사용하고 100원 짜리만을 위 옷가방에 두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데, 한편 100원 짜리 동전들이, 위와 같이 범행 당시 착용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위 바지 등과 함께 피고인의 옷가방에서 나온 점에 비추어, 위 100원 짜리 동전들이 과연 피고인이 범행을 하면서 가져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고, 설사 동전교환에 관련된 피고인의 진술에 의심가는 부분이 없지 않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점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4) 피고인의 범행 후 정황에 관한 선행 진술에 관련된 의문 피고인이 위와 같이 위 피해자나, 공소외 1로부터 들은 적도 없는데 "위 피해자의 음부를 물로 씻어 주었다."고 경찰에서 스스로 진술한 점에 관하여 보면, 위 피해자는 경찰, 검찰 진술에서, "범행 직후 경찰에서 피고인이 없는 자리에서 이 사건 범행에 관한 진술을 한 후, 피고인과 같이 있는 자리에서 다시 진술하였는데, 자신과 같이 있는 자리에서 피고인이 조사를 받으면서, 당시 범인이 바가지로 물을 떠서 자신의 음부를 씻어준 사실에 대하여 자신이 진술하지도 않았고 경찰관도 이에 관하여 묻지도 않았는데, 피고인은 어떻게 알고선 바가지에 물을 떠서 저( 피해자)의 음부를 씻어주었다는 말을 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여, 검사는 이와 같은 피고인의 진술로 볼 때, 피고인이 범인임을 능히 알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피고인이 검찰, 법정에서 한 진술 및 증인 공소외 6이 이 법정에서 한 진술, 위 피해자가 경찰에서 한 제1회 진술, 검찰에서 한 제2회 진술, 공소외 1이 경찰에서 한 제2회 진술 및 검찰에서 한 제2회 진술( 피해자의 2회 검찰 진술 때 같이 한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는 범행 직후 범인이 누구인지 단정지어지기 전에 범인이 바가지에 물을 떠서 위 피해자의 음부를 씻어주었다는 사실을 밝혔고(경찰 제1회 진술조서가 작성될 때와 범행 직후 범행 현장에서 경찰관에게 진술하였다.), 피고인이 범행 직후 현장부재 사실을 진술하였는데, 위 피해자가 범인의 체격이 피고인과 비슷하다고 진술하고, 유류품 등의 출처로 인하여 피고인이 범인으로 의심받으면서 범행을 추궁당하기 시작하여 피고인이 자백하였고, 한편 위 피해자가 범행을 당할 때 범인이 바가지로 물을 떠서 자신의 음부를 씻어준 사실에 대한 위 피해자의 경찰 진술이 있을 때, 피고인은 위 피해자와 약 3 4m 떨어져 진술한 사실을 엿볼 수 있는바, 그렇다면, 피고인이 범행을 추궁당하는 과정에서 위와 같은 범인의 행동을 경찰관이나 피해자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는 상태에서 그와 같은 내용을 진술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에 관하여 피고인은 경찰관으로부터 "그 곳을 왜 씻어 주었느냐. 너 변태냐"라는 말을 먼저 듣고, "잘 모르겠다."고 진술하였는데, 그 신문조서에는 그 구체적 행동이 피고인이 자백한 것처럼 기재되었다고 변소하고 있다). (5) 피고인의 몸에 있던 상처에 관한 의문 검사는 피고인이 위 방 창문을 통하여 침입하는 과정에서 위와 같은 상처가 생겼다고 보고 있으나, 수사기록에 있는 범행 현장의 주변 사진들(수사기록 제112장, 제113장, 제116장, 제217장 등)의 각 영상에 의하면, 위 방 창문(부엌 창문은 위 피해자, 공소외 1의 법정 진술로 볼 때 안으로 잠그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의 높이가 성인 남자의 허리 정도의 높이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바, 과연 이 창문을 넘다가 그러한 상처가 생길 수 있는지 의문이다. (6) 피고인 가족이 한 합의 또한, 피고인의 부모가 1996. 9. 19.경 피해자와 이 사건에 관한 합의를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보면, 공소외 2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나, 부모된 입장에서 일단 피해자와 합의를 하여 두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합의를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라도 부모의 입장에서 그와 같이 합의를 시도함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피해자와의 합의를 들어 피고인의 유죄를 뒷받침할 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라. 소결론 이 사건에 관한 의문점들이 위와 같다면 위 나.항 기재와 같이 ① 이 사건이 면식범에 의하여 저질러졌다고 추단할 수 있는 정황사실이 인정되고 이 사건에 관한 유력한 면식인은 피고인이라는 점, ② 범인의 다리에 있는 털에서 보이는 신체적 특징이 피고인의 그 특징과 비슷한 점, ③ 피고인의 상처가 생겼다는 피고인 주장의 일시, 장소가 위 공소외 1의 진술에 어긋나는 점, ④ 범행 유류물 중 일부가 피고인의 집에 있던 것이라는 점, ⑤ 피고인의 지갑이 떨어진 경위가 불명확한 점(피고인이 범행 당일 아침 지갑을 떨어뜨리고 위 집을 나왔는데, 공소외 1의 진술에 의하면, 당시 피고인이 입고 있던 바지는 꼭 맞는 바지로서 지갑이 잘 빠지지 않는다고 하는 점에서 일부러 지갑을 흘리고 위 공소외 1이 나간 다음 피해자가 혼자 있을 때 다시 찾아가려 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 기타 피고인에게 불리한 여러 정황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가질 수도 있으나, 위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① 제3자에 의한 범행 가능성, ② 피고인이 경찰에서 한 자백을 근거로 압수된 피고인의 옷들이나 동전이 범행 당시 입었던 것이나 또는 이 사건 강도 범행으로 취득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③ 피고인의 자백이 있음에도 운동화는 압수하지 못한 점, ④ 피고인의 몸에 있는 상처가 범행 장소에 들어가다가 생긴 것이라 보기 어려운 점, ⑤ 피고인의 현장부재 주장이 허위라고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점(뒤에서 살펴본다) 등 피고인이 위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장애가 되는 여러 의문점을 볼 때 피고인의 이 사건의 범인이라고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신을 가지기에는 부족하다고 보인다. 마. 검사 제출의 그 밖의 증거들에 관한 판단 (1) 피고인의 현장부재 주장에 관한 증거들 (가) 피고인은 공소장 기재 범행 시각 당시 현장에 있지 아니하고 월드전자오락실(10:30경 11:30경), 특실만화방(11:30경부터 약 10분 내지 15분간)을 차례로 다녀갔다는 이른바 현장부재(알리바이)주장을 하고 있고, 검사는 피고인이 다녀갔다고 하는 만화방 주인의 처 공소외 7의 경찰, 검찰 진술과 전자오락실 주인 공소외 8의 검찰 진술 등을 들어 피고인의 위 주장이 허위라고 하고 있다. (나) 우선 피고인은, 위 만화방에서 '적사풍' 제5, 6권을 공소외 7로부터 건네받아 긴 의자에서 만화를 본 후 의자 팔걸이에 두고 나왔다고 하였고(검찰 제2회, 제3회 진술), 한편 피고인은 위 공소외 1의 집을 나올 당시 검정색 반팔티셔츠, 적색 반바지(무릎까지 덮는 것), 샌들을 신고 있었다는 것인데(피고인 및 공소외 1의 진술), 위 공소외 7은 "오전에 만화방에 와서 적사풍 제5, 6권을 본 사람은 붉은색 반팔 티셔츠, 검정색 계통 양복바지를 입고 마른 체격의 사람으로서, 그 사람이 3인용 의자의 끝부분에 앉아 책을 보고 의자의 중간부분에 책을 두고 나갔으며, 피고인은 그 사람이 아님이 명백하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인은 만화방에서 "적사풍 신간이 나왔느냐."고 물어 보았더니 "방금 나왔으니 찾아보라."는 주인 아주머니의 말에 따라 위 만화를 찾아서 읽었다는 것이고(검찰 제3회 진술), 한편 위 공소외 7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적사풍 제5, 6권이 그 날 신간으로 처음 배달된 것이라 하여 이 점에 관한 피고인의 진술에 부합하고 있으며, 또한 피고인이 오후 1시경에 범행 장소인 위 피해자의 집에 도착하여 피해자를 찾았으나 동인이 이 사건으로 조사받으러 간 사실을 알고 다시 경찰서에 찾아간 후 그 이후 경찰서에서 공소외 1과 같이 있었다는 사실이 인정(피고인 및 공소외 1의 법정 진술)됨에 비추어 피고인은 그 날 적어도 오후 1시경 이전에 위 만화를 본 것만은 사실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위 만화를 본 사람이 오전 중에는 공소외 7이 말하는 그 사람 외에 아무도 없다고 하더라도, 위 사람 외에 다른 사람이 오후 1시경 이전에 만화를 보았고, 그 사람이 피고인이었는데, 위 공소외 7이 이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가고, 이에 덧붙여 위 공소외 7은 "그 만화책을 본 사람이 오전에 1명, 오후에 2 3명 정도이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위와 같이 그날 오후에 위 만화책을 본 사람이 여러 명이라면 위 공소외 7이 진술한 대로 오전에 피고인이 만화책을 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오전이 지난 직후 만화를 보았을 가능성도 있는바, 이 경우에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본다면 피고인이 범행(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면 범행이 끝난 시각은 12시가 다 된 시각이라 하고 있다.) 직후 만화방에 가서 만화책을 보았다고 볼 수밖에 없는데, 그 가능성은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결국 공소외 7의 진술만으로 위와 같은 피고인의 현장부재 주장이 허위라고 선뜻 인정하기 어렵다. (다) 한편, 피고인이 다녀갔다고 하는 전자오락실의 주인인 공소외 8이 검찰에서 한 진술에 의하면, 그날 11시가 훨씬 지난 시각에 피고인이 당시 입었다고 하는 옷·신발과 비슷한 차림(반바지와 샌들)을 한 사람이 전자오락을 하러 와서 12시 이전까지 약 30분 정도 오락을 하였다는 것이고, 그 사람이 한 오락이 마작패 뒤집기(일명 상하이 드래곤)라는 것도 피고인의 주장과 같아 피고인의 현장부재 주장에 설득력을 갖게 하고 있다. 덧붙여, 위 공소외 8이 말하는 목격 시각이 아닌 때에 피고인이 전자오락을 하였다 가정하더라도, 오후 1시경 이후에는 전자오락을 할 수가 없고(경찰서에 공소외 1과 같이 있었다), 오후 1시 이전이라면, 범행 직후 전자오락실로 찾아가 전자오락을 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는데, 이 역시 경험칙상 생각하기 어렵다고 보여진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전자오락실에 갔다는 현장부재 주장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범행 당일 '적사풍' 5, 6권을 보았다는 점과 전자오락을 한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실일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지는데,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면, 범행을 저지른 후 경찰서에 가기 전 약 1시간 사이에 전자오락실에서 약 30분 동안 전자오락을 하고 만화방에서 약 10분 내지 15분 동안 만화책을 본 다음(그 순서는 반대일 수 있다) 범행 현장에 갔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약 1시간 동안 이 두 가지를 모두 한다는 것은, 앞서 본 전자오락실과 만화방의 체류 시간 및 그 이동시간을 볼 때 경험칙상 더욱 상정하기 어렵다.] (라) 요컨대 피고인의 현장부재 주장이 허위라는 검사의 입증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현장부재 증명은 단순히 소극적 사실의 증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위자가 행위시에 그 장소에 있었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검사에게 그 증명책임이 있다고 본다. 덧붙여, 당원은 피고인이 범행 당일 아침 지갑을 찾으러 간다고 목욕탕에서 공소외 1에게 전화를 하였다는 피고인 주장의 허위 여부를 알기 위하여 피고인이 갔다고 하는 목욕탕의 공중전화와 위 공소외 1의 집 전화에 대하여 그 발신자추적에 관한 사실조회를 직권으로 채택하는 것까지 고려하였으나, 시내 간 통화에 대하여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한국통신의 구두연락을 듣고 이를 채택하지 아니한바 있다). (2) 기타 피고인의 변소를 탄핵하는 증거들 그 외에 피고인과 같이 수감되어 있던 공소외 4가 경찰에서 "이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던 날 아침에 피고인이 자신에게 '자백하고 나가야겠어요'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라고 한 진술도 피고인이 이 사건의 피의자로 구속되어 있던 피고인의 당시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이로써 피고인이 범인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삼을 수는 없다. 바. 과학수사의 미진 다른 한편으로, 이 사건에서, 당초 피고인이 범인으로 의심받았으나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였고, 피고인이 그 후 위 유류물 등으로 인하여 범행을 시인하였다가, 다시 검찰에 이르러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데, 수사기관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칼 등의 물건들에 대한 지문을 채취하거나, 피해자의 몸에서 정액을 채취하여 이를 감정하여 보는 등의 과학적인 물증을 확보하려 한 흔적이 없고, 위 피해자가 당초 자신을 뒤따라오던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였음에도 그 미행자를 찾아내려는 수사를 한 흔적도 찾아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덧붙여, 피고인이 경찰에서 한 자백의 내용도 넥타이, 스카프, 좌변기 덮개가 피해자의 신체 어느 부위를 묶는데 사용되었는지, 범행(성행위)의 순서와 방법 등에 관하여 위 피해자의 진술과 일치되지 아니한 진술을 하고 있고, 자백할 당시에도 자신의 몸에 있던 상처는 전날 차량 주차시에 생긴 것이라고 진술한 바 있어, 결국 피해자의 진술에 따른 범행 방법 및 순서, 검사가 주장하는 상처 발생 경위와는 상이한 내용이어서, 그 물증 확보의 필요성은 피고인의 자백 당시에도 이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4. 결 론 가. 유죄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할 것인데,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사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나.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범인이라고 의심할 수 있는 여러 정황 사실들이 있기는 하나, 한편으로 그러한 정황 사실만으로 피고인이 범인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여러 의문점들이 있어, 결국 위 공소사실이 진정한 것이라고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피고인을 범인이라고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없다. 다. 결국, 위 공소사실은 결국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판사 송흥섭(재판장) 최은배 이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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