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활동 제지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입장
요지
통일부장관 및 경찰철장에게, 민간단체 혹은 민간인의 대북전단활동은 헌법상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것으로서 북한의 위협 또는 남북한 사이의 “상대방에 대한 비방·중상 금지” 합의는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으므로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가 북한의 위법·부당한 위협을 명분으로 민간단체 혹은 민간인의 정당한 대북전단활동을 단속하거나 저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표명
해석례 전문
1. 배경 및 경과 가. 북한인권단체들은 수 년 전부터 휴전선 부근에서 대북전단을 실 은 풍선을 북한으로 띄워 보내는 방법으로 이를 북한지역에 살포해왔 다.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은 2014년 10월 10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 전망대 주차장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풍선을 날려 보냈는데, 북한군은 이 풍선들을 향하여 고사총을 발사하여 그 유탄이 경기도 연천군 중면 사무소 근처에 떨어졌다. 같은 달 12일 북한은 "고위급 접촉 북측 대표 단 대변인 담화"에서 대북전단살포가 계속될 경우 “보다 강도 높은 섬 멸적인 물리적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위협하였다. 나. 북한인권단체들은 위 사건 이후에도 공개적 혹은 비공개적으로 풍선을 이용한 대북전단활동을 계속하였다. 한편 파주경찰서 및 철원 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은 2014년 10월 10일 대북전단풍선을 날리는 행 위를 제지하였다. 우리 군과 경찰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북한 인권단체들의 대북전단활동을 물리력을 이용하여 방해한 사실이 있다. 다. 국회의원 28인은 2014년 11월 4일 “대북전단 살포가 "명백·현존 위험의 원칙"에 의거,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사안에 해당되며 형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항공법,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등의 실정법에 의해서도 그 행위가 제한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대한 민국 정부가 이들 규정에 의거 대북전단 풍선 날리기를 중단시킬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2015년 1월 8일 우리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 행위"에 대하여 남북관계 개선을 훼손하거나 주민들의 안전을 위 협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였 다. 같은 날 통일부장관은 국회에 출석하여 대북전단이 "주민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그런 점에서 필요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 고 말하였다. 2. 대북전단 활동 및 이에 대한 조치의 적법성 검토 가.세계인권선언(UDHR)제19조는, 모든 사람은 의사표현의 자유를 누 릴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도 가입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 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제19조는, 모든 사람은 표현의 자유에 대 한 권리를 가지며, 이 기본권은 구두, 서면 또는 인쇄, 예술의 형태 또 는 스스로 선택하는 기타의 방법을 통하여 국경에 관계없이 모든 종류 의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접수하며 전달하는 자유를 포함한다고 규 정하고 있다. 나. 민간단체나 개인의 대북전단활동은 세계인권선언 및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 따라서 북한이 대북전단을 실은 풍선 혹은 그 발원점(發原點)에 대하여 물리적 타격을 가하거나 그러한 행위를 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명백히 국제 인권규범 및 국제법에 위반되는 범죄행위이다. 다. 정부는 헌법 및 국제인권규범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수호하고, 제3국 혹은 외부세력이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신체에 대하여 위협을 가할 때에는 이를 제거하거나 저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엄중 한 책무가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하는 활동을 하는 데 대하여 북한이 물리적 타격을 가하겠다고 협박을 한다는 이유 로 우리 정부가 해당 개인의 행위를 제지하는 것은 바로 북한의 부당 한 요구에 부응하여 우리 정부 스스로 인권침해 행위를 하는 것이 된 다. 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가능케 하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 험"은 국가기밀누설 등 표현행위 자체가 국가안보에 직접적으로 위해 를 가하거나 사회질서를 어지럽힐 위험성을 내포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의 적법한 표현행위에 대하여 북한이 보복하겠다 고 협박을 한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에 대한 이러한 부당한 협박은 국 민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근거로서의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마. 정부는 북한 당국과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1991년 남북기본 합의서, 2014년 제1차 남북 고위급 접촉 등에서 “상대방에 대한 비방· 중상 금지”를 합의한 바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대한민국과 북한 당 국이 상호 비방을 중지하고 신뢰를 구축하여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 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남북한 사이의 상호비방금지 합의는 우리 정부와 북한당국 사이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당사자인 남북한 당국이 이 합의에 구속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이를 이유로 개인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기본권을 제한 할 수는 없는 것이다. 3. 결 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5조 제1항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4. 위원 장명숙, 강명득의 반대의견 북한이 대북전단을 실은 풍선의 발원점(發原點)에 대하여 물리적 타 격을 가하거나 그러한 행위를 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국제인권규범 및 국제법에 비추어 위법.부당하다는 다수의견에 동의한다. 그러나, 정부가 대북전단 활동을 단속하거나 저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서는 안된다는 다수의견의 결론에 반대하고,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정부는 대북전단 풍선을 날리는 당사자를 포함하여 그 주변에 거주하 는 주민들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 다는 의견을 표명한다. 첫째, 「헌법」 제10조는 국가에게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으며, 우리 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조에 의하여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그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위원회는 정부의 어떤 조치가 개인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는 지를 판단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 즉 부작위가 국가의 인권 보호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인지 도 함께판단하여야 한다. 2014. 12. 10. 김포시 월곶면, 파주시, 포천시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 들과 상인들은 대북전단 살포로 접경지역 주민들이 생명과 재산침해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풍선을 날려보내는 행위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신청하였다. 이에 앞서 북한은 2014. 10. 10. 대북전단을 실은 풍선을 향하여 고사총 10여발을 발사하였고, 그 파편이 삼곶리 중면 면사무소 일대에 떨어졌다. 가처분 신청인들은 호소문에서 “정부는 지켜줄 수 있는 법이 없다며 우리를 버렸다. 우리 의 인권과 생명을 스스로 지켜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가처분 신청을 하게 되었다”라고 하였다. 위와 같이 접경지역에서의 대북전단지 살포행위는 살포행위자 뿐만 아니라 북한의 총격에 노출되는 주민들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에 위해 를 가져올 수 있는 행위이므로 위원회는 북한의 총격 위험에 처한 주 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해 야 할 헌법상의 의무를 정부가 이행하도록 촉구했어야 하나, 그러하지 아니하고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정부에게 위험 방지를 위한 필요한 조 치도 하지 말라는 다수의견은 그동안 주민들의 보호요청을 외면하였던 정부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해야 할 위원회의 의무를 져버린 것이다. 그리고, 다수의견과 같이 북한의 위협은 위법·부당하므로 이에 응하 는 것이 국민의 기본권 침해라고 판단한다면, 테러범의 폭파 위협이 있어도 국가는 폭발물의 제거 노력 외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위험장 소의 출입을 제한하거나 주민들을 안전한 장소로 대피시키는 것이 기 본권 침해에 해당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어납득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는 대북전단지 살포행위로 인하여 북한의 총격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그 장소에 모인 사람이나 관계인에게 필요한 경고 를 하거나, 매우 긴급한 경우에는 위험 장소에 출입을 금지하고 위해 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 둘째, 개인의 내면에 머무르는 양심의 자유와 달리 외부로 표출되는 표현의 자유는 타인의 권리와 사회공동체의 이익간의 비교형량에 의하 여 그 한계가 정해질 수 밖에 없으며, 그 제한의 대상이 표현의 "내용" 인지와 표현의 "장소·시간·방법"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원칙과 판단기준 이 달라진다. 오늘날 표현의 자유를 가장 두텁게 보호하는 법 원리로 인용되는 "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원칙은 주로 표현의 "내용"이 정치적 선동이 문제된 사건에서 정부가 표현의 "내용"을 이유로 행위자를 처벌하려거 나 표현의 "내용" 자체를 금지하려는 경우에 엄격한 심사기준으로 적용 되어 왔다. 이와는 달리 표현의 "장소·시간·방법"에 대한 행정적 제한은 그 제한 이유가 표현의 "내용"과 관련이 없는 가치중립적인 한 "과잉금 지의 원칙" 이 적용될 수 있고, 그 표현행위로 인하여 타인이 감내하기 어려운 소음을 발생시키거나 극심한 교통 혼란을 초래할 때 또는 표현 이 행해지는 장소가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어 그 행위자를 보호할 필요 가 있을 경우에는 "장소·시간·방법"에 의한 제한이 가능하다. 이러한 "과잉금지의 원칙"에 의할 때, 2014. 10. 10. 경기도 파주시 통 일전망대 주차장에서 대북전단 풍선을 날리는 행위를 경찰이 제지한 사건은 「경찰관직무집행법」 제5조에 근거하여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 정당하고, 그 장소가 북한의 총격 위험에 노출 되어 있으며, 대북전단을 살포하지 못함으로서 제한되는 개인의 표현 의 자유보다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당사자를 포함한 인근 주민들의 생 명과 신체의 안전이라는 공익이 더 크다고 판단되므로 경찰의 대북전 단 살포제지 행위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셋째, 파주경찰서 및 철원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2014. 10. 10. 대북 전단풍선을 날리는 행위를 제지한 사건이 발생한 같은 달 24일 한 시 민단체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에 대통령이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는 전단지를 청와대를 향해 날리려다 경찰에 의하여 제지 된 사건이 발생하였다. 경찰은 앞서 같은 달 20일 “비행금지구역인 청와대 반경 3.7Km 이 내로 허가를 받지 않은 경우 항공법에 저촉된다”며 시민단체의 전단지 살포를 막았다가, 이후 “대북전단 풍선은 항공법 시행규칙이 정한 초 경량 비행장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정부의 유권해석이 나오자 이번 에는 “사고와 교통 방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어 전단지 살포를 막 았다.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유사한 두 사건에 대하여 우리 위원회는 세월 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전단지 살포 제재에 대하여는 침묵하고 의견 을 표명하지 않다가 대북전단지 살포 제재에 대해서는 의견을 표명하 기로 결정을 하였다. 위원회의 이러한 일관되지 못한 결정은 과연 다 수의견이 정치적 입장을 배제하고 오로지 인권의 보편적 가치에 따른 것이었는지를 의심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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