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묘지 안장거부처분 취소청구
해석례 전문
1. 사건개요 청구인은 참전유공자(6·25 참전)인 고(故) 김OO(1934년생, 2017년 사망, 이하 ‘고인’이라 한다)의 자녀로서, 2025. 1. 00. 피청구인에게 고인을 국립묘지로 안장하여 줄 것을 신청하였으나, 피청구인은 고인이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 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25. 5. 00. 청구인에게 국립묘지 안장거부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청구인 주장 피청구인이 고인의 형사처벌 전력만을 근거로 구체적인 판단기준이나 심의내용을 제시하지 않은 채 관련 법 조항에 해당한다는 선언적 표현만으로 이 사건 처분을 통보한 것은 「행정절차법」상 이유제시의무를 위반한 위법한 행위이며, 고인의 범죄전력은 하나의 사실관계에 대해 복수의 법률이 적용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법 위반이 결격사유로 작용했는지 명확히 특정하지 않아 판단의 기준이 불분명하며, 그 내용도 초범·생계형·수동적 가담이라는 사법부의 판단을 무시한 채 자의적으로 결격사유를 누적하여 적용한 것이다. 고인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참전용사로서 국가존립을 위해 헌신했고, 제대 이후에도 반사회적 행위없이 성실하게 살아온 점에서 국가유공자로서 공적이 부정되어서는 안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3. 관계법령 행정절차법 제23조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조, 제5조, 제10조, 제11조, 제23조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 제12조, 제13조, 제26조 국립묘지 안장대상심의위원회 운영규정 제4조 구(舊) 국가보안법 (법률 제1151호로 1962. 9. 24. 일부개정되어 1962. 10. 25. 시행되었던 것) 제5조 구(舊) 밀항단속법 (법률 제1618호로 1963. 12. 16. 일부개정되어 1964. 1. 6. 시행되었던 것) 제3조 구(舊) 반공법 (법률 제1997호로 1968. 3. 18. 일부개정되어 같은 날 시행되었던 것) 제4조 4. 인정사실 청구인과 피청구인이 제출한 각 자료의 기재내용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청구인이 제출한 안장신청 내역조회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다 음 - ○ [신원확인 심사] 결과-부적격 / 부적격 사유-1975. 2. 00. A지방법원, 밀항단속법위반, 국가보안법위반, 반공법위반,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4년 나. 국가기록원에서 2025. 3.06. 피청구인에게 회신한 고인의 A지방법원 70고O0000 판결문에 대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다 음 - ○ [사건] 70고O0000 가. 밀항단속법위반, 나. 국가보안법위반, 다. 반공법위반 ○ [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 및 자격정지 1년에 처한다. 이 판결 선고전의 구금일수 중 135일을 위 본 형에 산입한다. 그러나 이 재판 확정일로부터 4년간 위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 [범죄사실] 1956. 12. 00. 만기 제대한 후 농업에 종사하다가 B국에 밀항하여 1973. 10. 0.부터 OO의 구성원인 OOO 경영의 공업소 견습공으로 종사하다가 1974. 6. 0. B국 A 간이 재판소에서 출입국관리령 및 외국인등록법위반으로 벌금을 선고를 받고 강제송환된 자인 바, 여권 등 출국에 필요한 증명없이 1972. 11. 00. 23:00경 C항에 정박 중인 화물선에 승선·출항하여 동월 26. 21:00경 B국 D항에 도착·도망하여서 밀항하고, 동월 27. 8:00경 B국 A 소재 성명불상자 집에서 OO 구성원인 OOO의 처로부터 그 정을 알면서 밀항비조로 20OO을 수수하고, 1973. 10. 하순경 B국의 공업소 내에 OOO으로부터 “남조선은 장사를 하여도 세금을 많이 물게하여 빼앗아버리고 권력자와 돈 많은 사람들만 학교에 갈 수 있고, 인민은 취직도 못하며 검찰관은 살인강도라도 돈만 주면 풀어주고, 돈만 있으며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장관도 될 수 있는 한편 농민들은 죽을 먹고 목숨을 이어가고 있는데, 북조선은 농업이 OO 못지 않게 발달되어 있고, 10년제 의무교육 덕택으로 자식들의 교육에 걱정이 없으며 모두 잘 살고 있다”는 말을 듣고, 1974. 1. 0.부터 동년 5월경까지 OOO의 집에서 북 기관지인 조선신보에 게재되어 있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남반부 인민들은 헐벗고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고, 한강 주변에 거지떼가 우굴거리는데 북조선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의 영도로 전인민이 잘살고 있으며 10년제 의무교육 때문에 돈 없이도 공부할 수 있고, 세계에서 세금없이 살기 좋은 나라일 뿐 아니라 중공업이 발달되어 흥남비료 공장에서 세계 제일의 생산을 하고 있으며 농업도 기계화 되어 있어 힘들이지 않고 농사를 짓고 있다”는 요지의 기사를 수회 읽어서 각 반국가단체인 북괴의 찬양에 동조한 것이다. ○ [참작사유] 피고인은 초범으로 생활고에 못이겨 B국으로 밀입국한 다음 그의 이모인 한OO(OO계열)이 경영하는 공장의 직공으로 피용된 것이 우발적인 동기가 되어서 이 건 범행에 소극적으로 가담한 점, B국은 공산주의나 OO계가 합법적으로 정치활동을 하고 있어서 교포들은 대한민국에서와 같이 반공의식이 투철하지 못하고 상호간 빈번한 접촉을 하고 있는 점, 피고인은 수사단계에서 이 공판정에 이르기까지 그 범행을 자백하고 지금은 그 과오를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사상적으로 공산주의자가 아닌 점을 엿볼 수 있고, 또 그 가정환경이라던지 그 연령 등에 비추어 정상에 참작할 사유가 있다. 다. 피청구인이 작성하여 안장대상심의위원회에 제출한 안건 제안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다 음 - ○ [의제] 금고 이상의 형 선고자(밀항단속법위반, 국가보안법위반, 반공법위반)로서 국립묘지 안장대상 여부 판단 ○ [제안사항]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국립묘지법’이라 한다) 제5조제5항제5호(국립묘지의 영예성 훼손)에 해당되어 국립묘지 안장대상이 되는지 여부 라. 피청구인은 2025. 5. 00. 청구인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 사건 처분서를 통지하였다. - 다 음 - ○ 귀하께서 제출하신 국립묘지 안장심의신청에 대하여 2025년 제0회 국립묘지 안장대상심의위원회에서 심의(심의일자: 2025. 5. 0.)한 결과 국립묘지 안장 비대상으로 결정되었음을 통지합니다. 국립묘지 안장대상 여부는 국립묘지법 제5조제5항제5호와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심의위원회의 심의) 등에 따라 관련부처 및 민간 전문위원 등으로 구성된 ‘국립묘지 안장대상심의위원회’에서 고인의 병적사항과 수형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여 공정한 심의를 거쳐 결정하고 있습니다. 고인의 경우 금고 이상의 형 선고자(밀항단속법위반, 국가보안법위반, 반공법위반)로서 심의 결과 국립묘지법 제5조제5항제5호(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에 해당되는 것으로 의결되어 국립묘지 안장 비대상으로 결정되었습니다. 5. 이 사건 처분의 위법·부당 여부 가. 관계법령의 내용 1) 「행정절차법」 제23조에 따르면, 행정청은 처분을 할 때에는 다음 각 호[신청 내용을 모두 그대로 인정하는 처분인 경우(제1호), 단순·반복적인 처분 또는 경미한 처분으로서 당사자가 그 이유를 명백히 알 수 있는 경우(제2호), 긴급히 처분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제3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하고(제1항), 행정청은 제1항제2호 및 제3호의 경우에 처분 후 당사자가 요청하는 경우에는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한다(제2항)고 되어 있다. 2) 국립묘지법 제1조에 따르면 이 법은 국립묘지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가나 사회를 위하여 희생·공헌한 사람이 사망한 후 그를 안장(安葬)하고 그 충의(忠義)와 위훈(偉勳)의 정신을 기리며 선양(宣揚)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고, 같은 법 제5조제1항제4호에 따르면 국립호국원에 안장되는 대상자로 「참전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에 따른 참전유공자로서 사망한 사람 등을 안장 대상자로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5조제5항제5호에 따르면, 안장대상심의위원회가 국립묘지의 영예성(榮譽性)을 훼손한다고 인정한 사람은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다고 되어 있고, 같은 법 제10조에 따르면 국립묘지의 영예성 훼손 여부 등 안장대상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국가보훈처에 안장대상심의위원회를 둔다고 되어 있다. 3) 「국립묘지 안장대상심의위원회 운영규정」 제4조제1항제4호에 따르면, 안장 등 대상으로 신청된 사람이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사람이거나 그 밖에 국가보훈부장관 또는 국방부장관이 안장대상심의위원회에서 심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국립묘지법 제5조제5항제5호의 규정에 따른 영예성 훼손여부를 안장대상심의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다고 되어 있다. 4) 구(舊) 「밀항단속법」 제3조제1항에 따르면, 밀항 또는 이선·이기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되어 있으며, 구(舊) 「국가보안법」 제5조제2항에 따르면,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로부터 그 정을 알고 금품을 수수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되어 있고, 구(舊) 「반공법」 제4조제1항에 따르면,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국외의 공산계열의 활동을 찬양, 고무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반국가단체(國外共産系列을 포함한다)를 이롭게 하는 행위를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며, 이러한 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구성하거나 이에 가입한 자도 같다고 되어 있다. 나. 판단 1) 국립묘지법 제5조제5항제5호는 안장대상심의위원회에 국립묘지 안장 대상자의 부적격 사유인 국립묘지의 영예성 훼손 여부에 대한 심의 권한을 부여하면서도 심의 대상자의 범위나 심의 기준에 관해서는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았는데, 이는 국립묘지법이 국가나 사회를 위하여 희생·공헌한 사람이 사망한 때에는 국립묘지에 안장하여 그 충의와 위훈의 정신을 기리며 선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비록 그 희생과 공헌만으로 보면 안장대상자의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더라도 다른 사유가 있어 안장 대상자를 국립묘지에 안장하면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안장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국립묘지 자체의 존엄을 유지하고 영예성을 보존하기 위해 안장대상심의위원회에 다양한 사유에 대한 광범위한 심의·의결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영예성 훼손여부에 대한 안장대상심의위원회의 결정이 현저히 객관성을 결여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심의·의결 결과는 존중되어야 하고(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두8871 판결 참조), 「국립묘지 안장대상심의위원회 운영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안장거부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한 것이라는 점은 그 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당사자가 구체적으로 그 사유를 주장·증명해야 한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2두19571 판결 참조). 2)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① 피청구인은 고인의 형사처벌 전력과 국립묘지법 제5조제5항제5호에 따른 결격사유 해당 여부를 명확하게 기재한 이 사건 처분서를 청구인에게 통지하였으므로 「행정절차법」 제23조제1항이 요구하는 처분의 이유 제시를 충족하였다고 볼 수 있고, 안장심의위원회의 심의는 국립묘지 안장 여부에 대한 전문적 가치판단이 개입되는 행정청의 재량행위로서 내부 심의자료나 판단기준 등을 모두 공개해야할 의무는 없으며, 고인의 범죄행위는 단일한 사실관계에 대해서 「밀항단속법」, 「국가보안법」, 「반공법」이 동시에 적용된 것으로 그 전체 범죄 행위가 반국가적 범죄로 평가되어 형이 확정된 이상 위의 범죄행위 전체를 국립묘지 안장 비대상 사유로 판단한 것은 타당하므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부당하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는 점, ② 또한 고인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참전유공자로서 과거에 국가를 위해 헌신한 점은 분명 존중받아야 하나, 국립묘지 안장 여부는 참전유공자와 별개로 국립묘지법상 결격사유 해당 여부에 따라 엄격하게 판단되는 사항으로서 국립묘지법 제5조제5항제5호는 안장대상심의위원회가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다고 인정한 경우 등에 국립묘지 안장을 제한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며 이는 국립묘지가 단순한 추모·예우의 공간이 아닌 대한민국의 상징성과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보존하는 명예의 장소임을 전제로 한 기준으로 볼 것인바, 고인에게 한국전쟁 참전이라는 공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반국가적 법률 위반으로 형이 확정된 이상 그 공적으로 결격사유 적용을 배제할 수 없으며, 고인이 이후에 성실하게 살아온 점 역시 법령상의 결격사유를 소멸시키는 이유가 될 수 없는 점, ③ 고인은 1975. 2. 00. 밀항단속법위반·국가보안법위반·반공법위반으로 A지방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최종 확정받은 사실이 확인되는바, 국가나 사회를 위하여 희생·공헌한 사람이 사망한 후 그를 안장하고 그 충의와 위훈의 정신을 기리며 선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국립묘지법은 안장대상자를 국립묘지에 안장하는 것이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인정되면 안장대상자를 국립묘지 안장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는 점, ④ 고인이 한국전쟁에 참전한 참전유공자로 등록된 자임은 확인되나, 「밀항단속법」·「국가보안법」·「반공법」을 위반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⑤ 달리 안장대상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에 잘못이나 오류가 있음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자료가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고인이 국립묘지법이 정한 국립묘지 안장대상자에 해당하지 않음을 이유로 한 피청구인의 이 사건 처분이 위법·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6.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청구인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재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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