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급여불승인 처분취소
2020구단16051
판례 전문
【주문】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청구취지】피고가 2020. 6. 25.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이유】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배달대행전문업체 ’주식회사 ○○‘ 소속 근로자다. 원고는 2020. 5. 11. 원동기장치자전거를 타고 배달을 가던 중 별지 사고현장 약도와 같이 안양시 상세주소생략 교차로에서 정지신호에 직진하다가, 원고가 운행하던 원동기장치자전거의 우측 부분과 신호에 따라 좌회전하던 승용차(이하 ’피해 차량‘이라 한다)의 앞부분이 충돌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우측 무릎 전방십자인대 부분파열, 우측 무릎 내측 연골판 부분파열, 우측 척골부 분쇄골절 및 삼각선유연골 파열, 우측 제2수지 개방성 골절 및 손톱 손상, 좌측 하악경 골절, 좌측 제3-7번 늑골골절, 뇌진탕, 다발성 좌상(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요양급여 신청을하였다. 다. 피고는 2020. 6. 25.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는 원고의 신호위반이라는 범죄행위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사고로 확인되고 원고에게 신호위반을 할 만한 불가피한 사유가 없었으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상병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사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아래 사유를 고려하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이 사건 상병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에서 업무상 재해의 예외로 규정한 ’범죄행위‘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① 원고의 신호위반 행위는 ‘범죄행위’가 아닌 ‘범칙행위’에 해당하고 위반 정도가 경미하다. ② 이 사건 사고는 배달업무 수행 중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에서 발생하였으므로 통상적인 운전업무의 위험범위 내에서 발생한 사고이다. ③ 이 사건 사고는 원고의 신호위반 외에도 피해 차량 운전자의 전방주시의무 및 안전운전의무를 해태한 과실 내지 무리하게 과속하여 교차로에 진입하고 그대로 진행한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한 것이다. 나.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37조 제2항은 근로자의 고의, 자해행위,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재해는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범죄행위에는 과실에 의한 범죄행위도 포함되며 형법에 의하여 범죄행위가 포함되는 것은 물론 특별법령에 의해 처벌되는 행위도 제외되지 않으므로 도로교통법상 범칙행위도 범죄행위에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1990. 2. 9. 선고 89누2295 판결의 취지 참조). 또한 산재보험법 제37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근로자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사망 등이 발생한 경우’는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사망 등의 직접 원인이 되는 경우이거나 범죄행위가 주된 원인이 되는 경우를 의미한다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7. 4. 27. 선고 2016두55919 판결 참조, 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2두13079 판결 취지 참조). 2) 살피건대, 앞서 본 처분의 경위에 앞서 든 증거, 을 제1, 3, 6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내지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는 원고의 신호위반의 범죄행위를 주된 원인으로 하여 발생한 것으로 원고의 과실 정도가 가볍지 아니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이 사건 상병은 산재보험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지 아니하다. 가) 도로교통법 제5조 제1항은 도로를 통행하는 보행자와 차마의 운전자는 교통안전시설이 표시하는 신호 또는 지시를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156조 제1호는 제5조를 위반한 차마의 운전자는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신호위반행위는 그 자체로 도로교통법에 의하여 처벌되는 범죄행위에 해당한다. 나) 내사결과보고 및 사고당시 CCTV 영상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사고지점 교차로 이전에 위치한 횡단보도에서 횡단보도를 보행중인 행인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지신호를 위반하여 직진하였고, 이 사건 사고지점 교차로에 이르러서도 역시 정지신호를 위반하여 직진함으로써 좌회전 신호에 따라 좌회전 하던 피해 차량과 교차로에서 부딪힌 사실이 인정된다. 당시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차량들은 모두 정지신호를 준수하여 정차 중이었음에도 원고만이 신호를 위반하여 직진한 점, 원고가 이 사건 사고지점 이전부터 연거푸 신호위반을 하여 직진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인 점에 비추어 볼때, 원고가 이 사건 사고지점에서 순간적인 집중력 저하나 판단착오로 교통신호를 위반하였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이고, 오히려 원고의 위험한 운전행태에 비추어 보건대 이는 고의 내지 주의의무위반의 정도가 무거운 중과실에 기한 신호위반 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크다. 다) 원고는 배달 업무 중 교통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위험한 곳에서 일어난 사고로서 통상 수반되는 운전업무의 위험이 현실화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사고지점 교차로가 왕복 8차선의 직진 도로와 2차선의 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으로 이 곳에서 신호위반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2018년 4건, 2017년 0건, 2016년 2건, 2015년 1건, 2014년 2건 발생한 사실, 원고가 배달업무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아래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도로의 구조상 위험성으로 사고가 유발되어 원고를 탓하기 어렵다거나 이 사건 사고가 업무수행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범위 내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① 이 사건 사고지점이 왕복 8차선으로 차량 통행량이 많은 곳이기는 하였으나 도로구조나 신호가 유달리 복잡하여 신호를 준수하기 까다로운 곳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원고는 단순한 직진신호를 위반한 것이다. ② 이 사건 사고지점은 원고의 배달구역에 포함되어 있었으므로 원고로서는 사고장소의 도로구조, 차량진행방식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③ 이 사건 사고는 원고의 업무 수행 중에 발생한 것이기는 하나 다른 차량이 모두 정지신호를 준수하고 있는 가운데 원고만이 거듭 신호위반을 하다가 발생한 것이고, 사고 당시 원고가 업무상 신호위반을 하면서 직진할 불가피한 사정이 있지도 아니하였다. 라) 원고는 피해 차량의 과속 및 전방주시해태의 과실이 경합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는 주장도 한다. 그러나, 아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 차량에게 원고 주장과 같은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① 보험사의 과실률 확인자료상 원고의 과실비율이 100%, 피해 차량의 과실비율이 0%로 조사된 바 있다. ② 원고 및 피해차량에 블랙박스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사고 당시 원고 및 피해차량의 속도를 확인할 아무런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 ③ 신호등에 의하여 교통정리가 행하여지고 있는 교차로를 진행신호에 따라 진행하는 차량의 운전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차량들도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고 운전하면 충분하고, 다른 차량이 신호를 위반하고 자신의 진로를 가로질러 진행하여 오거나 자신의 차량을 들이받을 경우까지 예상하여 그에 따른 사고발생을 미리 방지할 특별한 조치까지 강구할 주의의무는 없다. 다만 신호를 준수하여 진행하는 차량의 운전자라고 하더라도 이미 교차로에 진입하고 있는 다른 차량이 있다거나 다른 차량이 그 진행방향의 신호가 진행신호에서 정지신호로 바뀐 직후에 교차로를 진입하여 계속 진행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거나 또는 그 밖에 신호를 위반하여 교차로를 진입할 것이 예상되는 특별한 경우라면 그러한 차량의 동태를 두루 살피면서 서행하는 등으로 사고를 방지할 태세를 갖추고 운전하여야 할 주의의무는 있다 할 것이지만, 그와 같은 주의의무는 어디까지나 신호가 바뀌기 전이나 그 직후에 교차로에 진입하여 진행하고 있는 차량에 대한 관계에서 인정되는 것이고, 신호가 바뀐 후 다른 차량이 신호를 위반하여 교차로에 새로 진입하여 진행하여 올 경우까지를 예상하여 그에 따른 사고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까지 강구할 주의의무는 없다(대법원 2002. 9. 6. 선고 2002다38767 판결). 이 사건의 경우, 피해 차량이 정상적인 좌회전 신호에 교차로에 진입하였고 교차로 진입 후 약 8초가 경과한 뒤 원고 진행방향에 직진신호가 점등된 상황이 확인되는 반면, 원고는 이미 진행신호에 따라 교차로에 진입한 차량이나 진행신호에서 정지신호로 바뀐 직후 교차로에 진입한 차량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그 밖에 원고가 왕복 8차선의 교차로에서 8초나 남은 정지신호를 위반하여 교차로에 직진할 것이 예상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자신의 신호를 준수하여 좌회전한 피해차량에게 원고의 신호위반을 예상하여 사고발생을 방지할 특별한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④ 설령 피해 차량이 교차로에서 원고의 신호위반 동태를 살피지 못한채 그대로 진행한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시 원고가 왕복 8차선 도로에서 신호위반을 하였고 대형 버스 옆 차선에서 직진하였으므로 피해 차량이 정지가능거리에서부터 원고를 발견하였을 여지가 크다고 보기 어렵고 사고를 회피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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