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예비적:상해치사)피고사건
86노1113
판시사항
살인의 범의없는 선행행위로 인한 상처가 가해자의 후행행위로 인하여 사망으로 이어진 경우, 살인죄의 성부
판결요지
피해자가 살해의 범의가 없는 선행행위로 말미암아 외상성 뇌출혈상을 입게 되었고 이것이 직접적 사인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즉시 치료만 받았더라면 사망하지 않았을런지 알 수 없는데도 가해자로부터 다시 목이 졸려 의식불명이 되어 그러한 기회마저 잃었을 뿐만 아니라 호흡곤란과 혈액순환의 장애로 말미암아 사망이 촉진되었다면 피해자의 사망과 가해자의 목조른 행위와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
참조조문
형법 제17조 , 제250조
판례 전문
【피 고 인】 【항 소 인】 검사 및 피고인【원심판결】 제1심 부산지방법원(86고합84 판결)【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7년에 처한다. 원심판결선고전의 구금일수중 175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이 유】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첫째로, 피고인은 평소 열등의식으로 인하여 피해자 공소외 1(이하 '피해자'라 줄여서 쓴다)와 동반자살할 생각으로 미리부터 다량의 수면제를 준비하여 오는등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하려 했던 점, 이 사건 범행당시 비록 피해자 사망의 직접원인이 된 것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상당시간 동안 피해자의 목을 조른 점등에 비추어 보면, 범행당시 피고인에게 살해의 범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는데도, 원심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하여 주위적 공소사실인 살인죄에 대하여는 무죄의 판시를 하였으니, 이점 원심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는 것이고, 둘째로, 원심이 예비적 공소사실인 상해치사죄를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5년의 형을 선고함에 그친 원심의 형의 양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것이며, 피고인 및 그 변호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첫째로, 피고인은 이 사건 발생당시 피해자와 시비언쟁하면서 피해자의 빰을 1대 때린 일은 있어도, 피해자가 사망할 정도로 구타한 일은 전혀 없는데도, 원심은 검사의 예비적 공소사실을 받아들여 피고인을 상해치사죄로 처단하였으니, 이점 원심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는 것이고, 둘째로,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의 양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먼저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여러 증거들을 기록에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유부녀인 피해자와 불륜관계를 맺어 오던중 1985.12.26.에는 비밀리에 부부사이임을 확인하는 의식까지 치렀으나, 같은달 27. 16:30경 피해자의 집 2층 방안에서 위와 같은 의식에 따른 예물문제로 시비가 되어 싸우다가 원판시와 같은 경위로 피해자로 하여금 머리가 여러차례 벽에 부딪히게 하여 외상성 뇌출혈상을 입게 함으로써, 그것이 주된 원인이 되어 피해자가 그날 20:00경 사망하게 된 사실은 이를 충분히 인정 할 수 있고, 한편 위 증거들과 검사의 공소외 2(피해자의 사체를 검안한 의사)에 대한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등에 의하면,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로 하여금 외상성 뇌출혈상을 입게 한 뒤에도 싸움을 계속하여, 방바닥에 넘어진 피해자의 배위에 올라타서는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목을 내리 누른 사실, 이에 피해자는 피고인의 얼굴, 목, 가슴부분을 손톱으로 할퀴고, 좌측 상박부를 이빨로 물기까지 하면서 몸부림쳤으나, 힘이 부쳐 빠져나오지 못하고 결국 의식불명상태에 빠졌던 사실,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가 의식불명상태에 빠지자 그가 이미 사망한 것으로 생각하고 손을 풀었으나, 피해자는 그로부터 3시간 남짓 지난 후에 앞서 본 바와 같이 외상성 뇌출혈이 직접 원인이 되어 사망하게 되었던 사실 등이 인정되는바, 이에 대하여 원심은, (1) 피해자의 사인이 액사가 아니라 외상성 뇌출혈인 점, (2)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상처를 입힐 당시에는 살해의 범위가 있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점, (3) 통상 외상성 뇌출혈상을 입은 환자가 즉시 치료받는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소생할 수 있는 것은 아닌 점 등을 들어, 피고인이 피해자의 목을 눌러 조른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과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단정하여, 목을 누를 당시에 살해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살펴보지도 아니한 채,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인 살인죄에 관하여 무죄의 판시를 하였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람의 목부위를 계속적으로 눌러 조르면, 그 사람이 호흡장애로 말미암아 사망하게 되리라는 점은 경험칙상 충분히 예견되는데도, 피고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의 강력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목을 계속 눌러 조르다가, 피해자가 의식불명상태에 빠진 후에야 피해자가 사망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중단한 점으로 미루어 보아, 피고인에게는 당시 순간적으로나마 살해의 범의가 확정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볼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살해의 범위는 있었다고 볼 것이며, 또 피해자가 살해의 범의가 없는 선행행위로 말미암아 외상성 뇌출혈상을 입게 되었고, 이것이 직접적 사인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즉시 치료만 받았더라면 사망하지 않았을는지 알 수 없는데도( 공소외 2의 검찰에서의 진술 및 부검의사 손 태동의 원심에서의 증언), 피고인으로부터 목이 졸려 의식불명이 되어 그러한 기회마저 잃었을 뿐만 아니라, 호흡곤란과 혈액순환의 장애로 말미암아 사망이 촉진되었다고 볼 것이므로, 어느모로 보나 피해자의 사망과 피고인의 목조른 행위와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볼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은 살해의 범의를 가지고 피해자의 목을 졸라 결국 사망케 하였으므로,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검사의 주위적 공소를 받아들여 피고인을 살인죄로 처단하여야 할 터인데, 그러하지 아니하고 범죄의 증명이 없다하여 이 부분 공소에 관하여는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어서, 이 점을 탓하는 검사의 항소논지는 이유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항소논지나 검사의 나머지 항소논지에 대한 판단은 이를 모두 생략하고,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결혼을 하지 아니한 독신자로서 화랑을 경영하뎐 자인바, 1980.경 위 화랑의 고객으로서 공소외 4의 처인 피해자 공소외 1(1953.1.25.생)을 알게 되어 불륜관계를 맺기 시작하여, 1983.11.경에는 아예 피해자의 집 2층 홀을 빌려 화랑으로 사용하면서, 공소외 4가 출근하고 없는 낮에는 피해자와 사실상 부부처럼 행세하여 왔으며, 1985.12.26.에는 절에 가서 피해자와 단둘만이 아는 비밀결혼의 의식까지 올린 후, 그 증표로 피해자에게 다이어반지 5부짜리 1개(시가 금 1,000,000원 상당)를 해주기로 약정하였는데, 그 다음날인 1985.12.27. 16:30경 피해자의 집 2층 방안에서 피해자에게 형편상 다이어반지를 3.5부짜리(시가 금 600,000원 상당)로 해주겠다고 제의한 것이 화근이 되어, 피해자가 굳이 5부짜리 다이어반지를 받아야 겠다고 고집하면서, 방바닥에 있던 책을 집어 피고인에게 던지자, 피고인이 화가 나서 피해자의 빰을 1대 때리면서 서로 싸움을 하게 되었고, 그 와중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소아마비인 점을 들어 "다리도 병신인 새끼가 해 주기 싫으면 치워라"는등 피고인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을 하면서 넥타이를 잡아 당겨 호흡을 곤란하게 하자, 피고인은 격분하여 왼손으로는 넥타이를 잡아 당기는 피해자의 손을 풀면서 오른손으로는 피해자의 목을 잡아 흔들면서 뒤로 밀어 피해자의 머리를 여러 차례 그 곳 방벽에 부딪히게 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외상성뇌출혈 등의 상해를 입게 하고, 그 후 함께 넘어져서도 피해자가 계속하여 넥타이를 잡아 당기자, 평소의 열등의식과 꼭 5부짜리 다이어반지를 받아야 겠다면서 달려드는 피해자에 대한 미운 감정이 순간적으로 생겨나서, 피해자를 살해해 버리기로 마음먹고, 피해자의 배위에 올라타서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목을 누르면서 꽉 조르다가, 피해자가 의식을 잃고 저항을 멈추자 피해자가 사망한 것으로 생각하고, 피고인도 자살할 마음에서 피해자를 그 옆에 있는 피고인의 방으로 옮겨 눕히고, 출입문과 방문을 모두 잠근 뒤, 평소 준비해 둔 종류미상의 수면제를 먹고 피해자의 옆에 누워 스스로 혼수상태에 빠져 버림으로써, 이미 외상성뇌출혈상 등의 상처를 입고 있던 피해자가 치료를 받아 보지도 못한 채 이로 말미암아 그날 20:00경 그 자리에서 그대로 사망에 이르게 하여 그를 살해한 것이다. 【증거의 요지】 판시사실중 사인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사실은, 1. 피고인의 당심법정에서의 이에 일부 부합하는 진술 1. 원심 제1,2,8회 각 공판조서중 피고인의 이에 일부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1. 검사의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중 이에 일부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1. 검사의 공소외 5, 4, 2에 대한 각 진술조서중 이에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1. 사법경찰관작성의 검증조서중 이에 부합하는 기재 등을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판시 사인의 점은, 1. 원심 제6회 공판조서중 원심증인 공소외 3의 이에 부합하는 진술기재 1. 검사의 공소외 3, 2에 대한 각 진술조서중 이에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1. 의사 공소외 3 작성의 공소외 1에 대한 사체검안서, 해부소견서, 감정서중 이에 부합하는 각 기재 등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판시사실은 모두 그 증명이 충분하다. 【법령의 적용】 판시 소위는 형법 제250조 제1항에 해당하는바, 소정형중 유기징역형을 선택하여, 그 형기범위내에서 피고인을 징역 7년에 처하고, 형법 제57조에 의하여 원심판결선고전의 구금일수중 175일을 위 형에 산입하기로 한다. 이에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판사 송진훈(재판장) 정창환 김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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