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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서울행정법원null0001. 1. 1. 선고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2021구합78947

판례 전문

【연관판결】서울고등법원,2022누68031,2심-대법원,2024두35965,3심【주문】1.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청구취지】피고가 2021. 8. 9. 원고에게 내린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이유】1. 처분의 경위 가. 망 ○○○(생년월일 생략생 남자, 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은 1989. 1.경 ○○○○○조합의 사원으로 입사하여 2002. 7. 9.경부터 16개 시?도별 ○○○○○○○○조합을 회원으로 하는 ○○○○○○○○조합연합회(이하 ‘연합회’라고만 한다)의 전무이사로재직하였고, 2007. 11. 21.경부터는 연합회 공제조합의 상무이사를 겸임한 근로자이다. 나. 망인은 2019. 10. 28. 20:22경 인천에 있는 모친의 집 화장실에서 입구 안쪽을테이프로 막고 번개탄으로 연기를 피운 채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망인의 사망이 업무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로 인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피고는 ‘망인은 사망 당시에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하여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 있었다기보다는, 신념에 따라 스스로 선택한 자해행위에 의하여 사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라는 취지의 서울업무상질평판정위원회 심의결과 등에 근거하여 2021. 8. 9. 원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거부하는 처분(이하 ‘이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내렸다. [인정근거]다툼없는사실,갑제1내지3,5,16호증(가지번호있는경우각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관련 법리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재해’란 업무수행 중 업무에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재해발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하지만,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며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극심한 업무상의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정신적인 고통으로 우울증세가 악화되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하여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추단할 수 있는 경우라면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고,비록 그 과정에서 망인의 내성적인 성격 등 개인적인 취약성이 자살을 결의하게 된 데에 영향을 미쳤다거나 자살 직전에 환각, 망상, 와해된 언행 등의 정신병적 증상에 이르지 않았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7. 5. 31. 선고 2016두58840 판결). 나.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자살은 본질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행위인바, 근로자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말미암아 우울증이 발생하였고 우울증이 자살의 동기나 원인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곧 업무와 자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함부로 추단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두2029판결, 2012. 3. 15. 선고 2011두24644 판결 등의 취지 참조). 4.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쟁 점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6조 제3호의 규정 및 앞서 본 법리의 내용을 종합하면, 망인이 업무상의 사유로 인하여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뚜렷하게 저하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실행하였다는 점을 원고가 증명하여야만 망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가 ① 망인이 자해행위를 할 당시에 정신적 이상 상태에 있었다는 점 및 ② 그러한 정신적 이상 상태가 망인의 업무상 사유에 기인한다는점을 모두 증명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있다. 나. 인정사실 1) 망인의 기본적인 업무 내용 가) 연합회 상근직 중 최고 직위인 전무이사로서 3년 임기의 선출직인 회장을 보좌하며실무를 총괄하였다. 나) 연합회 공제조합 상무이사로서 연합회 공제조합의 일상적인 사무 일반을 총괄하였다. 2) 사건의 경과 가) 2013. 1. 22.경 ○○○이 연합회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나) 2013. 1. 24.경 ~ 2014. 10. 17.경 위 선출 결의의 정당성을 둘러싼 가처분신청, 민사소송, 형사고소 등이 제기되었으나, 망인의 대응으로 모두 기각, 각하되거나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다) 2018. 3. 8.경 망인은 정치자금법위반죄, 뇌물공여의사표시죄, 업무상횡령죄에 대하여 ○○○의 공범으로 기소되었고, 대구지방법원에서 벌금 350만 원의 유죄판결(2017고단2952)을 받았으며, 이에 불복하여 망인이 제기한 항소와 상고가 모두 기각됨에 따라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위 판결에서 망인의 유죄가 인정된범죄사실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정치자금법위반죄 망인과 ○○○ 및 연합회 경영기획부장 ○○○은 2013. 9. 16.경 전세버스 면허제내지 총량제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국토교통위원회 국회의원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연합회 자금 1,500만 원을 인출한 후 국회의원 2명의 후원회 계좌에 입금시켰다. ○뇌물공여의사표시죄 ○○○은 2015. 5.경 전세버스 업계에 유리한 수급조절계획안 마련 및 전세버스업체들의 이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개선 등 추가적인 조치를 추진하기 위하여 국토교통부 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하기로 마음먹고, ○○○으로 하여금 국토교통부직원에게 줄 상품권을 준비하도록 지시하였다. 이에 ○○○은 망인에게 보고하여 승낙을 받은 다음 ○○○○○ 상품권 10만 원권 30장을 준비하여 ○○○에게 건네주었고, 이후 ○○○은 2015. 5. 8.경 국토교통부 직원을 만나 위 상품권 30장 합계 300만 원 상당을 제공하려 하였으나, 위 직원이 이를 거절하면서 받지 아니하였다. ○업무상횡령죄망인과 ○○○, ○○○은 공모하여 2013. 4. 19.경부터 2015. 4. 9.경까지 총 8회에 걸쳐 연합회 자금 합계 1억 1,700만 원을 인출하여 이를 ○○○의 형사사건 합의금,보험료, 통신비, 사업자금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 라) 2018. 8.경 ~ 2018. 12. 6.경 경기도○○○○○○○○조합 ○○○ 이사장을 필두로 하여 ○○○에 반대하는연합회 회원들(이하 편의상 ‘반대파’라고 한다)은 망인과 ○○○, ○○○을 업무상횡령 혐의로 추가 고소하였으나, 모두 혐의 없음을 이유로 불기소처분을받았다. 마) 2018. 12. 19.경 ~ 2019. 6. 11.경 ○○○이 회장 선거에 3번째 당선되었으나, 연합회는 해당 선거가 부정선거에해당한다는 이유로 당선무효결정을 하였다. 그 후 ○○○은 직무대행자로서연합회 업무를 수행하였으나, 반대파의 가처분신청이 인용됨에 따라 ○○○의직무대행자 자격도 정지되었다. 바) 2019. 7.경 반대파는 망인과 ○○○을 포함한 관련자 총 23명을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다시 고소하였다. 사) 2019. 7. 22.경 망인은 위 고소 사건으로 경찰조사를 받았다. 당시 망인이 했던 진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은 연합회 계좌에서 ① 예비비 명목으로 2013. 6. 17.경 200만 원, 2013. 6. 19. 1,800만 원을, ② 연합회 사업추진 기밀비 명목으로 1,000만 원을 각 인출한 후, 위 각 금원을 총회의 승인 없이 사용하였다. 이때 ○○○의 지시를 받은 망 인이 경리직원에게 연합회의 직인과 출납증, 출금전표 등 출금절차에 필요한 서류를 건네주는 방식으로 위 각 금원을 인출하였다. ○ ○○○은 전세버스 총량제 관련 입법에 따른 대가로 국회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하기로 마음먹었고, 망인은 ○○○의 지시에 따라 2014. 1. 9.경 위 전달에 사용될 금원(액수가 1,000만 원인지 또는 2,000만 원인지 여부는 기억나지 않음)을 연합회 계좌에서 인출하여 ○○○에게 주었다. ○ 그 밖에 연합회 계좌에서 2014. 10. 23. ~ 2015. 12. 4. 인출된 금원들에 대하여는 추후에 자료들을 찾아서 확인해보겠다. ○ 망인은 2012. 11. ~ 2012. 12.경 ○○○의 전임 회장인 ○○○의 지시를 받아 ①연합회 특별회계 기금 중 1억 9,600만 원을‘법적 소송비 및 제도개선추진(총량제) 지원비’명목으로 연합회 회원의 이사장들에게 송금한 사실, ② 연합회 예비비(공금) 중 4,800만 원을‘제도개선 업무추진비’명목으로 연합회 회원의 이사장들에게 지급한 사실, ③ 연합회 특별기금 중 5,000만 원을 ○○○에게 퇴임 전별금 명목으로 지급한 사실이 있다. 다만 위 ③항 기재 금원의 지출에 대하여는 총회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 ○○○로부터 사전에 특정 지원자 5명을 연합회 본부에 채용하라는 요청을 받은사실이 있다. 위 5명을 부정하게 채용한 것인지 여부는 당시 채용을 담당한 실무자들에게 확인하여야 할 사항이다. 아) 2019. 10. 17.경 경찰은 망인의 사무실과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였다. 자) 2019. 10. 18.경 ~ 2019. 10. 23.경 반대파가 망인에게 퇴진을 요구하였고, 서로 고성을 지르면서 다투었다. 이어서 반대파는 망인의 사무실을 점거하며 농성을 벌였고, 망인은 출근을 중단하였다. 차) 2019. 10. 24.경 망인은 원고에게 "사무실에 일찍 들렀다가 부산으로 출장을 다녀오겠다”라고알리고 외출하였으나, 이후 연락이 두절되었다. 카) 2019. 10. 28.경 망인이 모친의 집에서 자필 및 컴퓨터로 작성된 유서들을 남기고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그 유서들의 주요 구절은 아래와 같다. ○가족에게 남긴 유서 - 지금 이 방법이 최선인 듯싶다. 어차피 부질없이 사는 것보다 여러 사람 살리고가는 게 도리인 듯하다. - 아빠가 약한 거 아니고, 너무 시달렸고 힘들었단다. 연합회 임원을 너무 오래했나 보다. 이제는 편히 쉬련다. - 다만 신문에 보도되는 ○○○ 기무사령관, ○○○ 회장, ○○○ 검사 나하고 똑같아. 엘리트고, 명예를 존중하고, 회장님 모시고, 아랫사람 챙기고. 그러니까 이번 수사에 많은 보탬이 될 거야. 나는 그것도 족해. - 순간적인 판단이 아니고 며칠 전 준비했어. 그래서 애들 (재산) 조금 챙겨준 거고. 암튼 사랑해. ○ 부하 직원(○○○ 부장)에게 남긴 유서 - 고생 많았다. 앞으로 갈 길을 생각하니 다른 방법이 없다. - 회장님(○○○) 관련 자금집행 처리를 상품권 등을 김부장(○○○)하고 내가 계좌이체 현금으로 받았다고 해서 회장님 오해가 있고. - 회장님 관사 수정화물 명의변경 건도 나는 최근에 알았는데 영장에는 공모로되어 있고, 저번 재판 뇌물공여의사표시죄처럼 수사기관에서 믿어줄 거 같지 않다. - 최근 경기이사들(반대파) 출근 저지로 힘들다. - 김부장 어제 보았는데"○○○ 회장 때문에 인생 망가졌다”고 하더라. 연임 욕심보다는 직원들 살길을 찾아주었으면 한다. ○ 연합회 임직원(○○○, ○○○, ○○○)에게 남긴 유서 - 많은 고민 끝에 선택한 길입니다. 회장님과 (부하 직원들 사이의) 중간 입장에서 사용금액에 대하여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었습니다. - 회장님도 개인 변호사 비용 많이 쓰시고 업계를 위해 횡령한 것은 없습니다. 회장님 모신 거 후회 안하렵니다. 정말 열심히 하셨고 개인 착복, 횡령 없는 것 제가 자신합니다. 그런데 밝히면 다 무너지니까 제가 입을 닫겠습니다. 회장님 원망안 합니다. 그런데 (회장님으로부터) 답이 없어서 제가 책임집니다. - 압수수색 대비 증거인멸 건은 제가 주도했으니까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 요즘 많이 힘들었습니다. 경기조합(반대파)에서 연달아 방문하여 제게 모욕 주고,더 이상 직원들 볼 낯이 없고, 구차하게 수사 받는 일은 못하겠고, 대신 다 책임지고 가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상품권과 관련해서 하급자가 책임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회장님 상품권 관계는 꼭 김부장 피해 없게 하세요. 다만 누구라고 저도 회장님도 말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어차피 뇌물이나 정치자금법(위반)이니까요. ○ 모두에게 남긴 유서 - 너무 힘들었다. 나름대로 소신이 있었고, 사람이 죽을 정도가 아닌 사건인데, 선택의 폭이 없었다. - 나는 현실도피가 아니고 명예 그리고 조직 보호 차원이다. - ○○○ ○○○ 충성한 죄밖에 없고, 4,700만 원 상품권이 회장님 횡령이 아니라공적 업무 수행인 거 이 자료 주고 항변하세요. - 47건(4,700만 원 상품권 횡령 사건) 이사장들이 실무자 책임이라고 하고 불편.회장님 신변 공모한 것 없지만 도덕성 오해 문제. 3) 망인의 평소 건강상태 고혈압(135/83mmHg) 등의 신체질환으로 치료를 받았으나, 정신질환에 관한 진료 내역은 없음. 4) 의학적 소견 가)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 결과 ○ 소수의견(3인) ① 망인은 연합회의 전무이사와 연합회 공제조합의 상무이사를 겸임하며 실무에 대한 총괄적인 책임을 맡고 있었고, 회장이 바뀐 2013년 이후부터 제기된 다수의 소송관련 업무를 처리했던 것으로 확인되므로, 당시 일상적인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를받았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는 점, ② 망인이 장기간에 걸쳐 각종의 소송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인들의 대립, 갈등, 공격 등에 노출되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놓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망인은 2018년 업무상횡령의 공범으로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망인이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위 범행에 가담하였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위 범행으로 개인적인 이익을 취득한 정황도 확인되지 않는 점, ④ 망인의 연령대를 고려할 때 망인이 심리적 압박감이나 우울감에대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였을 가능성이 높은 점, ⑤ 망인이 자살을 앞두고가족들과 부하직원들에 대한 책임감으로 유서를 정리하여 남겼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의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다. ○ 다수의견(4인) - 스트레스의 업무기인성 부정(2인) 연합회 회장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하더라도, 망인이단지 소극적으로 업무상 횡령에 가담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결국 업무상 횡령 중일부 행위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받아 그 위법성이 확인되었으므로, 망인의 사망은업무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정신적 이상 상태 부정(2인) 망인이 연합회 회장의 비리에 관하여 상당한 압박감 또는 업무상 스트레스를 느꼈던 것으로 보이나, 한편으로 망인이 본인의 자살이 단순한 회피가 아니라 직원들을 살리기 위한 선택에 해당함을 분명히 하는 취지의 통화를 하거나 유서를 남긴 점 등 자살에 이른 경위에 비추어 볼 때, 당시 망인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나) 진료기록 감정결과(○○○○○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정신질환으로 치료 또는 상담을 받지 않은 사람도 자살에 이를 수 있다. 2013년부산 지역의 자살 사망자 190명 중 37.3%만이 정신과 치료 경험이 있었다고 보고된 바도 있다. ○ 사람이 자살을 선택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당시 현저한 정신장애 상태에 있었다고단정할 수는 없다. 특정 상황에 대한 도피 또는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수단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근거자료가 갖추어진다면 이러한‘현저한 정신장애 상태에서 이루어진 자해행위’와‘신념에의한 자해행위’의 구분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본다. ○ 망인이 2019. 10. 22.경에 나눈 대화내용을 보면, 주로 망인을 둘러싼 상황을 서술하는 대화로 보이고, 나아가 극복하기 어려운 스트레스, 우울, 초조, 충동성,비관적 사고 등의 정신병리를 추단할 수 있는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 망인이 2019. 10. 24.경에 나눈 대화내용 중에서 망인이"내가 죽든지 회장이 죽든지 둘 중 하나는 죽고 애들은 살려야 될 거 아니냐”라고 하자, 상대방이"아니, 자네야 뭐 죽을 이유가 없잖아. 뭐하려고 죽어? 만약에 자네가 죽는다고 그러면, 나는 그렇게 생각해. 딸내미한테 상처 주는 거야. 하나밖에 없는 딸내미한테 상처 주는 거고”라고 응답한 대목이 있는데, 위와 같은 망인의 발언이 자살충동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상대방은 망인에게 자살을 만류하는 듯한반응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 밖에 망인의 정신병리를 추단할 수 있는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 망인이 가족들에게 남긴 유서를 보면, ① 자살의 동기("부질없이 사는 것보다여러 사람 살리고 가는 게 도리인 듯하다”,"나하고 똑같이 엘리트고, 명예를존중하고, 회장님 모시고, 아래 사람 챙기고. 그러니까 이번 수사에 많은 보탬이될 거야. 나는 그것도 족해”,"순간적인 판단이 아니고 며칠 전 준비했어”), ②힘든 심정("너무 시달렸고 힘들었단다”,"연합회 임원을 너무 오래 했나 보다. 이제는 편히 쉬련다”), ③ 가족에 대한 미안함, 사랑, 부탁 등의 내용이 있다. ○ 망인이 가족 이외의 사람들에게 남긴 유서에는 ① 소송 등에 대한 대책, ② 본인이 책임을 지고 간다는 내용, ③ 주변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부탁이 주를 이루고, ④ 본인의 억울한 심정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 위에서 본 망인의 자살 직전 대화와 유서에서 망인의 힘든 심정과 억울함에 대한 표현은 있지만, 정신병리로 인하여 자살을 결심하게 되었음을 시사하는 내용 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유서의 내용만으로 작성자의 정신장애 유무를 판단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한편 원고가 작성한 2021. 9. 14.자 사실확인서에"망인이 2017년부터 수면제를 복용하였고, 2019. 10. 17.경 압수수색을 받은 다음부터는 잠을 못 자고 얼굴색이 어두워지고 살도 빠지고 멍하게 있다”라는 내용이 있는 점을 보면, 망인에게 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정신병리가 있었으나 그동안 망인의 글과 대화에서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은 있다. ○ 망인의 정신병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망인의 자살 이유를 명확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망인이 자살 직전에 받았던 스트레스는 일상의 업무보다는 2019. 10. 17.자 압수수색의 대상 사건이 주된 계기가 되었고, 그에 따른 현실적인 난관을 해결하려는 것이 자살의 주된 동기가 되었다고 추정된다. [인정근거]다툼없는사실,갑제1,4내지13,15,17호증의각기재,이법원의 ○○○○○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 단 1) 망인이 자해행위 당시 정신적 이상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 위 인정사실에 갑 제9,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망인이 자살을 결행할 무렵에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나아가 망인이 이러한 스트레스로 말미암아 정상적인 인식능력,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 등이 뚜렷하게 저하되는 정신적이상 상태에 있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가)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는 망인이 정신질환으로 인하여 자살에 이른 것이라 추정할 근거가 없다는 소견을 개진하였다. 나) 이에 대하여 원고는, 자신의 생명마저 포기하는 자살행위 그 자체가 정신질환의 결과물에 해당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은 근로자의 자해행위로 인한 부상뿐만 아니라 사망까지도 업무상의 재해에서 제외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였고, 다만 그 자해행위가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뚜렷하게’ 저하된 상태에서 실행된 예외적인 경우에한하여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위 규정은 근로자의 자살행위가 본질적으로 근로자 본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것으로서 사고의 우연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을 기본 전제로 두고 있다고 해석되므로, 망인이 자살하였다는 사실만으로 당시 망인의 정상적인 인식능력이 뚜렷하게 저하되어 있었다고 추단하는 것은 적어도 우리 법제의 태도에 비추어서는 허용될수 없다고 판단된다. 다) 망인의 생전 모습을 관찰한 주변 사람들의 진술(갑 제9, 17호증)에 의하면,망인이 부하 직원들에게 반대파와 사이의 갈등으로 겪은 수치심, 괴로움 등의 감정을수시로 토로하는가 하면, 자택에서는 원고에게 답답함을 호소하며 식사를 제대로 하지못하였고, 주말에 수면제를 먹고 하루 종일 무기력하게 잠만 자기도 하였으며, 아울러얼굴색이 어두워지고 살도 급격히 빠지는 등의 신체변화도 동반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설령 위와 같은 현상들을 자살의 전조 증상으로 해석하더라도, 이러한 전조증상은 망인이 자살 전에 경험한 정신적 어려움 또는 심경의 한 단면이 피상적으로 노출된 것에 불과한 점, 오히려 전조 증상이 없는 자살이 이례에 속하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망인의 정신적 장애가 현저하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라) 망인은 사망 전에 여러 사람들에게 상당한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 나아가 망인은 그 유서에서 망인이 결코 순간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니라 많은 고민 끝에 자살을 결심하였고, 자살을 실행하기 며칠 전부터 준비를 하였으며, 망인의 자살은 단순한 회피가 아니고 본인의 명예와 연합회 조직을 모두 지키기 위한 결단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유서의 내용을 액면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망인이 일순간의 충동?격정?회피 욕구에 지배되어 자살한 것이 아니라, 상당 기간 동안 나름대로 자살에 따른 득실을 숙고하여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볼 수 있는바, 제3자의 관점에서 망인이 내린 숙고의 결론이 비합리적이라 평가된다는 사정만을 들어서는 망인이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살을 선택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2) 망인의 정신적 이상 상태가 업무에 기인한 것인지 여부 설령 망인이 자해행위 당시에 정신적 이상 상태에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앞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다가 갑 제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대한 사실조회회신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업무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로 인하여 정신적 이상 상태에 이른 것이라보기도 어렵다. 가) 망인은 2013년경부터 오랫동안 지속된 ○○○과 반대파 사이의 소송전을 해결하기 위하여 부심하였던 것으로는 보인다. 그러나 ① 위 소송의 대부분은 망인의 사망 시점으로부터 수년 전에 벌어진 일인점, ② 그 결과도 대체로 망인과 ○○○ 측에 유리하게 나온 점, ③ 비록 2019년에 이르러 ○○○이 당선무효결정 및 직무정지가처분을 받아 실각하였으나, 망인은 선출직회장의 거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상근직 직원이었던 점, ④ 한편 망인이 ○○○을 위하여 소송을 수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반대파는 ○○○의 지시를 수행하는 망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었던 점(갑 제8호증) 등을 감안하면, 망인이 위소송에 대응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는 자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판단된다. 나) 그보다 망인이 자살을 결심할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사망 시점에 근접하여 실시된 2019. 10. 17.자 압수수색(이하 ‘이 사건 압수수색’이라고한다)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압수수색은 망인의 2019. 7. 22.자 경찰진술에 기초한 것으로 보이는바, 위 경찰진술에서 망인이 스스로 인정한 행위만 보더라도 앞서 2018. 3. 8. 유죄판결을 받은 정치자금법위반죄, 뇌물공여의사표시죄, 업무상횡령죄와 사실상 동일한 구조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압수수색은 어디까지나 망인과 공범들이 고의로 범한 추가 범죄의혐의를 밝히기 위한 것이므로, 이는 망인의 정당한 업무 범위 내에서 발생한 사건이라고 할 수 없고, 단지 망인이 개인적인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범행한 것은 아니라거나,상사인 ○○○의 지시를 현실적으로 거부하기 어려워 범행에 가담하게 된 사정이 있다고 하여 달리 볼 수도 없다. 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압수수색의 대상 사건 중 일부는 경찰에서 불송치 결정을 하였고, 나머지는 현재까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망인의 범행 사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사유에 기인한다는 점을 증명할 책임은 원고에게 있으므로, 위 대상 사건에서 문제된 망인의 행위들이 정당한 업무수행에 해당한다는 점을원고가 증명하여야 할 것인데, 원고가 주장하는 근거만으로는 위와 같은 점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다른 증거가 없다. 라) 망인은 이 사건 압수수색을 받은 뒤부터 반대파의 퇴진 요구, 모욕적인 언사, 사무실 점거 농성 등 돌발적인 사건에 잇따라 직면하였으나, 위 사건들도 망인의범죄 혐의가 발단이 된 것이므로 업무상 사유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 마)또한 망인의 유서에는 ○○○이 그 지시에 따라 정치자금법위반 등 범법행위에 이른 망인 이하 하급자들을 비호하여 주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시정을 촉구하는내용도 상당수 발견되나, 이는 형사책임의 분배에 관하여 내부적인 대립이 발생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설령 망인이 위와 같은 ○○○의 소극적인 태도에 서운함이나 배신감을 느꼈다고 하더라도, 이 역시 업무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바) 그 밖에 망인이 일상적인 업무로 인하여 과로를 하였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볼만한 구체적인 사례나 증거가 없다. 라. 소결론 그렇다면 망인의 사망을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처분에 어떠한 위법이 없다. 5.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재판장 판사 판사판사1 판사판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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