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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해석례국가인권위원회 결정례2022. 6. 20. 결정

「군형법」 제92조의6(추행) 관련 위헌소원 등에 대한 의견제출

요지

국가인권위원회는 헌법재판소에 「군형법」 제92조의6(2013. 4. 5. 법률 제11734호로 개정된 것)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사건(2017헌바357, 2017헌바414, 2017헌바501, 2017헌마841, 2017헌마852, 2017헌마888, 2017헌마1033, 2017헌마1169, 2017헌마1257, 2018헌마402)과 위헌법률심판청구사건(2017헌가16, 2020헌가3)에 관하여, 위 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형벌 법규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고,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및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며, 동성애자 군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을 제출합니다.

해석례 전문

1. 의견제출 배경 「군형법」 제92조의6(2013. 4. 5. 법률 제11734호로 개정된 것으로 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은 「군형법」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군인, 군무원, 사관생도 등으로 이하 "군인"이라고만 한다)에 대하여 항 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했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상호 합의하여 행해진 동성 군인 간의 성적 행위까지도 처벌한다는 점에서 인권침해 논란이 제기되어 왔고,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 왔다. 2015. 11.에는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 가, 2017. 5.에는 유엔 고문방지위원회가, 2017. 10.에는 유엔 사회권규약위 원회가, 2017. 11.에는 유엔 제3차 국가별 정례 인권검토(UPR)에서 총 6개 국(프랑스, 캐나다, 아일랜드, 네덜란드, 덴마크, 코스타리카)이 각각 이 사 건 법률조항의 폐지를 권고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는 2010. 10. 25. 육군 제22사단 보 통군사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제청한 위헌법률심판(2008헌가21)과 관련하여 「군형법」 제92조(2009. 11. 2. 법률 제98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는 “군인 동성애자들의 평등권 및 성적 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 고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라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바 있 으나, 헌법재판소는 「군형법」상 추행죄 조항에 대하여 세 차례에 걸쳐 모두 합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헌재 2002. 6. 27. 선고 2001헌바70 결정; 2011. 3. 31. 선고 2008헌가21 결정; 2016. 7. 28. 선고 2012헌바258 결정). 한편, 2013. 4. 5. 「군형법」 개정으로 추행죄 조항의 구성요건 용어가 "계 간(鷄姦)"에서 "항문성교"로 변경됨에 따라 합의에 의한 이성 간 항문성교 등도 처벌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생겨났으나, 그 이후로는 위원회가 헌법재판소에 의견을 제출한 적이 없다. 헌법재판소의 가장 최근 결정인 2016년 결정(2012헌바258) 당시 심판대상조문은 구성요건 용어가 "계간"이었던 구 「군형법」(2013. 4. 5. 법률 제117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상 추행죄 조항(같은 법 제92조의5)이었으므로 현행 「군형법」상 추행죄 조 항의 변경된 구성요건 등을 고려하여 위원회가 헌법재판소에 추가적인 의 견의 제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에 위원회는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인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헌법소 원심판청구사건(2017헌바357, 2017헌바414, 2017헌바501, 2017헌마841, 2017 헌마852, 2017헌마888, 2017헌마1033, 2017헌마1169, 2017헌마1257, 2018헌마 402)과 위헌법률심판청구사건(2017헌가16, 2020헌가3)이 "인권의 보호와 향 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재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국가인권위원회 법」 제28조 제1항에 따라 헌법재판소에 의견을 제출하기로 결정하였다. 2. 판단기준 별지와 같다. 3. 판단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존치 필요성이 거의 없어짐 과거에는 「군형법」상 추행죄 조항이 "군 내부의 건전한 공적 생활 영위 및 군 조직 전체의 성적 건강 유지" 또는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 활 군기 확립(위 헌재 2008헌가21 결정)이라는 전통적인 입법목적보다는 오히려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라는 입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주로 폭행ㆍ협박에 의한 성범죄 사건 등 상호 합의에 의하지 않은 군 내 성적 행위를 처벌하는 데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2004. 1. 1.부터 2007. 12. 31.까지 위 추행죄 조항이 적용된 176건의 사건 중 강제성을 수반하지 않은 추행 사건은 4건에 불과했고 나머지 172건은 강제추행 또는 위력에 의한 추행에 해당하나 가해자ㆍ피해자 간에 합의가 이루어져 불가피하게 추행죄를 적용한 경우였다. 즉 추행죄 조항은 과거 성폭력 범죄가 친고죄로 규정되어 있었던 당시, 피해자가 고소를 취소하여 성폭력 처벌조항을 적용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비친고죄인 추행죄를 적용함으로써 처벌의 공백을 막기 위한 용도로 활용되거나 강제성 입증이 곤란한 사건 등에서 적용될 수 있었다.1) 그러나 2009. 11. 2. 법률 개정으로 「군형법」에 강제추행죄와 준강제추 1) 이자연, 군형법상 추행죄에 관한 연구, 원광법학 제34권 제2호(2018. 6.), 원광대학교 법학연구소, 163~164쪽. 행죄 조항이 각각 신설되고, 2013. 4. 5. 또다시 「군형법」이 개정되어 유사 강간죄 조항이 신설되는 한편 성범죄에 대한 친고죄 규정이 모두 삭제됨에 따라 이 사건 법률조항은 대체로 동성 군인 간의 성적 만족 행위를 금지하 고 이를 형사 처벌하는 기능, 특히 상호 합의에 따라 행해지는 동성 군인 간 성적 만족 행위를 처벌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국회에 발의되어 있는 군형법 일부개정법률안(6건)2)이 통과되어 "업무 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 조항마저 신설된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오로 지 "자발적인 의사의 합치에 따른 항문성교나 그 밖의 이와 유사한 행위"만 을 처벌하는 근거로만 기능할 것이다. 또한,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인 의사의 합치에 따라 이루어지는 항문성 교나 그 밖의 이와 유사한 행위"는 최근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22. 4. 21. 선고 2019도3047 판결)에 따라 처벌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므로 향후 이 사건 법률조항은 주로 "공적 공간에서 상호 합의하에 행해지는 항문성교나 그 밖의 이와 유사한 행위"를 처벌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없어도 「형법」상 공연음란죄나 「군형법」상 군무 이탈죄, 근무태만죄 조항을 적용하거나 징계처분을 부과하여 규율할 수 있 을 것인바,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의 존치 필요성은 거의 없어질 것으로 보 인다. 2) 전용기의원 대표발의(의안번호 제10622호), 권인숙의원 대표발의(의안번호 제10845호), 이규민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제11310호), 윤한홍의원 대표발의(의안번호 제11458호), 장제원의원 대표발의(의안번호 제11795 호), 강대식의원 대표발의(의안번호 제11878호) 나.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형벌 법규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됨 1) "이성(異性) 군인 간 항문성교 등"도 처벌 대상인지 불명확함 국방부는 이성 군인 간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이하 "항문성교 등"이라 한다)도 이 사건 법률조항의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는 입장을 가지 고 있다. 국방부는 위원회에 제출한 진술서3)에서 “이성 간, 여성 간에 발생 하는 "비정상적인 성적 교섭" 또한 규율의 필요성, 즉 군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을 받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 서울북부지방법원(2017고단3010)도 이성 군인 간 항문성교 등이 이 사 건 법률조항의 처벌 대상의 예외가 아니라는 취지로 판시4)한 바 있다. 그러나 군 법무관 교육용 교재 『군형법(전과정)』(육군종합행정학교, 2019. 5. 1. 492쪽)에는 여전히 “항문성교가 동성 간의 성행위인 "계간"을 대 체한 용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성 간의 항문성교는 본죄의 "항문성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이처럼 국방부(군) 내에 서조차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 대상에 관하여 의견이 엇갈리는 것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불명확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3) 작성일: 2020. 5. 14., 2020헌가3 군형법 제92조의6 위헌제청 사건(수원지방법원 위헌제청)에 대한 국방부 의견서와 같은 내용의 진술서임. 4) “이 사건 법률조항은 남성 또는 여성 군인이 동성 또는 이성 군인에 대하여 위계ㆍ위력 등을 이용하여 상대 방 군인의 의사에 반하여 항문성교 등의 성적 만족 행위를 한 경우에 적용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서울 북부지방법원 2018. 2. 22. 선고 2017고단3010 판결) 더욱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 대상에 "이성 군인 간 항문성교 등" 이 포함되는지에 관하여는 대법원도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대법원(다수의견)은 위의 2019도3047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평등권을 이유로 이성 간 행위에까지 확대 적용되어야 하는지 에 대해서는 이 사건의 쟁점이 아닐 뿐만 아니라 현행 규정의 처벌 범위를 확대하는 문제가 있으므로 판단하지 않고자 한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 한 편, 대법관 4명은 "이성 군인 간 항문성교 등"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규율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대법관 안철상ㆍ이흥구의 별 개의견5), 대법관 조재연ㆍ이동원의 반대의견6)). 이처럼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 범위에 관한 대법원의 입장이 확고하지 않은 것은 이 사건 법률조항 의 적용 대상이 불명확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가사 문리해석상 이성 간의 항문성교 등도 이 사건 법률조항의 처벌 대상이 되는 데 문제가 없다 고 하더라도, 뒤에서 보듯이 이것은 국가가 성행위의 태양까지 규율하는 것 이므로 명백하게 성적 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것 이다. 2) "사적 공간에서 이루어진 항문성교 등"도 처벌 대상인지 불명확함 최근 대법원은 위 전원합의체 판결(2022. 4. 21. 선고 2019도3047)에 5) “현행 규정은 여전히 동성 군인 간 성행위를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처벌하는 것으로, 보호법익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2. 4. 21. 선고 2019도3047 판결서 15쪽) 6) “위와 같은 입법 연혁에 비추어 볼 때, 현행 규정의 "항문성교"는 제정 군형법 및 구 군형법상 추행죄와 마 찬가지로 여전히 남성 "군인 등" 상호 간의 "항문성교" 행위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위 판결서 33쪽) 서, “동성인 군인 간 합의에 의한 성행위로서 그것이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직접적, 구체적으로 침해하지 않는 경우에까지 형사 처벌을 하는 것은 헌법을 비롯한 전체 법질서에 비추어 허용되지 않는다” 고 하면서 “남성 군인 간 항문성교를 비롯한 성행위가 사적 공간에서 합의 하여 이루어진 성행위인지 여부”에 따라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 여부를 달리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다수의견). 남성 군인 간 항문성교를 비롯한 성적 만족 행위가 사적 공간에서 당사자의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 경우에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그러나 대법관 2명(대법관 조재연ㆍ이동원의 반대의견)은 이 사건 법 률조항이 구성요건적 행위의 시간과 장소 등을 고려하여 일정한 행위를 처 벌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문언을 추가하지 않았으므로 다수의견과 같이 "사적 공간인지 여부"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그 적용 여부를 달리하는 것은 법원이 법률 문언에 없는 단서 조항을 신설하는 것과 같으며, 이는 명문의 규정에 반하는 법 형성 내지 법률 수정을 도모함으로써 법원이 가지는 법 률해석 권한의 한계를 명백히 벗어나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처럼 "(동성 간이든 이성 간이든 상관없이) 사적 공간에서 이루어 진 항문성교 등"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 하여 대법원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모호성을 잘 보여준다. 또한, 대법원(다수의견)은 동성 군인 간 합의하에 이루어진 성 적 행위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군이라는 공동체 내의 공적, 업무적 영역 또 는 이에 준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져 군이라는 공동체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 를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침해한 경우”에 해당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았는바(위 판결서 10쪽), 사적 영역과 공적 영 역이 중첩되는 상황, 예컨대 근무시간 이후에 영내 독신자 숙소나 영내 관 사 또는 영내 은밀한 장소(예. 사용하지 않는 빈 초소)에서 같은 부대 소속 군인끼리 상호 합의하에 항문성교 등이 이루어진 경우에 이것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처벌 대상인지 여부는 위 전원합의체 판결(다수의견)의 취지에 따르더라도 여전히 판단하기 어렵다. 3) 행위의 성적 강도가 어느 정도가 되어야 처벌 대상인지 불명확함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제목을 "추행"이라 명시하고, 개별적 구성요건 해 당 행위로 "항문성교"를 예시한 다음, "그 밖의 추행"이라는 일반조항을 기술 함으로써 예시적 규정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예시적 규정 중 개별적 예시조항은 그 자체로 일반조항의 해석을 위한 판단지침이 된다고 해석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그 밖의 추행"은 적어도 "항문성교에 준 하는 행위"로 봄이 상당하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위의 헌재 2012헌바258 결정의 법정의견)는 이러 한 통상적 해석과는 달리 "그 밖의 추행"을 "계간에 이르지 아니한 동성 군 인 사이의 성적 만족 행위"로 보아 행위의 성적 강도가 계간(항문성교)보다 약하여도 무방하다고 보고 있다. 즉 "그 밖의 추행"에 해당하는 행위인지 여 부를 판단함에 있어 "항문성교"가 그 기준이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행위의 성적 강도가 어느 정도에 이를 때 "그 밖의 추행"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지에 관하여 아무런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7) 예를 들어 행위자는 가 벼운 입맞춤이나 포옹, 진한 키스, 상대방 군인의 성기 만지기 등의 행위가 각각 "그 밖의 추행"에 해당하는지를 예견할 수 없는 것이다. 4) 소결 형벌 법규의 구성요건은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규정되어야 함에도 불 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행위 주체와 객체의 성별, 행위의 장소, 강제성 여부, 행위의 성적 강도 등에 관하여 아무런 구체적인 기준을 규정하지 아 니한 채, 범죄 구성요건을 단순히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이라는 추상적 이고 모호하며 포괄적인 용어만을 사용함으로써, 누구와 누구의 행위가, 어 디서 이루어지는 어느 정도 강도의 성적 행위가 법률에 의하여 처벌받을 행위인지를 행위자가 예측할 수 없도록 할 뿐만 아니라 수사기관, 공소제기 기관 및 재판기관의 자의적인 법 해석 및 적용을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상 보장된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형벌 법규의 명확 성 원칙에 위반된다. 다.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을 침해함 7) 헌재 2011. 3. 31. 2008헌가21 재판관 김종대ㆍ목영준ㆍ송두환의 반대의견 참조. 1) 의도하지 않은 규율 대상의 확대 「군형법」상 추행죄 조항의 구성요건 용어가 "계간"에서 "항문성교"로 변경(2013. 4. 5. 법률 개정으로 변경)된 이유는 "계간"이라는 용어가 남성 간의 성행위를 비하하는 표현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당시 개정법률안을 발 의했던 국회의원들 가운데 일부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계간"이라 는 용어 자체를 삭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음에도 실제 추행죄 조항의 개 정은 "계간"이 "항문성교"로 대체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과거 "계간"이 라는 표현이 사라짐으로써 그 표현이 제공했었던 기준, 동성 간의 성행위 가운데 "남성 간"으로 주체ㆍ객체를 한정할 뿐만 아니라 특정한 남성의 항 문에 또 다른 남성의 성기를 삽입하는 성교로 행위의 양태를 한정하는 기 준이 사라지게 되었다. 특히 계간에 포함된 "간음"은 성기삽입 형태의 성교 (성관계)로 한정될 여지를 남기는 반면에 항문성교에 포함된 "성교(sexual intercourse)"는 성기삽입 이외의 모든 형태의 성행위를 포함할 가능성을 커 지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이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문언의 객관적 의미상 항문을 이용한 성교에 해당하기만 하면 "이성 간"의 성적 행위 및 "여성 간" 의 성적 행위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커졌고, 더욱이 사람의 항문에 다른 사 람의 성기가 아닌 신체의 일부나 물건 또는 도구 등을 삽입하는 성교 방식 에도 적용될 수 있게 되었다. 즉 추행죄의 규율 대상이 과거 "남성 동성애 자 군인 간 성기삽입 방식의 항문성교 등"에서 "남성 및 여성 동성애자 군 인 간 및 이성 군인 간 성기삽입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항문성교 등"으로 확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은 새로운 문제를 야기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이성 군인 간의 성적 행위" 및 "여성 동성애자 군인 간의 성적 행위"에도 적용되 는 것으로 본다면, 헌법상 평등원칙 위반 소지는 다소 줄어들지 모르나, 이 성 군인 간 또는 여성 동성애자 군인 간에 이루어지는 항문성교 등의 성적 행위도 추행죄의 규율 대상이 됨으로써 인권침해를 당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 밖의 추행"이 구강성 교나 상대방의 성기 만지기 등을 포괄한다8)는 점을 고려한다면 문언상으로 는 군인 부부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구강성교 등의 성적 행위도 이 사건 법 률조항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2) 성적 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제한 성적(性的) 자기결정권은 각인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 등을 바탕으로 사회공동체 안에서 각자가 독자적으로 성적 관(觀)을 확립하고, 이에 따라 사생활의 영역에서 자기 스스로 내린 성적 결정에 따라 자기 책임 하에 상 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하는 것(헌재 2002. 10. 31. 선 고 99헌바40 결정)이므로 상호 합의에 의한 군인 간 항문성교 등을 금지ㆍ 처벌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한한다. 8) 조국, 군형법 제92조의5 "계간 그 밖의 추행죄" 비판 - 군인간 합의동성애 형사처벌의 당부(當否) -, 형사법 연구, 한국형사법학회, 제23권 제14호(2011), 293쪽.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개인의 내밀한 사적 생활영역인 성생활에 국가가 간섭하여 특정한 성적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개인의 사생활 영 역에 대한 국가의 탐지ㆍ조사 및 처벌을 예정하고 있으므로 사생활의 비밀 과 자유도 제한한다. 특히 개인의 성생활에 대한 정보는 인간의 존엄성이나 인격의 내적 핵심을 이루는 요소이고 극히 사적인 정체성을 드러내는 정보 이므로 그러한 정보에 대한 수집ㆍ공표 등이 쉽게 허용되어서는 개인의 내 밀한 인격과 자기정체성이 유지될 수 없다(헌재 2007. 5. 31. 선고 2005헌마 1139 결정).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내밀한 사적 영역이자 인격권의 핵 심 영역에 속하는 성생활을 스스로 형성할 수 없도록 국가가 간섭하고, 개 인의 성생활 정보를 국가가 탐지ㆍ수집ㆍ처리하여 형사처벌까지 한다는 점 에서 문제가 된다. 3)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 확립, 군의 전투력 보존 (위의 헌재 2012헌바258 결정)" 및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위의 대 법원 2019도3047 판결)"라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 자체는 정당하다 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을 포함하여 입법목 적 자체에 대하여는 국민을 대표하여 입법의 권한을 행사하는 국회의 헌법 적 지위를 고려할 때 명백하게 정당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면 일단 정당한 입법목적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수단의 적합성 그러나 이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군인 간의 항문성교나 그 밖의 이와 유사한 행위를 금지하고 처벌하겠다는 구체적인 입법 수단에 대하여는 그 적합성이 의심스럽다. 상호 합의에 따라 은밀하게 행해지는 군 인 간 항문성교 등이 "군기 확립, 군의 전투력 보존 및 군인의 성적 자기결 정권 보호"에 어떠한 위해를 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군인이 사생 활의 영역에서 성관계 상대방으로 이성 군인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동성 군 인을 선택하느냐, 그리고 어떤 방식이나 체위(體位)로 성적 행위를 할 것이 냐는 오히려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의 보호영역에 속하고, 입법자가 후견 인적 시각에서 입법을 통하여 동성 군인 간의 성적 행위 또는 성적 행위의 특정한 방식이나 체위를 금지하고 형사처벌함으로써 군기 확립이나 군의 전투력 보존이 이루어질 수는 없다. 많은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동성애 행위 처벌 규정을 두지 않는 것이 전투력이나 부대의 단결을 해친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9) 오히려, 군인 간 항문성교 등을 전면 금지하고 이를 처벌하는 9) “동성애 금지정책의 실효성과 관련하여 1992년 동성애자 군복무 차별을 금지한 캐나다 군의 사례분석 결과 차별금지 조치가 군 전력, 군 대비태세, 단결력, 군기강 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고, 1993년 군 복무에 있어 동성애자의 차별을 금지한 이스라엘 군대의 상황에 대한 연구결과 1993년 이전과 이후의 전투 력에 차이가 없음을 분석한 자료도 있다.”(도중진, 군형법상 추행죄에 관한 소고, 형사정책연구 제26권 제3 호(2015. 9.), 한국형사정책연구원, 52쪽). 것은 군기 확립이나 군의 전투력 보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동성애자 군인들은 처벌에 대한 두려움으로 합의에 의한 성관계 조차 주저하게 될 것이고, 이는 개인의 인격권 및 행복추구권을 심각하게 제약함으로써 당사자에게 큰 고통이 될 것이므로 건강한 군복무에 지장을 초래하게 될 위험이 있다.10) 군인 개개인이 조직의 단순한 부속품이 아니라 하나의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있음을 느끼고, 궁극적으로는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 동료 사이에 유기적이고 긴밀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야 비로소 "진심 으로 우러나는 충성과 복종" 및 군기 확립을 기대할 수 있을 것11)이며, 군 의 단결력과 전투력은 의식주 문제와 수면욕, 성욕 등 기본적인 욕구가 충 족되고 개인의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이 존중받을 때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 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되지 아니한 다. 다) 피해의 최소성 이 사건 법률조항이 성적 자기결정권 등 기본권을 제한하면서 "군 인 간 항문성교 등의 전면적, 일률적 금지"라는 수단을 선택한 것은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도 위반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 폭력처벌법"이라 한다)에 이미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제10조)가 존 재할 뿐만 아니라, 「군형법」 개정으로 유사강간(제92조의2)ㆍ강제추행(제92 10) 이호중, “군형법 제92조의5 추행죄의 위헌성과 폐지론”, 형사법연구 제23권 제1호(2011), 한국형사법학회, 257쪽. 11) 임석순, 군형법상 추행죄에 대한 비판적 고찰, 홍익법학 제20권 제3호(2019), 홍익대학교 법학연구소, 256쪽. 조의3)ㆍ준강제추행(제92조의4) 조항이 신설되었고 성범죄에 대한 친고죄 규정이 모두 삭제되었으므로 "상대방 군인의 의사에 반하는 항문성교 등"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없어도 대부분 처벌이 가능하다. 만약 위 법 조항들만 으로 "상대방 군인의 의사에 반하는 항문성교 등"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면 이미 국회에 발의되어 있듯이 「군형법」에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 조항 등을 신설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군인 간 항 문성교 등을 전면적이고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수단을 선택한 것은 기본권 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수단에 대한 고려를 회피한 것이다. 한편, 국방부는 위원회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2005년부터 2016년 사이에 육군 군사법원에 접수된 추행죄 사건(157건) 중 "양 당사자 간 합의 에 의한 성적 행위" 사건은 약 9.5%(15건)이고, 나머지 90.5%의 사건(142건) 은 양 당사자 간 합의가 없는, 일방의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라는 점을 근거 로,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의 침해나 사생활의 비밀 과 자유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양 당사 자 간 합의에 의한 성적 행위" 15건을 기소하였다는 것 자체부터가 이미 부당한 인권침해를 자인한 것이며, 더욱이 위원회가 국방부에 추가로 요구 하여 제출받은 자료(2021. 12. 9. 국방부가 위원회에 회신한 공문서)에 따 르면, 2016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용된 사건 67 건 중 53건(79.1%)이 "양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한 성적 행위"인 것으로 나타 났는바,12) 최근에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주로 합의에 의한 성적 행위를 처 벌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항문성교 등에 대한 전 면적이고 일률적인 금지로 인하여 합의에 의한 성적 행위를 한 기본권 주 체에게까지 피해가 확대되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아울러, 군인 간 항문성교 등에 대하여 오로지 "형사처벌"의 방식으 로만 대응하는 것도 피해의 최소성을 상실한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지적한 것처럼 “성인이 어떤 종류의 성행위와 사랑을 하건, 그것은 원칙적으로 개 인의 자유 영역에 속하고, 다만 그것이 외부에 표출되어 명백히 사회에 해 악을 끼칠 때만 법률이 이를 규제하면 충분”하며, “개개인의 행위가 비록 도덕률에 반하더라도 본질적으로 개인의 사생활에 속하고 사회유해성이 없 거나 법익에 대한 명백한 침해가 없는 경우에는 국가권력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사생활에 대한 비범죄화 경향이 현대 형법의 추세”(헌재 2009. 11. 26. 선고 2008헌바58 결정)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 조항을 근거로 육군본부 중앙수사단이 2017년 초 "동성애자 군인 색출"에 나서, 은밀하게 이루어져 아무런 실질적인 문제를 야기하지 않고 있던 군인 수십 명의 과거 행위를 수사하고 십여 명의 군인 등을 기소한 사례가 있었 다는 점, 군인 간 항문성교 등이 영내에서 공연히 이루어지는 등 군기를 문 란하게 하는 경우에는 행정징계를 부과할 수 있는데도 군인 간 항문성교 등을 일률적으로 범죄화하는 것은 형법의 최후수단성을 무시하고 형법의 12) 최근 「군형법」 제92조의6 적용 현황("16. 1. 1. ~ "21. 6. 30.): 위력에 의한 경우(상관ㆍ상급자의 지위 이 용) 3건, 기습추행 사안 11건, 양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한 성적 행위 53건(국방부 법무담당관-15274호(2021. 12. 9.) "국가인권위 진정사건 자료제출 협조" [붙임 1] 8쪽). 보충성 원칙을 훼손한다는 점, 「군형법」상 추행죄 조항의 기원이었던 미국 전시법(Articles of War)의 "소도미(sodomy)" 조항을 계승한 군사통일법전 (Uniform Code of Military Justice) 제125조도 동성 군인 간 "합의 성관계" 는 비범죄화하는 것으로 개정(2013. 12.)13)되었고, 영국은 이미 1994년에 군 대 내 동성애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폐지하였다는 점, 더욱이 군인 간 항 문성교 등이 형사처벌 대상이 되면 해당 군인은 대부분 수사ㆍ재판절차에 서 동성애자임이 강제로 공표(outing)되고 자신의 성적 지향이 형사 관련 국가문서에 기록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은 피해의 최 소성도 충족하지 못한다. 한편, 최근에는 대법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과 관련하여 “동 성 군인 간 합의에 의한 성행위로서 그것이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직접적, 구체적으로 침해하지 않는 경우에까지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헌법을 비롯한 전체 법질서에 비추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단하였으나(위 대법원 2019도3047 판결), 두 사람이 상호 합의 하여 성적 행위를 한 경우에도 군기를 직접적, 구체적으로 침해한다는 이유 만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하여 처벌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은 여전히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 「형법」상 공연음란죄(제245조)와 「군형법」 13) 미국 전시법의 "소도미(sodomy)" 조항을 대체한 군사통일법전(UCMJ) 제125조는 원래 군인의 동성 간, 이 성 간 또는 동물과의 비정상적 성교(unnatural carnal copulation)를 모두 범죄로 규정하고 있었으나, 상 호 동의에 의한 비정상적 성교는 비범죄화하는 것으로 2013년에 법이 개정되었음(이상현, 동성간 성행위, 동 성애자, 트랜스젠더 군인과 성별 변경에 대한 미국 군사법제 및 판례의 변화 연구, 법학논총 제50집(2021. 5.), 숭실대학교 법학연구소, 187~189쪽). 상 군무이탈죄(제30조), 근무태만죄(제35조) 등이 이미 존재하고, 징계처분 등 기본권을 덜 제한하면서도 군기를 확립하는 다른 수단이 있는데도 상호 합의하에 이루어지는 군인 간 항문성교 등을 여전히 범죄화하고 있다는 점 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피해의 최소성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 라) 법익의 균형성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이 개인의 내밀한 성생활의 영역을 형사 처벌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군인, 그중에서도 동성애자 군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라는 중대한 헌법적 법익은 지나치게 제한 되는 반면, 이를 통하여 추구되는 공익은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 활과 군기" 등으로서 다소 막연하고 추상적일 뿐만 아니라, 그러한 공익 목 적은 징계처분 등 비교적 덜 제한적인 수단에 의해서도 얼마든지 달성될 수 있는 수준의 중요성을 가진 법익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 으로 실현되는 공익의 중대성이나 정도가, 상호 합의하에 성적 행위를 한 것이 군기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고 자신의 성적 지향 이 외부에 강제로 공표됨으로써 피해를 입게 되는 군인에게 보장된 헌법적 권리의 중대성 및 그들이 입게 되는 실질적이고 현존하는 불이익에 비하여 결코 크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요건 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다. 마) 소결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될 수 있으나 수단의 적절성 및 피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하였고 법익의 균형성도 상실 하였으므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동성애자 군인을 포함한 전체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및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 해한다. 라.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로서 동성애자 군인의 평등권을 침해함 1) 「군형법」 개정(2013. 4. 5.) 이후 새롭게 제기되는 문제 "계간"은 사전적 의미가 "사내끼리 성교하듯이 하는 짓"(표준국어대사 전)이므로 구 「군형법」(2013. 4. 5. 법률 제117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상 "계간(鷄姦)이나 그 밖의 추행"은 남성 군인 간의 항문성교행위 등 성적 만 족 행위만을 의미한다고 해석(위의 헌재 2012헌바258 결정)될 수 있어서 동성애자, 특히 남성 동성애자를 차별하는 법률조항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 다. 그러나 2013. 4. 5. 「군형법」 개정으로 추행죄 조항의 구성요건 용어가 "계간"에서 "항문성교"로 변경되었고, 계간과 달리 항문성교는 이성 군인 간 또는 여성 군인 간에도 얼마든지 가능한 행위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은 이제 "이성 군인 간 또는 여성 군인 간 항문 성교나 그 밖의 추행"도 포함하는 의미로 해석될 가능성이 상당해졌으므로 동성애자, 특히 남성 동성애자 군인에 대한 차별적 법률조항이라는 의심을 벗어 버린 듯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이성 군인 사이 또는 여성 동성애자 군인 사이의 성적 행위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할 때도 동성애자 군인, 특히 남성 동성애자 군인을 차별하는 것인지가 문제 된다. 2) 간접차별의 개념 및 판단기준 "간접차별"이란 법률조항이 모든 집단에 대하여 동일하고 중립적인 기준을 적용하였으나 사회적 고정관념이나 사실상의 차이로 인하여 주로 일부 집단에 대하여 불리한 효과를 초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불평등한 대 우가 발생하였으나 이를 합리적 근거로 정당화하지 못하는 경우14), 즉 외관 상 객관적ㆍ중립적 기준을 사용하였으나 이 기준이 일정한 인적 속성을 지 닌 차별피해집단에 대하여 전형적으로 불이익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어서 잠정적으로 차별로 추정할 수 있는 결과가 발생하였으나 이를 합리적 근거 로 정당화하지 못하는 경우15)을 말한다. 헌법재판소의 제대군인 가산점제 결정(헌재 1999. 12. 23. 선고 98헌 마363 결정)은, 비록 명시적으로 간접차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으 나 간접차별 관념을 인정하여 차별판단에 이른 첫 사례로 평가16)되기도 한 다. 헌법재판소는 이 결정에서 “전체여성 중의 극히 일부분만이 제대군인에 해당될 수 있는 반면, 남자의 대부분은 제대군인에 해당하므로 가산점제도 14) 한수웅, 헌법학 제10판, 법문사, 2020, 603쪽. 15) 이재희, 헌법상 평등보장과 간접차별금지,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 2020, 10쪽. 16) 이재희, 앞의 글, 52쪽. 는 실질적으로 성별에 의한 차별”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간접차별에서 잠정적으로 차별로 추정할 수 있는 결과의 판단기준으 로 미국 고용평등위원회(EEOC)는 4/5 규칙을 적용한다. 어떤 고용상의 기 준에 의해 소수집단의 비율이 다수집단 비율의 4/5(80%) 미만인 경우에는 그 기준을 소수집단에 대하여 잠정적으로 차별로 추정할 수 있는 결과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17)하는 것이다. 물론 특정한 집단에 대하여 불리한 결과 를 초래하더라도 그러한 결과를 초래한 기준(조건)의 "정당성" 또는 "합리성" 이 객관적으로 입증된다면 평등권 침해라고 할 수 없다. 3) 간접차별 해당성 판단: 사실상 남성 동성애자 군인에 대한 불리한 대우 이 사건 법률조항은 "항문성교 등을 하는 사람"과 "항문성교 등을 하 지 않는 사람"을 차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추행죄의 구성요건 용어가 남성 간의 항문성교를 뜻하는 "계간"에서 성(性) 중립적인 "항문성교"로 바뀜 에 따라 현행 「군형법」상 추행죄 조항은 적어도 외관상으로는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남성 동성애자와 여성 동성애자 등 모든 집단에 대하여 중립적인 기준인 것처럼 보인다. 17) “예컨대 여성지원자 집단 100명 중 30명 고용 시 고용비율 30%, 남성지원자 집단 200명 중 120명 고용 시 고용비율 60%로 보고 이때 여성지원자가 고용된 비율이 남성지원자가 고용된 비율의 50%에 불과한 것 이고 이렇게 차별피해집단의 인정 비율이 비교집단의 80%에 미치지 못하면 차별적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간 주하는 것이다(소위 4/5룰).”(이재희, 앞의 글, 86쪽) 그러나 "항문성교 등을 하는 사람", "항문성교 등을 하지 않는 사람"이 라는 형식적 개념만으로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실체를 분명히 파악할 수 없으며, 각각의 개념에 실제로 어떤 인적 집단이 포함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이성 간에 "항문성교"는 매우 드물게 행해지나,18) 남성 동 성애자 사이에서는 항문성교가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성적 행위19)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남성 동성애자 군인 간의 성행위는 이성 군인 간의 성행위나 여성 동성애자 군인 간의 성행위보다 항문성교의 가능성이 높아 결과적으 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을 받을 개연성이 높다. 그리고 이성 간 항문성 교 등은 당사자가 자백하지 않는 한 타인이나 수사기관이 이를 식별하기 어려운 반면, 동성 커플(couple)이 은밀한 장소를 자주 드나들어 성교행위가 있었다고 볼만한 충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곧바로 항문성교 등의 행위가 있었다고 의심되어 쉽게 수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결국 동성애자 군인, 특히 남성 동성애자 군인 간의 항문성교 등은 적발가능성이 높아 결과적으 로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국내 동성애자 비율은 2% 정도20)로 추정되는 반면, 군 간부 중 18) 2011년 우리나라 대학생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성 간 항문성교" 경험자는 149명(2.5%), 성교 경험이 있는 대학생(1,979명) 중 "이성 간 항문성교" 경험 비율은 7.5%로 나타났음(신경림 등, 대학생 성태 도 실태조사, 이화여자대학교ㆍ한국건강증진재단, 2011, 29쪽, 42쪽). 19) 동성애자 대부분은 항문성교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1991년 네덜란드와 덴마크의 동성 혹은 양성 애자들의 성행태 조사에서 응답자의 82%가 항문성교를 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2001년 우리나라 남성 동성 애자(양성애자 포함) 34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남성 동성애자들이 선호하는 성적 행위 형태는 키스와 애무(35.6%), 오럴섹스(32.2%), 애널섹스(19.5%), 자위행위(4.6%) 순으로 나타났음(고운영 외, 한국 남성 동 성애자들의 성행태와 후천성면역결핍증에 대한 인식, 예방의학회지 제37권 제3호(2004. 8.) 221~222쪽). 20) 2007년 국내 대학생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동성애 경험 비율은 1.6%로 나타났고(신경림 등, 한 국 대학생의 성행동, 생식건강 관련 건강행위, 성경험 특성 실태, 성인간호학회지 제22권 제6호, 2010, 629 쪽), 2011년 국내 대학생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동성성교 경험 비율은 2.2%로 나타났음(신경림 여군 비율은 8.2%, 군무원 중 여성 군무원 비율은 25.9%(2021. 12. 기준)21) 에 이르고 있는데도 최근 5년 반 동안(2016. 1. 1. ~ 2021. 6. 30.) 실제로 이 성 간 성적 행위로 인하여 추행죄 위반이 문제 되거나 처벌을 받은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총 67건 중 0건).22) 이 사건 법률조항이 주로 남성 군인 간의 성행위에 적용되어 결과적으로 남성 동성애자 군인에게 불리하게 작 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실제 적용례를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적 성격이 더 분명히 드러난다. 2009년 레바논 파병부대에서 남녀 장교가 부대 내 작전시설인 사무실에서 성관계를 가졌고 부대 내 사무실과 성당, 여군 화장실 등에서 다섯 차례에 걸쳐 과도한 신체접촉을 하였는데도 이는 형사 처벌이 아닌 징계(각각 정직 3개월과 2개월)로만 처리23)된 반면에, 공연성 과 강제성이 없었던 동성 병사 간 합의에 의한 성적 접촉(피고인이 생활관 에서 같은 부대원의 성기를 만지고 부대 근처의 여관에서 2회에 걸쳐 항문 성교 등을 하였다는 것)은 추행죄로 유죄가 선고되었다(수원지방법원 2009. 2. 11. 선고 2008고단5659 판결). 만약 이 둘 사이에서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기준으로 하여 가벌성을 평가한다면, 파병부대에서 등, 대학생 성태도 실태조사, 이화여자대학교ㆍ한국건강증진재단, 2011, 27쪽). 또한, 최근 OECD 조사에 따 르면 14개 회원국 성인 인구의 2.7%가 동성애자 또는 양성애자인 것으로 나타났음(한 눈에 보는 사회 2019 OECD 사회지표, OECD 대한민국 정책센터, 2020, 16쪽). 21) 국방부(인력정책과, 군무원정책과)가 2021. 12. 위원회에 회신한 공문서. 22) 위원회가 국방부에 추가로 요구하여 제출받은 자료(2021. 12. 9. 국방부가 위원회에 회신한 공문서). 23) 국방부는 추행죄 조항의 구성요건 용어가 "계간"이었을 때도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동조는 남성 간, 여성 간에는 물론 이성 간의 "계간 그 밖의 추행"에도 적용된다고 밝힌 바 있음(조국, 앞의 글, 294쪽). 의 장교 간 성행위가 영외 여관에서의 병사 간 성행위보다 더욱 크다고 할 것인데도, 병사 간의 성행위만을 형사처벌한 것은 자의적인 불리한 대우로 서 차별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24)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외관상 객관적ㆍ중립적 기준을 사용하였으 나 이 기준이 일정한 인적 속성을 지닌 차별피해집단(동성애자)에 대해 전 형적으로 불이익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어서 잠정적으로 차별로 추정할 수 있는 결과가 발생하는 "간접차별"로서, 실질적으로는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불리한 대우에 해당한다. 4) 남성 동성애자 군인에 대한 불리한 대우가 정당화되는지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주된 입법목적은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 확립, 군의 전투력 보존(위의 헌재 2012헌바258 결정)"이다. 이 를 위해서는 근무시간 중 영내(營內)에서 공연히 이루어지는 성적 행위를 규제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성적 행위가 동성 간에 행해지는지, 아니면 이성 간에 행해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25)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 목적을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근무시간 중 영내에서 공연하게 이 루어지는 모든 성적 행위를 규제하여야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남성 군인 간 항문성교 등만을 처벌하는 간접차별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제도를 유지 24) 한가람, 군형법상 "추행"죄와 제도화된 동성애 혐오/공포 대상결정: 헌법재판소 2016. 7. 28. 선고 2012헌 바258 결정을 중심으로, 공익과 인권 제17권(2017), 서울대학교 공익인권법센터, 404~406쪽. 25) “군의 전투력 보존에 직접적인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큰 성행위는 그 당사자의 성별보다는 그 행위가 이루 어진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임석순, 앞의 글, 247쪽). 하기 위해서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근거가 제시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근거를 찾기가 어렵다. 상호 합의하에 이루어진 성적 행위라고 하더라도 “군이라는 공동체 내의 공적, 업무적 영역 또는 이에 준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져 군이라는 공 동체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침해한 경우”(위의 대법원 2019도3047 전원합의체 판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꼭 해야 한다면, 여군 비율 및 여성 군무원 비율을 고려할 때 "남녀 간의 성 기 결합을 통한 성교"도 처벌 대상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 건 법률조항은 이와 같은 "남녀 간의 성기 결합을 통한 성교"는 애초에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여성 간의 성교"도 사실상 처벌 대상에서 배 제되는 결과를 만들어낸 채 남성 동성애자의 전형적 성적 행위 양태인 "항문성교"와 그 밖의 이와 유사한 행위만을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는바, 이러한 차등적 취급은 동성애자, 특히 남성 간의 항문성교 등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취급하는 것으로 합리적 이유를 결여한 것으로서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이념에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5) 소결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차별의 기준을 외관상으로는 "항문성교 등 을 하는 사람"인지 여부에 두고 있으나, 이성애자 군인은 사실상 처벌 대상 에서 제외되어 있고, 설령 이성애자에게 추행죄를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이 성애자 간에 "항문성교 등" 성적 교섭이 있었는지는 식별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성애자의 극히 일부만이 "항문성교를 하는 사람"인 반면에 동성애 자 군인 대다수는 "항문성교를 하는 사람"이므로 실질적으로는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이른바 "간접차별")에 해당하며, 달리 이러한 차별을 정당화 할 수 있는 사유도 발견할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성애자 군 인에 비하여 동성애자 군인을 차별하는 것으로서 헌법 제11조에 위반된다. 4. 결론 위와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8조 제1항에 따라 주문과 같이 의견을 제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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