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동의 없는 신문광고로 인한 아동인권 침해
해석례 전문
1. 진정 요지 피진정인은 피해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2010. 12. 21.부터 이틀간 피해 아동의 얼굴 사진을 반나체 신체 사진과 합성하여 만든 무상급식 반대 광 고를 신문에 게재함으로써, 아동과 그 보호자의 인권을 침해하였다.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진정인 진정 요지와 같다. 나. 피진정인 1) 초상권 침해 여부에 대한 주장 이 사건 광고에 사용된 아동의 얼굴 사진은 ○○시와 계약한 광고제 작사가 직접 촬영한 것이 아니라, 제작사가 초상권 문제가 해결된 사진을 이미지 판매회사로부터 대여한 것이다. 피진정인은 전면 무상급식 시행의 직접적인 대상이 초등학생이며 무상급식 예산 편성의 결과로 다른 교육 사 업이 축소.폐지되는데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이 입게 된다는 기획 내용을 광고제작사에 전달하였고, 광고제작사는 "불만스런 아이의 표정" 이 미지가 광고 목적에 적당하다고 판단하여 해당 사진을 판매회사로부터 대 여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아동 얼굴 사진은 초상권과 관련하여 부모의 동 의가 이루어졌으므로 초상권 문제가 해결된 사진이라고 볼 수 있다. 2) 인격권 침해 여부에 대한 주장 누드 광고기법을 사용한 것 자체가 위법사항은 아니다. 아동을 누드 화한 광고는 "광고의 3B"(Beauty, Baby, Beast) 요소 중 하나로 다양하게 쓰 여 온 일반적인 광고기법이다. 해외의 경우 공익광고 및 정책광고에 아동 누드 및 합성 등을 활용한 사례는 상당수 있으며 특히 해외 광고의 경우 통상적으로 광고 효과를 위해 아동의 현실을 매우 부정적이거나 직설적이 며 잔인하고 혐오스럽기까지 하게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 시는 해외의 사례들과는 달리 우리나라 국민 정서와 광고에 대한 수용 관 점을 반영하여 찡그린 표정과 식판으로 가린 누드 정도의 수위로 최대한 부정적인 측면을 낮춰 표현하였다. 결론적으로 식판으로 중요부위를 가린 누드 표현 자체가 인격권 침해에 해당된다는 진정인의 주장은 부적절하다. 3) 추가 의견 전면 무상급식 시행에 따른 폐해와 심각성은 반드시 시민이 알아야 할 중요하고도 긴급한 사안이며, 아동 누드광고 또한 이러한 ○○시 정책과 입장을 전달하는 공익광고이자 정책광고의 일환이다. 결과적으로 광고 기획 의도와는 다르게 초상권 등 인권침해 논란이 일자 피진정인은 2010. 12. 22. 해당 광고를 즉시 중단했으며, 해명 보도자료를 통해 부정적인 기사 등으로 아동 이미지가 인터넷 게시공간에서 무단으로 게재되어 확산되고 희화하는 것에 대해 언론사에게 자제를 당부하였고, 5개 인터넷정보검색업체에 해당 이미지를 삭제해 줄 것을 공식 요청하는 등 피진정인은 아동 및 부모의 입 장을 고려하고 이후 발생한 정신적 고통을 줄이고자 노력하였다. 피진정인은 아동인권 침해 등의 논란을 일으키면서까지 광고를 기획 하거나 추진할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광고기획 당시 인권침해 논란은 예상 하지 못하였고, 모델사진의 합성여부도 광고 게재 후에 인지하였다. 3.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4. 인정 사실 가. 이 사건 광고는 피해 아동의 찡그린 얼굴과 옷을 모두 벗은 채 엉거 주춤한 자세로 국부 주변을 식판으로 가린 신원불상의 신체를 합성한 사진 영역(이하 "이 사건 이미지"라 한다.)을 한편에 놓고 이와 병렬되게 비슷한 비율의 크기로 “전면 무상급식 때문에...”라는 대제목 하에 전면 무상급식이 시행되면 폐지되거나 축소되는 교육 사업들의 종류를 8개 예시하고 있는 문장 영역을 배치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2010. 12. 21. 주요 종합일 간지, 경제전문지, 스포츠ㆍ연예전문지 및 무가지 등 종이 신문 수 곳에 게 재되었다. 나. 사진 촬영회사인 주식회사 ○○○○○○○는 이 사건 피해 아동의 보 호자인 피해자 □□□의 동의하에 피해 아동인 피해자 △△△의 얼굴 사진 을 찍은 사실이 있고, 광고제작자 주식회사 ○○○○○는 이 얼굴 사진을 대여 받아 이 사건 이미지를 제작하였다. 다. 광고제작사 주식회사 ○○○○○는 이 사건 광고를 포함한 복수의 시 안을 피진정인에게 제출하였고, 피진정인은 복수의 시안을 검토한 후 이 사 건 광고를 선택하여 신문 게재를 결정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과 협 의를 진행한 사실은 없다. 라. 피진정인은 이 사건 광고가 신문에 게재된 이후 아동인권 침해 논란 이 불거지자, 2011. 2. 22. <○○○> 등 5개 인터넷검색업체에 공문을 시행 하여 이 사건 이미지가 남용되지 않도록 삭제를 요청한 바 있다. 5. 판단 이 사건의 쟁점은 피해 아동의 얼굴 사진을 특정한 방식으로 활용한 광 고를 신문에 게재한 것이 인권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므로 피진정인과 광고제작자 혹은 사진 촬영회사와의 관계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며, 관련 기본권으로 아동과 그 보호자인 피해자들의 초상권, 자기결정권 및 아동의 인격형성권을 검토하였다. 이들 기본권 중 초상권은 그 속성상 자기결정권 을 내포하고 있다. 자유로운 사적 계약을 통해서 얼굴 사진의 임의적인 활 용에 동의하였다 하더라도 동의의 범위를 넘어 자기결정권의 본질적 내용 을 침해할 정도까지 활용된다면 이는 초상권 침해로 볼 여지가 있다. 따라 서 이 사건에서는 초상권을 별도로 다루지 않고 자기결정권 및 아동의 인 격형성권 침해 여부에 대해서만 검토하였다. 가. 자기결정권 침해 여부 이 사건에서 피해 아동의 보호자는 자신의 자녀 얼굴이 사진촬영되는 것을 허용하고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는 것에 동의하였다. 보호자가 서명 한 <모델 컨텐츠 사용허가서>는 “다른 이미지, 문자, 그래픽, 필름, 청각, 시청각 작품과 함께 사용될 수 있으며, 또한 자르기, 변경 또는 수정도 가 능하다는 사실에 동의”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외설적이거나 명예를 손 상”시키는 것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개인에 대한 사회적 평판 즉, 명예는 기본권 보유 주체 스스로의 판단 과 결정에 의해서 형성되어야 하며, 정치적 견해는 개인의 명예를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만일 특정 정치적 견해에 동의한다는 사실을 타인에게 알리는 행위가 당사자의 명확한 동의 없이 이루어졌다면 이는 자 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이 사건 광고의 동기와 목적은 피진정인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일반 광고와 달리 정치적으로 쟁점화된 사안에 대하여 피진정인 정책의 정당성을 설득하는 것이다. 누구임이 분명히 식별가능한 형태의 얼굴 사진을 사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진정인은 피해자들의 동의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으므로 피해 아동과 그 보호자는 자신들의 정치적 견 해에 대한 타인의 평가를 스스로 형성할 기회를 상실하였다. 결론적으로 피진정인의 광고 게재 행위로 인해 형성된 평판의 옳고 그 름은 별론으로 하고, 이 평판이 형성되는 동안 피해자들은 자기결정권을 행 사하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광고 게재 행위는 「헌법」제10조에서 보장하 는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인권침해 행위에 해당된다고 판단된다. 나. 피해 아동의 인격형성권 침해 여부 이 사건 피해자는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아동이라는 점에서 특별히 인 격형성권을 중요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별지 1 기재 관련규정에 서 확인할 수 있듯이 「아동복지법」과 「유엔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등 국내법과 국제인권법은 "아동 이익의 최우선 고려 원칙"을 천명하면서 아동 의 사생활의 자유, 명예 등 인격권에 대하여 특별한 보호가 필요함을 규정 하고 있고, 특히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관련 국내법 및 국제인권법을 고려할 때 아동의 인격형성에 관한 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단순히 가해행위 뿐 만 아니라 인격형성에 방 해가 될 행위도 하지 말아야 하고, 나아가 그 인격형성권 보호를 선도적으 로 주도해야 할 적극적 의무까지 부여받고 있다고 할 것이다. 아동심리학적으로 볼 때, 성인과 달리 인지 발달이 진행 중인 아동의 경우는 성장 과정에서 커다란 스트레스를 겪거나 생활의 큰 변화에 적응할 때 적응장애 혹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일으킬 수 있음은 널리 인정된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 피해 아동 및 그 보호자는 이 사건 광고로 인해 이 미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광고 게재 직후 이 사건 이미지를 우스개 삼아 패러 디한 사진들이 광범위하고 급속하게 유포되었다. 비록 수일 후 인터넷 사용 자들 스스로 자정 의지를 독려하면서 유포 속도는 저하되었고 광고 게재 후 2개월이 지난 시점에 피진정인이 관련 정보검색업체에 이미지 삭제를 요청하였으나 이미 유포된 이미지들을 모두 관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피해 아동은 향후에도 인터넷상의 악성 댓글 등에 시달리거나, 학교나 지역사회 등에서 또래, 선후배, 혹은 지인 등으로 부터 괴롭힘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일 피해 아동이 아무런 장 애 없이 인격을 형성하는 성장과정을 겪는다 하더라도 이는 결과적 우연일 뿐, 위에 열거한 국내법 및 국제 인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아동에 대한 지 방자치단체의 보호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책임으로부터 면책되는 것은 아 니다. 또한 이 사건 광고 이미지는 사회통념상 "옷을 벗어서 부끄럽다"는 것 을 전형적으로 상징하는 우스꽝스런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래 집 단으로부터 놀림을 받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며, 정책홍보의 내 용이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정책에 대한 찬반 여부와 연관되므로 초등학 생인 피해 아동이 또래집단 내 선입관에 의해 영향을 받을 가능성 또한 열 려 있다는 점에서 아동의 인격형성에 방해가 되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할 책임이 있는 이 사건 피진정인 지방자치단체는 그 책임을 소홀히 했다고 판단된다. 한편, 피진정인은 외국의 사례와 비교하면서 이 사건 이미지는 단순히 찡그린 표정이고 식판으로 국부를 가리고 있다는 점에서 나체의 수위나 잔 인성, 혐오성 등 측면에서 매우 유화된 이미지이므로 아동의 인격권을 침해 하였다고 볼 수 없음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주장은 피진정인이 아동 의 인격형성권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반증일 뿐이다. 왜냐하면 아동의 인격 권 혹은 인격형성권이란 사회적 맥락을 동시에 고려하여야지 이미지 자체 의 수위만 놓고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사건 이미지가 광고 게재 직 후부터 인터넷 상에서 급속도로 광범위하게 패러디되고 유포되었다는 점만 보더라도 또래 집단 혹은 일반 사회가 이 이미지를 바라보는 맥락은 피진 정인이 예시한 외국 사례와 병렬적으로 비교될 수 없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 광고 게재 행위는 「헌법」제10조에서 보장하는 인 격형성권을 침해한 인권침해 행위로 판단된다. 6.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제44조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연관 문서
nhr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