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2019구합53327
판례 전문
【연관판결】서울고등법원,2019누67083,2심-대법원,2020두43920,3심【주문】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청구취지】피고가 2019. 1. 21. 원고에게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이유】1. 처분의 경위 가. 망 ○○○(영문명생략, 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미얀마 국적의 불법체류자로서 2018. 7. 10.부터 주식회사 ○○○○○○이 시공하는 김포시 이하생략 신축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 현장에서 위 회사의 하청업체인 주식회사 ○○○○(이하 ‘○○○○’이라 한다)의 철근공으로 근무하였다. 나. 망인은 2018. 8. 22. 12:05경 이 사건 공사 현장 내에 있는 컨테이너 건물 식당(이하 ‘이 사건 식당’이라 한다)에서 점심식사를 하던 중 출입국관리사무소 단속반원들로부터 불법취업 외국인 근로자 단속(이하 ‘이 사건 단속’이라 한다)을 받게 되었다. 이에 망인은 같은 날 12:07경 이 사건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이 사건 식당 창문틀을 밟고 창문을 통해 달아나다가 약 7.5m 아래 지하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하여 외상성 뇌출혈진단을 받게 되었다(위 사고를 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 망인은 ○○○○병원에서 계속하여 치료를 받았으나 2018. 9. 8. 결국 사망하였다. 망인의 사망진단서상 직접사인은 외상성 뇌출혈이다. 라. 망인의 부인 원고는 2018. 10. 22.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2019. 1. 21. ‘이 사건 사고는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이루어지는 업무수행 및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과정에서 발생한 사고가 아닌 점, 사업주가 갑작스러운 단속상황을 피하여 도주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없었고 단속 상황조차 인지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확인되는 점, 이 사건 사고는 전적으로 망인의 자의에 따른 행위 중 발생한 사고였던 점, 이 사건 식당이 사업주 제공 시설물이기는 하나 그 본래의 목적으로 이용 중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닌 점, 망인이 이 사건 단속을 피하는 행위 중 발생한 이 사건 사고를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물의 결함이나 관리 소홀에 의하여 발생한 사고로도 볼 수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0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아래와 같은 점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1) 망인의 사업주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불법체류자들이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불법체류자 단속의 위험을 감수하고 불법체류자들을 고용하였다. 따라서 불법체류자의 단속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사업주의 도주 지시 여부 등과 상관없이 해당 사업장의 내재된 위험이 실현된 것으로 평가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절차상 위법한 이 사건 단속 과정에서 망인의 과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 이 사건 사고는 해당 사업장의 내재된 위험이 실현된 것으로서 업무상 사고에 해당한다. 2)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등에 위반하여 이 사건 식당에 출입구를 1개만 설치한 잘못이 있고, 위와 같은 시설상 하자로 인해 망인이 이 사건 사고를 당하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사고에 해당한다. 3) 더욱이 망인이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음에도 사업주 측은 적시에 응급조치 내지 후송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상당 시간 망인을 사고 장소에 방치해놓은 잘못이 있다. 이로 인해 망인이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있다가 사망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이 사건 사고 발생 과정 등 가) 이 사건 단속반원들은 지상 1층에 위치한 이 사건 식당의 출입구를 통제한 채이 사건 단속을 실시하였고, 이에 망인은 이 사건 식당의 창문을 통해 도주를 시도하였다. 망인이 위 창문을 통해 나오려고 하자 밖에서 대기 중이던 이 사건 단속반원이 망인의 도주를 저지하려 하였으나, 망인이 이를 뿌리치고 위 창문 맞은편에 있는 비계(높은 곳에서 공사를 할 수 있도록 임시로 설치한 가설물) 난간으로 이동하였다. 나) 위 비계는 건물 외벽 지하주차장 흙막이 구역에 설치된 것으로서 위 구역 바닥의 깊이는 약 7.5m 가량인데, 해당 단속반원은 망인이 위 비계 난간으로 이동하자 망인을 잡는 것을 포기하고 다른 외국인 근로자가 이 사건 식당 창문으로 나오는 것을 막으려 시도하였으며, 망인은 결국 위 비계에서 위 구역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이 사건 사고를 당하게 되었다. 2) 이 사건 사고 직후 상황 가) 이 사건 사고 당시 구급활동일지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신고시각은 2018. 8. 22. 12:09경이다. 나) 이 사건 사고 관련 국가인원위원회의 2019. 1. 16.자 결정문에 의하면, 현장관계자 2명이 이 사건 사고 직후인 12:09경 및 12:10경 119에 신고를 한 것으로 나온다. 다) 또한 이 사건 공사장의 현장소장인 ○○○은 2019. 1. 21. 피고 담당공무원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공사 현장 내에는 있었으나 이 사건 식당에 있지는 않았다. 이 사건 사고 직후 연락을 받고 곧바로 12:10경에 이 사건 사고 장소로 내려가 망인의 상태를 확인하였으며, 지상에 있는 직원을 통해 119에 신고를 하게 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3) 이 사건 단속 결과 등 가) 이 사건 단속 당시 불법체류자로 확인이 된 근로자는 총 33명이었고, 망인을 고용한 ○○○○은 그 이전에도 불법체류자 고용으로 인한 출입국관리법위반죄로 총 7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 나) ○○○○의 이사인 ○○○은 2018. 9. 17. 원고 소송대리인과 대화를 하면서 ‘공사현장에 인력이 없어 불법체류자임을 알면서도 쓸 수밖에 없다.’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9, 10, 12호증, 을 제2, 4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이 법원의 인천출입국·외국인청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관련 법리 등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보험급여의 대상이 되는 업무는 사회통념상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사업의 업무와 연관이 있다고 볼 만한 경우이어야 하고, 업무수행성이라 함은 사용자의 지배·관리 하에 이루어지는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및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과정에서 재해의 원인이 발생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업무장소에서 업무시간 내에 발생한 사고라도 비업무적인 활동 때문에 생긴 사고라면 업무상 사고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6두7669 판결 참조). 이와 동일한 취지 하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마목은 ‘휴게시간 중 발생한 모든 사고’가 아닌 ‘휴게시간 중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행위로 발생한 사고’만을 업무상 사고로 규정하고 있다(이 사건 사고는 휴게시간 중 발생한 사고이다). 나) 이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일반적으로 불법체류자인 근로자가 출입국관리사무소 단속반원들의 단속을 피하기 위하여 도망하던 중 사고를 당하였다면 그와 같은 사고를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사업의 업무와 연관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사업주도 구인난 등을 극복하기 위하여 불법체류자를 고용하여야 할 불가피한 필요성이 있을 수 있고 불법체류자를 고용한 데 따른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으므로, 사업주가 불법체류자에 대한 고용을 지속하고 형사처벌을 면할 목적으로 불법체류자에게 직접 도주를 지시하였다거나 도피 경로를 사전에 마련해두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불법체류자가 도피 과정에서 당한 사고는 사용자의 지배·관리 하에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어 업무상 재해로 평가할 수 있다. 다) 또한 업무수행 중 사고로 인한 근로자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려면 해당 사고가 그 업무 수행에서 수반되는 일반적인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9두508 판결의 취지 참조). 2) 판단 가) 망인을 고용한 ○○○○이 불법체류자 고용으로 인해 처벌받은 전력, 이 사건 단속 당시 확인된 불법체류자의 수, ○○○○ 이사 ○○○의 2018. 9. 17.자 대화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사업주인 ○○○○이 망인 등 불법체류자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여지가 상당하다. 나) 그러나 관련자들의 진술(갑 제10호증, 을 제2 내지 4, 9호증)을 살펴보더라도, 사업주 측에서 이 사건 단속 당시 망인 등에게 직접 도주를 지시하였다거나 도피 방법을 사전에 마련해놓았다고 볼만한 사정은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사고가 업무와 연관이 있다거나 사용자의 지배·관리 하에 발생한 사고로 보기는 어렵다. 가사 ○○○○이 불법체류자라는 사실을 묵인한 채 망인 등을 고용한 것을 사업주 측의 묵시적 도주 지시가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더라도, 망인이 이 사건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이 사건 식당의 창문을 넘어 높이 7.5m 가량 되는 비계의 난간을 통해 도주를 하려다 발생한 이 사건 사고의 경우, 망인이 다소 이례적이고 무리한 방법을 택해 도피를 하다가 발생한 사고로서 ‘단속 도피 과정에서 통상적·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사고’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를 ‘그 업무수행에 수반되는 일반적인 위험 범위 내의 사고’ 내지 ‘업무에 내재된 위험이 현실화된 사고’라고 평가할 수 없다(또한 이 사건 단속에 절차적 위법이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단속 과정에서 단속반원들의 무리한 신체 접촉으로 인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볼 근거도 없는 이상, 이 사건 사고를 단속 도피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라 볼 수 없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가 이 사건 식당의 시설상 하자로 인해 발생한 사고라고도 주장하나, 이 사건 단속 당시 이 사건 식당 출입구가 통제되자 망인이 이 사건 식당의 창문을 넘어 높이 7.5m 가량 되는 비계의 난간을 통해 도주를 하려다 발생한 이 사건 사고에 있어, 출입구를 부족하게 설치한 이 사건 식당의 시설상 하자가 원인이 되어 추락사고(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라) 마지막으로, 이 사건 사고 당시 119 신고 시각, 이 사건 공사 현장소장 ○○○의 대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 직후 사업주 측의 응급조치 등이 미흡하였다거나 조치 소홀로 인해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 어려우므로,이와 같은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판사1 판사 판사2 판사 판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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