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불승인처분취소
2013구단51919
판례 전문
【연관판결】서울고등법원,2017누39268,2심【주문】1. 피고가 2012. 4. 12.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청구취지】주문과 같다.【이유】1. 처분의 경위가. 원고는 1997. 6. 10. ○○○○ 주식회사 ○○공장에 입사하여 2000. 6. 20. 휴직 할 때까지 LCD 모듈과 A, B라인에서 OLB/TAB SOLDER 공정 오퍼레이터 업무를 수행하던 중, 2000. 3. 경 온 몸에 힘이 빠져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가 되었고, 퇴직 후인 2001. 6. 14. ○○○○병원에서 다발성경화증 진단을 받았으며, 그 후 2010. 10. 20. ○○○○병원에서 "다발성경화증, 시속신경수염(데빅병){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은 후, 2011. 7. 1.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다.나. 피고는 2012. 4. 12. 원고에게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이 사건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정에 따라 요양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다. 원고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2013. 1. 17. 원고의 재심사청구를 기각하는 재결을 하였다.[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3, 갑 제2, 3, 20호증, 을 제1, 2, 3호 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가. 원고의 주장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 중 유기용제 및 유해물질 노출, 야간근무 및 교대 근무, 자외선 노출 부족, 상시적인 과로와 직무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악화되었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임에도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나. 인정사실1) 원고의 업무기간, 업무형태 등가) 원고는 1997. 6. 10. ○○○○ 주식회사 ○○○○에 입사하여 1997. 7. 4. LCD 모듈과에 배치되어 8개 라인 중 A, B 라인에서 OLB(Outer Lead Bonder) 공정과 TAB SOLDER 공정의 오퍼레이터로 근무하였는데, 근무 초기 수개월간은 OLB 공정에서, 그 후부터 2000. 6. 20. 다발성경화증 증상으로 휴직할 때까지는 TAB SOLDER 공정에서 주로 업무를 수행하다가 병세 악화로 2000. 12. 20. 퇴직하였다.나) 원고는 입사 후부터 1999. 중반까지는 3조 3교대 근무를 하다가 그 후부터는 4조 3교대로 근무하는 등 교대근무를 수행하였는데, 명절 등에는 2조 2교대 근무를 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4일을 근무하고 이들 휴무를 받았고, 통상적으로 기본근무 8시간을 일하고 일주일에 2-3번 4시간 정도의 연장근무를 하였으며, 근무시간 중 식사시간 45분을 제외하고는 별도로 정해진 휴식시간은 없었다.2) 원고 담당 공정의 내용 및 원고의 작업형태, 작업환경 등가) 원고가 근무한 LCD 모듈 공정은 선행 공정에서 제작된 LCD 패널, 구동회로, 백라이트 등을 하나의 LCD 모듈로 조립하는 공정으로 TAB(Tape Automated Bonding) 부착(OLB 공정)-PCB(인쇄회로기판) 부착{TAB SOLDER 공정}-백라이트 조립-섀시 조립으로 구성된다.나) OLB 공정은 ACF(이방성 전도 필름)을 이용하여 LCD 패널 가장자리에 TAB을 열과 압력을 가하여 부착하는 공정으로 오퍼레이터가 ACF를 보충한 설비 기계에 LCD 패널을 로딩하면 자동으로 ACF에 열과 압력이 가해져 LCD 패널 가장자리에 12개 가량의 TAB이 부착된다. 원고는 LCD 패널을 로딩하기 전에 LCD 패널에 묻은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하여 작업장 내에 비치된 용기에 담겨진 IPA(이소프로필알코올)를 천에 묻혀 TAB이 붙을 LCD 패널 가장자리를 닦아 낸 후(하루에 200-300개 정도의 LCD 패널에 대하여 제거작업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설비 기계에 한번에 LCD 패널 20-25개를 로딩하였다. TAB 부착이 완료된 LCD 패널은 설비 기계에서 언로딩하게 되는데, 원고는 작업 당시 뜨거운 열기와 필름 가열로 인한 특유의 냄새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자동화 설비를 이용한 부착이 실패하는 경우에는 원고는 직접 면봉에 아세톤을 묻혀 ACP를 제거하고 다시 설비 기계에 LCD 패널을 로딩하였고, 또 설비 기계 내에 이물질이 생기는 경우에도 직접 아세톤으로 이물질을 제거하였다.다) TAB SOLDER 공정은 OLB 공정을 마친 LCD 패널의 TAB과 PCB를 납땜작업으로 연결하는 공정으로 LCD 패널이 설비 기계에 로딩되면 자동으로 와이어 솔더 (땜납), 플럭스(Flux)에 열과 압력이 가해져 TAB과 PCB가 부착되고 오퍼레이터는 납땜 작업이 완료된 LCD 패널을 설비 기계에서 언로딩하게 된다. 그런데 자동화 설비를 이용한 납땜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불량품을 따로 마련된 rework 팀으로 보내는 경우도 있었지만 원고를 비롯한 오퍼레이터가 연장근무를 하면서 직접 PCB 기판 위에 놓인 와이어 솔더에 플럭스펜을 이용하여 플럭스와 열을 가하여 납땜 작업을 하였는데, LCD 패널 1개당 작업시간은 5분 정도 소요되었고, 수동 납땜을 하는 작업대에는 국소배기장치가 있었으나 노후화로 인한 고장이 잦아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라) 원고가 근무할 당시 LCD 모듈과에는 근무직원이 대략 350명이었고 8개의 OLB/TAB SOLDER 설비 기계가 있었으며 OLB/TAB SOLDER 공정의 근무인력은 20-30명 정도였는데, 설비 기계 1개당 한명의 오퍼레이터가 배치되었다. 원고는 작업 당시 종이마스크를 착용하고 면장갑 등을 끼고 창문이 없는 밀폐된 작업공간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가 근무한 A, B 라인은 설비 기계 등이 특히 노후화되어 생산 불량품이 많이 발생하는 바람에 OLB 공정 중 아세톤을 이용한 ACF 제거 작업, TAB SOLDER 공정 중 수동 납땜작업의 빈도가 다른 작업라인에 비하여 높았다.3) 원고 담당 공정의 취급 물질 및 그 유해성가) 원고가 수행한 OLB 공정에서는 IPA, 아세톤, ACF(상표명 AC-7206U) 등이 사용되었다. IPA와 아세톤은 노출 시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유기용제이다. AC-7206U는 Epoxy compound B(29%), Bisphenol A-Epoxy Compound(7%) 등을 구성 성분으로 하고 있다. 영업비밀을 이유로 한 비공개 조치로 당시 사용된 Epoxy compound B의 성분은 알 수 없으나, 사업주의 반도체 제조 사업장의 몰드공정에서 사용되는 에폭시 수지, 페놀수지를 구성성분으로 하는 EMC(Epoxy Molding compound) 는 공정온도인 180도에서 10분 가열한 결과 신경 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페놀, 아세톤, 에틸 벤젠, 크실렌 등의 휘발성유기화합물이 검출되었다. Bisphenol A-Epoxy compound(물질명 : 에피클로로하이드린-비스페놀 A 수지)는 급성독성, 생식독성, 특정표적장기 독성, 발암성 등의 독성이 있는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다.나) 원고가 수행한 TAB SOLDER 공정에서는 와이어 솔더와 플럭스(제품명 Flux A90) 등이 사용되었다. 사업주의 자료 미제출로 와이어 솔더의 제품명이나 구성성분은 알 수 없으나, 기본적으로 납은 중추신경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독성을 가진 위험물질로 납을 가열하면 500-600도 사이에서 흄이 다량으로 발생하고, 호흡기 등을 통하여 인체에 흡수되는 경우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거나 신경계에 증상을 발현시킬 수 있다. 수동 납땜작업을 하는 경우에도 흄(포름알데히드, 하이드로젠시안, 톨루엔 등)이 발생하게 된다. Flux A90은 로진(5-10%), IPA(85-95%)를 구성성분으로 하여 납의 산화물을 제거하고 재산화를 방지하는 보호기능을 가진 융제로 가열되는 경우 증기가 발생하게 된다.4)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및 원고의 건강상태 등가) 원고는 TAB SOLDER 공정 업무를 수행하던 중 2000. 3.경부터 목 부위가 뻐근하고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등 마비 및 감각 저하 증상을 겪고 ○○○○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증상이 심해지자 2001. 6. 14.부터 2001. 6. 20.까지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는데, 입원치료 당시 다발성경화증 진단을 받았다.나) 그 후 원고는 수회 증상의 호전 및 재발을 반복하다가 2010. 4. 21.부터 ○○○○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시작하여 2010. 10. 20. 이 사건 상병 진단을 받았다.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흡연이나 음주 습관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원고의 가족 중에 이 사건 상병과 관련된 병증을 보인 사람은 확인되지 않는다.[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3, 갑 제2, 4, 5, 9 내지 16, 19, 20호증, 갑 제22호증의 1, 2, 3, 갑 제24호증의 1, 2, 갑 제25호증, 을 제1, 2, 4, 6 내지 9호증, 을 제10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 이 법원의 ○○○○○○○ 주식회사, 한국 ○○○○○○○○○ 주식회사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다. 판단위 나.항의 인정사실에다가 위 다항의 각 증거, 갑 제6호증의 1, 2, 갑 제7호증, 갑 제17호증의 1, 갑 제21호증의 1, 3, 갑 제23호증, 갑 제27호증의 1, 2, 갑 제28호증의 1 내지 5, 갑 제30호증의 1, 2, 갑 제31호증의 1 내지 5, 갑 제32호증의 1, 2, 갑 제33호증의 1, 2, 갑 제35호증의 1, 2, 갑 제37호증의 1, 2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대학교 ○○○○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및 의학적 소견, 즉 ① 원고의 병증의 발현, 증상의 경과 등으로 볼 때 원고는 2000. 3.경 다발성경화증이 발병하였다고 볼 수 있는데, 위 발병 시기는 원고가 OLB/TAB SOLDER 공정에서 업무를 수행하던 시점인 점, ② 다발성경화증은 뇌, 척수, 그리고 시신경을 포함하는 중추신경계 신경세포의 수초와 축삭 손상을 유발하는 자가면역질환인데, 그 발병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시속신경수염(데빅병)은 다발성경화증 환자들 중 시신경에 침범을 보이는 환자에서 나타나는 상병인 점, ③다발성경화증이 희귀질환인 관계로 질환의 원인 규명에 대한 역학연구의 수행에 어려움이 있으나, 아세톤 등의 유기용제 노출, 20세 이전에 시작된 교대근무, 자외선 노출 부족으로 인한 비타민 D 합성 저해 등이 다발성경화증의 발병악화에 대한 직업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환자-대조군 연구, 코호트 연구, 메타 분석 연구 등을 통해 의학적으로 어느 정도 인정된 견해라고 평가되는 점, ④ 원고가 근무한 작업장의 폐쇄, 담당 공정의 작업방법 변경 등으로 이 사건 작업장에서의 유해물질 노출 여부나 그 노출량에 대하여 그대로 재현해 낼 수 없는 상황이지만(이는 사업주 측이 작업환경측정을 하지 아니하거나 그와 관련된 자료를 보관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소송에서 자료 제출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아니한 탓도 크다), 원고의 담당공정의 내용, 업무형태 등으로 볼 때, 원고는 작업 중 위와 같은 유기용제나 신경조직의 파괴 또는 독성 효과를 나타내는 유해물질에 직접 노출되거나 또는 가열로 인하여 발생하는 증기 등의 형태로 노출되었을 것으로 추단되고, 게다가 원고가 사업주로부터 취급 물질의 종류나 그 위험성 및 취급 시 유의사항 등에 대하여 제대로 된 고지나 안전관리 교육도 받지 못하고 그에 따라 유기용제나 유해물질에 대한 보호장갑, 방진마스크 등 제대로 된 보호장구도 착용하지 아니한 채 작업수행을 하였고, 원고의 작업공간이 밀폐된 구조로 조성되었으며 국소배기장치 등 환기시설의 작동도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사정까지 보태어 보면, 원고가 약 2년 11개월간 고농도의 유기용제나 유해물질에 반복적으로 빈번하게 노출되었을 개연성이 높아 보이는 점, ⑤ 원고가 만 17세의 어린 나이에 입사하여 밀폐된 작업공간에서 교대근무, 야간근무 및 연장근무를 지속함으로써 상당 기간 자외선 노출 부족으로 인하여 면역체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비타민 D의 합성이 감소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⑥ 한국인의 다발성경화증 유병률(2000년부터 2005년까지)은 인구 10만 명당 3.5-3.6명이고, 연령별로 15~19세 유병률이 2.14명, 20대 유병률이 3.36명, 30대 유병률이 5.46명, 40대 유병률이 5.59명으로 평균 발병 연령은 38.3세인데, 원고의 발병 시기가 한국인의 평균 발병 연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른 시점이라는 사실과 ○○○○ LCD 사업장 및 반도체 사업장에서 오퍼레이터 업무를 수행한 자 중 다발성경화증이 발병한 사람이 원고를 포함하여 4명에 이르는바 그 발병률은 한국인 평균 유병률을 월등히 상회하는 사실 등으로 볼 때, 위에서 본 다양한 업무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원고의 다발성경화증 발병·악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다분한 점, ⑦ 원고에게 이 사건 상병의 발병·악화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없으나, 원고가 종사한 작업 라인의 시설이 노후화되어 다른 작업 라인에 비하여 불량률이 보다 높았으므로, 그로 인한 업무량 및 업무시간 등 업무부담의 증가가 원고의 면역체계의 약화를 가져왔다고 볼 여지는 있는 점, ⑧ 원고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바로 이 사건 사업장에 입사하여 OLB/TAB SOLDER 공정 업무를 수행하다가 이 사건 상병이 발병되었는바,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수행한 위 업무 외에는 이 사건 상병의 발병을 불러올 만한 가족력 등의 유전적 요인이나 다른 환경적 요인이 확인되지 않는 점, ⑨ 이 사건 진료기록 감정의(직업환경의학과)도 원고가 작업과정에서 고농도의 유기용제에 노출되고 자외선 노출이 적었을 가능성이 있고 그와 같은 업무 요인이 다발성경화증 발병·악화에 기여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학적 소견을 피력하였고, ○○대학교 보건대학원 산업의학전문의도 원고의 다발성경화증 발병악화와 위와 같은 원고의 업무 환경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취지의 의학적 소견을 제시한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유기용제, 유해물질 노출, 교대근무, 야간근무 및 연장근무와 그로 인한 자외선 노출 부족 등 원고의 업무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거나 기존 질병이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다.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3. 결론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판사 판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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