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2020구합85986
판례 전문
【연관판결】서울고등법원,2021누66083,2심【주문】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청구취지】피고가 2020. 3. 11. 원고 ○○○에게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과 원고 ○○○에게 한 유족급여 부지급 처분을 각 취소한다.【이유】1. 처분의 경위 가. 망 ○○○(생년월일 생략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6. 5. 11. ○○○○○○ ○○○지점(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마트계산원으로 근무하였다. 나. 망인은 2018. 10. 9. 21:40경 주거지 내 방안에서 옷장 옷걸이 봉에 코트벨트로 목을 매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 망인의 사체검안서상 직접사인은 의사(hanging)이다. 다. 망인의 부모인 원고들은 망인이 직장 내 따돌림과 과로로 인하여 사망하였으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원고 ○○○은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원고 ○○○은 유족급여의 지급을 각 청구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는 2020. 3. 11.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원고들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20. 3. 31.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2020. 8. 13. 재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 주장의 요지 망인이 직장 내에서 조직적인 따돌림을 당하여 심각한 수준의 우울증을 겪고 있었는데, 사망 무렵의 급격한 업무 증가로 인한 육체적·정신적 피로 상태에서 우울증이 급격히 악화되어 자살에 이르렀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망인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마트계산원으로 주 5일(주말 근무 시에는 주중에 대체 휴무) 근무하면서 물품 계산 및 고객 응대 업무를 담당해왔는데, 망인의 사망 전 12주간(2018. 7. 7. ~ 2018. 9. 28.) 평균 1주당 근무시간은 52시간 41분이다. 2) 이 사건 사업장 내 마트계산원의 근무시간은 09:00부터 22:00까지인데, 총 5명의 근로자들이 4개의 근무조(09:00~18:00 / 09:00~19:00 / 11:00~20:00 / 13:00~22:00)를 편성하여 근무하였다(일주일에 한 번씩 근무조가 변경되었다). 한편, 이 사건 사업장의 마트계산원 5명의 연령대를 보면, 망인 혼자 20대이고 나머지는 모두 40대이다. 3) 망인은 2018. 5. 9.경 교통사고를 당하여 약 보름간 병원에 입원하였다가 2018. 5. 31. 복직하였다. 이에 대해 이 사건 사업장의 지점장 ○○○은 ‘개인 교통사고는 병가가 없어 개인 휴가를 사용하여야 하고, 휴가를 모두 사용한 후에는 무급휴직이므로 망인이 업무 복귀를 결정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4) 망인은 2018. 8. 20. 지점장으로부터 ‘출근 시 잦은 지각과 통보식의 휴가 사용으로 동료직원들에게 업무상 불이익을 제공하였다’는 이유로 서면 경고장을 받았다. 5) 망인의 직장동료였던 ○○○와 ○○○은 망인의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직장생활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 ○○○의 주요 진술〉 -망인이 교 통사고로 인한 다리 부상이 완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2018. 6.경 출근한 후 가장 바쁜 4번 포스(pos)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였다. 망인은 “언니에게 이야기했는데, 바꿔주지 않았다”고 말하였다. -망인이 20 18. 6.경 휴가기간에 가족들과 휴가를 가고 싶다고 하자, 담당주임이 “네가 휴가가 어디 있노, 많이 쉬었다 아니가‘라고 고함을 쳤고, 이에 망인이 울면서 사무실에서 나가는 것을 목격하였다. -망인이 점 심시간에 혼자 떨어져 식사하는 것을 목격하였고, 다른 직원들이 망인을 따돌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 ○○○의 주요 진술〉 -망인이 교통사고 후 회사에서 빨리 출근하라고 하여 심적 부담을 많이 느낀 것 같고, 회사로부터 경고장을 받은 데 대해 너무 속상하다고 이야기하였다. -망인이 남자친구에게 돈을 빌려주었고 금전적으로 힘들어 했다. 그러나 그 전부터 직장에서 받아온 스트레스가 심했을 것 같고, 위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망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6) 망인은 2018. 6.경 복직 이후 직장동료인 오○○에게 카카오톡으로 ‘요새 포스에서 망인의 지각에 대해 말이 많다면서 자주 핀잔을 준다’, ‘○○과장이 무급휴가 받으면 무단결근이라면서 휴가 못 가는 것으로 생각하라고 했다’, ‘같이 일하는 언니들에게 근무 바꿔달라고 하면 자기들 바쁘다고 안 바꿔주고 무시한다’ 등의 메시지를 보냈고, ○○○ 차장에게도 카카오톡으로 ‘얼마 전 망인의 하계휴가 때문에 난리가 났다. 휴가도 없는데 무슨 휴가를 쓰냐면서 ○○ 언니가 말을 날카롭게 하였다’, ‘발령이 나더라도 소문이 안 좋게 나서 어디든 못 갈 것 같다. 그냥 지금 마음이 너무 힘들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7) 망인이 2018. 3. 이후 작성한 일기장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2018. 2. 27. -(생략) 요새 나 사람들 앞에서 자꾸 웃으려고 하는데 뒤돌아서면 자꾸 눈물 난다. 일할 때도 의욕이 없어서 너무 힘들다. 왜 그러냐면 우리 아빠, 엄마가 안 힘들어 했음 좋겠다.(생략) ○ 2018. 3. 13. -정말 많이 힘든데, 힘들다고 얘기할 수 없어서 답답하다. 삶의 의욕이 없고, 일이 재미가 없다. 시간이 흐르면 흐르는 대로 앞이 가는 대로 따라갈 뿐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사람들은 왜 날 좋아하지 않는 걸까. (중략) 나 겉으론 많이 웃고 다녀도 속에서부터 우울이라는 벌레가 요샌 점점 더 커져서 힘들다. 우울이 커져서 내 마음보다 더 커져 있어서 힘들다.(생략) ○ 2018. 3. 18. -(하루 종일 억울한 날) 내가 뭘 그리 잘못했을까, 그 사람들한테는 그냥 내 존재 자체가 싫은 걸까? 아침부터 ○○○ 언니가 ○○○ 팀장님이 내 폰 보는 걸로 지적했단다. 근데 거기서 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오히려 나보다 더 심하게 포스 내에서 자리 비우고 심지어 업무시간에 이어폰 끼고 업무 보는데, 그래도 나만 잘못한 걸까.(생략) ○ 2018. 5. 10. -병원에서 눈 뜬 첫 날, (중략) 중요한 건 같이 일하는 포스팀… 정말 너무하다. 전화는 안 오더라도 문자 한 통이라도 괜찮냐고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어쩜 인간들이 다들 그런지 모르겠네. 진짜 싫다.(생략) ○ 2018. 5. 12. -(아빠, 엄 마 울지마, 그 짐 나한테 다 내려놔) 일주일 만에 본 아빠, 엄마의 얼굴 많이 어두웠지만 그 모습 보는 내내 눈물이 고일 뻔 했다. 이제 더 이상 울면 안 되니까, 나라도 강해져야 우리 아빠, 엄마도 안 울 테니까. 난 내가 죽어도 아빠랑 엄마랑 다시 예전처럼 행복했음 좋겠어.(생략) ○ 2018. 6. 6. -(생략) 그렇지만 26년 만에 ○○○ 남친 생긴 날. 좋다 그냥, 마냥 그 아이가 안쓰러워 보이고 위태해 보였다. 그래서 더 끌렸고 나도 어려웠지만 그 아이한테 도와줬어, 근데 있지 난 진심을 다해서 좋아한 거니 너도 진심을 다해서 날 사랑해줘, ○이야. 사랑해 눈도 이쁘고 손도 이쁜 내 사람. ○ 2018. 8. 26. -오늘 벌써 7일 째, 보고 싶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아니라고 하는데 나는 그 손 꼭 잡아주고 싶다. 정말 만약에 내가 어디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숨어버리면 ○이가 나 찾아줄까? 괜찮을 수도 있지. 근데 그러면 나 정말 많이 울어버릴 것 같다. 내가 그 아이를 좋아했던 마음은 죽을 만큼 좋아했는데,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이 보고 싶은데. 그 아이는 나를 생각하고 있을까? 나만 이렇게 아픈 거 하기 싫다. 우리 아빠한테 신뢰 보여줄 거라고 한 달 뒤에 70만 원 가지고 와서 보여줄 거라는 ○이의 믿음. ○ 2018. 9. 11. -보고 싶은 마음이 오래되면 별이 된대.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아. 니가 불러주는 ‘마누라’ 노래도 듣고 싶어. ○ 2018. 9. 14. - 아빠, 엄마 미안해요. 이번 생에는 속 많이 썩여서 가슴에 못 박히게 한 거 죄송해요. 나 너무 미안해서 아빠, 엄마 얼굴 어떻게 볼까요. ○○이 믿어달라는 말 안할 거에요. 걔가 믿게끔 행동해야지, 내가 말하는 것과는 틀리네요. 그냥 이대로 기억을 다 지워버릴 수만있다면 지워버리고 싶어요. ○ 2018. 10. 6. -그를 안 본 지 47일 째. 그런데 그 동안 나는 매일 울다가 웃다가를 반복하고, 미친년처럼 그렇게 살고 있지. 어느 날은 환하게 웃다가 어느 날은 막 울고. 어느 날은 공허하게 멍때리고. 요새 아빠랑, 오빠랑도 말 안한지 오래돼서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다. (중략) ○○○ 생각하면 나 이렇게 힘든데 내 옆에 없다는 게 너무 가슴이 아파. 그런데 우리 가족 생각하면 떼어내야 하는데 마음처럼 그게 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한편으로 내가 기억상실증이라도 걸렸으면, 시간이라도 돌릴 수 있다면, 아님 차라리 정신병원 들어가서 미친 애처럼 하루 종일 울면서 나 혼자 있고 싶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10 내지 16, 18 내지 25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하는바, 그 인과관계 유무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로써 판단되어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업무로 인하여 질병이 발생하거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이 유발 또는 악화되고, 그러한 질병으로 인하여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의 상태 또는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정신장애 상태에 빠져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는 때에는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지만(대법원 1993. 12. 14. 선고 93누13797 판결, 대법원 1999. 6. 8. 선고 99두3331 판결 등 참조), 자살은 본질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것이므로 근로자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말미암아 우울증이 발생하였고 그 우울증이 자살의 동기 내지 원인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곧 업무와 자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함부로 추단해서는 안 되며, 자살자의 나이와 성행 및 직위,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자살자에게 가한 긴장도 내지 중압감의 정도와 지속시간, 자살자의 신체적·정신적 상황과 자살자를 둘러싼 주위 상황, 우울증의 발병과 자살행위의 시기 기타 자살에 이르게 된 경위, 기존 정신질환의 유무 및 가족력 등에 비추어 그 자살이 사회평균인의 입장에서 보아 도저히 감수하거나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우울증에 기인한 것이 아닌 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두2029 판결 참조). 그리고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므로(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두8009 판결 참조), 근로자가 자살한 경우에도 자살의 원인이 된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업무에 기인한 것인지 여부는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 등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게 되나, 당해 근로자가 업무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정신질환으로 자살에 이를 수밖에 없었는지는 사회평균인의 입장에서 앞서 본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두24644 판결 참조). 2)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사망이 사회평균인의 입장에서 보아 도저히 감수하거나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우울증에 기인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망인의 사망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가) 망인이 이 사건 사업장의 마트계산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직장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였고, 특히 2018. 6.경 복직한 후 상사로부터 하계휴가를 허락받지 못하고, 근태와 관련하여 자주 지적을 받자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망인이 교통사고로 입원함으로써 규정상 연차를 모두 소진한 것으로 보이고, 복직 이후 실제로 지각이 잦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망인이 상사로부터 업무상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보기 어렵고, 그 밖에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 사회통념상 도저히 수인하기 어려울 정도의 따돌림을 받았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는다. 나) 망인의 사망 전 12주 동안의 평균 근무시간이 주당 52시간 41분으로서 객관적으로 과중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이 사건 사업장의 마트계산원들이 4개의 조를 편성하여 근무하면서 일주일마다 근무조 편성을 변경해온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망인이 사망 무렵 단기간 또는 만성적인 업무 과중에 시달렸다고 보기 어렵다. 다) 망인의 건강보험 수진내역에 따르면, 망인이 사망하기 이전까지 정신건강의학과 관련 진료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 비록 망인의 일기장에 2018. 2. 말경부터 우울감을 호소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일기장 내용만으로는 망인의 우울증 발병 여부나 우울증의 발병 시기 및 증상의 정도 등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 라) 망인은 2017년경 부친인 원고 ○○○의 사업 실패에 따른 막대한 금전적 손해로 인하여 집안 분위기가 극도로 가라앉자 그때부터 상당한 우울감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망인이 2018. 6.경부터 교제하기 시작한 ○○○에게 사금융 대출로 3,600만 원을 빌려준 사실을 가족들이 알게 되어 심한 자책감에 시달렸고, 위 ○○○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자 급격히 실의에 빠졌던 것으로 보이는바, 오히려 위와 같은 사정들이 망인이 자살을 선택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3.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재판장 판사 판사 판사1 판사 판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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