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장기요양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표명
요지
국회의장에게,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제4756호) 제29조 제2항은 과잉금지원칙, 자기책임의 원리와 명확성의 원칙을 위배하여 장기요양급여 수급자의 사회보장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므로 해당 조항을 신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표명합니다.
해석례 전문
Ⅰ. 의견표명 배경 2020. 10. 29.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수급자 및 그 가족이 장기요양요원에 게 폭언·폭행·상해 또는 성희롱·성폭력 행위를 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 우 장기요양급여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공하지 아니하게 할 수 있다(제29조 제2항)”라는 내용 등을 신설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제 4756호, 이하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개정안에 신설된 장기요양급여 제한은 사회권적 관점 에서 볼 때 장기요양급여 수급자(이하 "수급자")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그 적절성 여부에 대하여 「국가인권위원회법」 제 19조 제1항에 따라 검토하였다. Ⅱ. 판단 및 참고기준 1. 「대한민국헌법」 제10조, 제13조, 제32조 제3항, 제34조 제1항 및 제2항, 제37조, 「세계인권선언」 제3조, 제22조, 제25조, 유엔 「경제적?사회적 및 문 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사회권규약) 제2조 제1항, 제7조, 제9조, 제11 조 제1항, 유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자유권규약) 제9 조, 국제노동기구(ILO, 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제190호(2019) 「직장 내 폭력과 괴롭힘 협약」을 판단기준으로 하였다. 2. 유엔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위원회 일반논평(이하 "사회권규약 위원회 일반논평") 3(1990) 제9항 및 19(2007) 제42항, 유엔 시민적 및 정치 적 권리위원회 일반논평(이하 "자유권규약위원회 일반논평") 35.(2014) 제9항 을 참고기준으로 하였다. Ⅲ. 판단 「세계인권선언」 제1조와 헌법 제10조는 인간의 본질적이고 고유한 가치 인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천명하고 있으며, 이로부터 인격권이 보장된다. 「 세계인권선언」 제3조는 모든 사람의 생명과 신체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권 리를 천명하고 있으며, 자유권규약 제9조는 신체의 안전에 대한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ILO 제190호(2019) 「직장 내 폭력과 괴롭힘 협약」은 모든 사 람의 직장 내 폭력과 괴롭힘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19년 장기요양 실태조사」에서 장기요양요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의 응답자 중 25.2%가 수급자 또는 가족으로부터 비난·고함·욕설을, 16.0%가 꼬집기·밀치기·주먹질·신체적 위협을, 9.1%가 성희롱을 경험한 것 으로 나타나는 등 실제로 많은 장기요양요원들이 수급자와 가족에 의한 폭 행·성희롱 등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폭행·성희롱 등은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는 행위로 피해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으므로, 가해행위의 주체가 사회적 약자일지라도 그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또한 수급자와 가족은 장기요양제도 공동체, 넓게 는 돌봄 공동체에 위해를 끼치지 않고 구성원들의 인권을 존중하며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할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의무가 있다. 개정안은 장기요양요 원에 대한 수급자와 그 가족의 폭행·성희롱 등의 재발을 방지함으로써 장기 요양요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에서 마련된 것인바, 그 목적의 정당 성은 인정된다. 그러나 개정안이 국제인권기준과 헌법에 따라 장기요양요원의 인격권, 신 체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권리와 직장 내 폭력과 괴롭힘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하더라도, 그 방법으로서 수급자의 급여 를 제한하는 부분은 적절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장기요양급여 수급권은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보호가 필요한 개인이 인간 의 존엄에 상응하는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국가에 일정한 내용의 급부를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사회보장권에 속하므로, 개정안의 장기 요양급여 제한은 사회보장권에 대한 퇴보적 조치라고 할 것이다. 유엔 사회 권규약위원회 일반논평 19(2007) 제42항은 사회보장권과 관련하여 퇴보적 조치를 취하는 것은 규약상 금지되는 것으로 강하게 추정됨을 명확히 밝히 고 있다. 만약 국가가 의도적으로 퇴보적 조치를 시행한다면, 다른 대안들 이 종합적으로 검토되었는지, 그 조치로 인해 개인이나 집단이 최소한도의 필수 사회보장권에 접근하는 것을 박탈하는 것은 아닌지 등을 면밀히 검토 해야 한다. 어느 하나의 인권을 일방적으로 제한하는 수단이 아닌, 두 인권 을 최대한 보장하는 조화로운 수단이 있다면 이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 다고 할 것인바, 개정안과 같이 급여 제한이 불가피한 것인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직장 내 폭력과 괴롭힘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생명·안전의 권 리와 직결된 중요한 권리이듯, 장기요양급여 수급권 또한 혼자서는 기본적 인 일상생활조차 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개인위생 관리, 신체기능 유지?증 진, 식사 보조, 목욕 등 "생명 유지 활동"을 제공하는 것으로서 생존의 권리 와 직결되기 때문에 장기요양급여 제한은 적절하지 않다. 특히 수급자가 가 족의 돌봄을 기대하기 어렵고 노인맞춤돌봄서비스, 가사간병방문지원서비스 등 다른 공적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장기요양급여가 제한되게 된다면, 이는 개인의 인간다운 생존을 위협하는 과도한 제한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개정안은 급여 제한의 기준, 기간의 상한 등 핵심적인 사항에 대해서도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또한 개정안은 수급자 본인의 행위뿐만 아니라 그 "가족"의 행위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도 장기요양급여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공하지 않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 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상 자기책임의 원리 에 반한다. 수급자 "가족"의 폭행·성희롱 등이 수급자를 위하여 한 행위라거 나 수급자의 의사지배 하에 이루어진 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다른 사람으로 부터 도움을 받아야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급자에게 가족의 폭행·성희롱 등 을 막거나 저지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급여 제한의 핵심적인 요소인 "가족"의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아, 수급자로 하 여금 누구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지 예측할 수 없게 하며 정부의 자의적 인 집행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명확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이상과 같이 개정안은 장기요양요원의 인권과 수급자의 사회보장권을 모 두 보호할 수 있는 조화로운 대안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그 제한이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라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수급자 "가족"의 폭행·성 희롱 등 범죄행위를 이유로 급여를 제한하는 것은 자기책임의 원리 및 명 확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할 것인바, 개정안의 해당 조항을 신설하는 것 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Ⅳ.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 에 따라 주문과 같이 의견을 표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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