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표명
요지
국가인권위원회는 국회의장에게, 4인 이하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과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하여, 현재 국회 계류 중인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을 다음과 같이 표명합니다. 가. 「대한민국헌법」 제32조 제3항에 따라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한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를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만 일시에 모든 조항을 확대 적용할 경우 특히 부담이 큰 일부 조항에 한하여 경과 규정으로 단계적 적용 시기를 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 이와 같은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 확대 과정에서 사용자의 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정부 재정 지원 방안 등도 병행하여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해석례 전문
Ⅰ. 의견표명의 배경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노동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받는 임금으로 근 로자와 그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는바, 이를 위해 「근로기준법」은 근로 조건의 최저기준을 보장하고 있다. 「대한민국헌법」 제32조 제3항이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고 입법자에게 특별히 위임한 이유는 근로조건에 관한 기준의 확보가 사 회적.경제적 지위에 있어 열악한 개별 근로자의 인간 존엄성의 실현 에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근로기준법」은 현재 5인 이상 사업장에는 전면 적용되고 있는 반면, 4인 이하 사업장에는 법정근로 시간(1주 40시간.1일 8시간), 연장근로의 제한 및 수당 지급, 연차유급 휴가, 부당해고금지 규정 등 근로조건의 핵심적 조항들이 적용되지 못 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라고 한다)는 지난 2008. 4. 14. "5인 미 만 사업장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법령 및 정책 개선 권고"에서 “모든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의 전면 적용을 궁극적 목표로 하되, 단계적으 로 확대 적용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인권위 권고 이후 14년 이 경과한 현재까지도 권고내용은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그동안 신설 된 조항인 직장내 괴롭힘 금지 및 공휴일 규정 등도 4인 이하 사업장 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어 그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3 과거 헌법재판소는 “근로기준법 개정 연혁에 비추어 입법자는 우리 나라의 사회적.경제적 현실을 고려하면서 지속적으로 입법개선의 노 력을 기울여왔음이 인정되므로, 4인 이하 사업장에 일견 차별이 생긴 다 하더라도 이는 점진적 제도개선으로 인한 부득이한 것”이라 판단하 였으나(헌법재판소 1999. 9. 16. 자 98헌마310 결정), 그 후 23년 동안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가 그대로 유지되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입법 자의 점진적 개선 노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2019. 8. 인권위에 "OOOO시장 4인 이하 도매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며칠간만이라도 휴가를 쓸 수 있도록 근로환경이 개선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진정사건이 접수되었고, 현재 제21대 국 회에는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의 확대를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다수 계류 중인바, 인권위는 국회에서의 조속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에 따라 의견을 표명하기로 결정하였다. Ⅱ. 판단 및 참고기준 본 의견표명을 함에 있어 인권위는 「대한민국헌법」 제10조, 제11조, 제32조, 제34조, 제119조 제2항, 유엔 「세계인권선언」 제22조, 제23조, 제23조, 유엔 「경제적ㆍ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조, 제4조,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이하 “ILO”라고 한다) 제81호 「근로감독에 관한 협약」 및 제111호 「고용 및 직업상의 차 별 협약」, 제150호 「노동행정에 관한 협약」을 판단기준으로 하였고, 4 ILO의 제1호 「공업부문 사업장에서 근로시간을 1일 8시간, 1주 48시 간으로 제한하는 협약」, 제47호 「근로시간의 1주 40시간 단축에 관한 협약」, 제132호 「연차유급휴가에 관한 협약」, 제158호 「사용자 주도에 의한 고용종료에 관한 협약」, 제171호 「야간근로에 관한 협약」, 제190 호 「폭력과 괴롭힘 협약」 및 제206호 「폭력과 괴롭힘 권고」(2019),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일」 보고서 및 「ILO 100주년 선언문」(2019), 인권위 의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법령 및 정책 개선 권 고>(2008. 4. 14.) 및 <직장내 괴롭힘 예방과 피해근로자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권고>(2020. 5. 21.)를 참고기준으로 하였다. Ⅲ. 판단 1. 「근로기준법」의 목적과 관련 국제인권기준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은 역사적으로 산업혁명 이후에 노동착 취의 대상이 되었던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생성.발전되어 왔다. 노동관계법의 한 축은 임금 등 근로조건의 최저한도를 법으로 정하여 이를 강제하는 방법이고, 다른 한 축은 노동3권에 기반한 노사자치를 통한 집단적 개선의 방법이다. 경제적.사회적 약자 지위에 있는 근로 자는 사용자와 실질적으로 대등한 관계의 형성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 에, 국가는 노동관계법을 통해 근로자를 보호하고 노동기본권 보장을 통한 노사대등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국민의 대부분이 근로자 지위에 있는 산업국가에서 노동을 통한 생존권 확보는 중요한 가치를 지니므 로, 국가는 사용자에 의한 근로자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법적 규제 5 장치를 통해 사용자의 우월적 지위를 제한한다. 「근로기준법」은 근로 자와 사용자간의 개별적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가장 기본적인 일반법적 지위를 갖고 있으며, 근로조건의 최저기준을 정하고 그 준수를 벌칙과 근로감독에 의해 강제함으로써 그 실효성을 확보한다. 또한 「근로기준 법」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근로조건의 최저기준을 정하고 이 를 하회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존 확보를 위한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이 「근로기준법」은 근로자를 위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임에 도, 4인 이하 사업장에 대하여는 제23조 제1항(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금지),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제28조(부당해고 등의 구제신 청), 제46조(휴업수당), 제50조(근로시간), 제53조(연장근로의 제한), 제 55조 제2항(공휴일), 제56조(연장.야간 및 휴일근로 가산임금), 제60조 (연차유급휴가), 제76조의2(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등 중요 조항들이 제11조(적용 범위) 제1항으로 인하여, 1953년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이후 줄곧 4인 이하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고 있다. ILO는 1919. 10. 29. 첫 총회에서 제1호 협약으로 「공업부문 사업장 에서 근로시간을 1일 8시간, 1주 48시간으로 제한하는 협약」을 채택하 여 근로시간 제한을 최초로 규정하였고, 초과근로시간의 최대한도와 임금 수준(정규 임금의 1.25배 이하가 되어서는 아니 됨)도 규정하였다. 이후 ILO는 장시간 노동은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산업재 해 위험을 높인다는 이유로, 제47호 「근로시간의 1주 40시간 단축에 관한 협약」(1935년)을 통해 근로시간을 1주 40시간으로 보다 단축하였 다. 이외에도 ILO 제132호 「연차유급휴가에 관한 협약」(1970년)은 “최 6 소한의 연차유급휴가를 부여”하도록 하고, “어떤 경우에도 1년의 근무 기간에 대하여 3주의 휴가일수를 하회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158호 「사용자 주도에 의한 고용종료에 관한 협약」(1982년)은 “정당 한 이유 없는 해고를 금지”하고,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구제에 관한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제190호 「폭력과 괴롭힘 협약」(2019년)은 “폭력과 괴롭힘으로부터 모든 일하는 사람을 보호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인권기준에서 천명하 고 있는 기본적 근로조건이 우리나라의 4인 이하 사업장 근로자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2. 다른 노동관계법의 적용 범위 「남녀고용평등법」, 「최저임금법」, 「산업안전보건법」과 주요 사회보험 (산재보험.고용보험.건강보험 및 국민연금) 등 다른 노동관계법들은 이미 “모든 사업장”을 적용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작 노동관 계법 중 기본법의 성격을 가지는 「근로기준법」만은 상시 근로자수를 기준으로 적용 범위를 달리하고 있어 그 적절성에 의문이 있다. 「근로기준법」은 다른 노동관계법의 적용 범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 다. 중대재해로부터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하여 국민적 공감대 속 에 제정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2021. 1. 16. 제정, 2022. 1. 27. 시행)은 5인 이상 사업장을 적용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사회 각 분 야의 공휴일 운영에 통일성을 기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된 「공휴일에 관한 법률」(2021. 7. 7. 제정, 2022. 1. 1. 시행) 또한 “공휴일의 적용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어 상시 5인 이 7 상 사업장을 적용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근로기준법」의 적용제 외 규정은 다른 법률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게 되어 4인 이하 사업장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 배제와 격차를 합리화하거나 당연시하는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 3. 적용확대의 필요성 통계청 "전국 규모별 사업체수 및 종사자수(2019년)" 자료에 따르면, 4인 이하 사업장의 수는 전체 사업장의 약 61.5%를 차지하고 있으며, 4인 이하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수는 전체 근로자수의 약 19% 를 차지하고 있다. 4인 이하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임금.근 로시간.산업안전.고용안정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열악한 근로환경에 처해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법을 통한 보호 필요성이 더 절실하다 할 수 있다. 2019. 8. 인권위에 제기된 진정사건의 내용은 "OOOO시장 도매업체 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일주일 중 일요일만을 휴일로 보장받고, 일년 중 휴일은 명절뿐이며, 여름휴가는 8월 첫째 주 토요일 하루로 정해져 있어 일년중 며칠간만이라도 휴가를 가질 수 있도록 근로환경이 개선 되기를 바란다"는 것인바, 우리나라 노동인구 5명 중 1명이 4인 이하 사업장에 종사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의 근로조건 개선은 「근로기준 법」의 적용 범위 확대 여부를 통해 가능하다. 개별 근로자는 근로계약 당사자로서 교섭력이 없고, 설사 불리한 근로계약이라 하더라도 이에 응할 수밖에 없는 열세의 지위에 있다. 4인 이하 사업장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현저히 낮아(2020년 기준, 30인 미만 사업장 노동조합 조직률 8 은 0.2%에 불과하다), 노동조합을 통한 근로조건의 집단적 개선은 기대 할 수 없으며, 노사협의회 등 법정기구 설치도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4 인 이하 사업장 근로자는 오직 「근로기준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 문이다. 그간 4인 이하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의 일부 조항들을 적용하지 않 았던 사유 중 하나는, 4인 이하 사업장은 대체로 영세하여 「근로기준 법」에서 요구하는 모든 사항을 준수할만한 여건과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기준을 이들 사업장에 전면 적용한다 면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적.행정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부작용을 초래 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모든 4인 이하 사업장의 재정 상 태가 일률적으로 모두 열악하다고 볼 수는 없다. 5인 이상 사업장도 법 준수 능력이 없는 사업장이 있는 반면, 4인 이하 사업장이라 할지 라도 「근로기준법」을 충분히 준수할 능력이 있는 경우가 존재하기 때 문이다. 통계청 "전국 규모별 사업체수 및 종사자수(2019년)" 결과에 따 르면, 산업별 4인 이하 사업장은 도매.소매업(26.9%), 숙박.음식점업 (24.0%), 제조업(11.2%), 기타 개인서비스업(7.5%)순으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네병원, 편의점, 음식점, 카페 등 매우 다양한데, 이 들 사업장의 재정 현실이 모두 열악하여 법 준수 능력이 없다고 보기 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인 이하 사업장의 재정 현실을 일률적 으로 영세하다고 보고, 강행법규에 의한 보호가 절실한 4인 이하 사업 장 근로자를 법적 보호 공백 상태에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사용자의 편익만을 고려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4인 이하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의 다수 조항을 적용하지 않 9 기 때문에, 일부 사용자들이 사용자의무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사 업장의 규모를 4인 이하로 분할하여 사업자등록을 하는 이른바 "사업 장 쪼개기(가짜 4인 이하 사업장)" 등의 탈법행위도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 확대를 위한 국회의 입법 현황을 살펴보면, 제15대(1996-2000년), 제16대(2000-2004년), 제17 대(2004-2008년) 국회에서 적용 범위 확대에 관한 법률안 발의 건수는 없었으며, 제18대(2008-2012년) 국회에서 1건, 제19대(2012-2016년) 국회 에서 2건, 제20대(2016-2020년) 국회에서 1건이 발의되었으나 모두 임 기만료로 폐기된바, 관련 입법의 실질적인 진전은 없다. 4. 적용 범위 확대 방안 인권위는 지난 2008년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법령 및 정책 개선 권고"에서 “모든 사업장에의 전면 적용을 궁극적 목표로 하되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하도록 하고, 확대 적용의 시기와 범위에 관한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법규정에 명문화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즉 모든 사업장 적용이 원칙임을 공고히 하되, 전면 확대 적 용으로 인한 파급효과나 사업장별 재정적 부담 능력의 차이 등 현실적 사정을 감안할 필요가 있으므로 점진적.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함으로 써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측면을 고려한 것이었다. 인권위 권고 이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점을 고려하면, 「근로기준 법」의 적용 범위를 "상시 5인 이상 사업장"에서 "모든 사업장"으로 개정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상기하고 강조할 필요가 있다. 그러 10 나,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과 달리 적용제외 규정이 매우 많아서 일시 에 적용 범위를 확대할 경우 4인 이하 사업장에 미치는 파급효과와 그 영향이 적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즉시 확대 적용할 경우 특히 부담 이 큰 일부 조항에 한하여, 경과 규정을 두어 적용 시기를 단계적으로 정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한편, 이와 같은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의 확대 과정에서 사용자 의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사용자에 대한 정부 재정 지원 등의 방 안을 병행하여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인간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반드시 지켜야 할 기준인 「근로기준 법」이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는 원칙은, 전체 임금근로자 중 약 1/5 을 차지하고 있는 4인 이하 사업장에 종사하는 취약한 근로자에게는 자신의 근로조건을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보호규정으로 작용할 것이며, 사용자에게는 타인의 노동력을 제공받아 사업을 영위 하고자 할 경우 마땅히 지켜야 하는 법적 의무와 책임에 대한 강행규 정으로 작용할 것이다. Ⅳ.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에 따라 주문 과 같이 의견을 표명한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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