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2017구합58373
판례 전문
【주문】1. 피고가 2016. 7. 22.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2.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청구취지】주문과 같다.【이유】1. 처분의 경위가. 원고의 배우자인 망 소외1(1953. 10. 25.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08. 4. 1. 주식회사 ○○○○(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 촉탁계약직 근로자로 입사하여 매년 고용계약을 갱신하면서 근무하여 왔다.나. 망인은 2014. 7. 24. 토요일 07:20경 주거지 인근인 인천 이하생략 내에서 기계식 주차장 2층 외관철재 기둥에 끈을 이용하여 목을 매어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다.다. 원고는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16. 7. 22.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라.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2016. 12. 21. ‘망인에게 2014. 4. 및 2014. 6. 두 번의 안전사고가 발생하여 재계약에 대한 불안감 등의 업무상 스트레스가 일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되나, 사업장 측에서 망인에게 직접적인 불이익을 주거나 폭언을 하는 등의 극심한 스트레스나 갈등이 초래되었다고 볼 만한 정황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가 확인되지 않으며,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정도로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의 업무상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려우므로, 망인이 업무상 사유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하여 사망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원고의 재심사청구를 기각하는 재결을 하였다.[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10, 19호증, 을 제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판단가. 원고의 주장 망인은 2012년 무렵부터 현장책임자 소외2이 자신을 멀리하며 따돌린다며 괴로워하였고, 2014. 4. 및 2014. 6. 두 차례나 근무하던 중에 부상을 입었는데 이 사건 회사로부터 산업재해 처리를 받지 못하였으며, 오히려 소외2으로부터 ‘밖에서 다치고 회사에서 다쳤다고 거짓말하는 것 아니냐’, ‘너 때문에 회사 분위기 안 좋다, 다친 사람은 해고 1순위다’라는 등의 폭언을 들었다. 망인은 그 후로 직장 동료들이 자신을 멀리하는 것 같고 자신은 고령, 부상 등으로 인하여 더 이상 이 사건 회사와 재계약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불안해했고 이에 우울증 약까지 처방받아서 복용하였지만, 결국 소외감, 우울감, 불안감 등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였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와는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나. 인정사실 1) 망인의 입사경위, 담당업무 및 업무량 가) 망인은 1977. 7. 1. 이 사건 회사의 협력사인 ○○○○○○○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08. 4. 1. 정년퇴직하였고, 같은 날 이 사건 회사에 촉탁계약직 근로자로 입사하여 매년 고용계약을 갱신하면서 근무하여 왔다. 나) 이 사건 회사는 거래처에 콘베어체인을 생산하여 납품하는 업체인데, 망인 외에도 정년퇴직 이후에 촉탁계약직으로 재입사하여 근무하는 근로자가 많은 편이었다. 망인은 조립부에 소속되어 연마, 선반가공, 체인조립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이는 망인이 ○○○○○○○ 주식회사에 재직할 때부터 해왔던 일이라 업무에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다. 다) 망인을 포함하여 이 사건 회사 생산직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은 통상적으로 08:00부터 17:00까지,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한 하루 8시간이고, 연장근무는 상황에 따라 변동되나 일반적으로 17:20부터 19:20까지 2시간이다. 라) 망인은 아래 2)의 가)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4. 4. 16. 근무 도중 다리를 다쳐 2014. 4. 16.부터 2014. 5. 11.까지 입원치료를 받았고, 2014. 5. 12.부터 정상근무에 복귀하였다. 망인은 정상근무로 복귀한 이후 5월에 2일의 특근(토요일 근무)과 주 3회의 연장근무를 하였고, 6월에는 4일의 특근(토요일 및 현충일 근무)과 주 1 내지 3회의 연장근무를 하였으며, 7월에는 3일의 특근(토요일 근무)과 매일 2시간씩 연장근무를 하였다. 이를 토대로 하여 산정된 망인의 사망 전 1주일 동안의 근무시간은 58시간, 망인의 사망 전 3개월 동안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54시간이다. 2) 망인이 근무 도중 두 차례에 걸쳐 부상을 입은 경위 가) 망인은 2014. 4. 16. 16:00경 부품 박스 위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던 중 발을 헛디디면서 좌측 슬관절 내측 및 외측 반월상 연골판 파열상을 입고 2014. 4. 17.부터 2014. 4. 28.까지 ○○○의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고, 2014. 4. 29. ○○○○병원에서 반월상 연골 부분 절제술을 받은 후 2014. 5. 11.까지 입원치료를 받았다. 이 사건 회사는 망인에게 치료비 상당액을 지원하였지만 위 사고를 산업재해로 처리하지는 않았고, 망인은 입원치료 기간 동안 연차를 사용하였다. 나) 망인은 2014. 6. 24. 작업 도중 철 소재 파편이 얼굴에 튀어 상처를 입었으나 부상 사실을 밝히지 않고 계속 근무하였다. 그러나 며칠 후 사장이 망인 얼굴에 멍이 든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현장책임자인 소외2을 질책하였다. 망인은 소외2의 지시에 따라 2014. 6. 27.에는 연차를 사용하였다. 3) 사망 전 망인의 행동이나 태도 등에 관한 주변인들의 진술 가)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의 진술 원고는 수사기관의 내사 및 이 사건 재해조사 과정에서 망인이 부상을 입은 후부터 사망하기 전까지 보인 행동 등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진술하였다.○ 망인의 가족은 배우자인 원고와 자녀 2명이 있는데, 자녀들은 모두 결혼을 하여 분가하였고 망인은 인천에서 원고와 함께 거주하였다. 망인은 2014. 4.경 다리를 다친 후 ‘다친 것 때문에 연말에 구조조정을 하면 1순위가 된다’고 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자기가 다친 것 때문에 60 이상 된 사람은 월급이 동결된다고도 했다. 망인은 회사 동료들과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로 사이가 멀어져 많이 힘들어 했다. 망인은 다리를 다치기 전까지는 그러지 않았는데, 다리를 다친 이후로 직원들과의 사이가 냉랭했고, 직원들이 친밀감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당시 원고는 망인에게 ‘지금 회사를 그만두면 어떡하냐, 연금 나올 때까지만 참자, 시간이 흐르면 좋아지지 않겠냐’면서 참으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망인은 다리를 다친 후 소외2으로부터 ‘밖에서 다치고 회사에서 다쳤다고 거짓말하는 것 아니냐? 지금 회사도 시끄러운데 어떻게 할 거냐? 너가 알아서 해라’, ‘너는 무슨 5,000원짜리 병원비 영수증까지 처리해 달라고 회사에 제출하느냐’, ’현재까지 다쳐서 회사에 피해를 입힌 사람이 올 연말 구조조정 1순위다‘라는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충격을 받고 힘들어했으며, 그 무렵 병원에 방문하여 우울증 약을 처방받기도 하였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망인은 갈수록 혼이 나간 사람처럼 말수가 점점 줄어들었고 잠만 자려고 했다. 지나고 보니까 당시 자포자기한 것이 아닌가 싶다. 나) 망인 자녀들의 진술 (1) 망인의 아들인 소외3은 ‘망인이 이미 40년간 회사에서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견뎌가며 성실하게 근무하였고, 3개월 후인 2014. 10.부터는 국민연금 수급대상이 되어 안정적인 노후도 보장되어 있는 시점에서 무릎수술 이후 고작 4개월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데에는 소외2을 포함한 회사 내 언어폭력, 따돌림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2) 망인의 딸인 소외4은 2014. 5. 말경 망인으로부터 ‘무릎수술 후 회사 조회 시간에 팀원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소외2이 평소에 아팠던 무릎을 회사에서 다친 것으로 거짓보고하고 수술한 것 아니냐고 억지소리를 하여 분하고 억울하여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다) 현장책임자 소외2의 진술 (1) 소외2은 수사기관의 내사 및 이 사건 재해조사 과정에서 사망 전 망인과의 관계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다.○ 망인과는 ○○○○○○○ 주식회사에서부터 20년 이상 함께 근무하며 알고 지냈다.○ 망인에게 ‘밖에서 다치고 회사에서 다쳤다고 거짓말하는 것 아니냐? 지금 회사도 시끄러운데 어떻게 할 거냐? 너가 알아서 해라’, ‘너는 무슨 5,000원짜리 병원비 영수증까지 처리해 달라고 회사에 제출하느냐’, ’현재까지 다쳐서 회사에 피해를 입힌 사람이 올 연말 구조조정 1순위다‘라는 등의 말을 한 사실은 없다. 단지 2014. 5. 중순경 망인에게 나이가 많은 사람이 순차적으로 정리가 될 때에는 안전사고가 발생한 사람이 우선적으로 정리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고, 2014. 6.경 망인이 얼굴에 부상을 입은 후 망인에게 얼굴에 멍이 다 가시고 나서 출근을 하라고 하면서 약간 언성을 높인 사실이 있다. 회사일로 전체 조회를 할 때 어떤 사람을 특정해서 말한 것은 아니고 안전사고로 인한 안전교육을 할 때 언성을 높이고 화를 낸 적은 몇 번 있다. 망인이 받아들이기에는 자기 스스로 당시에 몸도 다쳤고 수술도 했고 안전사고 문제를 야기한 적도 있다. 그런데 그런 말을 자꾸 듣고 망인이 안전사고를 당한 사람이니까 혼자서 스스로 자책감에 싸여서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감이 왔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망인이 얼굴에 부상을 입은 사실을 자신에게 말해주지 아니하여 전혀 모르고 있다가 사업주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다음날 조회시간에 큰 소리로 ‘왜 그런 일이 있으면 나한테 이야기를 해야지 윗사람한테 먼저 들어가면 어떻게 하냐’고 ‘이후에는 뭐든지 다치거나 하면 나한테 보고를 먼저 하라’고 했다. 전체 조회시간에 다 같이 있는 자리에서 이야기를 했다. 망인하고는 가까운 사이이고 나이도 비슷해서 질책 아닌 이야기를 했다. 망인은 평소 책임감이 강하고 성격은 원만하며 참는 성격이다. 지금 생각을 해보니 부상을 입기 전부터 말수가 좀 줄었던 것 같다. (2) 소외2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망인에게 ‘나이가 많은 사람이 순차적으로 정리가 될 때에는 안전사고가 발생한 사람이 우선적으로 정리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기는 하였지만 조회시간이 아니라 친구로서 개인적으로 이야기한 것이고, 망인에게 ‘회사에서 다치지 않고 다른 곳에서 다쳐 와서 산재처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은 한 적이 없으며, 부상에 대하여 산재처리가 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하여는 아는 바가 없고, 조회시간에 안전사고에 대하여 전체적으로 주의를 주기는 하였지만 특정 개인에 대하여 지적을 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라) 동료 소외5의 진술 망인의 동료 소외5은 경찰 내사단계에서 ‘소외2이 조회시간에 망인을 꾸중한 것은 사실이나 자신은 조회석상에서 멀리 떨어져 앉아있어서 잘 알아듣지는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이 있다. 그러나 소외5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소외2이 조회시간에 망인을 꾸짖은 적은 없고, 조회가 끝날 무렵 망인에게 왜 조심하지 다쳤느냐고 말한 적은 있다. 소외2은 다른 사람도 다치거나 그러면 조심 좀 하지 왜 그랬느냐고 넘어가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마) 그 외 동료 및 지인들의 진술 (1) 소외6은 소외2이 조회시간에 망인에게 언성을 높이면서 모욕적인 언사를 하는 것을 들은 적은 없고, 망인과 가끔 함께 차를 타고 퇴근하였는데 어떤 부분(가정문제, 회사문제)인지 몰라도 자꾸 힘들다는 말을 많이 하곤해서 집하고 직장만 왔다 갔다하지 말고 친구들과 회사 동료들과도 잘 어울리면서 즐겁게 살라고 말을 몇 번 한 적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2) 소외7, 소외8는 소외2이 조회시간에 어느 특정인을 공격한 사실이 없으며 안전사고예방과 관련된 말만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 소외9은 소외2이 조회시간에 망인을 특정하여 말을 한 적은 없고 늘상하는 이야기인데 사람이 회사에서 다치면 본인만 손해라는 이야기를 지금도 하고 있다고 진술하였다. (4) 소외10은 회사에서 사람이 다치면 회사와 본인이 모두 다 손해라는 말을 관리자들이 평소 자주했고, 망인이 원래 말수가 적은 편이기는 했지만 자신과 꽤 가깝게 지내었는데, 사망하기 약 1주일 전부터는 자신과 이야기도 잘 안하고 탈의장에 가서 혼자 잠을 자곤 했으며 자신을 대하는게 좀 소홀해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5) 소외11은 이전 회사 동료로 망인과 가끔 만나서 술도 한잔하고 속에 있는 말도 서로 나누는 관계이고, 2014. 7. 19.경에도 망인을 만나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었으나 특별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으며 최근 망인이 그전처럼 말을 잘 안하는 것 같아 보였다고 진술하였다. 4) 망인의 병원 방문 가) 망인은 2011년경부터 ○○○○○의원에서 고혈압, 정맥기능부전(만성) 등으로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고 혈압약 등을 처방받아 복용하였다. 그러던 중 망인은 2014. 5. 27.에 위 병원을 방문하여 ‘요즘 신경을 많이 써서 불안하고 안 좋습니다’라고 호소하였고, 기타 명시된 불안장애 진단을 받아 신경안정제인 자낙스정 0.25㎎ 7일분을 처방받았다. 그 후 망인은 2014. 6. 4.에 위 병원을 재방문하여 ‘회사일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습니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하였고, 자낙스정 0.25㎎ 7일분을 추가로 처방받았다. 나) 망인의 2006. 2.경부터 사망 전까지의 건강보험 수진내역에 의하면, 망인은 해당 기간 동안 위 가)항 기재와 같이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은 것 이외에는 달리 정신과적 질환으로 진료를 받거나 처방받은 내역이 없다.[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내지 8, 10 내지 13, 16, 19, 20 내지 22호증, 을 제2, 5, 13, 14, 16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이 사건 회사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증인 소외2, 소외5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다.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재해’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하지만,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며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극심한 업무상의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정신적인 고통으로 우울증세가 악화되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하여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는 경우라면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고, 비록 그 과정에서 망인의 내성적인 성격 등 개인적인 취약성이 자살을 결의하게 된 데에 영향을 미쳤다거나 자살 직전에 환각, 망상, 와해된 언행 등의 정신병적 증상에 이르지 않았다고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이때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자살자의 질병 내지 후유증상의 정도, 그 질병의 일반적 증상, 요양기간, 회복가능성 유무, 연령, 신체적·심리적 상황, 자살자를 에워싸고 있는 주위상황, 자살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2두17070 판결, 대법원 2017. 5. 31. 선고 2016두58840 판결 등 참조). 2) 앞에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망인이 ○○○○○○○ 주식회사에서 30여년간 근무하였고 이 사건 회사에 촉탁계약직 근로자로 입사하고서도 상당한 기간 동종의 업무를 계속하여 온 점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수행하는 업무 그 자체로 인한 어려움이나 스트레스가 심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망인은 이전 직장에서부터 잘 알고 지냈던 이 사건 회사 현장책 임자인 소외2과의 관계가 예전과 달리 소원해졌다고 생각하여 이를 배우자인 원고에게 몇 차례 털어놓았던 적은 있었다. 그러던 중 망인은 2014. 4. 16. 근무 도중 무릎에 부상을 입었고 수술 및 입원치료를 받게 되었다. 당시 망인은 현장책임자인 소외2을 통하여 이 사건 회사에 위 사고를 산업재해로 처리해 줄 수 있는지 여부를 문의하였으나 부정적인 답변을 들었고, 이 사건 회사로부터 치료비 상당액은 지원받을 수 있었지만 산업재해로 처리되지 않아 입원 및 치료기간에 대하여는 연차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망인은 2014. 5. 12. 치료를 마치고 복귀하였지만 현장책임자인 소외2이 조회시간에 안전사고에 대하여 주의를 환기시킬 때마다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망인은 소외2으로부터 안전사고가 발생한 사람이 우선적으로 정리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는 이 사건 회사와의 재계약이 불투명하다는 생각에 크게 불안해하였고, 원고에게 자신이 근무 도중 다친 것 때문에 구조조정 1순위가 될 것이라는 취지로 이야기하기도 하였다. 망인은 2014. 5. 27.과 2014. 6. 4. 병원을 두 차례 방문하여 불안감을 호소하며 보름 정도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아 복용하였고, 원고나 주변 사람들도 그 무렵부터 망인이 말수가 적어진 느낌을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망인에게 최근 수년간 우울증세를 앓은 전력이 있다거나 정신과 계통의 약물을 복용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이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근무 중 부상을 당하고, 그로 인하여 고용계속에 대한 극심한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서 우울증세가 유발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망인은 2016. 6. 24. 근무 도중 철재 파편에 맞아 또 다시 얼굴을 다치게 되었다. 망인은 안전사고를 두 번이나 일으켰다는 부담감에 다쳤다는 사실을 숨기고 계속 근무를 하였지만, 사장이 우연히 망인의 상처를 발견하면서 사고가 알려지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현장책임자인 소외2이 사장으로부터 질책을 당하였고, 소외2은 망인이 자신에게 먼저 부상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언짢은 기색을 표현하였으며, 망인은 소외2의 지시에 따라 연차를 사용하고 근무를 하루 쉬게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망인은 소외2과의 관계 악화를 걱정하고 있었고, 고령과 안전사고 때문에 재계약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이와 같은 두 번째 사고로 인하여 망인의 우울증세는 더욱 심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평소 책임감이 강하고 참는 성격이었던 망인은 이러한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누군가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하였고, 두 번의 안전사고를 겪는 와중에도 연장근무와 매주 토요일 특근을 하는 등 더욱 성실하게 근무하려고 노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배우자인 원고에게 재계약에 대한 불안감, 회사생활이 원만하지 않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몇 차례 꺼냈던 것에 그쳤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망인이 느끼는 스트레스의 정도를 정확하게 알 수 없었던 원고로서는 그저 ‘지금 회사를 그만두면 어떡하냐, 연금 나올 때까지만 참자, 시간이 흐르면 좋아지지 않겠냐’는 취지로 망인을 다독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두 번째 사고 이후 망인의 모습에 대하여 원고는 ‘갈수록 혼이 나간 사람처럼 말수가 점점 줄어들었고 잠만 자려고 했다. 지나고 보니까 당시 자포자기한 것이 아닌가 싶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직장 동료인 소외10은 ‘망인이 원래 말수가 적은 편이기는 했지만 자신과 꽤 가깝게 지냈었는데, 사망하기 약 1주일 전부터는 자신과 이야기도 잘 안하고 탈의장에 가서 혼자 잠을 자곤 했다’고 진술하였으며, 지인인 소외11은 ‘2014. 7. 19.경 망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망인이 그전처럼 말을 잘 안하는 것 같아 보였다’고 진술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우울증세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악화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업무 도중 반복된 안전사고의 발생, 그로 인한 계속고용에 대한 불안감, 현장책임자인 소외2과의 관계에 대한 걱정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망인에게 가한 긴장도 내지 중압감의 정도와 지속시간, 망인의 신체적·정신적 상황과 망인을 둘러싼 주위상황, 우울증의 발현과 그 정도에 관한 여러 사정들과 아울러, 자살 무렵에 이르러 말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회사 탈의실에서 잠을 자는 등의 행동을 보이다가 이른 아침 목을 매어 자살하였고, 앞에서 본 사유 이외에 달리 망인에게 자살을 선택할 만한 동기나 계기가 될 수 있을 만한 다른 사유가 나타나 있지 아니한 사정들을 함께 참작하여 보면, 망인이 자살 직전 극도의 업무상 스트레스 및 정신적 고통으로 인하여 우울증세가 악화되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하여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단할 여지가 충분하다. 결국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고, 이 사건에 있어서 스트레스 상황을 받아들이는 망인의 성격 등 개인적인 취약성이 자살을 결의하게 된 데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여 이를 달리 볼 것은 아니다. 3) 따라서 이와는 달리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재판장 판사 재판장 판사1판사 판사1판사 판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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