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불승인처분취소
2023구단75952
판례 전문
【주문】1.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청구취지】피고가 2023. 8. 22.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급여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이유】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23. 4. 1.부터 배송업을 하는 ‘○○○○○’에서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배달대행원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23. 4. 14. 23:26경 오토바이를 운전하여 배달 업무를 하던 중 수원시상세주소생략 교차로(이하 ‘이 사건 교차로’라 한다)를 ○○○○○○○ 방향에서 1차로를 따라 ○○○○○○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진입하다가, 위 교차로를 ○○○○○○방향에서 ○○○○○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진입하던 크루즈 승용차(이하 ‘상대방 차량’이라 한다)와 충돌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교통사고’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로 ‘흉강내로의 열린 상처가 없는 폐의 기타 손상, 신경성 방광의 기능장애, 좌측 아래 다리의 상세불명 부분의 열린 상처, 다발성 타박상, 여러 신체 부위를 침범한 기타 명시된 손상, 비골 골절, 경골 골절, 양안 중심망막동맥폐쇄, 양안 허혈시신경병증’의 진단을 받고, 2023. 7. 4.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라. 피고는 2023. 8. 22. 이 사건 교통사고가 원고의 ‘신호위반’에 의한 범죄행위로 발생한 것이고, 그 밖에 위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원인은 없으므로, 위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유로 불승인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 5, 6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청구원인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교차로 진입을 약 10m 앞둔 상태에서 위 교차로 신호기에 좌회전신호가 황색신호로 변경되는 바람에 미처 속력을 줄이지 못하고 그대로 이 사건 교차로에 진입하여 좌회전하게 되었던 것으로서, 상대방 차량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이 사건 교차로에 진입한 원고를 충분히 식별할 수 있었을 것이고, 그럼에도 신호가바뀌기 전에 상대방 차량이 예측 출발을 하여 이 사건 교통사고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교통사고는 원고의 과실 뿐만 아니라 상대방 차량의 과실도 그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므로,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부상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니, 위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37조 제2항에서는 근로자의 고의ㆍ자해행위,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재해는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범죄행위에는 과실에 의한 범죄행위도 포함되고, 형법에한 범죄행위가 포함되는 것은 물론 특별법령에 의해 처벌되는 행위도 제외되지 않으며, 도로교통법상 범칙행위도 범죄행위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된다(대법원 1990. 2.9. 선고 89누2295 판결의 취지 참조). 그리고 근로자가 업무수행을 위하여 운전을 하던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부상을 당한 경우, 해당 사고가 근로자의 업무수행을 위한 운전 과정에서 통상 수반되는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 그 사고가 신호 또는 표지 위반 등으로일어났다는 사정만으로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되고, 사고의발생 경위와 양상, 운전자의 운전 능력 등과 같은 사고 발생 당시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2두3007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산재보험법 제37조 제2항이 고의ㆍ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등에 따른 부상 등을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 것은, 그 부상은 업무에 내재되거나 통상 수반될 수 있는 위험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라 업무와 무관한 원인으로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부상사이에 인과관계가 단절되기 때문이고, 나아가 그 원인이 범죄행위에서 비롯된 경우라면 보험사고 자체의 위법성에 대한 징벌이 필요한 경우로서 보험급여를 행하지 않겠다는 정책적인 고려에 따른 것이다(대법원 1990. 2. 9. 선고 89누2295 판결, 대법원>1995. 1. 24. 선고 94누858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는 재해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보험가입자인 사업주가 납부하는 보험료와 국고부담을 재원으로 하여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업무상 재해라는 사회적 위험을 보험방식에 의하여 대처하는 사회보험제도로서(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두27159 판결 참조),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안전보건상의 위험을 사업주나 근로자 어느 일방에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 보험을 통해서 산업과 사회 전체가 이를 분담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다(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5두3867 판결 참조). 따라서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의 재원은 사회구성원들 전체의 기여를 통해 형성된 공공재라 할 것이므로, 이를 통해 근로자의 손해를 전보하는것에는 공동체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여야 한다는 공익적 타당성도 갖추어야 한다고 봄이 옳다. 그런데 법령이 금지하는 행위, 특히 형사상 범죄행위로 규정된 행위로 인하여재해가 발생한 경우까지도 그 행위의 법정형이나 비난가능성이 가볍다는 이유만으로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를 통해 그로 인한 손해를 전보하게 된다면, 이는 개인의 범죄행위로 초래된 손해를 공동체 전체가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되어 공익에 부합한다고 할수 없고, 오히려 근로자 개인의 도덕적 해이를 용인하거나 이를 조장하게 될 우려도있다. 또한 위 손해가 근로자 개인의 사적 보험으로 전보되는 것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므로, 이를 공적 보험급여의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하여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본질에 어긋난다고 할 수도 없다. 2) 판단 앞서 든 증거, 을 제4,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할 수 있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사건 교통사고는 원고의 범죄행위에 의한 것으로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없다. 가) 이 사건 교통사고가 발생할 당시 원고가 진행하는 방향의 신호기는 적색 등화로서 진행금지 신호였고, 상대방 차량의 신호기는 직진 및 좌회전 녹색등화로서 직진과좌회전이 가능한 신호였다. 그리고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교차로에 진입하기 약 10m 전에 이미 황색등화가 점등되었다는 것인데, 교차로에 진입하기전에 황색등화가 점등되면 교차로의 직전에 정지하여야 함에도(도로교통법 제4조 제1항,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6조 제2항, [별표 2]), 원고는 정지하지 않고 그대로 위 교차로에 진입하였다.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신호를 위반하는 행위로서 그 자체로 도로교통법 제156조 제1호, 제5조 제1항에 따라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할 수 있는 범죄행위이고, 신호를 위반하여 교통사고를 발생시키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에 해당하여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나 자동차종합보험 가입 등에도 불구하고 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도로교통법,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의 금지 및 처벌규정이 아니더라도 자동차로 도로를 통행하는 교통이 일반화된 현대사회에서 신호의준수는 사회구성원들에게 보편화된 일상적 규범으로서 그 중요성이 크고, 자동차로 통행하는 도로교통의 특성상 이를 위반하였을 경우 초래될 수 있는 위험과 그 결과 등이매우 중대하므로, 도로교통에서의 신호를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 교통사고는 비난가능성이 높고 그에 대한 징벌의 필요성도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 나) 이 사건 교통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상대방 차량 앞부분 일부만이 정지선을 지난상태, 즉 상대방 차량이 이 사건 교차로에 전부 진입하지도 않은 지점에서 발생하였고,그 당시 상대방 차량의 신호기는 녹색 등화였다. 이와 같은 사고발생 위치에 비추어보면 상대방 차량은 녹색 등화가 점등된 이후에 비로소 교차로에 진입하려고 시도하다가 이 사건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주장처럼 상대방 차량이 녹색 등화 점등 전에 예측 출발을 하였다고 할 수 없으며, 달리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에 상대방 차량의 어떤 과실이 기여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상대방 차량이 출발하기 전에 이 사건 교차로에 먼저 진입하여 있던 원고를충분히 식별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과실도 있다는 주장을 하나, 신호등에의하여 교통정리가 행하여지고 있는 교차로를 진행신호에 따라 진행하는 차량의 운전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차량들도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고 운전하면 충분하고, 다른 차량이 신호를 위반하고자신의 진로를 가로질러 진행하여 오거나 자신의 차량을 들이받을 경우까지 예상하여그에 따른 사고발생을 미리 방지할 특별한 조치까지 강구할 주의의무는 없다(대법원2014. 5. 29. 선고 2014다203984 판결 참조). 원고는 이 사건 교차로 앞 정지선에 도달하기 이전부터 이미 왼쪽으로 방향을 꺾어 중앙선을 넘어서 주행하여 위 교차로에 진입한 다음 상대방 차량의 정지선 바로 앞을 가로질러 좌회전을 시도하였던바, 이와 같이 비정상적으로 교차로에 진입하는 원고의 오토바이를 상대방 차량이 쉽게 식별할 수있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식별하였더라도 상대방 차량이 제동할 수 있는 거리나원고와의 충돌을 막기 위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이 사건 교통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에 상대방 차량의 과실이 기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오토바이로 배달업무를 하는 경우 도로교통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에노출될 수는 있으나, 그 위험은 근로자가 도로교통에 관한 법령을 위반하지 않고 운전업무를 하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의미하는 것이지, 근로자가 도로교통에관한 법령을 고의 또는 중과실로 위반함에 따라 발생하는 위험까지도 업무수행을 위한운전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위험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교통사고처럼 원고의 범죄행위에서 비롯된 교통사고는 원고의 업무에 통상 수반되는 범위 내의 위험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3) 소결론 그러므로 이 사건 교통사고는 업무상 재해라고 볼 수 없어 이 사건 처분에 원고가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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