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처분 취소
2018구단8850
판례 전문
【주문】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청구취지】피고가 2018. 6. 28.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에 대하여 한 유족 급여 및 장의비 지급처분을 취소한다.【이유】1. 처분의 경위가. 원고 소속 근로자인 소외1(생략 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가 2017. 8. 18. 자택에서 목을 매어 자살하였다. 망인의 모친인 참가인은 망인의 자살이 업무 스트레스에 따른 것으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17. 12. 14.경 피고에게 유족 급여 및 장의비 지급 청구를 하였다.나. 피고는 "망인이 사망하기 전 새로운 업무에 대한 어려움과 업무 과다에 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하였고, 외부 출장 등으로 인한 업무 가중 및 야간 근로 등이 업무상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되며, 사망 후 다음 주가 시스템 2차 테스트 일정으로 예정되어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망인이) 업무상 스트레스가 상당한 상태에서 사업장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다음 날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판단되어 사망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2018. 6. 28. 참가인에 대하여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가. 원고 주장의 요지망인이 맡은 SAP 시스템 구축지원 업무는 업무난이도가 높지 않고 망인이 그 업무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지위에 있지도 않아, 사회평균인의 입장에서 볼 때 도저히 감수하거나 극복할 수 없을 정도로 업무상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이 아니었던 점, 망인이 업무상 사유로 인하여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살에 이렀다는 의학적 소견도 없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 할 수 없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피고가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나. 인정사실1) 망인의 근무내역가) 망인은 2007. 8. 6. 원고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에 입사하였고, 이후 원고가 2016. 9. 1. 주식회사 ○○○○○를 흡수 합병하여 망인은 2016. 9. 1.부터 2017. 8. 18. 사망할 때까지 원고의 경영기획실 기획팀 과장으로 근무하였는데, 당시 원고의 주 업무는 '매출 손익분석'이었다.나) 원고는 2017년 초 그룹 내 각 계열사별 업무절차 및 관리체계 통합을 위하여 ERP 시스템의 일종인 독일 SAP 시스템을 도입하여 구축하기로 계획하고 컨설턴트 업체 및 프로그램 개발업체를 선정한 뒤, 각 부서의 현업에서 필요로 하는 요구사항을 취합하여 업무표준설계를 하면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하였다. 원고는 SAP 시스템 구축을 위해 TFT를 구성하였는데, 거기에는 각 부서별 현업의 업무표준화를 담당하는 PI(Process Innovation)와 시스템 실사용자들의 요구사항을 취합하여 이를 컨설턴트와 프로그램 개발자에게 전달하는 등 관계자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담당하는 Key-User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다) 망인은 경영기획실 기획팀 과장으로서 기존에 맡고 있던 매출 손익분석 업무에 추가하여 2017. 5.경부터는 SAP 시스템의 하위 시스템 중 하나인 BI(Business Intelligence), 즉 경영지원정보 시스템 구축 업무에 투입되어 Key-User 업무까지 담당하게 되었다. 이후 망인은 새로 맡은 위 Key-User 업무와 관련하여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일하고 있는 안양시 평촌 소재 연구소에 일주일에 2~3회가량 출장을 다녔는데, 망인의 근태 현황에 의하면, 2017. 7. 1.부터 2017. 8. 18.(사망일)까지 사이에 휴무일과 하계휴가 기간을 제외한 총 근무일 27일 중 17일간 위 평촌 소재 연구소에 출장을 간 것이 확인되고, 위 17일 중 2017. 7. 17.과 사망 4일 전인 2017. 8. 14.에는 각 지정연차이었음에도 위 평촌 소재 연구소에 출장을 간 사실이 확인된다.라) 망인은 SAP 시스템 구축 관련 업무에 참여한 이후 전체 업무시간 중 1/3~1/2가량을 SAP 시스템 구축 관련 업무에 투입해야 했다. 망인이 추가로 SAP 시스템 구축 관련 업무를 맡게 된 이후에도 망인의 기존 기획실 담당업무에 대한 별도의 업무 분장 변경이나 인원 보충 등의 조치는 없었다.2) 망인의 사망 전후 상황가) 망인의 절친한 친구인 소외2은 망인이 사망한 전주 토요일인 2017. 8. 12. 저녁 망인을 만나 술을 먹었다. 당시 망인은 갑자기 소외2에게 '내가 회사를 그만두면 정말 개새끼가 되는 거냐?'라고 말하여, 소외2이 '회사도 괜찮고 연봉도 괜찮은데 왜 나오려고 하느냐'고 묻자, 망인은 '(원고 회사에서) 지금 하는 일이 감당이 안 된다'고 답하였다.나) 망인은 2017. 8. 17. 08:00경 출근하여 직속 상관인 소외3 기획팀장에게 사직하겠다는 말을 하였고, 소외3과 10분가량 면담을 한 후 평소와 마찬가지로 오전 근무를 하였다. 같은 날 15:08경 망인은 회의 중인 소외3에게 '부장님, 죄송합니다'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사직서를 소외3의 책상 위에 올려놓은 채 귀가하였다. 같은 날 16:20경 망인은 소외3과 전화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당시 망인은 소외3에게 사직서를 처리해달라고 요청하였고, 이에 소외3은 '사직서는 처리할 것이니 일단 주말까지 푹 쉬고 마음이 안정되면 다음 주에 회사에 와서 얘기하자'고 말하였다. 같은 날 18:00경 소외3은 망인에게 '소외1야, 형이 걱정돼서 그러니까 내일 꼭 병원 가보고 한동안 푹 쉬어라. 마음 편해지면 연락해'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다) 2017. 8. 17. 저녁 망인의 친형인 소외4는 망인이 일찍 퇴근한 것을 알고 걱정이 되어 망인의 집을 방문하여 저녁을 함께 먹었다. 그 자리에서 소외4는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되풀이해서 물었고, 이에 망인은 '새롭게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 있는데, 이 프로젝트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계속 일을 더 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오늘 사직서를 내고 나왔다'고 답하였다.라) 망인은 그 다음 날인 2017. 8. 18.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어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마) 한편 원고의 SAP 시스템에 대한 2차 통합테스트가 망인의 사망일(2017. 8. 18. 금요일) 바로 다음 주 월요일인 2017. 8. 21.부터 금요일인 2017. 8. 25.까지 예정 되어 있었다(1차 통합테스트는 2017. 6. 20.부터 2017. 7. 10.까지 진행되었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원고의 SAP 시스템은 2017. 10. 1.부터 가동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전반적인 테스트가 부족하여 2017. 11. 1.부터 가동이 시작되었다.[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9, 11호증,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1, 2, 3, 을 제8, 9, 11호증, 을나 제1, 2, 3, 7호증의 각 기재, 증인 소외6, 소외2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다. 판단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재해'란 업무수행 중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하지만,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며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극심한 업무상의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정신적인 고통으로 우울증세가 악화되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하여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는 경우라면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고, 비록 그 과정에서 망인의 내성적인 성격 등 개인적인 취약성이 자살을 결의하게 된 데에 영향을 미쳤다거나 자살 직전에 환각, 망상, 와해된 언행 등의 정신병적 증상에 이르지 않았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7. 5. 31. 선고 2016두58840 판결 등 참조).2)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원고 경영기획실 기획팀 과장으로서 기존에 맡고 있던 매출 손익분석 업무에 추가하여 SAP 시스템 구축 관련 업무까지 새로 맡게 되었고, 그처럼 추가로 맡은 업무량이 전체 업무시간의 1/2~1/3을 차지할 정도로 적지 않았고 추가 업무로 인하여 주 2~3회 평촌 연구소로 출장을 다녀야 했음에도 망인이 기존에 맡고 있던 업무에 대한 업무분장 변경이나 인원 보충 등의 조치는 취해지지 않아, 망인은 위 추가 업무 처리 등과 관련하여 심한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 과정에서 망인은 친구를 만나 회사 일이 감당이 안 된다고 하소연을 하기도 하고, 갑자기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한 후 친형에게 회사에서 새로 진행하는 프로젝트 때문에 힘들어 계속 일하기 어려웠다고 하소연하기도 하였으며, 그 직후 다음 주로 예정된 SAP 시스템 2차 테스트를 바로 앞두고 자택에서 목을 매어 자살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추가로 맡은 SAP 시스템 구축 관련 업무로 인한 중압감에 직면하여 극심한 업무상의 스트레스를 받게 되어 급격히 우울증세 등이 유발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위와 같이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망인에게 가한 중압감 내지 불안감의 정도와 지속시간, 망인의 신체적·정신적 상황과 망인을 둘러싼 주위상황, 우울증세 등의 발현 정도, 망인이 자살을 선택할 만한 다른 동기나 이유를 찾아볼 수 없는 사정 등을 모두 참작하여 보면, 망인이 자살 직전 극심한 업무상의 스트레스와 정신적인 고통으로 인하여 우울증세 등이 발현·악화되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빠지게 되었고, 그러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단할 수 있으므로,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따라서 망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3. 결론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판사 판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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