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학생게시물 강제철거에 의한 표현의 자유 침해
요지
○○○○대학교 총장에게, 헌법 제21조의 표현의 자유 및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 등 헌법상의 기본권 제한의 적법한 기준 내에서 소속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사전 허가를 받지 않은 교내 게시물일지라도 철거 시 계고 등의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그 내용이나 게시장소 등에 따라 제한의 필요성 및 절차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등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지 않도록 「시설물 관리 규정」을 개정하거나 게시물 관리 규정을 별도로 제정하여 운용하기를 권고합니다.
해석례 전문
1. 진정요지 ○○○○대학교(이하 "피진정대학교"라고 한다) 미술콘텐츠학과 학생들은 피진정대학교의 학위장사, 수업시수 단축, 교권탄압 등의 학내문제 해결을 위하여 대학 본관 앞에서 침묵시위를 하였으나 이러한 방법으로는 해결하 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2019. 11. 28.과 같은 해 12. 2. 및 12. 10. 대자보를 작성하여 대학 본관 1층 게시판 등에 부착하였는데, 피진정인이 대자보 게 시 당일 바로 강제 철거하여 진정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였다. 2. 당사자 및 관계인의 주장 요지 가. 진정인 1) 진정인이 학생처의 사전 허가를 받지 않고 대자보를 부착한 것은, 대자보의 내용이 피진정대학교의 학내문제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사전 허가를 신청하더라도 피진정대학교 학생처에서 승인해줄 리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표현의 자유의 마지막 수단으로 허가를 받지 않고 대 자보를 부착한 것이다. 2) 부착한 대자보의 철거와 관련하여 피진정인으로부터 철거 요청 등 연락을 받은 사실은 전혀 없으며, 부착한 당일 사전 통보나 협의 등의 절차 없이 대자보를 강제 철거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다. 나. 피진정인 1) 피진정대학교는 개교 이래 교내·외에서 신청한 모든 광고물들은 해 당 부서에서 승인(확인필 도장)을 받은 후 광고를 게시하는 것이 원칙이며, 게시물은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학생처에 정식적으로 협조를 받아 지정된 게시판에 부착하고 있다. 2) 피진정대학교의 「시설물 관리 규정」에 따라 대학의 면학 분위기 조 성 등의 사유로 사전 승인을 받지 않은 불법 게시물을 절차에 따라 철거하 였으며, 무분별한 게시물 부착이 관행처럼 된다면 학내에 부착된 어떠한 게 시물도 철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 관계인(○○○, 피진정대학교 학생과장 직무대리) 관계인은 2019. 11. 28, 같은 해 12. 2. 및 12. 10. 진정인이 부착한 대자 보 중 제1예술관(본관) 출입문과 같은 건물 1층 학생처에서 관리하는 게시 판 2곳에 부착된 대자보를 철거한 사실이 있으며, 철거 사유는 「시설물 관 리 규정」상의 학생처 사전 허가 절차 미준수 등 규정 위반 및 면학분위기 조성 등이다. 3. 관련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4. 인정사실 진정서, 당사자의 주장 요지와 관계인 의견, 당사자가 제출한 관련 자료 등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진정인은 피진정대학교의 학위장사, 수업시수 단축, 교권탄압 등의 학 내문제 해결을 위하여 대학 본관 앞에서 2019. 9. 2.~11. 28.까지 침묵시위를 하였고, 같은 해 11. 28., 12. 2. 및 12. 10. 총 3회에 걸쳐 위와 같은 학내문 제 해결을 위한 내용의 대자보를 작성하여 대학 본관 1층 학생처에서 관리 하는 게시판 2곳과 본관 1층 출입문 등에 부착하였다. 나. 피진정인은 위 가항의 게시물(대자보)들이 피진정대학교 「시설물 관 리 규정」제6조(시설물 사용)에 규정된 사전 허가 절차를 따르지 않고 게시 판 등에 부착되어 관련규정 위반 및 대학의 면학 분위기 조성에 저해된다 는 사유로 부착된 당일 철거하였다. 다. 진정인은 2019. 12. 16. 위 나항의 대자보 철거와 관련하여 관계인(피 진정대학교 학생과장 직무대리)에게 항의하였고, 이 자리에서 관계인은 진 정인이나 학생회에 사전통지 등의 절차 없이 위 가항의 게시물(대자보)들을 철거한 사실이 있음과 그 사유는 「시설물 관리 규정」상의 사전허가를 받지 않고 부착하였기 때문이라고 안내하였다. 5. 판단 가. 「대한민국헌법」제21조는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를 가지며, 언론 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은 인정되지 아니 한다” 고 규정하여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여기서 언론·출판은 표현에 대한 예시로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일반적 보장을 명시한 것이며, 유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 에 관한 국제규약」제19조는 “모든 사람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 진다.”고 규정하여 표현의 자유가 인류 사회 모든 구성원의 존엄을 위해 필 수불가결한 권리임을 확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합 헌성을 판단하는 기준에 대하여 헌법 제37조 제2항의 기본권 제한에 관한 일반원칙인 법률유보 및 과잉금지원칙에 더하여 좀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 하고 있다. 헌법 제31조 제4항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규정하여 교육의 자주성 이나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교육의 자주성이나 대학의 자율성은 헌법 제22조 제1항이 보장하고 있는 학문의 자유의 확실한 보장 수단으로서 대학에게 부여된 헌법상의 기본권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대학 은 다른 국가기관 내지 행정기관과는 달리 공권력의 행사자의 지위와 함께 기본권의 주체라는 점도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다만 대학의 자율권도 헌법상의 기본권이므로 기본권 제한의 일반적 법률유보의 원칙을 규정한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 등을 이유로 제 한(필요, 최소한의 한도에서)될 수 있다(헌법재판소 1992. 10. 1.자 92헌마68 결정). 이 사건은 대학이 헌법 제31조 제4항에 의해 보장받은 대학의 자율권 과 그 구성원이 같은 법 제21조 제1항에서 보장받는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 권 행사에 있어 충돌이 발생한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헌법재판소는 이러 한 기본권 충돌이 발생한 경우에는 양 기본권 사이에 이익형량을 하여 상 위 기본권을 우선적으로 보호하되, 이 경우에도 헌법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상충하는 기본권 모두가 최대한 그 기능과 효력을 나타낼 수 있도 록 하는 조화로운 방법이 모색되어야 함을 판시한 바 있다(헌법재판소 1991. 9. 16.자 89헌마165 결정). 나. 교육의 자주성·대학의 자율성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대학구성 원 자신이 대학을 자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고등교육법」제6조(학교규 칙) 제1항은 “학교의 장은 법령의 범위에서 학교규칙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수 있다.”라고 하여 헌법에서 대학에 부여된 기본권을 실현 가능하도록 규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피진정대학교는 광고문 등 게시물의 관리와 관련하 여, 학교의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한 목적으로 대학 구성원과 대학 내에 효 력을 미치는 학교규칙으로 「시설물 관리 규정」을 제정하여 운영해 왔다. 그런데, 대학의 자율권에 기한 학교규칙인 「시설물 관리 규정」은 학교 구성원의 권리행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법규적 성격이 있으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른 법률유보 및 과잉금지원칙이 준수되는 범위 안 에서 허용되어야 하고, 더 나아가 해당 규정이 학교 구성원의 표현의 자유 라는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경우에는 위의 일반적인 기본권 제한 의 법리에 더하여 헌법상 특별히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하여 규정하고 있는 같은 법 제21조 제2항의 사전제한 금지의 원칙 및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원칙 등이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다. 피진정인이 진정인의 게시물을 임의로 철거한 행위가 「시설물 관리 규정」등의 학내 규정에 근거한 조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행위는 학생 자치활동의 원칙적 보호라는 대전제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한적 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므로, 피진정인이 게시물을 철거함에 있어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시설물 관리 규정」이 기본권 침해에 대한 과잉금지 원칙을 위배하였는지를 살펴본다. 1) 피진정대학교가 학내 시설물의 관리와 관련하여, 교내 각종 시설물 의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학 구성원과 대학 내에 효력을 미치는 이 사건 「시설물 관리 규정」을 제정하여 운영하는 것은 목적이 정 당하고 대학의 자율성에 기한 적법하고 유효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2) 그런데 본 진정사건의 「시설물 관리 규정」제6조(시설물 사용) 제3 호는 시설물 사용자는 시설물 사용 신청서를 작성하여 사용일자를 기준으 로 일주일전에 해당부서장에게 제출하여 허가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뿐 불허가 사유나 사전 허가를 받지 않은 게시물에 대한 처리 절차 등 에 대한 아무런 언급이 없어, 학교에 비판적인 내용의 게시물의 경우 당연 히 피진정대학교로부터 허가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 스러우며, 본 진정사건의 경우에서도 진정인은 같은 이유로 대자보를 임의 로 게시하였다. 3) 또한 위 규정은 사전 허가를 받지 않은 게시물에 대한 후속 절차로 철거 전에 학교 측에서 게시자와 협의를 하거나 계고를 통해 허가 절차를 이행하도록 하거나 자진철거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민주적인 사후 절차를 규정하고 있지도 않으며, 가사 규정에 절차 근거가 미비하였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인 행정절차에 따라 처리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게시물을 철거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할 수 있다. 라. 이러한 점을 종합할 때, 진정인이 게시한 대자보를 단순히 사전 허가 를 받지 않은 게시물이라는 이유로 게시물의 내용이나 게시장소 등에 따른 제한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임의로 철거한 피진정인의 행위는 헌법 제21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진정인의 표현의 자유의 본질적 기능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이에 피진정인에게 헌법 제21조의 표현의 자유 및 제37조 제2항의 과 잉금지원칙 등 헌법상의 기본권 제한의 적법한 기준 내에서 소속 구성원들 의 의견을 수렴하여 사전 허가를 받지 않은 교내 게시물일지라도 철거 시 계고 등의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그 내용이나 게시장소 등에 따라 제한의 필요성 및 절차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등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지 않도록 「시설물 관리 규정」을 개정하거나 게시물 관리 규정을 별도로 제정 하여 운용할 것을 권고할 필요가 있다. 6.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제44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주 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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