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2022구합68268
판례 전문
【주문】1. 피고가 2022. 4. 26. 원고들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청구취지】주문과 같다.【이유】1. 처분의 경위 가. 망 ○○○(생년월일생략생 남자,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주식회사 ○○○○○(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 소속 근로자로 화성시 상세주소생략에 있는 ‘○○○○○○○○○○’ 공사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 한다)에서 사토(잔토) 처리 운반업무를 수행하던 사람이다. 나. 망인은 2021. 12. 10. 새벽에 자택에서 이 사건 회사 소유의 싼타페차량(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을 운전하면서 출발하였고, 이 사건 공사현장을 경유하여 화성시 상세주소생략에 있는 사토 하차지(이하 ‘이 사건 하차지’라 한다)로 가던 중, 07:00경 화성시 상세주소생략 앞 노상을 지나다가 우측에 있는 커브길쪽으로 핸들을 조향하지 못하고 그대로 직진하여 도로를 이탈하는 바람에 배수지 라인에 설치된 철제 난간을 충격한 뒤 배수지로 추락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망인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현장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다. 망인의 자녀인 원고들은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2. 4. 26. ‘망인은 이 사건사고 당시 무면허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여 도로교통법 등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로 사고가 발생하여 사망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음이 타당하다’는 취지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7, 8호증, 을 제1, 5, 6,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들 주장의 요지 망인이 무면허 상태에서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한 것이 이 사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회사는 망인이 이 사건 차량을 출퇴근과 업무용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사실상 이를 묵인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가 사업주의 구체적인 지시를 위반한 행위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보아야 한다. 나.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 본문에서 규정하고 있는 ‘근로자의 범죄행위가원인이 되어 발생한 사망’이란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사망 등의 직접 원인이 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근로자가 업무수행을 위하여 운전을 하던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인하여 사망한 경우, 해당 사고가 근로자의 업무수행을 위한 운전 과정에서 통상 수반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 그 사고가 근로자의 중대한 과실로 일어났다는 사정만으로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되고, 사고의 발생 경위와 양상, 운전자의 운전 능력 등과 같은 사고 발생 당시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2두30072 판결 등 참조). 운전자가 무면허운전 등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각 호를 위반하여 교통사고를 야기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그 사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 본문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의 배제사유에 해당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20두41429 판결의 취지 참조). 다. 인정사실 1)망인은 1991. 4. 10. 1종 보통 운전면허를 취득한 이후 1종 대형, 대형견인차, 2종 소형 운전면허를 취득하였으나, 위 각 운전면허는 2015. 4. 23. 음주운전으로 모두 취소되었다. 망인은 2016. 7. 9. 1종 대형견인차 운전면허를, 2017. 7. 5. 1종 대형 운전면허를 다시 취득하였으나 2021. 6. 12. 재차 음주운전으로 모두 취소되었다. 2) 이 사건 회사의 공동대표자인 ○○○은 2021. 6.경 망인의 운전면허가 취소된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에 망인을 인천 상세주소생략에 있는 공사현장(이하 ‘인천 공사현장’이라 한다)으로 발령하면서 위 현장에 있는 숙소에서 출퇴근하게 하였다. 한편 망인의 제안에 따라 ○○○은 망인의 아들인 원고 ○○○를 2021. 6. 28. 이 사건 회사에 입사시킨 뒤, 망인의 출퇴근 및 휴일 자택 방문시 원고 ○○○가 이 사건 차량을 운행하여 함께 이동하도록 조치하였다. ○○○은 망인에게 ‘이 사건 차량을 운행하지 말고, 운전자가 없을 때에는 이 사건 회사의 창고 앞에 세워놓으라’는 취지로 말했다. 3) 2021. 9.~10.경 인천 공사현장의 업무가 종료되었고, 이후 망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위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토(잔토)를 필요로 하는 다른공사현장으로 반출하는 업무(차량 관리, 상차 관리 등)를 주로 수행하였다. 이 사건 공사현장에는 인천 공사현장과 달리 숙소가 따로 없어서 차량으로 출퇴근하여야 했다. 4) 원고 ○○○는 2021. 12. 1. 이 사건 회사에서 퇴직하였으나, ○○○은 이 사건 차량을 회수하지 않았다. 5) 망인은 2021. 12. 10. 새벽에 이 사건 차량을 운행하여 06:00경 이 사건 공사현장에 들러 현장 TBM(일을 시작하기 전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체조를 하는 것 등을 말한다)을 마치고, 이 사건 하차지를 점검하기 위하여 현장 담당자인 ○○○○의 ○○○ 차장과 ‘비가 많이 오지 않아 정상적으로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취지로 통화를 하면서 이 사건 차량을 운행하여 이동하던 중 07:00경 이 사건 사고를 당하여 사망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호증, 을 제2 내지 4, 8, 9, 12, 13호증의 각 기재, 증인 ○○○의 법정진술,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는 망인의 업무 수행 중 발생한 사고이고, 설령 이 사건 사고 발생 과정에 망인의 도로교통법위반의 범죄행위나 업무상 과실이 일부 기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는 ‘근로자인 망인의 범죄행위가 사망 등의 직접 원인이 되는 경우’라고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망인이 수행하던 업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여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등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그 입법 목적에 비추어 볼 때, 산재보험법 제37조 제2항 본문이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등에 따른 부상 등을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 것은 업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의 현실화가 아닌 업무 외적인 관계에 기인하는 행위 등을 업무상 재해에서 배제하려는 것으로, 우연성 결여로 보험사고성이 상실되거나 보험사고 자체의 위법성에 대한 징벌이 필요한 경우에는 보험급여를 행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보인다(대법원 1990. 2. 9. 선고 89누2295 판결, 대법원 1995. 1. 24. 선고 94누8587 판결등 참조). 따라서 위 조항에서 ‘범죄행위’는 법문 상 병렬적으로 규정된 고의ㆍ자해행위에 준하는 행위로서 산재보험법과 산재보험수급권 제한사유의 입법취지에 따라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절시키고 재해의 직접 원인이 되는 행위로 제한하여 해석ㆍ적용함이 타당하다. 나) 이 사건 사고는 망인의 본래 업무인 이 사건 공사현장의 사토 반출을 위하여 하차지를 점검하러 가는 도중에 발생한 사고이고,1) 망인이 고용주로부터 제공받은이 사건 차량을 운전하여 이 사건 하자치로 이동하는 것도 통상의 업무수행 방법이었다. 또한 이 사건 사고는 통상적인 운행경로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그 사고 장소가 하차지 점검과 전혀 무관한 장소에서 발생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증거는 없다. 한편 이 사건 사고 발생 과정에 다른 업무 외적인 동기나 의도가 개입되어 있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 다) 망인은 1991. 4. 10. 처음으로 운전면허를 발급받은 이후 운전면허가 취소되거나 정지된 일부 기간을 제외하고 상당한 기간 동안 운전을 해온 점 및 이 사건 사고경위에 비추어 볼 때, 운전면허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망인은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할수 있는 사실상의 능력은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하고, 망인의 무면허운전 행위가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라) 이 사건 사고에 관한 교통사고사실확인원 및 수사결과보고서(갑 제2, 4호증)에 따르면, 망인은 주변이 매우 어두운 이 사건 사고 장소 앞 도로를 직진하며 지나던중 전방에 배수지 철제 난간이 설치되어 있어 우측 방향으로 조향장치를 틀어서 커브길로 이동하여야 함에도 그대로 직진하다가 도로를 이탈하여 위 철제 난간을 들이받은뒤 배수지로 추락한 것으로 보이는바, 그와 같은 전방주시의무의 태만이 이 사건 사고발생의 하나의 원인이 되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사정이 그와 같다면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망인의 업무상 과실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사고 현장은 미개통된 도로2)로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노면이 젖어있어 매우미끄러웠던 점, 배수지 앞 커브길에는 PE방호벽이 일부 설치되어 있긴 하였으나 다른 조명시설 등 안전시설물은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과연 이 사건 사고가 온전히 망인의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고, 그렇다면 이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망인에게 도로교통법위반(업무상과실 재물손괴)죄가 성립한다는것이 명백하게 증명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마) 이 사건 사고는 미개통된 도로로 이 사건 사고 당시 그 사고 장소 부근을 지나는 차량은 없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물론 망인이 이 사건 사고 당시 무면허운전을 한 것과 전방주시의무를 태만히 한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애초에 망인의 무면허운전은 이 사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볼 수 없고, 사고가 발생한 시간대와 사고 장소의 특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는 망인과 같이 아직 어두운 새벽 시간에 한 공사현장에서 다른 공사현장으로 이동하는 근로자에게 있어 안전에 관한 주의의무를 조금이라도 게을리 하였을 경우 도로 여건이나 교통상황 등 주변 여건과 결합하여 언제든지 현실화될 수 있는, 업무 자체에 내재된 전형적인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평가하여야 한다. 2) 가)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서 처분청은 당초 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다른 사유를 추가 또는 변경할 수 있고, 이러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유무는 처분사유를 법률적으로 평가하기 이전의 구체적 사실에 착안하여 그 기초인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한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므로, 추가 또는 변경된 사유가 처분 당시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거나 당사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하여 당초의 처분사유와 동일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두19021 판결,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21두34756 판결 등 참조). 이처럼 기본적 사실관계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별개의 사실을 들어 처분사유로 주장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이유는 행정처분의 상대방의 방어권을 보장함으로써 실질적 법치주의를 구현하고 행정처분의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고자 함에 그 취지가 있다(대법원 1999. 3. 9.선고 98두18565 판결, 대법원 2003. 12. 11. 선고 2003두839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처분의 당초 처분사유는 ‘망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무면허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여 도로교통법 등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로 사고가 발생하여 사망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피고가 추가한 처분사유는 ‘이 사건 사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27조 제2항에 따라) 사업주의 구체적인 지시를 위반하여 출장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위 처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 가 동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처분사유 추가가 허용된다고 볼 수 없다. 나) 설령 위와 같은 처분사유 추가가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은 2021. 6.경 망인의 운전면허 취소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원고 ○○○가 이 사건 차량을 운행하게 하고 망인에게는 운전을 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망인의 근무장소가 인천 공사현장에서 이 사건 공사현장으로 변경되어 출퇴근시 차량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되었고 이후 원고 ○○○가 이 사건 회사에서 퇴직하였음에도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차량을 회수하지 않는 등 망인이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하는 것을 사실상 묵인하여 온 것으로 판단되는 점[원고 ○○○가 퇴직한 이후 망인이 지인인 ○○○와 함께 출퇴근하였으나, ○○○은 그러한 사실을 이 사건 발생 이후뒤늦게 알았을 뿐 당시에는 알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증인 ○○○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4, 15쪽)], 특히 이 사건 사고 당일에 망인이 이 사건 차량을 운행하여 이사건 공사현장으로 출근하거나 이후 이 사건 하차지로 이동하는 것을 이 사건 회사가구체적으로 금지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이 사건 차량을 운행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이 사건 하차지로 이동하던 중에 발생한 사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27조 제2항에서 말하는 ‘사업주의 구체적인지시를 위반한 행위’로서 업무상 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마.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어느 모로 보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재판장 판사 판사 판사1 판사 판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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