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불승인처분취소
2017구단81895
판례 전문
【연관판결】서울고등법원,2020누59033,2심【주문】1.피고가 2017. 7. 11.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 불승인 처분을 취소한다.2.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청구취지】주문과 같다.【이유】1. 처분의 경위가. 원고(상세 생략)는 2006. 11. 28. ○○○○○○○○ 주식회사 ○○○사업장(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반도체 조립공정의 품질관리부서에서 근무를 하다가 2008. 2. 29. 퇴직하였다.나. 원고는 2015. 3. 18.경 골수검사결과 '재생불량성 빈혈'(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한다) 진단을 받고, 2015. 6. 19. 골수 이식술을 시행 받은 후 면역 억제 및 항암치료를 받았다. 원고는 2015. 10. 29.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근무로 인한 업무상 질병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다. 이에 피고는 2017. 7. 11. 원고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1년 3개월간 근무하여 노출 기간이 짧고, 2015년 이 사건 상병이 진단될 때까지 7년이 경과하여이 사건 상병의 발병기전을 감안하였을 때 발병근거를 과거 반도체 공정에서 근무하였을 당시로 특정할만한 뚜렷한 의학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 원고가 수행한 업무의 바로전 단계 업무의 가공공정에서 사용한 화학물질, 창문이나 환기구가 미흡했던 작업환경으로 인하여 유해인자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나, 역학조사를 통하여 반도체 조립공정의 유해물질, 과거 작업환경 측정자료를 평가한 결과 벤젠 등 유해물질에 노출된정도, 노출 수준이 미미하다. 원고는 1년 3개월 동안 조립공정의 외관검사업무를 수행하여 그 노출 정도는 더욱 낮았을 것으로 판단된다”라는 이유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질병에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원고의 요양급여 신청을 불승인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라. 원고는 2017. 8. 18.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는 2017. 11. 16. 재심사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가. 원고 주장의 요지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 입사 당시 건강하였고 이 사건 상병과 관련된 가족력도없었다.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사한 이후 이 사건 상병의 발병과 관련될 수 있는 직무에 종사하였다는 이력도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품질관리부서의 근로자(오퍼레이터)로 근무하면서 벤젠, 방사선, 각종 유해가스 등의 유해물질에 노출되었고, 주·야간 교대근무와 높은 노동강도로 만성적으로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가 누적된 상태에서 면역력이 저하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됨에도이와 다른 전제 에서 내린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나. 인정 사실1) 이 사건 사업장의 공정가) 반도체는 실리콘 웨이퍼(실리콘 원기둥을 얇게 절단한 후 한쪽 면을 거울같이 연마하여 만든 원판) 가공공정과 반도체 조립공정을 거쳐 생산되는데, 원고가 근무하였던 이 사건 사업장은 반도체 조립공정을 담당하고 있다.나) 조립공정은 아래 표와 같은 세부공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 연마(Back Lap) : 가공 과정에서의 파손을 막기 위해 두껍게 제작된 웨이퍼의 뒷면을 얇게 갈아냄 ? 절단(Sawing) : 웨이퍼를 낱개의 반도체 칩(chip)으로 자름 ? 칩 접착(Die Attach) : 칩을 지지대(Lead Frame) 위에 붙임 ? 금선 연결(Wire Bond) : 칩의 연결단자와 지지대를 금선으로 연결 ? 성형(Mold) : 연결한 금선을 보호하기 위해 에폭시수지, 페놀수지, 실리카 등으로 구성된에폭시몰딩컴파운드(EMC)로 칩을 감싸줌 ? 인쇄(Marking) : 칩 표면에 제품번호 등을 잉크나 레이저로 새겨 넣음 ? 도금(Plating) : 지지대의 부식을 막고 전도성을 좋게 하기 위해 납, 주석 등으로 도금 ? 절단/절곡(Trim/Form) : 지지대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고 적절한 모양으로 구부림 ? 솔더볼 부착(Solder Ball Attach) : 회로기판에 플럭스(Flux : 폴리에틸렌글리콜 등이 함유되어 있음)를 바르고 솔더볼(반도체 칩과 회로기판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를 전달해 주는금속으로 주석이 주성분임)을 붙임 ? 검사(Monitoring Burn-in Test, 약칭 MBT) : 생산된 반도체 칩이 고온, 전압 등 일정한스트레스에 견디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를 검사하여 불량품을 선별 ? 포장(Tape and Reel) 및 출하다) 이 사건 사업장에서는 위와 같은 반도체 조립공정을 Front(연마, 절단, 칩접착, 금선 연결), Package(성형, 인쇄, 도금, 절단/절곡, 솔더볼 부착), Test(전기특성및 기능 시험, 포장)로 대분류한 다음, 이 사건 사업장의 2층에서는 Front 공정이, 1층에서는 Package 공정이 이루어지고 있었다.2) 원고의 업무 내용, 업무환경 및 업무시간 등가) 원고는 2006. 11.경부터 2008. 2.경까지 약 1년 3개월 동안 이 사건 사업장의 2층에 위치한 Front 공정의 품질관리부서(품질관리2팀) 소속 근로자로 근무하였다.원고의 구체적인 작업 내용은, ① Front 공정마다 생산되는 제품을 일부 샘플링해서현미경으로 확인하고, ② 제품을 장착해서 칩이 제대로 붙었는지, 결합상태가 적절한지에 대한 테스트를 하며, ③ 공정 작업조건을 기기 모니터상으로 확인하는 작업이다. 원고는 주로 이 사건 사업장 2층에 위치한 별도로 배치된 Front 공정의 품질관리분석실에서 근무하였으나, 제품의 샘플링이나 공정의 작업조건을 확인하기 위해 공정이 이루어지는 작업현장을 순회하기도 하였다. 원고가 공정의 작업현장을 순회하는 시간은 전체 근로시간 8시간 중 약 1.5~2시간 정도였다.나) 원고가 근무한 품질관리부서(품질관리2팀)는 각 팀당 5명씩 총 4팀(20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팀에서는 각자 직무를 정하여(1명은 연마 및 절단 검사, 1명은칩 접착 검사, 2명은 금선 연결 검사, 1명은 bpt, bst 검사) 근무하였으며, 일주일 간격으로 직무를 교체하면서 순환 근무를 하였다.다)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 입사한 이후 약 1년 1개월의 기간에는 교대근무를, 이후 2개월은 통상근무의 형태로 근무하였다. 교대근무는 6일 근무, 2일 휴무인 4조 3교대 근무로서 A조는 06:00부터 14:00까지, B조는 14:00부터 22:00까지, C조는22:00부터 06:00까지 근무하였고, 각 조마다 순환하여 근무를 하였다. 통상근무는 주 5일 근무로 08:30부터 17:30까지 근무하였다.라) 원고는 클린룸 내부에서 착용하는 작업복(제진 및 입자 관리 목적의 모자가 달린 아래와 위가 붙은 작업복, 신발, 일회용마스크)을 착용 하였고, 손가락은 제품 검사를 위해 특정 손가락에 끼우는 고무핑거를 착용하였으나, 각종 화학물질 노출에 대한 보호구는 착용하지 않았다.마) 원고의 근무 위치는 Front 공정의 환기설비 내에 있다. 각 층별로 별도로 환기설비가 갖추어져 있고, Front 공정인 2층의 환기설비는 3,000CLASS 수준으로 입자에 대한 관리는 이루어지고 있으나, 일부 공정에서 기판 닦기 용 혹은 세척용 제재로투입되는 아세톤이나 이소프로필알코올(IPA)을 비롯하여 칩 접착 공정 등에서기기설비 점검이나 개방 혹은 설비의 누출 시 노출 가능한 휘발성 물질을 위한 공정 내 정화장치는 없다. 생산설비 내에서 노출 물질은 정상운행상태에서는 기기와 연결된 별도의배기설비에 의해 밖으로 배출된다.3) 원고의 경력과 건강상태가) 원고는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6. 11.경 이 사건 사업장에 입사하였고, 입사하기 전 다른 일을 한 사실은 없다.나)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사한 이후에는 커피숍, 핸드폰 판매매장에서 근무한 이력밖에 없고, 이 사건 사업장 외에 이 사건 상병의 발병과 관련된 유해물질에 노출될 수 있는 업무를 수행하였던 직무 이력은 없다.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바이러스감염, 전신성 홍반성 낭창, 호산구성 근막염 등의 면역성 질환과 이에 대한 치료, 암진단,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 등의 질병력이 없다. 원고에게 당뇨, 고혈압, 결핵, 간염등의 기초 질환이나 조혈기계 질환의 가족력도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는 흡연은 하지 않았고, 음주는 월 1회 정도 하였다.라) 원고는 2014. 8.경부터 간헐적인 복통 증상이 시작되었고, 이후 증상이 악화되어 방문한 병원에서 시행한 혈액검사에서 전혈구 감소증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에 원고에 대하여 2015. 3.경 시행한 골수검사에서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다.4)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한 작업환경측정결과가) Front 공정에서 사용 또는 발생할 수 있는 화학물질, 방사선원고가 작업 수행을 할 때 직접적으로 사용한 화학물질은 없다. 다만 원고는공정이 이루어지는 작업현장을 순회하는 과정에서 Front 공정에서 사용 또는 발생하는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었고, 이 사건 사업자의 외기도입을 최소화하는 공기 재순환 환기 구조를 고려할 때 별도로 배치된 품질관리분석실에서 근무할 때에도 공정에서사용 또는 발생하는 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었다.Front 공정에서는 아세톤, 이소프로필알코올(IPA) 등의 휘발성 화학물질이 기판 세척제로 사용되었고, 칩 접착 공정에서 사용되는 접착제에는 다양한 화학물질이함유되어 있어 공정 과정에서 휘발성 화학물질 등 다양한 화학물질이 사용 또는 발생될 수 있었다.이 사건 사업장의 2층을 포함한 Front 공정에서는 극저주파 전자기장이 발생하는 기기가 대부분이다. 원고가 근무한 이 사건 사업장 2층에는 전리방사선 노출원은 없었으나, 이 사건 사업장 1층에는 전리방사선을 발생하는 장치는 있었다. 원고는 업무상한 달에 1회 정도 이 사건 사업장 1층에 내려간 외에는 이 사건 2층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다.나)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한 2006년경부터 2008년경까지 작업환경측정결과 원고가 근무한 품질관리부서에 대한 직접적인 작업환경측정 자료는 없으나,원고가 근무한 품질관리분석실과 같은 환기 시스템 내에 있는 칩 접착 공정에서는 아세톤이 최대 51.72ppm으로 노출 기준치의 10.3% 수준으로 측정되었다.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2012년 반도체사업장 작업환경 및 유해요인 연구반도체사업장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지속되자,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으로 하여금 반도체사업장 근로자의 건강장해 예방을 위해 공정별로 화학물질이나 방사선 등의 유해요인 노출특성 등을 연구하도록 하였다. 이에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이 사건 사업장을 포함한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 3개사의 웨이퍼 가공공정과 이 사건 사업장을 포함한 2개사의 반도체 조립공정을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여 2012. 3.경 그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그중 반도체 조립공정에 대한 연구결과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화학물질 분야 ○ 반도체 조립공정의 유해물질 노출농도 ? 아세톤, 벤젠, 톨루엔 등 10여 종의 유기용제가 정량 가능한 농도 이상 검출되었다. 그러나 1개 사업장의 칩 접착 공정에서 아세톤이 최고 0.5ppm 검출된 것을 제외하면 노출 기준이 설정된 물질 중 0.1ppm 이상 검출된 물질은 없었고 모두 노출 기준의1/100 이하의 낮은 농도 수준이었다. ? 벤젠의 경우 사업장별 공기 중 벤젠 농도는 3개사 조립공정에서 모두 노출 기준(1ppm)의 1/100 이하 수준이었으나 그 최고 농도는 0.00050~0.00990ppm으로 조립공정 옥외에서 측정한 외부 공기의 농도(0.00031~0.00037ppm)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 ? 포름알데히드의 경우 공기 중 농도는 최고 0.015ppm으로 노출 기준(0.5ppm)의 3/100이하 수준으로 낮았으나, 외부 공기의 농도(0.002~0.005ppm) 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 포름알데히드 농도가 가장 높았던 공정 및 작업은 성형공정의 금형세정작업이었다. ? 에탄올아민의 경우 대부분 검출 한계 이하였고, 2개사 조립공정의 성형공정에서 각 1건씩 검출되었고, 공기 중 농도는 최대 0.014ppm으로 노출 기준의 1/100 미만이었다.산화규소 결정체, 중금속(삼산화안티몬, 주석, 구리 등)은 모두 검출되지 않거나 노출기준의 1/100 또는 1/1,000 미만 수준으로 검출되었다. ○ 반도체 조립공정의 환기 실태 ? 각 사업장에서는 대분류(Front, Package, Test) 공정 기준으로 전체 환기를 실시하고 있어 대분류 공정 내의 단위 공정 사이에는 공기의 혼합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따라서 특정작업을 통해 발생하는 유해물질은 대분류 공정 내의 다른 공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 Front 공정의 칩 접착 장비, 금선 연결 장비와 Test 공정에서 사용하는 장비를 제외하면 유해물질이 발생될 수 있는 거의 모든 장비에 국소환기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다. ? 조립공정에서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 화학물질이 검출되었으나 그 농도가 낮은 이유는대부분의 장비가 밀폐형 구조이고 국소환기장치를 갖추고 있어 화학물질의 공기 중 농도 수준이 낮았다고 판단된다. ■ 방사선 분야 ○ 전리방사선 ? 웨이퍼 가공라인의 이온주입공정과 반도체 조립공정의 검사공정을 대상으로 근로자 개인노출선량과 가속이온주입기 및 X-ray 발생장치 주변의 방사선량률을 측정하였다. ? 개인노출선량은 전체 사업장 평균 0.01mSv으로 전체가 자연방사선량 수준이었다. ? 반도체 조립공정의 검사공정에서 사용하는 방사선 발생장치들의 방사선 노출선량은 전부 자연방사선 수준이었다. ○ 비전리방사선 중 극저주파 전자기장 ? 웨이퍼 가공라인 및 반도체 조립공정의 여러 세부공정에서 사용하는 각종 생산설비 및고용량의 전기설비 등에서 발생하는 비전리방사선 중 극저주파 자기장의 노출평가에 초점을 두어 측정하였다. 비전리방사선 중에는 여러 종류의 전자기파 방사선이 있지만,이중 극저주파 자기장을 선택한 것은 비록 논란이 많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여러 역학연구에서 백혈병과의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하기 때문이다. ? 사업장별 극저주파 자기장에 대한 개인노출량을 측정한 결과, 8시간 가중평균농도로Front 공정은 0.22±0.80μT이었다. 직군별 최고 노출량은 공정엔지니어 123.2μT, 장비엔지니어 109.4μT, 오퍼레이터 15.3μT이었고, 직군별 8시간 가중평균농도(TWA)는 공정엔지니어 0.66μT, 장비엔지니어 0.38μT, 오퍼레이터 0.35μT이었다. 최고노출량은 미국 산업위생사협회(ACGIH)의 노출기준(1,000μT) 및 국제비전리방사선방호위원회(ICNIRP)의 노출기준(417μT)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지만, 사무실 작업자(최고노출량 3.35μT)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 라) ○○○○○○○○ 산업보건검증위원회의 2015년 연구보고서○○○○○○○○ 주식회사는 사회적으로 문제된 반도체 직업병과 관련하여이 사건 사업장 등에 대한 정밀한 실태조사와 안전관리를 위해 자체적으로 ○○○○○○○○ 산업보건검증위원회를 구성하여 이 사건 사업장을 비롯한 소속 사업장에 대하여 작업환경 중 유해인자 관리실태 평가 및 개선방안, 작업환경의 건강 영향에 대한역학조사 등을 주제로 연구보고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연구결과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이 사건 사업장은 2010. 2.경부터 유해물질에 대한 사전 유해성 심사를 통해 화학물질관리를 시행해 왔다. 그러나 2015년 연구보고서 제출 당시까지 공정별로 사용하고 있는 화학물질의 양과 성분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거나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지 못하다. 이 사건사업장에서 2015년 보고서 제출 당시까지 영업비밀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화학물질 수는428종 중 187종(43.7%)에 이른다. 영업비밀 물질은 성분과 함량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그자체가 위험요소로 적정한 관리체계가 필요하고, 41개 제품의 영업비밀 물질을 분석한 결과 독성이 강한 성분들이 6개 검출되었다. ○ 2012년경부터 2014년까지 연 2회 이 사건 사업장에서 자체 측정한 작업환경측정결과에 의하면, 총 휘발성 유기화합물 농도 분포에서 칩 접착 공정의 A/P 공정에서 평균 13.5ppm, 최대 82ppm 검출되었는데 이는 오염 부위 제거를 위한 아세톤 사용으로 인한것으로 판단된다. 벤젠은 0~0.34ppb(노출 기준:1,000ppb), 톨루엔은 1.98~163.73ppb(노출 기준:50,000ppb), 이소프로필알콜은 0~1,720.26ppb(노출 기준:200,000ppb), 포름알데히드는 0~17.64ppb(노출 기준:500ppb)로 검출되었고, 그 외 에틸벤젠과 크실렌과 같은 다양한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노출 기준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주요 발암성 유기화합물에 대한 발생 및 노출 수준은 노출 기준 미만으로 검출되었다. ○ 조립공정의 전자파 개인노출량을 조사한 결과 8시간 평균 노출수준은 운전자(평균:0.73μT)가 정비자(평균:0.43μT)보다 높았고, 세부공정별로는 테스트 운전자(평균:1.5μT, 최대:21.9μT)가 다른 공정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노출되고 있었다. 조립공정 근로자의 전자파노출 수준은 장기적인 노출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건강 영향을 우려하는 역학연구에서 제시하는 노출 수준(0.2μT, 0.4μT 등)에 비해 높은 편이고, 전자파는 성인 백혈병의 발현에일부 기여하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 이 사건 사업장의 생산직 근로자들은 사무직에 비해 피부 증상, 안구 증상, 신경계 증상 호소율이 높았고, 정신건강도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생산직 근로자에서 대사증후군 항목인 비만, 고혈압, 고혈당이 기준치를 넘는 사람의 비율이 사무직보다 높았고,건강보험공단의 자료상 전체 직장 가입자와 비교할 때 이 사건 사업장의 여성 근로자에게서 피부염과 방광염의 수진율이 각 30%와 19%로 높게 나타났고, 생산직 여성 근로자로 한정할 경우 전체 직장 가입자에 비해 자연유산율이 30%가량 높게 나타났다. ○ 이 사건 사업장 근로자의 암 발생률은 전체 직장 가입자와 비교하여 모든 암에 대해서는 암 발생률은 낮았으나, 갑상선암과 여성 뇌종양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백혈병 발생률도 전체 직장 가입자에 비해 높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5) 이 사건 상병과 유해물질의 특성가) 재생불량성 빈혈① 재생불량성 빈혈이란 골수 손상으로 조혈 기능에 장애가 생겨 골수 내 다른세포에 의한 침윤이나 섬유화가 없이 말초혈액의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이 모두 감소하는 범혈구감소증을 일으키며 골수의 세포 충실도가 30% 미만으로 저하되는 질병으로(정상인 경우 30~70%) 경우에 따라서는 세 종류 혈구 중 일부만 감소하기도 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매년 100만 명에 1~2명 정도의 발생빈도로 보고되고 있으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권에서는 서구에 비하여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발생은 서구에 비해 2~3배 높고, 15세 미만의 소아에서는 100만 명당 4.5명의 빈도로 발생한다. 호발 연령은 젊은 층(15~30세)과 60세 이상이며, 남녀 간의 차이는 없다.② 재생불량성 빈혈은 주로 후천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데 전체의 80%에 해당하고, 그 원인으로는 첫째로 바이러스 감염과 같은 감염성 질환에 의한 것을 들 수있다. 또한 면역매개성으로 면역 결핍자에서 수혈과 관련한 이식 장기 거부반응, 전신성 홍반성 낭창, 호산구성 근막염 등에서도 동반될 수 있다. 다른 원인으로 약물이 잘알려 있는데 항암제 특히 알킬레이팅 항암제가 백혈병과 재생불량성 빈혈을 유발하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항생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항경련제, 중금속, 설폰아미드, 항히스타민 등 다양한 약물에 의해서도 재생불량성 빈혈이 발생할 수 있는것으로 보고되고 있다.③ 직업적 요인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고농도 전리방사선과 벤젠이다. 고농도 전리방사선 피폭에 의한 재생불량성 빈혈은 초기에 발생하는 반면 백혈병이나 골수이형성 증후군은 후기에 발생한다. 벤젠은 백혈병과 공수이형성 증후군뿐만 아니라재생불량성 빈혈도 유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벤젠에 300ppm 이상 노출된 남성 근로자의 3~4%에서 재생불량성 빈혈이 발생하였으며, 100ppm 이상 노출시 50%에서 혈액학적 이상을 보였다는 보고가 있으며, 과거 벤젠 노출 수준이 매우 높았던 때와 비교하여 벤젠 노출 수준이 10~20ppm으로 낮아지자 1/100의 발생률이 1/1000로줄었다는 보고도 있다. 벤젠 외에 염색약, 글리콜에테르 등의 다양한 화학물질과 재생불량성 빈혈과의 연관성에 대한 보고가 있었으나 제한된 대상에 대한 연구들로 그 연관성을 인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농약과의 관련성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며 최근유기인제, DDT, 카바메이트, lindane 등의 농약이 유의한 연관성을 보인다는 보고가있다.④ 국내의 전자제품 제조업체가 1994년경 2-브로모프로판을 도입해 공정에사용한 지 1년 만에 2-브로모프로판에 노출된 여성 근로자 23명에게서 집단적으로 생리불순, 불임, 재생불량성 빈혈이 집단발병한 사례가 있다. 당시까지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2-브로모프로판과 재생불량성 빈혈 사이의 관련성 등 2-브로모프로판의 독성에대한 보고가 전혀 없던 상태였다.⑤ 재생불량성 빈혈의 발생에는 면역반응이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재생불량성 빈혈 환자의 혈액이나 골수세포들이 정상 조혈 세포들을 억제한다는 점이실험을 통해 확인되었으며,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에게 면역 억제제를사용하면 질환이호전되는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이다.나) 화학물질 및 주·야간 교대근무의 위험성①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발암물질을 아래와 같이5단계로 분류하여 지정하고 있다. 국제암연구소는 벤젠, 포름알데히드, 에틸렌옥사이드를 1급 발암물질로, 납을 2A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Group 1인체발암물질 (충분한 인간대상 연구자료와 충분한 동물실험결과가 있는 경우)Group 2A인체발암추정물질 (제한적 인간대상 연구자료와 충분한 동물실험결과가 있는 경우)Group 2B인체발암가능물질 (제한적 인간대상 연구자료와 불충분한 동물실험결과가 있는 경우)Group 3인체발암성미분류물질 (불충분한 인간대상 연구자료와 불충분한 동물실험결과가 있는 경우)Group 4인체비발암성추정물질 (인간에서 발암가능성이 없으며 동물실험결과도 부족한 경우)② 다핵방향족탄화수소에는 100종 이상이 존재하나, 일반적으로 단일물질이아니라 혼합물로 존재하며, 전체적 발암성에 대한 개별물질의 기여도를 평가하는 것이어렵다. benzo(a)pyrene 외 50종에 대해서 독성이 밝혀졌으며, 미국환경청(US EPA)은그중 16종을 발암물질로 지정하였다. 특히 benzo(a)pyrene, benz(a)anthracene,dibenz[a,h]anthracene, chrysene 등은 유전독성과 발암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③ 국제암연구소는 2010년경 신체의 밤낮 주기(circadian rhythm)를 붕괴시키는 주·야간 교대근무를 2A급 발암물질로 분류하였다. 교모세포종의 발현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종양 억제유전자인 P53가 신체의 밤낮 주기에 의해 조절된다는 실험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다) 극저주파 전자기장① 전자기장은 흔히 전자파란 용어로 많이 불리는데, 전기장과 자기장이 90°의 각도를 유지하며 공간으로 퍼져나가는 에너지 흐름이다. 방사선은 여러 종류의 전자기장으로 구성되며, 광자 에너지의 크기에 따라 전리방사선과 비전리방사선으로 분류된다. 전리방사선은 광자 에너지가 커서 세포 내의 원자나 분자를 이온화시킬 수 있는 방사선으로서 X선이나 감마선, 자외선 일부가 해당되며, 원자나 분자를 변형시켜유전자를 손상시킬 수 있다. 비전리방사선은 광자 에너지가 작아 원자나 분자를 이온화시킬 수 없는 방사선으로서 극저주파(ELF), 초저주파(VLF), RF, 마이크로파, 적외선,가시광선 등이 해당된다. 모든 비전리방사선은 전자기파의 일반적인 특징을 가지므로전달되는 에너지는 주파수에 정비례하고 파장에는 반비례한다. 비전리방사선은 전리방사선에 비해 주파수가 낮아 전달되는 에너지가 작기 때문에 원자핵의 이온화를 일으키지 아니하고 대신 열이 발생하게 된다.② 2010년 발표된 '반도체 산업에서의 안전지침'에 의하면, 0.82㎑ 이상 ~ 65㎑ 미만 주파수 대역에서 자기장 노출 수준을 30.7μT 미만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하고있어, 반도체사업장에서 극저주파 자기장에 상당한 정도로 노출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③ 국제암연구소는 2002년에 극저주파 자기장이 소아의 백혈병에 대해서만연관성이 있다고 볼 만한 제한적인(limited) 근거가 있으나, 그 외의 암에 대해서는 불충분한 근거를 가지는 것으로 평가하여, 극저주파 자기장을 2B급 발암물질로, 정기전장과 정자기장(static electric and magnetic fields), 극저주파 전자기장은 그룹3으로 분류하였다.6) 원고의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의학적 소견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역학조사보고서(2017. 3. 27.)○ 원고는 1년 3개월 동안 품질관리원으로 근무 중 Front 공정 순회시(1~1.5시간)는 극저주파, 벤젠, 포름알데히드, 각종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의 복합적 요인에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극저주파 전자기장과 포름알데히드는 이 사건 상병 발생과의 관련성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고, 벤젠의 경우에는 노출이 되었으나, 측정된 최대 노출량이 0.0099ppm임을 고려하면 이 사건 상병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떨어진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나, 휘발성 유기화합물 노출이 골수 억제를 유발하여 재생불량성 빈혈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부족하고, 가장 많이 노출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아세톤의 경우에도 골수 기능 억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증거가 없다.○ 원고에게 이 사건 상병은 이 사건 사업장 퇴사 후 7년 후에 발생한 것으로, 직업상 노출된 물질에 기인하였을 가능성이 다소 낮을 것으로 판단되고, 재직 중매우 고농도의 화합물이나 전리방사선에 노출되었다는 증거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상병의 업무관련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나) 대한직업환경의학회 진료기록감정서(2018. 10. 11.)○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노출 가능한 화학물질은 벤젠, 포름알데히드를 비롯하여 이소프로틸알콜, 아세톤, 프로필렌글리콜모노메틸에테르, 톨루엔, 크실렌 등 여러종류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있고,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물질은벤젠, 전리방사선 등을 들 수 있다.○ 주야교대근무, 야간근무는 역학적, 과학적 근거로 볼 때 이 사건 발병 및악화와 관련된 요인으로 보기 어렵다.○ 원고는 1년 3개월 동안 품질관리원으로 근무 중 Front 공정 순회시(1~1.5시간/일)는 극저주파, 벤젠, 포름알데히드, 각종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의 복합적 요인에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극저주파 전자기장과 포름알데히드의 경우에는 재생불량성빈혈과의 관련성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 2010년에 측정한 반도체 조립공정의 유해물질평가결과 및 과거 작업환경측정자료를 확인하여 벤젠은 최대 0.0099ppm으로 추정하고, 포름알데히드는 최대 0.015ppm으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본다. 칩 접착 공정에서세척제로 사용했던 아세톤은 노출 기준치의 최고 10.3% 수준으로 검출되었으나 아세톤과 상병과의 업무관련성은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은 퇴사 7년 뒤에 발생하였고, 1년 3개월의 재직 기간에 벤젠 노출 수준이 높지 않았으며 고농도 전리방사선에 노출된 증거도 없어업무관련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된다.다)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의 진료기록감정서(2020. 6. 15.)○ 재생불량성 빈혈의 발병원인은 크게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분류한다. 후천성 재생불량성 빈혈의 원인으로는 방사선, 약물, 화학물질(벤젠), 바이러스, 자가면역/결합조직 질환, 흉선종, 수혈과 관련한 이식편대숙주질환, 임신, 발작야간혈색소뇨증 등이있으나, 대부분 원인을 밝힐 수 없는 특발성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재생불량성 빈혈은 후천 특발성인 경우가 많다.○ 직업적 요인은 업무와 관련하여 노출될 수 있는 요인을 의미하며, 방사선,화학물질(벤젠, 농약 등), 중금속이나 항암제와 같이 업무 중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외부요인이 주된 것이 될 것이다. 직업적 요인에 대해 자세한 연구는 확인할 수 없었으나, 여러 문헌들을 검토하면 5% 내외가 직업요인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측하며, 그들중 대부분은 농업 종사자로 농약, 제초제 등에 노출된 것이 대부분일 것으로 짐작된다.만약 농업에 종사하지 않는 일반적인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직업적 요인에 노출될 가능성은 1% 이하로 낮을 것으로 추측된다.○ 원고에 대한 진료기록과 건강보험 수진자료 등에 의하면, 재생불량성 빈혈을 유발할 만한 의학적 요인은 확인할 수 없다. 전리방사선, 벤젠, 포름알데히드, 아세톤 등의 원인 물질에 노출되어 재생불량성 빈혈이 발생한 경우, 노출된 정도가 높을수록, 그리고 피폭 후 대개는 1년 이내 증상이 발생하여 진단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노출 기간이 짧고 노출량이 적다하더라도 재생불 량성 빈혈의 발생과의 연관성이 있을개연성은 분명히 있으나, 가능성은 작다고생각된다.라) ○○○○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병원 직업환경의학전문의의 업무관련성평가서(갑 제8호증)○ 원고는 2015년경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다.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사한이후부터 2014년경 복통으로 병원을 방문하여 혈액검사를 받고 범혈구감소증을 진단받기 전까지 의료기관을 이용하여 혈액검사를 한 적이 없어 이 사건 상병의 정확한 발생 시기는 알 수 없다. 재생불량성 빈혈은 100만 명당 2~6명 발생하는 매우 희귀한 질환으로 질병의 자연 경과에 대해서도 연구결과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유해인자 노출이후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서 발병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려지지 않아 이사건 상병의 발생 시기를 추정하기는 어렵다.○ 화학물질 중 벤젠은 재생불량성 빈혈을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유해인자이며, 그 노출농도에 비례해서 질병이 발생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벤젠뿐만 아니라 툴루엔과 자일렌과 같은 유기화합물도 동물실험으로부터 이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들 유기화합물이 어떻게 골수의 조혈작용에 손상을 일으키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포름알데히드가 재생불량성 빈혈을 유발하는지에대해서는 역학연구결과가 일관되지는 않으나 일부 연구에서 혈액독성이 관찰되기도 한다. 아세톤은 혈액독성을 가질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알려져 있다.○ 2012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작업환경측정결과로 원고가 근무하였던 시기 작업환경에서 화학물질의 종류와 노출 수준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원고는 반도체 산업의 직업병 문제가 사회적으로 논쟁거리가 되지 않았던 시기에 근무하였고, 당시 반도체 산업의 작업환경이 열악했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화학물질을 8시간평균 노출량으로 측정하는 것도 화학물질을 사용할 때 순간적인 고농도 노출의 가능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위 연구보고서의 내용만으로 원고의 화학물질 노출 수준이 낮았다고 결론지을 수 없다.○ 원고에 대한 의무기록상 재생불량성 빈혈을 유발할 수 있는 개인적인 질환을 앓거나 이 사건 사업장 퇴사 이후 관련된 유해인자에 노출된 적도 없다.○ 재생불량성 빈혈은 유해인자에 수개월간의 짧은 기간에 노출되어도 발생할수 있는 질환이므로 짧은 근무 기간이 업무관련성을 인정하지 않는 근거가 될 수 없다. 본드 흡입자에서 재생불량성 빈혈이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으므로 평균적인 노출수준이 낮더라도반복적인 순간 고농도 노출에 의해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평균적인 노출 수준이 낮다는 점이 업무관련성 불인정의 사유가 될 수 없다.○ 원고에 대한 진료기록상 이 사건 상병의 발병 시기는 2014년경 이전이라고 추정하지만 특정할 수는 없고, 원고의 이 사건 사업장 재직 시 노출된 다양한 화학물질이 골수에 영향을 주고 질병이 서서히 진행되었다면 이 사건 사업장 퇴사 후 7년지난 시점에 발견될 수 있기 때문에 늦게 진단되었다는 사유만으로 업무관련성을 불인정할 수 없다.[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8, 9, 10, 11, 12, 13호증의 각 기재, 을 제3, 4, 5호증의 각 기재 내지는 영상, 이 법원의 대한직업환경의학회장,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장에 대한 각 진료기록감정 촉탁 결과, 변론전체의 취지다. 판단1)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안전보건상의 위험을사업주나 근로자 어느 일방에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公的) 보험을 통해서 산업과사회 전체가 이를 분담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다. 이 제도는 간접적으로 근로자의 열악한 작업환경이 개선되도록 하는 유인으로 작용하고, 궁극적으로 경제?산업 발전 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는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갈등과 비용을 줄여 안정적으로 산업의 발전과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전통적인 산업 분야에서는 산업재해 발생의 원인이 어느 정도 규명되어 있다. 그러나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작업현장에서 생길 수 있는 이른바 '직업병'에 대한경험적?이론적 연구결과가 없거나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다. 첨단산업은 발전속도가 매우 빨라 작업장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이 빈번히 바뀌고 화학물질 그 자체나작업방식이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경우 산업재해의 존부와 발생의원인을 사후적으로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사업장이 개별적인 화학물질의 사용에 관한법령상 기준을 벗어나지 않더라도, 그것만으로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작업현장에서 사용되는 각종 화학물질에서 유해한 부산물이 나오고 근로자가 이러한 화학물질등에 복합적으로 노출되어 원인이 뚜렷하게 규명되지 않은 질병에 걸릴 위험이 있는데, 이러한 위험을 미리 방지할 정도로 법령상 규제 기준이 마련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첨단산업 분야의 경우 수많은 유해 화학물질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기위한 안전대책이나 교육 역시 불충분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사회보장제도로사회적 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대한 보호를 강화함과 동시에 규범적 차원에서 당사자들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갈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는 무과실 책임을 전제로 한 것으로 기업 등 사업자의 과실 유무를 묻지 않고 산업재해에 대해보상을 하되, 사회 전체가 비용을 분담하도록 한다. 산업사회가 원활하게 유지?발전하도록 하는 윤활유와 같은 이러한 기능은 첨단산업 분야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가 있다.첨단산업은 불확실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힐 수도 있는데, 그러한 위험을 대비하는 보험은 근로자의 희생을 보상하면서도 첨단산업의 발전을 장려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이해관계 조정 등의 필요성과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사회적 기능은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지급 여부에 결정적인 요건으로 작용하는 인과관계를판단하는 과정에서 규범적으로 조화롭게 반영되어야 한다.산업 재해보상보험법 제5조제1호가 정하는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질병으로 인정하려면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근로자 측에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법적?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면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산업재해의발생원인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근로자의 취업 당시 건강상태, 질병의 원인, 작업장에 발병원인이 될 만한 물질이 있었는지 여부, 발병원인 물질이 있는 작업장에서 근무한 기간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경험칙과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인 추론을 통하여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이때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는 사회평균인이 아니라 질병이 생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4. 9. 선고 2003두12530 판결, 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8두3821 판결 등 참조). 위에서 보았듯이 첨단산업 분야에서 유해 화학물질로 인한 질병에 대해산업재해보상보험으로 근로자를 보호할 현실적·규범적 이유가 있는 점,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목적과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근로자에게 발병한 질병이 이른바'희귀질환' 또는 첨단산업현장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유형의 질환에 해당하고 그에 관한연구결과가 충분하지 않아 발병원인으로 의심되는 요소들과 근로자의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현재의 의학과 자연과학 수준에서 곤란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인과관계를 쉽사리 부정할 수 없다. 특히, 희귀질환의 평균 유병율이나 연령별 평균 유병율에 비해 특정 산업 종사자 군(群)이나 특정 사업장에서 그 질환의 발병율 또는 일정 연령대의 발병율이 높거나, 사업주의 협조 거부 또는 관련 행정청의 조사 거부나 지연 등으로 그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작업환경상 유해요소들의 종류와 노출 정도를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이는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는 단계에서 근로자에게 유리한 간접사실로 고려할 수 있다. 나아가 작업환경에 여러 유해물질이나 유해요소가 존재하는 경우 개별 유해요인들이 특정 질환의 발병이나 악화에 복합적?누적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5두3867 판결 참조).2) 위 법리를 기초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위 인정 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노출된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의 유해 화학물질, 극저주파, 주·야간 교대근무 등 작업환경상의 유해요소들이 원고의체질 등 다른 요인과 함께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 사건 상병을 발병케 하였거나 적어도 그 발병을 촉진한 원인이 되었다고 추단함이 경험칙에 부합하다. 따라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됨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① 원고가 근무한 부서인 품질관리부서의 업무의 특성상 화학물질을 직접 취급하거나 주로 근무하는 품질관리분석실은 근무 장소가 극저주파 전자기장에 직접적으로노출될 수 있는 장소는 아니었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는 제품의 샘플 수집및 공정의 작업조건 확인을 위해 하루 작업시간 중 1.5~2시간 정도 일정 시간을 반복적으로 공정이 이루어지는 작업현장을 순회하여야 했다. 원고는 이러한 공정순회 과정에서 공정에서 사용되거나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유해 화학물질이나 극저주파 전자기장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가 주로 근무하는 장소인 품질관리분석실에서 유해 화학물질에 전혀 노출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 사건 사업장의 외기도입을 최소화하는 공기 재순환 환기 구조를 고려할 때, 원고가 별도로 배치된 품질관리분석실에서 근무할 때에도 이 사건 사업장의 공정에서 사용 또는 발생하는유해 화학물질이 품질관리분석실에 유입되어 노출될 가능성이 있었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원고의 업무가 제품의 외관 검사라고는 하나 특정 손가락에 고무핑거만 착용한 채 화학물질 노출에 대한 보호구는 착용하지 않았던 사정을 보태어 보면, 원고가이 사건 사업장에 근무하면서 공정에서 사용 또는 발생하는 각종 유해 화학물질이나극저주파 전자기장에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② 원고의 이 사건 사업장 근무 기간이 1년 3개월에 불과하고 조립공정을 직접 담당하는 근로자에 비교하여 유해 화학물질이나 극저주파 전자기장의 그 노출의 정도가낮았을 것으로 보이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주된 근무 장소에서 간접적으로노출되거나, 하루 업무시간 중 일정 시간을 반복적으로 노출되었다는 사정을 고려하면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의 노출 시간이 노출량이 원고에게 건강상 장애를 초래할개연성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사업장의 평균 작업환경측정결과가 작업환경 노출 허용기준 미만이라고 하더라도 작업을 할 당시의 상황에 따라 순간적으로 높은 농도의 화학물질이 발생하여 원고가 이에 노출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③ 이 사건 사업장의 유해 화학물질에의 노출 수준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2012년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 결과는 2010년경 측정한 작업환경측정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2010년은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작업환경관리가 강화되어 작업환경이 원고가 재직한 2006~2008년경에 비해 훨씬 개선된 상태였으므로, 2010년의 측정 결과가 원고가 근무한 당시의 작업환경을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또한 노출 기준은 단일물질에 노출됨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여러 유해물질에 복합적으로 노출되거나 주·야간 교대근무와 같은 작업환경상의 유해요소까지 복합적으로작용하는 경우 유해요소들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질병 발생위험도가 높아질 개연성이 있다. 따라서 벤젠과 포름알데히드, 극저주파 방사선 등에 낮은 정도로 노출되더라도 이 사건 상병의 발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러한 사정만으로 인과관계를 부정하기는 어렵다.④ 2-브로모프로판에 노출된 여성 근로자들에게 재생불량성 빈혈이 집단발병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특정 화학물질과 질병 사이의 관련성이 아직 연구되거나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을 관련성이 없다 또는 낮다는 판단의 근거로 삼을 수 없다. 게다가 이사건 사업장에서 사용된 화학물질에는 영업비밀 물질이 다수 있었고, 성분조사 제대로확인되지 않은 다수의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그러한 화학물질의 유해 정도를 알수 없으므로, 영업비밀 물질과 이 사건 상병 사이에 관련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⑤ 원고가 공정순회 시 조립공정에서 발생하는 상당한 정도의 극저주파 전자기장에도 직접적으로 노출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2012년 연구결과에 의하면, 극저주파 최고 노출량은 미국 산업위생사협회(ACGIH) 및 국제비전리방사선방호위원회(ICNIRP)의 노출 기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지만, 사무실 작업자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 ○○○○○○○○ 산업보건검증위원회의 2015년 연구결과에서도 조립공정 근로자의 전자파 노출 수준은 장기적인 노출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건강 영향을 우려하는 역학연구에서 제시하는 노출 수준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비록 국제암연구소가 2002년에 극저주파 자기장을 소아 백혈병에 대해서만 연관성이 있다고볼 만한 제한적인 근거가 있다고 보아 2B급 발암물질로 분류하였으나, 그 후 직업적극저주파 전자기장 노출과 뇌종양과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여럿 보고되었고, 성인 백혈병의 발현에 일부 기여하는 위험인자라는 연구결과도 있으며, 유해 화학물질과극저주파 자기장에 복합적으로 노출되는 경우에 뇌종양의 발생위험이 증가하거나 또는암세포의 증식이 촉진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므로, 원고에게 노출된 극저주파 전자기장과 이 사건 상병 사이에 관련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⑥ 주·야간 교대근무를 하는 경우 취침시간의 불규칙, 수면 부족, 생활 리듬 및 생체리듬의 혼란으로 피로와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그 자체로 질병을 촉발하거나 또는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가 신체의 면역력을 저하해 질병의 발병?악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다.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 재직 기간 대부분인 1년 1개월 동안 교대근무를 함으로써 피로가 누적되고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을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위와 같은 근무 형태가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볼만한 근거는 없으나, 국제암연구소가 주·야간 교대근무가 암과 일부연관성이 있다고 인정한 것과 같이, 위와 같은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원고의 면역력에 악영향을 미침으로써 면역력과 연관된 이 사건 상병의 발병이나 진행을 촉진하는 원인의 하나로는 작용하였을 것으로 추단할 수 있다.⑦ 이 사건 사업장의 생산직 근로자들은 사무직에 비해 피부 증상, 안구 증상, 신경계 증상 호소율이 높았고, 정신건강도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공단의수진자료상 여성 생산직 근로자의 경우 전체 직장 가입자에 비해 자연유산율이 30%가량 높게 나타났고,갑상 선암과 뇌종양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⑧ 원고에게서는 직업환경적 요인을 제외하고는, 관련 병력, 가족력, 유전자 결함,천식, 알러지, 자가면역질환 등과 같은 재생불량성 빈혈의 개인적, 기질적 위험인자를찾아볼 수 없다.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을 퇴직 이후에도 재생불량성 빈혈의 발병과관련될 수 있는 직무 이력도 없다. 재생불량성 빈혈이 유해물질 노출 후 단기간에 발병한다는 연구보고가 존재하고,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1년 3개월간 근무한 후 퇴직하여 약 7년 만에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재생불량성 빈혈은 희귀질환인 점에서 그 정확한 발병기전이나 자연적인 진행 경과를 알 수 없다.원고가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은 시점이 2015. 3경이라는 것이고 원고는 이미 2014. 8.경 이상 증상의 발현으로 혈액검사상 이상소견이 발견되었으므로그 이전에 이미 이사건 상병이 발병하여 질병이 서서히 악화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원고가 퇴직후 7년 만에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업무와 이 사건 상병의 발병 사이에 관련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3. 결론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판사 판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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