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관 등의 노동조합원에 대한 혐오표현 차별
요지
주문 1 : 피진정인 1 내지 12에게, 노동권 보호의 책무를 진 국가기관 등으로서 노동조합과 노동조합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을 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합니다.
해석례 전문
Ⅰ. 진정사건 조사결과 및 판단 1. 진정 요지 피진정인 1 내지 9, 11 내지 13은 진정인 1과 ○○○○○○○○○○○(이 하 “○○○○”이라 한다) 소속 조합원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폄훼하고, 사실 을 왜곡하는 발언을 반복함으로써 진정인 1과 소속 조합원의 인격권을 침 해하는 등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였다. 또한 피진정인 1, 3, 5 내지 10은 □ □□□□□□□(이하 “□□□□”라 한다)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대하여 앞다투어 “건폭”, “기생충”, “노동자 빨대” 등 노골적인 비하, 모욕적인 표 현으로 노동조합과 소속 조합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였다.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진정인 진정요지와 같다. 나. 피진정인 1) 피진정인 2 "극소수 강성·귀족노조 수뇌부가 주도하는" 등의 발언은 국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 집단 운송 거부가 다수 근로자에게 피해를 주는 점을 부각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노동조합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조 장하려는 취지는 아니다. 2) 피진정인 3 2022년 하반기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 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국가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 ◇◇ ◇◇본부(이하 “◇◇◇◇”라 한다)는 2022. 6. 집단 운송 거부로 국가 경제 에 큰 피해를 입힌 지 불과 5개월 후인 2022. 11. 24. 전국적인 집단 운송 거부에 돌입하였다. 이 과정에서 공장·항만 등 주요 물류 거점의 출입구·진 입로 등에서 정상적으로 운행하는 화물차주의 운송을 방해하고 욕설·협박· 폭행 등 조직적 폭력행위를 자행하였다. 이에 정부는 ◇◇◇◇의 지속적인 불법행위에 타협하지 않고 초법적 관행을 끊겠다는 의지로 이 사건 진정의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노조의 건전하고 합법적인 파업행위를 폄훼하거나 차별을 조장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특히 “◇◇◇◇는 조폭입니다” 등의 표현은 부산에서 ◇◇◇◇ 조합원이 정상 운행하는 화물차주에게 새총으로 쇠구슬을 발사하여 차량 유리가 파손되고, 운전자가 상해를 입은 사건 등 조직적 폭력행위에 대한 비판이다. 3) 피진정인 4 피진정인 4의 발언은 노동조합과 노동조합 활동 전제를 부정하는 것 이 아니라, 강성 노조의 불법과 패악을 지적한 것이다. 4) 피진정인 8 피진정인 8은 집권 여당의 대변인으로서 비조합원을 향해 불법 폭력 을 마구잡이로 행사하는 ○○○○의 행태를 지적하기 위해 2022. 12. 4. 논 평에서 ○○○○이 명분 없는 불법파업을 통해 일반적인 선량한 노동자를 위협하는 것은 폭력과 다름없다는 점을 논평했을 뿐이다. 5) 피진정인 9 진정인은 피진정인 9의 22. 11. 30. 논평, 22. 12. 8. 논평에서 ○○○ ○을 “같은 노동자의 목숨마저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인 것처럼 사실을 왜 곡하고, ○○○○ 파업을 “비문명적 불법행위”라고 말했다는 점, 또한 “조 폭, 테러단체”, “패악질”, “노동자를 배척하는 패륜”이라는 표현 등을 사용 했다는 점을 진정 이유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당시 실제 불법행위가 다수 발생하였고, 파업으로 국가 경제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었다. 6) 피진정인 1, 피진정인 5, 6, 7, 10, 11, 12, 13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3. 관련규정 별지 2 기재와 같다. 4. 인정사실 당사자 주장 및 관련 문서 등을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은 기업별, 산업별, 지역별 노동조합의 연합체로 1995. 11. 11. 결성되었으며, 2021. 12. 기준 조합원 수는 1,212,539명이다. ◇◇◇◇는 산업별 노동조합인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의 하부조직으로, 2002. 10. 결성되었다. ◇◇◇◇에는 화물차 운전자 약 2만 6천 명이 가입하였는 데, 2023년 기준 전체 화물차 운전 종사자 약 44만 명 중 약 5%이다. □□ □□는 건설 분야의 산업별노동조합으로 2007. 3. 2. 결성되었다. □□□□는 전국의 건설산업 및 건설 관련 산업 근로자를 조직 대상으로 하며, 조합원 은 2023년 기준 7만 5천여 명이다. 나. 피진정인 1은 대통령으로, 2023. 2. 개최된 국무회의에서 “건폭이 완 전히 근절될 때까지 엄정 단속해 건설 현장에서의 법치를 확고히 세우라” 고 발언하였다. 다. 피진정인 2는 행정안전부장관으로, 2022. 11. ◇◇◇◇ 파업과 관련하 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극소수 강성 귀족노조 수뇌부가 주 도하는 이기적인 집단행위”라고 말하였다. 라. 피진정인 3은 국토교통부장관으로, 2022. 12. 자신의 개인 소셜미디어 에 “◇◇◇◇는 "조폭"입니다. 노동계를 제 세상인 양 활개 치는 조폭들을 확실하게 정리, 조폭행위 당장 멈추십시오”, “□□□□가 경제에 기생하는 독이 되고 있다”, “노동자를 괴롭히는 노동자들의 빨대, 노동자들의 기득 권”이라고 표현하였다. 마. 피진정인 4는 대구광역시장으로, 2022. 12. 자신의 개인 소셜미디어에 “(○○○○은) 국가적 폐해”를 가져오는 “국민경제의 암적 존재”라고 썼다. 바. 피진정인 5 내지 12는 국회의원으로, 2022. 11.~2023. 2. 기간 동안 아 래와 같은 표현을 정당 회의 또는 논평, 개인 소셜미디어 등에서 사용하였 다. 1) ◇◇◇◇ 관련 : “우리 경제와 국민을 인질로 잡고 벌이는 불법파 업”, “조폭의 구역싸움”, “떼법” 2) □□□□ 관련 : “건폭들이 독버섯처럼 자랐다”, “건폭이 버젓이 활 개치는 건설 현장을 알고도 가만히 있다면 이게 국가인가?”, “건폭은 반드 시 퇴출돼야 한다”, “친노조 정책으로 독버섯처럼 자라 방치됐다”, “조폭, 깡패 집단수준의 갑질을 일삼고”, “떼를 쓰면 쓸수록, 괴롭히면 괴롭힐수록 돈이 나오는 자신들의 놀이터”, “조폭과 같은 행태”, “건폭이 근절될 때까 지 엄정하게 단속” 3) ○○○○ 관련 : “약자 흉내를 내며 주기적으로 파업을 일으키고”, “페스트”, “민노총의 법적 지위는 노동조합이지만 본질은 종북.반미단체”, “매국의 묘혈꾼”, “조폭은 폭력을 수단으로 금전과 이권을 조직적으로 갈취 한다. 건설현장에서 민노총의 모습이 이와 같다. ○○○○ 머리띠하고 투쟁 조끼를 입는다고 해서 그 본질이 달라지지 않는다”, “노동자의 고혈을 빨아 먹고”, “불법과 떼법으로 무장된 안하무인”, “패악질”, “노동자를 배척하는 패륜”, “폭력, 테러행위”, “노조의 조폭적 행태”를 더욱 조장하여 노피아(노 조+마피아)의 시대가 될 것이다” 5. 판단 가. 판단기준 「대한민국헌법」(이하 “헌법”이라 한다) 제11조 제1항은 누구든지 성 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헌법 제33조 제1 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는 19개 사유 및 기타 사유를 이유 로 재화와 용역의 공급이나 이용 등과 관련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특정한 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평등권 침해의 차 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차별적 처우는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같게 대우하는 것이라고 판시하 였다(2001. 11. 29. 선고 99헌마494 결정, 2010. 3. 25. 선고 2009헌마538 결 정 참조). 따라서 평등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피진정인의 차등 처우로 인하여 불이익을 받은 피해자와 비교하여 우대 또는 이익을 받는 비교대상이 있어야 한다. 나. 조사대상 여부 이 사건 진정인들은 국가기관 등인 피진정인들의 발언으로 소속 노동 조합원들의 인격적 품위와 사회적 평가가 훼손되고, 노동조합에 대한 부정 적인 인식이 커지고, 구체적으로 단결권 행사가 방해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국가기관 등에 의한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관한 것이므로 차별 사유와 차별 영역에 상관없이 위원회 조사 대상에 해당한다. 그러나 평등권 침해는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본질 적으로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같게 대우하는 것으로, 차별대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서 차별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그가 비교대상자로 지목하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하고, 이러한 비교집단 사이에 우대, 배제, 구별하거나 불리한 대우가 있어야 한다. 진정인들은 "조합원", "○○○○과 그 산하 노동조합"을 피해자 또는 피 해집단으로 주장하고 있으므로, 그 비교대상은 "비(非)조합원", "피진정인들 의 발언 대상인 ○○○○과 그 산하 노동조합 이외의 노동조합"이다. 먼저 비교대상이 "조합원"과 "비조합원"인 경우를 살펴보면, 피진정인들 의 발언은 "노동조합 활동"에 관한 것으로, 실제 그 활동에 참여하는 조합원 과 달리 참여하지 않는 비조합원과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진정에서 "조합원"과 "비조합원"은 비교 가능성이 없다. 다음으로 비교대상이 "○○○○과 그 산하 노동조합"과 "그 외의 노동조 합"인 경우에는 "노동조합의 결성과 그 활동"에서 비교가 가능한 집단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피진정인들의 발언은 이 사건 진정 피해자들의 파업 행 위 등에 관한 평가인데, 이러한 피진정인들의 발언으로 유리함과 불리함을 구분할 수 있는 비교대상 노동조합의 파업 행위 등이 없었고, 피진정인들의 발언에서 피진정인들이 비교대상 노동조합의 파업행위 등을 다르게 대우하 고 있다고 볼만한 사실도 없다. 따라서 피진정인들의 발언만으로 "그 외의 노동조합"과 비교하여 "○○○○과 그 산하 노동조합"에게 "노동조합 결성과 그 활동" 등에서 구체적인 불이익이 발생하였다거나 반드시 발생할 것으로 예견되는 불리한 대우가 존재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진정은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 32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각하한다. 다.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진정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주문1과 같이 결정한다. Ⅱ. 의견표명 1. 의견표명의 필요성 유럽평의회(Council of Europe) 산하 국제적 헌법자문기구인 법을 통한 민주주의 유럽위원회(Venice Commission)는 2008년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의 관계에 관한 보고서"(Report on the Relationship Between Freedom of Expression and Freedom of Religion)에서 정치인은 불관용을 유발할 수 있는 공개연설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으며, 표현의 자유의 보호와 증 진을 위해 활동하는 국제비정부기구인 아티클19(Article19)는 2012년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0조 제2항과 관련한 정책보고서인 "차별, 적대감, 폭력을 선동하는 행위 금지"(Prohibiting incitement to discrimination, hostility or violence)에서 정치인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대 중 연설에서 차별이나 적대감, 폭력의 선동 등을 조장할 수 있는 논평을 유 포하지 않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치인과 같은 공인의 발언은 사인에 견주어 더 넓게, 더 빠 르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고 그 파급효과도 커서 정치영역을 비롯해 사회 전반에 다양성과 인권 존중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가치를 진전시킬 책무가 있다. 특히 공직수행자인 정치인은 언행에 신뢰를 주어야 할 위치에 있는 만큼, 공무수행 과정에서 이들의 표현행위가 특정 집단의 존엄성을 침해하 거나 공론장을 왜곡하는 형태로 행해져서는 안 된다는 요청이 강하게 부과 된다. 이 사건 진정의 피진정인들이 그 발언의 파급력이 크고, 공론의 장을 왜 곡시키지 않을 책임이 있는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라는 점에서, 피진정인들 의 주장처럼 노동조합의 불법행위에 대한 비판과 평가라 하더라도 그 표현 이 과도해서 시민들이 노동조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 할 우려가 크 므로, 예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2. 판단 특정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나 잘못된 정보 또는 악의적 정보의 공 적 표현은 해당 집단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강화하고, 사회적 낙인효과 를 발생시키며, 결과적으로 해당 집단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 조장, 강화한 다. 이러한 이유로 유엔 사회권규약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조약 기구들은 아 동, 여성, 이주민, 난민 등에 대한 낙인 방지 노력을 촉구하고 있으며, 2023. 11. 24.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대한민국 제5차 정기국가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에서 결사의 자유와 관련하여 노동조합이 낙인찍기 등을 당하지 않도록 보장하여야 하고, 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 행사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을 권고하였다. 모든 국가기관은 헌법 제10조 제2문에 근거하여 개인의 기본권을 확인하 고 보장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국가기관은 노동조합과 노조원의 불법행 위를 사실에 근거하여 객관적으로 비판하고 불법행위의 중단을 요청할 수 있으나, 이를 넘어서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여 우리 사회 내에서 노동조합의 존재 의미와 역할을 왜곡하거나 부정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점에서, 피진정인들의 일부 발언, 가령 “조폭”, “건폭”, “노피아”, “기생충”, “노동자 빨대” 등은 시민들에게 노동조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형성함으로써 노동조합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 따라서 피진정인 1 내지 12에게, 노동3권을 비롯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보 장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국가기관 등으로서, 노동조합의 존립과 활동에 부정 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과격한 발언을 하지 않으며, 나아가 이러한 발언으로 인해 차별이 확산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 명한다. 3.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 에 따라 주문2와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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