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2017구합66329
판례 전문
【주문】1. 피고가 2017. 3. 7. 원고에게 한 유족급여와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청구취지】주문과 같다.【이유】1. 처분의 경위가. 소외1은 2005. 1.경 주식회사○○○○(이하 ‘○○○○’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2015. 6. 1.부터 무역부분 사업개발실(이후 신규사업부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신사업개발팀에서 근무하였다.나. 당시 ○○○○은 주식회사 ○○○○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카타르 정부에서 발주한 발전소 배전반 설치 및 보수 자재 공급계약 입찰에 참여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런데 위 업무담당자이던 대리 소외2이 사직의사를 표명하자 ○○○○은 소외1으로 하여금 위 업무를 인수하도록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직처분’이라 한다).다. 소외1은 위 입찰 관련 업무가 처음하는 일이라 생소하고 업무에 내재한 위험성이 현실화되는 경우 그에 관하여 문책을 받을 것이 두렵다는 생각에 위 업무의 인수가 내키지 않았고, 결국 위 업무를 담당할 수 없다고 생각한 끝에 2015. 11. 9. 신사업개발팀장인 상무 소외3과 인사지원팀장인 부장 소외4에게 매형의 사업을 도와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사직의사를 표명하였다. ○○○○은 2015. 11. 11. 위 업무를 담당할 사람을 새롭게 지정하였다.라. 소외1은 2015. 11. 16.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고 이 진단을 근거로 기존의 사직의사를 철회하고 휴직을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였으나 ○○○○은 이미 후임 인선이 모두 이루어졌음을 들어 거절하였고 결국 소외1은 2015. 12. 11. 퇴사하였다.마. 소외1은 퇴사 이후 2016. 1. 16. 자택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소외1은 부끄럽게 살기 싫어 노력하였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에 대하여 자책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바. 소외1의 유족인 원고는 소외1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소외1이 업무상의 사유로 발생한 정신질환 등으로 자해행위를 하였음이 의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2017. 3. 7. 원고에게 부지급 결정을 통보(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하였다.[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가. 원고의 주장소외1은 업무상 재해로 사망하였다고 보아야 함에도 이와 다른 판단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나. 관계 법령별지와 같다.다. 판단1)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17. 10. 24. 법률 제14,9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7조 제1항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재해’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하지만,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며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극심한 업무상의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정신적인 고통으로 우울증세가 악화되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하여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는 경우라면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고, 비록 그 과정에서 망인의 내성적인 성격 등 개인적인 취약성이 자살을 결의하게 된 데에 영향을 미쳤다거나 자살 직전에 환각, 망상, 와해된 언행 등의 정신병적 증상에 이르지 않았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7. 5. 31. 선고 2016두58840 판결 등 참조).2) 소외1이 자살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소외1이 우울증을 앓게 되고 퇴사한 이후 자살에 이르기까지의 경위가 다음과 같음을 인정할 수 있다.가) 소외1은 휴가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하자마자 갑작스럽게 이 사건 전직처분을 통보받았다.나) 소외1은 이 사건 전직처분에 따라 전임 담당자로부터 그 업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입찰 참여 업무는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일로서 그 일의 진행과정에서 어떠한 사고의 위험이 있는지 전혀 가늠할 수 없고, 입찰과 관련한 보증서가 제대로 발급되지 아니할 가능성이 있으며,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업체들 사이의 의사결정이 서면에 의하지 않은 채 구두로 이루어지고 있어 위 사업으로 회사에 손실이 발생할 염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위 사업의 추진을 결정한 팀장(상무)이 언제 교체될지 몰라 위 사업과 그 사업방식에 내재하고 있던 위험이 현실화되어 회사에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 실무자인 자신에게만 그 책임이 추궁될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불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다) 소외1은 회사 업무로 오래 전부터 받고 있던 스트레스로 불면증을 겪고 있던 데에 더하여 이 사건 전직처분으로 그 스트레스가 심화되었고 결국 이 사건 전직처분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생각으로 2015. 11. 9. 팀장 등에게 사직의사를 표명하였다.라) 소외1은 원고의 권유에 따라 2015. 11. 13. ○○○○정신과의원을 방문하여 업무상 실수로 문책을 받을 것이 항상 두려웠고 이 사건 전직처분으로 새롭게 담당하게 될 업무의 위 나) 기재 위험성 때문에 더욱 불안하여 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호소하였다. 위 병원 의사는 우울증을 진단하였고, 소외1은 2016. 1. 14.까지 통원치료를 계속하였다.마) 소외1은 사직을 만류하는 어머니의 간곡한 호소 등을 외면할 수 없고 경솔하게 퇴사를 결심했다는 후회로 2015. 11. 16. 사직의사를 철회하였으나 회사는 후임자 인선 등이 모두 마무리 되었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이를 거절하였다. 소외1은 결국 2015. 12. 9. 사직서를 제출하여 회사가 이를 승인함으로써 2015. 12. 11. 근로관계가 종료하였다.3) 소외1의 우울증이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위 인정사실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들 즉, 이 사건 전직처분 이후 소외1은 의사와 배우자인 원고에게 이 사건 전직처분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주로 호소하면서 그 스트레스를 받게 된 이유를 자세히 이야기하였던 점, 소외1이 이 사건 전직처분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된 이유는 막연한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력, 기존에 이루어진 업무방식 등의 평가에 기초한 것인 점, 소외1은 평소 내성적이고 꼼꼼한 성격으로 사소한 위험도 쉽게 지나치지 못하여 스트레스에 취약한 소인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소외1의 우울증은 이 사건 전직 처분으로 발병한 것이거나 더욱 심화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4) 우울증 진단 이후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평가가) 앞서 본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직처분은 그 처분에 앞서 소외1과의 조율을 충분이 거치지 않고 이루어진 것이고, 소외1은 자신의 경력 등에 비추어 입찰참가 업무를 수행할 적임자가 아닐 뿐만 아니라, 그 업무의 진행방법과 사업에 내재하고 있는 위험(보증서가 발급되지 아니할 위험)이 크므로 최선을 다하여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그 사업이 실패로 돌아가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문책을 당하게 될 염려가 크다고 생각하여 중압감을 느꼈음을 알 수 있다. 형편이 이러하다면, 소외1으로서는 사업의 중단을 적극적으로 건의하고 그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아니한 채사업이 그대로 진행된 결과 그 위험이 현실화되어 손해가 발생할 경우의 책임소재를 미리 분명하게 하여 두는 등으로 그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었을 것이나, 실무자인 그의 직급과 조직 내에서의 영향력, 조직문화 등을 고려하였을 때 그러한 조치를 취하기 어렵고, 그저 퇴사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편이라고 결론 낸 것으로 보인다.소외1은 국내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외국에서 영어교육학 석사를 취득하여 영어에도 능통한 우수한 자원이었으며 2005년 입사한 이래 경력이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B+ 이상의 평정을 꾸준히 유지하는 등 회사에 기여한 바도 크므로, 소외1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잘못이 아닌 일로 결국 퇴사하게 됨으로써 그간의 공적 등이 모두 무위로 돌아가 부당하다고 생각할 여지가 충분하고, 그의 삶 속에서 직업이 차지하였던 비중을 고려할 때 이는 소외1에게 극도의 스트레스를 주었을 것임은 경험칙상 자명하다.나) 아울러 소외1은 사의표시가 경솔하였다는 생각에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도록 호소하였으나 회사는 이를 거절하였는바, 소외1이 정식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때가 2015. 12. 9.임에 비추어 소외1이 2015. 11. 9. 한 사직의사의 표명은 법률적으로는 ‘근로계약 합의해지의 청약 유인’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소외1으로서는 근로계약의 합의해지가 이루어지기 전인 2015. 11. 16. 사직의사를 철회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여지가 클 뿐만 아니라 그러한 법률관계를 차치하더라도 장기간 회사에 대한 공로가 크고 우수한 자질을 가지고 있었던 소외1으로서는 그러한 호소를 받아들여 주지 않는 회사에 대한 원망, 분노와 아울러 경솔하게 사의를 표명한 스스로를 자책하는 마음에 괴로움을 겪었을 것임이 분명하고, 그 처지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 괴로움의 정도를 가늠하기조차 힘들다.다) 이 사건 전직처분 이후 소외1이 퇴사하기까지 있었던 위와 같은 일련의 사건들에 비추어 사용자의 지배?관리 아래에 있던 소외1의 기존 업무, 이 사건 전직처분, 소외1에 대한 사의 철회의 거절 등이 법적?규범적 관점에서 소외1의 우울증을 발현시키거나 더욱 심화시켰고 그 이후 우울증의 치료를 어렵게 한 결과 소외1은 결국 우울증을 극복하지 못한 채 자살에 이르게 되었다고 평가하기에 충분한바, 결국 소외1의 자살과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라) 이에 대하여 피고는, 소외1의 개인적인 사유 즉, 위험을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기질, 건강에 대한 염려, 불임치료로 인한 스트레스 등으로 우울증이 발병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와 같은 개인적인 취약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소외1의 사망의 주된 원인은 앞서 본 것처럼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에 있는 업무상 사유에 기인한 것으로 볼 것이므로, 위 판단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3. 결론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판결한다.재판장 판사 재판장 판사1판사 판사1판사 판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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