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의 조현병 혐오 발언으로 인한 인격권 훼손
해석례 전문
1. 진정요지 진정인들은 정신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로 지난 2021. 2. 1. ◇◇◇당 초 선의원 31명이 북한 원전 정치공세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이 아니라면 집단적 조현병이 아닌지 의심할 정도입니다”라는 발언 에 극심한 모멸감을 느꼈으며, 이러한 표현을 사전에 작성해온 성명서에도 서슴지 않고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정치권에서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해 혹은 폄하하기 위해 특정 질환이나 장애에 관한 용어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특정질환이나 장애를 혐오하거 나 비하하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에 정신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은 억장이 무너지는 아픔으로 진정을 제기한다. 2. 당사자 및 관계인 주장 요지 가. 진정인 1 내지 4 위 진정요지와 같다. 나. 피진정인 31(◎◎◎, ◇◇◇당 국회의원) 진정인이 문제를 제기한 문구가 포함된 성명서의 작성은 여러 국회의 원들의 위임을 받아서 본 의원실에서 작성한 문건으로 조현병 당사자를 비 하할 의도는 없었다. 3. 관련규정 별지 2 기재와 같다. 4. 인정사실 진정인의 주장, 피진정인의 서면진술서 그리고 언론보도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2021. 2. 1. ◇◇◇당 ◎◎◎ 의원을 비롯한 5명의 국회의원이 국회 소통 관에서 “남탈북원 게이트, 우리도 고발하라”라는 기자회견을 개최하였고, 기자회견에서 사전에 작성된 성명서를 낭독하였다. 성명서에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면서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이 아니라면 집단적 조현병이 아닌지 의심될 정도”라는 표현이 포함되어 있으며 31명의 ◇◇◇당 국회의원이 연명하였다. 5. 판단 가. 판단 근거 「대한민국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 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 항은 자신의 인격적 품위와 사회적인 평가를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명예권) 를 포함하는 인격권의 근거가 된다.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 신건강복지법"이라 한다) 제4조 제4항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정신질환자 등과 그 가족에 대한 모든 차별 및 편견을 해소하고”, “정신질환자등과 그 가족에 대한 차별 및 편견을 해소하기 위하여 적극적인 조치를 하여야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 이라 한다) 제32조 제3항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학교, 시설, 직장, 지역 사회 등에서 장애인 또는 장애인 관련자에게 집단따돌림을 가하거나 모욕 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이나 행동”을 금지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37조는 특별히 정신적 장애인에 대한 차별금지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제2항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의 인권침 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교육, 홍보 등 필요한 법적ㆍ정책적 조치를 강구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유엔 「장애인 권리에 관한 협약」(이하 "장애인권리협약"이라 한다) 제8 조는 “성별과 연령을 이유로 하는 것을 포함하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장애 인에 대한 고정관념, 편견 및 유해한 관행을 근절할 것“을 명시하고, 당사 국에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즉각적이고 효과적이며 적절한 조치를 채택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헌법과 정신건강복지법, 그리고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비롯 한 장애인권리협약에는 국가로 하여금 정신질환자와 정신장애인에 대한 차 별과 편견을 해소하고 이를 위한 대책마련 및 인식개선을 위한 적극적 노 력을 요구하고 있다. 나. 피진정인들의 언행에 대한 판단 "조현병"이라는 용어는 사고.감정.지각.행동 등 여러 측면에 걸쳐 광범위 한 임상적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정신질환을 지칭하는 정신의학적 용어이 다. 그러나 피진정인들을 비롯하여 일부 사람들은 질환의 명칭을 있는 그대 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고나 행동이 비정상적이라며 비난하거나 조롱하기 위한 것"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정 언어가 원래의 의미에서 확장되어 부정적인 의미를 갖게 되는 것 은 그 언어가 가리키는 대상에 대한 오랜 혐오와 고정관념, 부정적인 편견 의 결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애와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은 장애인과 정 신질환자에 대한 낙인, 차별과 맥락을 같이하며, 주로 특정 사건에 대한 언 론보도를 통해 얻어진 부정적이고 과장된 정보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무비판적으로 확대·재생산되면서 "조현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더 욱 가중되고 있다. 고정관념과 편견을 조장하는 말과 행동은 행위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말과 행동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혐오와 부정적인 편견을 강화하 는 효과를 갖는다. 특히 대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기자회견장에서의 국회의 원의 발언은 조현병에 대한 사회적 혐오와 낙인을 재확인 시키는 것이며, 조현병 당사자에 대한 모욕과 멸시적 표현의 선례가 되고, 이렇게 그릇된 선례들이 마치 기준처럼 작동하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조현병 당사자와 가 족들의 입장에서는 본인의 의사나 행동과는 무관하게 비유의 대상이 됨으 로써 모멸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며, 온전한 인격체로서 갖는 인격적 자존감 의 훼손을 경험하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발언의 해악으로 인해 조현병을 비롯해 정신질환을 비유한 표 현은 직접 당사자를 대상으로 한 발언이었는가와 무관하게 조현병 당사자 그리고 가족을 위축시키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사회적·정치적 공론의 장에 참여하기 어렵게 만들며 설혹 공론의 장에 참여하더라도 스스로를 대변하 기 힘들어지게 함으로써 실질적으로 공론의 장에 참여할 기회의 박탈로 이 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토론장에서 대상 집단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인 식이 만연하게 되어 공적 토론 자체가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치적.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국회의원들의 발언은 개 개인의 발언보다 전달력과 파급력이 큰 만큼 더욱 조현병 당사자와 가족들 에 대한 차별을 공고히 하고 불평등을 지속하게 하며, 정책과 제도상의 불 평등을 촉진하거나 불평등 시정을 회피하게 하여 결과적으로 차별과 배제 가 구조화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피진정인들을 비롯한 국회의원들은 사회적 편견과 차별적 인식 에 편승하거나, 사회적 고정관념과 편견을 조장하는 행위에 대해 각별한 주 의와 환기가 필요하며, 정신질환 또는 조현병 당사자의 고통과 어려움을 인 식하고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과 치료와 회복을 위한 정책에 앞 장서야 할 것임을 깊이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위의 내용들을 종합해 볼 때 피진정인들의 발언은 장애인 차별금지법 제32조 제3항, 장애인복지법 제8조와 장애인권리협약 제8조에 반하여 장애인과 장애인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편견을 강화하 였다고 판단된다. 나아가 ◇◇◇당은 이와 별도의 진정사건(20진정0254700)으로 장애인 인식교육과 장애인식개선 가이드북을 제작하여 배포하였고, 정신질환을 비 유하는 언행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와 다수의 장애인단체들이 인격권 침해 이며 차별행위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음에도, 국회의원을 비롯한 공직자들이 장애인을 비하하거나 정신질환을 빗댄 표현을 반복해서 사용하고 있어 이 러한 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인권교육과 재발방 지대책을 마련할 것이 요구된다. 6.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44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주 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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