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2016구합54145
판례 전문
【연관판결】서울고등법원,2017누88062,2심【주문】1. 피고가 2014. 11. 26. 원고에게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청구취지】주문과 같다.【이유】1. 처분의 경위 가. 망 소외1(1976. 7. 11.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2001. 3. 5. ○○○○○○○○사무소(이하 '이 사건 법률사무소라 한다)에 입사하여 해외 특허, 상표의 출원 및 등 록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나. 망인은 2013. 10. 28. 17:00경 퇴근하고 집에 돌아온 친구에 의하여 망인의 방에서 포장용 노끈을 이용하여 목을 매어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다. 망인의 아버지인 원고는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에 따른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14. 11. 26. '망인에게 업무상 실수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업무로 인하여 우울증이 발생하였는지 확실하지 않으며, 자살 직전에 정신병적 상태에 있었는지 임상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업무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원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15. 5. 4. 이를 기각하였다. 원고는 다시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15. 11. 1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재결을 하였다.[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가. 원고의 주장 망인은 2006년경 담당하던 고객 회사의 상표권을 갱신하지 못한 일로 이 사건 법률사무소가 고객 회사로부터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통지를 받게 되어 심리적 부담을 가지고 있었는데, 2013. 10. 21. 다시 다른 고객 회사의 상표권 갱신을 놓친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로 인한 부담과 압박감에 위 고객 회사가 이 사건 법률사무소를 방문하기로 한 당일인 2013. 10. 28. 자살하게 된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나. 인정 사실 1) 망인이 근무하던 이 사건 법률사무소는 대표자인 소외2와 근로자 2명이 근무하는 사업장이고, 망인은 상표의 해외 출원 및 등록 업무를 전담하였다. 2) 망인은 2006년경 고객 회사의 상표에 대한 등록갱신기간을 지나치는 과실을 범하였다. 그로 인해 이 사건 법률사무소가 위 회사에 상표의 지연 출원으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을 지기로 약정하고 상표권 취득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였고 망인이 그 업무를 담당하였으나, 그 절차가 지연되어 이 사건 법률사무소는 2012. 1. 12.경 위 회사로부터 독촉과 함께 상표권을 취득하지 못할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통지를 받기도 하였다. 3) 위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 사건 법률사무소의 대표 소외2는 망인에게 업무를 자세히 보고하도록 지시하고 망인의 업무 처리를 수시로 점검하였고,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1) 사이에서 망인이 손해배상을 분담하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였다. 망인은 위 사건이 발생하자 자주 한숨을 내쉬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괴로워하였고, 그 후 업무상 지적을 받으면 과하게 위축되거나 이유 없이 반감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며칠 동안 일상적인 대화를 하지 않고 우울해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실수를 저지르는 빈도가 증가하였고, 소외2나 동료 직원들이 자신을 믿지 못한다는 등의 말을 종종 하였다. 4) 망인은 2013. 10. 21. 또 다른 고객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고서, 위 회사가 중국에 등록한 상표에 대한 등록갱신 및 신규 상표 출원을 2012년에 의뢰받고도 실제 신청이 되지 아니하여 위 회사가 기존에 등록한 상표가 소멸하고 타인의 명의로 상표가 출원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위 회사가 망인에게 2013. 10. 24. 법률사무소를 방문하겠다고 하자, 망인은 소외2가 지방 출타 중이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자신이 월요일인 2013. 10. 28. 위 회사의 사무실로 가겠다고 하였으나, 위 회사는 2013. 10. 28. 10:00까지 법률사무소를 방문하겠다고 통보하였다. 그럼에도 망인은 소외2나 동료 직원 누구에게도 이러한 사실을 보고하지 아니하였다. 5) 망인은 2013. 10. 21.경부터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전과 다르게 화장도 하지 않고 같은 옷만 입고 출근하기도 하였다. 또한 망인은 업무지시를 이해하지 못하여 몇 번이나 되묻거나 간단한 업무도 처리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였고, 작성하던 서류를 저장하지 않은 채 컴퓨터를 종료하는 등의 실수를 하였으며, 말도 없이 자리를 비우거나 책상에 엎드려 있는 경우, 멍하니 자리에 앉아있는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다. 망인은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종종 하면서도 무슨 문제가 있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하였다. 6) 망인과 함께 거주하던 망인의 친구는, 망인이 사망 며칠 전부터 밤에 흐느끼고 있거나 자다가 일이나 우두커니 앉아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다시 눕는 경우를 발견하였고, 사망 전일인 2013. 10. 27. 망인이 자신의 방에서 늦은 밤까지 컴퓨터를 하였는데 불러도 대답이 없어 방으로 가보니 망인이 초점 없이 컴퓨터를 보고 있었고 옆에서 몸을 흔들면서 부르자 그때서야 대답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7) 망인은 2013. 10. 28. 07:40경 평소와 다름없이 친구에게 다녀온다면서 집을 나섰으나, 사무실에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 법률사무소는 2013. 10. 28. 오전 고객 회사의 방문을 받고서야 상표의 등록갱신 및 출원과 관련한 문제를 인지하고 무단결근한 망인에게 10:40경부터 여러 차례 전화를 하거나 연락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보냈으나, 망인은 메시지를 수신하고도 답을 하지 아니하였고 전화를 받지도 아니하였다. 8) 망인은 평소 말수가 적고 감정표현에 소극적이며, 어려운 일이 있어도 내색을 하지 아니하고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었다. 망인은 동거하는 친구에게 자신이 실수를 하여 이 사건 법률사무소에 피해를 주었다면서 업무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하였으나, 그 밖에 다른 어려움을 호소한 사실은 없다. 9) 망인이 작성한 유서의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그동안 가족들 앞에서는 정상적인 척, 잘난 척 하며 지내왔지만, 사실은 회사에서 저지른 잘못들과 그 잘못들이 곪아가면서 발생한 더 큰 문제들이 드러날까 전전긍긍하면서 모두를 기만해 왔습니다. 한심한 제 모습이 저 스스로 너무 부끄럽습니다. 이렇게 부끄러운 자식이 되어서 너무너무 죄송해요.내 자신이 괴롭다고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알고 있습니다. 용서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엄마아빠는 용서해 주세요. 10) 망인은 사망 전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실은 없다. 망인의 사망 전 상태에 관하여 기록감정촉탁을 받은 ○○○○○병원의 정신과 전문의 소외3는, 망인의 친구와 직장동료의 진술 등을 근거로 2006년도의 업무상 실수 후 망인의 심리 상태는 흥미상실, 집중력 저하, 불안, 자신감(자존감) 저하로 추정되고, 일반적으로 이러한 심리상태에서는 주변 상황과 자신, 미래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 비관적으로 변하며, 업무능력과 대인관계 등의 측면에서 기능 수준의 저하를 초래하여 평소에 비해 업무수행능력이 저하되고 이로 인하여 더욱 자신감이 저하되며 이는 부정적인 기분(우울감, 절망감, 자존 감의 손상 등)을 악화시켜 더욱 수행능력을 저하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고, 일반적으로 행위 선택에서 합리적인 선택이 어려울 수 있다. 2006년도의 업무상 실수가 밝혀진 이후 우울증 상태가 지속되었음이 의심되고, 사망 전 불면, 주의력 장애, 정신운동 지연, 기분의 반응성 결여 등 우울증에서 나타나는 증상들이 나타났고 그 정도가 심했다고 추정된다. 따라서 망인은 사망 전 중증의 우울증 상태였을 가능성이 크고, 이는 누적된 업무 관련 스트레스와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라고 판단하였다.[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8 내지 11, 14 내지 17호증 제5호증의 각 기재, 증인 소외4의 증언, 이 법원의 이 사건 법률사무소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및 ○○○○○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재해'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하지만,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며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극심한 업무상의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정신적인 고통으로 우울증세가 악화되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하여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는 경우라면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수있고, 비록 그 과정에서 망인의 내성적인 성격 등 개인적인 취약성이 자살을 결의하게 된 데에 영향을 미쳤다거나 자살 직전에 환각, 망상, 와해된 언행 등의 정신병적 증상에 이르지 않았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3두23461 판결, 대법원 2017. 5. 31. 선고 2016두5884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를 토대로 앞서 인정된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은 업무로 인하여 우울증이 발병 악화되었고 자살 직전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을 하였다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재판장 판사 재판장 판사1판사 판사1판사 판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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