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2017구합61164
판례 전문
【주문】1. 피고가 2016. 5. 30. 원고에게 한 유족급여와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2.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청구취지】주문과 같다.【이유】1. 처분의 경위가. 소외1은 2004. 6. 28. ○○○○○○에 입사하여 전기기술자로서의 업무를 담당하여 오다 2012. 11. 21. 절연유 채취 업무를 수행하던 중 유독물질인 폴리클로리네이 티드 비페닐(Polychlorinated biphenyls, 이하 'PCBs'라 한다)이 함유된 절연유에 가슴과 얼굴이 오염되는 사고를 당하였다.나. 소외1은 즉시 작업복을 벗고 오염부위를 물로 씻은 후, 인근 사우나에서 목욕을 한 다음 회사로 복귀하였다.다. 소외1은 그 무렵 ○○대학병원을 방문하여 안과에서 소염 점안제를 처방받았다. 2012. 11. 25. ○○○○○○협회에서 한 소변검사와 혈액검사상 특이사항이 나타나지는 아니하였다. 소외1은 2013. 1. 17. ○○대학교병원이 운영하는 홈페이지 내 직업환경의학과 게시판에 "폴리클로리네이티드 비페닐에 중독된 것 같다. 남성호르몬이 부족한 느낌이고, 소변에 거품이 많이 나며 전과 다르게 피로감을 많이 느낀다. 걱정이 많이 된다. 앞으로 어떻게 하여야 할까?"라는 취지의 질문글을 게시하였다.라. 소외1은 외견상 별 문제없이 지내다 2013. 1. 29. 차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소외1이 남긴 유서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저는 뜻밖의 사고를 당했습니다.저는 환경호르몬인 PCBsOll 중독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2012년 11월 21일 11시경 ○○○○(주) ○○발전소 첫0.4 주변변압기에서 PCBs가 함유된 절연유 채취작업 중 절연유가 누출되면서 얼굴과 눈에 튀었습니다.즉시 물로 씻어 내긴 했으나, 다음날 아침 저는 PCBs 중독 증상을 자각했습니다.남성호르몬 부족 증상, 입안의 침이 마르는 증상, 다량의 거품뇨, 피로감 등... 제가 PCBs에 중독됐다는 것을 자각하였습니다.대한민국의 대통령님께 당부드립니다.○○에는 PCBs가 함유된 변압기가 많습니다.부디 하루속히 제거해주시기 바랍니다.제가 겪어보니 심각합니다.소외2 대통령님 한국의 미래를 위해 환경호르몬인 PCBs 함유 변압기를 없애 주십시오마. 소외1의 유족인 원고는 소외1이 업무상 재해로 사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소외1의 사망이 업무상의 사유에 기인한 것이라기보다는 소외1의 개인적 소인의 발현에 의한 것으로서 업무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2016. 5. 30. 원고에게 부지급 결정을 통보(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하였다.바.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심사청구를 제기하였으나, 피고는 2016. 10. 24. 원고의 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다시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제기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17. 1. 13. 원고의 재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사. 한편, 소외1은 2005. 4. 27.경 불안장애(Anxiety Disorder)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다.[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11, 14, 20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가. 원고의 주장 업무와 소외1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됨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나. 관계법령 별지와 같다.다. 판단 1)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17. 10. 24. 법률 제14, 9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7조 제1항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재해'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 질병, 신체장해 또는 사망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하지만,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며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극심한 업무상의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정신적인 고통으로 우울증세가 악화되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하여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는 경우라면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고, 비록 그 과정에서 망인의 내성적인 성격 등 개인적인 취약성이 자살을 결의하게 된 데에 영향을 미쳤다거나 자살 직전에 환각, 망상, 와해된 언행 등의 정신병적 증상에 이르지 않았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7. 5. 31. 선고 2016두58840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소외1의 유서 내용에 비추어 소외1은 위 사고 이후 몇 가지의 자각증상을 근거로 자신이 유독물질에 중독되어 위중한 상태에 있다고 판단하여 그 괴로움에 시달리다가 결국 자살을 선택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 즉, 소외1은 사고 직후 즉시 오염부위를 씻어 내는 등 업무 매뉴얼에 따른 조치를 완료하였고 그 이후 병원진료나 검사에서도 특별한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소외1 근로자들이 같은 유독물질에 노출되는 사고가 있었으나 실제로 중독증상이 나타나지는 아니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합리적인 평균인의 관점에서 위와 같은 사고만으로 유독물질에 중독되었다고 단정하고 나아가 자살 실행에까지 나아가는 것은 정상적인 사고의 결과라 보기 어렵다. 따라서 소외1은 업무수행 중 유독물질에 노출되는 사고를 당한 뒤 그로 인한 충격 등으로 불안장애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적 질병을 겪다가 이를 견디지 못하고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등이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하여 결국 자살에 이른 것이라 봄이 경험칙상 타당하다(불안장애를 겪었던 소외1의 병력에 비추어도 더욱 그러하다). 그러므로 업무와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는바,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이에 대하여 피고는, 소외1이 위 사고의 위험성을 지나치게 과대하게 평가한 나머지 사망에 이른 것이므로, 이는 불안장애를 겪었던 소외1의 병력 등에 비추어 볼 때 소외1의 개인적 소인에 의한 결과에 불과할 뿐 사회 평균인의 입장에서 위 노출사고가 자살을 선택할 만큼 위중한 것이라 보기 어려우므로,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소외1이 사회 평균인이 할 법한 합리적 사고를 하지 못한 것은 앞서 본 것처럼 업무수행 중의 위 사고로 인한 충격 등에 의하여 불안장애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적 질병을 앓게 된 데에서 비롯된 것이고, 설령 위와 같은 과정에 소외1의 개인적인 취약성 등이 기여하였다고 하더라도 업무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두5794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주장과 같은 사정은 앞서 본 결론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재판장 판사 재판장 판사1판사 판사1판사 판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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