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력자살결의등
88노3543
판시사항
위력자살결의죄에 있어서 위력의 정도
판결요지
위력자살결의죄는 자살의 의사가 없는 사람으로 하여금 위력을 이용하여 자살하도록 결의하게 함으로써 성립되는 것이고 그 법정형이 살인죄에 준하도록 규정되어 있음에 비추어 살인에 버금갈 정도의 죄책을 질 경우이어야 하므로 자신의 처와 정을 통한 피해자를 수일간에 걸쳐 폭행·협박하고 심하게 책임추궁을 하여 피해자가 죄책감에 괴로워 하던 끝에 자살을 결의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위력자살결의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형법 제253조, 제250조
판례 전문
【피 고 인】 피고인【항 소 인】 피고인【원심판결】 제1심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88고합612 판결)【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0,000원에 처한다.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할 때에는 금 1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위력자살결의의 점은 무죄.【이 유】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은 이 사건 피해자로 하여금 자살을 결의케 한 것이 아니며 피해자 스스로 죄책감을 못이겨 자살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점에 관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함으로써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고 함에 있다. 살피건대, 이건 공소사실 중 위력자살결의죄는 자살의 의사가 없는 사람으로 하여금 위력을 이용하여 자살하도록 결의케 함으로써 성립되는 것인데 피고인은 시종 범의를 부인하므로 이 점에 관한 원심거시의 증거들을 따져 보건대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등은 피해자 공소외 4가 자살한 것으로 알 뿐이라고 진술하고 있고 다만 공소외 5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자결하라면서 공기총을 건네주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한편 공소외 6은 피해자가 피고인이 그들의 관계를 알기전부터 피고인이 그 사실을 알면 자신은 죽겠다고 하였고 가끔 죽고 싶다고 전화한 일이 있다고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은 피고자에게 어떻게 대하면 좋겠느냐고 물었더니 피해자가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고 대답하더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에다가 피고인과 피해자가 전남 나주읍에서 같이 자란 친구사이로서 서울에 일찌기 올라와 같은 일에 종사하면서 동고동락한 사이였던 사실이 인정되는 점을 종합하면, 피해자는 절친한 친구인 피고인의 처와 고의적으로 강압에 의해 통정하고 나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다가 피고인에게 발각되어 심한 책임추궁을 받게 되자 죄책감에 괴로워 하던 끝에 스스로 자살을 결의하였던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인의 추궁이 그 자살결의에 이르게 된 커다란 동기가 되었다고는 할 수 있을 지언정 이것만으로 피고인의 행위가 살인에 버금갈 정도의(위력자살결의의 법정형은 살인죄에 준한다고 규정되어 있음에 비추어)죄책을 질 정도라고는 보여지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위 공소외 5의 진술만으로는 이건 공소사실을 증명할 만한 증거로 삼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 점에 대한 증거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위력자살결의의 공소사실은 그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위 죄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하겠으므로 유죄로 인정되는 다른 죄와 아울러 경합범으로 1개의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은 모두 유지될 수 없게 되었기에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이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본원이 인정하는 사실 및 그에 대한 증거관계는 위 무죄부분을 제외하고는 원심판시와 같으므로 같은 법 제369조에 의해 이를 인용한다. 법률에 비추건대, 피고인의 판시 각 행위 중 판시 폭행의 점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 제1항, 형법 제260조 제1항에, 판시 각 협박의 점은 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 제1항, 형법 제283조 제1항에 각 해당하는 바, 소정형 중 벌금형을 선택하여 벌금등임시조치법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증액한 다음 이상은 같은 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이므로, 같은 법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에 의하여 형이 가장 무거운 판시폭행으로 인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을 한 금액범위내에서 피고인을 벌금 1,000,000원에 처하고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에 의하여 금 1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하기로 한다.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처 사이의 간통사실이 명백해지자 격분한 나머지 위 범죄사실기재와 같은 수일간의 폭행·협박으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피해자로 하여금 자살을 결의케 할 생각으로, 1988.1.6. 24:00경 피고인의 처인 위 공소외 6과 함께 피해자의 주거지에 찾아가 피해자의 약혼녀인 공소외 5가 있는 자리에서 비로소 피해자가 약혼한 것을 알고 더욱 격분하여 피해자에게 네가 내 마누라를 강간하여 놓고 어떻게 결혼할 수 있느냐고 하면서, 주먹으로 동인의 전신을 수회 때리고, 미리 가지고 간 공기총(증 제1호)으로 형광등을 1회 쏘고 동인에게 자결을 하라며 공기총을 동인의 무릎위에 던져 피해자로 하여금 위와 같은 정신적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결정하게 하여 다음날 시간미상경 피해자의 위 공장에서 공업용 청산염을 빈 마이신캡슐에 준비하게 하고 같은 달 8. 12:00경 피해자를 위 피고인의 주거지 지하공장으로 다시 불러 약 3시간에 걸쳐 피해자와 같이 2홉들이 소주 2병, 고량주 1병을 나누어 마시면서 피고인과 동고동락했던 과거를 회상시켜 피고인의 처를 간통한데 대하여 강한 정신적, 도덕적 고통을 준 다음 피해자에게 다시 간통사실에 대하여 자술서를 작성하라고 수차 반복하여 강요하는 등으로 위력을 행사하여 술에 취해 이성적인 판단 능력이 미약한 피해자로 하여금 순간적으로 자살할 것을 결의케 하여 피해자가 미리 준비하여간 위 캡슐 2개 중 1개를 먹고 같은 날 15:45경 청산염 중독으로 인한 위점막부식 및 출혈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살피건대, 피고인과 공소외 6의 각 진술과 의사 공소외 7 작성의 감정서, 의사 공소외 8 작성의 시체검안서의 각 기재등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위와 같은 경위로 자살한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으나 피고인이 위력으로 자살을 결의케 하였느냐 하는 점에 관하여는 앞서 파기이유에서 살핀 바와 같이 증명이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 위와 같은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판사 이일영(재판장) 서태영 윤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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