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 폐지 등에 관한 헌법소원(2019헌바59)에 대한 의견제출
해석례 전문
Ⅰ. 의견제출의 배경 헌법재판소는 1996. 11. 28. 「형법」 제250조 등 위헌소원(95헌바1)과 2010. 2. 25. 「형법」 제41조 등 위헌제청(2008헌가23)에서 사형제도에 대한 합헌결 정을 내린 바 있다. 한편 헌법소원(2019헌바59) 청구인은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되어 형사재판을 받고 있던 중, 2018. 11. 20. 인천지방법원 부천 지원에 사형제도를 규정한 「형법」 제41조 제1호 등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 청을 신청하였고, 해당 법원은 기각 및 각하 결정을 했다. 이에 청구인은 2019. 2. 12. 「형법」 제41조 중 "1. 사형", 제250조 제2항 중 "사형에 처한다" 는 부분, 제72조 제1항 중 "무기징역" 부분의 위헌 여부에 대해 헌법소원 (2019헌바59, 이하 "이 사건 헌법소원"이라 한다)을 제기하여, 현재 헌법재판 소에서 그 심리절차가 진행 중에 있다. 대한민국은 2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 류되고 있으며, 그동안 국제사회는 대한민국 정부에 사형제도 폐지를 지속 적으로 권고해왔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 역시 2005년 사 형제도 폐지에 대한 의견표명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사형폐지를 위한 시 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선택의정서(이하 "자유권규약 제2 선택의정서"라 한다)」에 가입할 것을 국무총리와 외교부장관 및 법무부장관 에게 권고하는 등 꾸준히 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정부는 사형제도 폐지 여부가 국가형벌권의 근본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이므로, 사형제도 폐지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과 사형의 형사정책적 기 능, 국민 여론과 법 감정, 국내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최근 상당한 변화가 일고 있다. 2020. 11. 17. 제75차 유엔 총회 제3위원회에서 「사형집행 모라토리엄(유예) 결의」에 처음으로 찬성하고 2020. 12. 16. 유엔 총회 본회의에서도 찬성 입 장을 확정함에 따라 사형제도 폐지에 한 걸음 나아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 다. 이러한 시점에서 헌법재판소는 2019헌바59 사건을 통해 대한민국이 사실 상 사형폐지국을 넘어 법률적 사형폐지국가가 될 것인가에 대한 중대한 결 정을 앞두고 있다. 이에 위원회는 이 헌법소원이 “인권의 보호와 향상에 중 대한 영향을 미치는 재판”에 해당된다고 판단하여 「국가인권위원회법」 제 28조 제1항에 따라 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의견제출을 검토하였다. Ⅱ. 판단 및 참고기준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제12조, 제37조 제2항, 「세계인권선언」 제3조, 「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하 "자유권규약"이라고 한다) 제 6조, 제7조를 판단 기준으로 하고, 「자유권규약 제2선택의정서」, 「인권의 권 리와 기본적 자유에 관한 유럽협약(이하 "유럽인권협약"이라 한다)」 제6의정 서, 제13의정서, 「사형제 폐지를 위한 미주인권협약 의정서」, 「유엔 총회 사 형 집행 모라토리엄(유예)에 관한 결의」, 「범죄인도에 관한 유럽협약」 등을 참고 기준으로 하였다. Ⅲ. 판 단 1. 사형제도에 대한 국내외 동향 가. 국제 동향 국제사회는 「세계인권선언」 제3조 및 「자유권규약」 제6조를 통해 모든 인간의 고유한 생명권을 선언하고, 1989년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국제적 약 속으로 「자유권규약 제2선택의정서」를 채택하였다. 또한 유럽연합은 「유럽 연합 기본권 헌장」 제2조를 통해 생명의 자의적 박탈과 사형제도를 금지하 였고, 유럽평의회는 1983년 「유럽인권협약 제6의정서(평시 사형폐지)」와 2002년 「유럽인권협약 제13의정서(모든 범죄에 대한 사형폐지)」를 각각 채 택하였다. 그리고 미주지역 인권기구는 1969년 채택된 「미주인권협약」 제4 조를 통해 생명권과 사형제 적용을 제한할 것을 규정하였고, 1990년 「사형 제 폐지를 위한 미주인권협약에 대한 추가 의정서」를 통해 당사국의 사형 제 폐지에 관한 지역적 규범을 마련하였다. 국제엠네스티가 매년 발간하는 「사형선고와 사형집행 보고서(2019년)」에 따르면 2019. 12. 기준으로 독일, 프랑스, 호주, 캐나다, 노르웨이 등 106개 에 이르는 국가들이 이미 모든 범죄에 대해 사형을 폐지하였고, 중국, 일본, 미국 등 56개국만이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브라질, 이스라엘 등 8개국 은 군사적으로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사형을 인정하고 있으며, 한국, 러시아 등 28개 국가는 사형제도를 유지하기는 하지만 1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등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전 세계의 3분의 2를 넘는 142개 국가들이 이미 법적 및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가에 속하며, 일본, 미 국 등 일부 국가만이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2010년 사형 폐지국은 96 개 국가였으나, 10년이 안된 2019년에는 106개 국가로 증가함으로써 이제 사형제 폐지는 국제적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또한 2019년 전 세계에서 집 행된 사형집행 건수(중국 제외)는 657건(2018년 690건, 2017년 993건, 이 건 수는 국제앰네스티가 추계한 것으로 최소 수치임)으로 전년도에 비해 5% 감소하는 등 지속적으로 감속하는 추세이다. 2020. 12. 유엔 총회는 「사형 집행 모라토리엄(유예)에 관한 결의」를 채택 하였고, 2007. 12. 18. 처음 채택한 이후 2008년부터 2년 간격으로 계속 채 택해 오고 있다. 위 결의안에 찬성하는 국가는 2007년 104개국에서 2016년 117개국, 2018년 121개국, 2020년 123개국으로 증가하였다. 한국 정부는 2007년 이후 2018년까지 7개의 「사형 집행 모라토리엄(유예)에 관한 결의」 가 채택되는 과정에서 모두 기권하였으나, 2020년 처음으로 찬성 입장을 표 명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찬성의 변을 통해 “대한민국이 사실상 사형 폐지 국이라는 국제사회의 인식, 결의안에 대한 찬성국이 꾸준히 증가한 점 등을 감안하여 이번 결의안에 찬성하였다”고 밝혔다. 이는 대한민국 정부가 사형 제의 즉각적인 폐지를 하겠다는 의지표명으로 보기 어려우나, 사형제도 폐 지에 관한 국제사회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에 우리도 어떤 식으로든지 응 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 국내 동향 우리나라는 1997. 12. 30. 사형을 집행한 이래로 지금까지 사형을 집행하 지 않아 사실상 사형폐지 국가이나, 2019년 기준으로 60명(법무부 56명, 군 교도소 4명)이 사형확정을 받고 집행대기 중에 있다. 우리나라는 2011년 「범죄인인도에 관한 유럽협약」에 가입하면서 "대한민 국이 보증을 하는 경우 국내에 송환되는 범죄인에 대해 국내 법원이 사형 을 선고하더라도 이를 집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였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체포된 범죄자 또는 유럽 이외 국가에서 인도한 범죄자를 대상으로만 사형 을 집행한다면 형평성에 크게 어긋나게 되므로, 국내에서 사형 집행은 실질 적으로 어려워진 상황이다. 비록 헌법 개정 절차가 진행되지는 않았으나 2018. 3.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 개정안은 사형제도를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근거로 활용되는 헌법 제 110조 제4항을 삭제하고, 생명권을 신설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국회에서는 1999. 12. 7. 처음으로 유재건 의원 등 91인이 사형을 무기징역 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사형폐지특별법안」을 제출하였고, 제15대 국회 부터 제20대 국회까지 총 8차례 「사형폐지특별법안」이 발의된 바 있다. 우리나라는 「대한민국 제4차 정부보고서에 대한 자유권규약위원회 최종 견해」(2015. 11.) 및 「대한민국 제3·4·5차 정부보고서에 대한 고문방지위원 회 최종견해」(2017. 5.)에서 사형제도 폐지 및 자유권규약 제2선택의정서 가 입을 권고 받았다. 또한 2008년 제1기 국가별인권상황정례검토(이하 "UPR" 이라 한다)에서는 벨기에, 이태리, 멕시코 등 6개 국에서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조치를, 2012년 제2기 UPR에서는 스페인, 스위스 등 10여개 국에서 사형제도 폐지 등을, 2017년 제3차 UPR에서도 프랑스, 호주 등 20여개 국 에서 사형제도 폐지를 권고 받는 등 우리나라 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국제 사회의 권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우리 위원회는 2005. 4. 6. 국회의장에게 "사형제도는 생명권의 본질적 내 용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폐지되어야 한다"는 의견 표명을 시작으로, 2009. 7. 6.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인 「형법」 제41조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사건(2008헌가23)에 대하여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헌법 및 국제인권규 약에 부합한다"는 의견을 제출하였다. 또한 2017. 2. 21. 국회의장 및 국방부 장관에게 "전시가 아닌 평시에는 「군형법」상 사형 집행의 중단을 선언하고 향후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하고, 2018. 9. 10. 유엔 인권이사회 등의 권고를 수용하여 사형폐지를 위한 「자유권규약 제2선택의정서」에 가입할 것을 국무총리와 외교부장관 및 법무부장관에게 권고하였다. 또한 위원회는 제1기(2007∼2011), 제2기(2012∼2016), 제3기 (2017∼2021)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에 「자유권규약 제2선택의정서」 가입 및 사형제도 폐지, 사형대체형벌 도입과 사형집행의 지속적 중단을 지속적으로 권고한 바 있다. 2. 사형제도 관련 주요 쟁점 가. 사형제도의 잔혹하고 비인도적인 형벌로서의 특징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 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우리 헌법이 「독일기본법」과는 달리 생명권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인간의 생명은 고귀하고, 이 세상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인간존재의 근원이다. 이러한 생명에 대한 권리는 비 록 헌법에 명문의 규정이 없다 하더라도 인간의 생존본능과 존재목적에 바 탕을 둔 선험적이고 자연법적인 권리로서 헌법에 규정된 모든 기본권의 전 제로서 기능하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면서 헌법 해석상 생명권이 당연히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생명은 한 번 잃 으면 영원히 회복할 수 없고,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존재 이며, 존엄한 인간존재의 근원인 것”이며, 인간의 생명과 이에 대한 권리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으로서 국가는 이를 보호, 보장할 의무만을 부담할 뿐, 이를 박탈한 권한은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사형제도는 이미 범행이 종료되어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 무방 비 상태에 놓인 인간의 목숨을 인위적으로 빼앗는 형태의 처벌이라는 점, 사형 집행 방법 자체의 잔인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사형 집행을 대기하게 만드는 것 자체로 정신적 고통과 극도의 공포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비 인도적인 형벌이다.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2018. 10. 「자유권규약」 제6조에 대한 일반논평 제36호를 채택하면서 “생명권은 국가를 위태롭게 하는 무력 충돌과 다른 긴급한 상황 속에서도 손상시킬 수 없는 최고의 권리이다. (중략) 제6조는 가장 심각한 범죄를 일으키거나 일으켰다고 의심받는 자를 포함하여, 그 누 구든 구분하지 않고 모든 인간의 생명권을 보장한다”고 설명하였다. 또한 사형제도는 생명권의 완전한 존중과 조화를 이룰 수 없고, 인간의 존엄과 인권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사형제도의 폐지가 바람직하고 필요한 방안이라 언급한 바 있다. 이처럼 사형은 헌법과 국제인권기준에 비추어 볼 때 잔혹하고 비인도적 인 형벌로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생명권을 근본적으로 부인하므로 이를 조속히 폐지할 필요성이 있다. 나. 불분명한 범죄 억지력 효과 헌법재판소는 과거 “사형은 일반국민에 대한 심리적 위하를 통하여 범죄 의 발생을 예방하며 극악한 범죄에 대한 정당한 응보를 통하여 정의를 실 현하고, 당해 범죄인의 재범 가능성을 영구히 차단함으로써 사회를 방어하 려는 것”이라 함으로써, 사형의 범죄 억지력을 인정하였는바, 이는 사형제 도가 일반 국민들에게 두려움을 주어 강력범죄를 예방할 수 있음을 강조하 는 사형제도 존치론의 입장이다. 이 입장에서는 사형제도가 사회방어 기능 뿐만 아니라, 응보주의 기능의 실현 수단으로서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고 본다. 살인 등 강력범죄가 발생하여 언론에 보도가 날 때마다 사형 집행 의 부활을 요구하거나 사형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증가하고, 2020. 6. 사형확정된 흉악범 등에 대해 "6개월 내 사형 집행"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된 것도 사형의 범죄 억지력 및 응보 주의적 기능을 우선하는 믿음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사형제도 유지 및 집행이 그 주된 정책목표인 범죄억제(일반예방) 의 효과를 발휘하는지의 여부에 관하여는 확실하게 검증된 바가 없다. 사형 의 범죄예방효과에 대하여 조사한 국제사회의 수많은 보고서는 사형제도가 살인억제력을 가진다는 가설을 수용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하며, 사형제도를 폐지하더라도 범죄율 등과 관련하여 사회에 급작스럽고 심각한 변화가 일 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 동안 강력범죄(흉악) 발생건 수(<표 1>)를 살펴보면, 지난 10년 동안 성폭력을 제외하고 살인은 41.3%, 강도는 87.3%, 방화는 23.9% 감소하였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표 1 > 강력범죄(흉악) 죄명별 발생 현황 (단위: 건, 발생비, %) ※ 대검찰청(2019), 2019 범죄분석, pp. 8 - 18. ※ 발생비 : 인구 10만명당 발생건수, 증감률 : 기준년도인 2009년 발생비 대비 변화율 국내에서 1992년 9건의 사형 집행이 이루어졌으나, 다음 해 살인사건 발 생건수는 전년도 615명에서 806명으로 증가하였다. 반면에 1993년 사형 집 행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해 살인사건 발생건수는 705명 죄명 연도 합 계 살 인 강 도 방 화 성폭력 발생 건수 발생비증감률 발생 건수 발생비증감률 발생 건수 발생비증감률 발생 건수 발생비증감률 발생 건수 발생비 증감률 2009 27,014 54.3 - 1,390 2.8 - 6,381 12.8 1,866 3.7 - 17,377 34.9 - 2010 28,134 55.7 2.6 1,262 2.5 -10.5 4,402 8.7 -32.0 1,886 3.7 -0.4 20,584 40.7 16.7 2011 29,382 57.9 6.7 1,221 2.4 -13.8 4,021 7.9 -38.2 1,972 3.9 3.7 22,168 43.7 25.2 2012 28,895 56.7 4.5 1,022 2.0 -28.2 2,626 5.2 -59.8 1,882 3.7 -1.5 23,365 45.9 31.4 2013 33,780 66.1 21.7 959 1.9 -32.9 2,001 3.9 -69.5 1,730 3.4 -9.8 29,090 56.9 62.9 2014 34,126 66.5 22.5 938 1.8 -34.6 1,618 3.2 -75.4 1,707 3.3 -11.3 29,863 58.2 66.6 2015 35,139 68.2 25.6 958 1.9 -33.4 1,472 2.9 -77.7 1,646 3.2 -14.8 31,063 60.3 72.7 2016 32,963 63.8 17.5 948 1.8 -34.3 1,181 2.3 -82.2 1,477 2.9 -23.8 29,357 56.8 62.7 2017 36,030 69.6 28.2 858 1.7 -40.7 990 1.9 -85.1 1,358 2.6 -30.0 32,824 63.4 81.6 2018 35,272 68.1 25.4 849 1.6 -41.3 841 1.6 -87.3 1,478 2.9 -23.9 32,104 61.9 77.4 으로 감소하였다. 또한 1997년에 살인사건이 789건이 발생하였고 23명의 사 형확정자에 대해 집행하였으나, 그 다음해에는 살인사건 발생건수가 전년도 보다 177건이 증가한 966건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처럼 사형 선고나 집행 이 강력범죄를 예방한다는 증거를 찾기 어렵다. 또한 사형 선고 건수는 1991년에는 35건이었으나 2000년대 들어서서 계속 감소하여 2002년부터 한 해 사형 선고 인원은 10명 미만으로 줄었고 사형 선고가 아예 내려지지 않 는 해도 있었다. 또한 살인 범죄자의 범행 동기(2009년~2018년)(<표 2>)를 살펴보아도 강 력범죄 중 사형선고가 가장 많은 살인의 경우 범행 동기가 우발적이거나 미상인 경우가 50% 이상을 차지해 사형제도가 과연 얼마나 범죄를 억제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 표 2 > 범죄자(살인) 범행 동기 (단위: 명(%)) ※ 대검찰청, 범죄분석(2010~2019) ※ 이욕 : 생활비 마련, 유흥비 마련, 도박비 마련, 허영사치심, 치부, 기타 등이 해당 계 이욕 사행심 보복 가정 불화 호기심 유혹 우발적 현실 불만 부주의 기타 미상 2009 1,208 13 (1.2) - - 59 (5.0) - - 576 (47.7) 80 (6.7) 7 (0.6) 226 (18.7) 247 (20.1) 2010 1,095 16 (1.5) - 4 (0.4) 69 (6.3) - 2 (0.2) 374 (34.2) 50 (4.6) 1 (0.1) 212 (19.4) 367 (33.5) 2011 1,236 89 (7.2) 3 (0.2) 1 (0.1) 114 (9.2) - 1 (0.1) 484 (39.2) 80 (6.5) 7 (0.6) 282 (22.8) 175 (14.2) 2012 1,116 71 (6.4) - - 95 (8.5) - 1 (0.1) 405 (36.3) 53 (4.7) 5 (0.4) 310 (27.8) 176 (15.8) 2013 1,047 62 (5.9) - 7 (0.7) 83 (7.9) - - 407 (38.9) 48 (4.6) 5 (0.5) 274 (26.2) 161 (15.4) 2014 1,063 25 (2.4) - 8 (0.8) 80 (7.5) - 2 (0.2) 347 (32.6) 54 (5.1) 10 (0.9) 331 (31.1) 206 (19.4) 2015 1,050 28 (2.7) - 4 (0.4) 89 (8.5) - 2 (0.2) 347 (33.0) 56 (5.3) 8 (0.8) 300 (28.6) 216 (20.6) 2016 1,043 23 (2.2) 1 (0.1) 8 (0.8) 81 (7.8) - - 378 (36.2) 60 (5.8) 9 (0.9) 299 (28.7) 184 (17.6) 2017 986 22 (2.2) - 8 (0.8) 76 (7.7) - - 357 (36.2) 44 (4.5) 4 (0.4) 260 (26.4) 215 (21.8) 2018 1,095 16 (1.5) - 4 (0.4) 69 (6.3) - 2 (0.2) 374 (34.2) 50 (4.6) 1 (0.1) 212 (19.4) 367 (33.5) 1995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헌법재판소는 사형제도를 위헌으로 결정하면서 “매년 비교적 소수의 사람들을 사형 집행함으로써 참을 수 없는 정도로 높 은 범죄율이 해소될 것이라고 믿는다면 그것은 당 재판소의 착각일 것이다. (중략) 범죄에 대한 최고의 예방책은 범죄자가 반드시 검거되어 유죄판결을 받고 처벌받는다는 가능성이다”라고 확인한 바 있다. 범죄의 예방은 범죄 억지력이 입증되지 않은 극단적인 형벌을 통해 가능한 것이 아니라, 빈틈없 는 검거와 처벌의 노력에서 비롯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 사형판결에 대한 오판 가능성 사형제도 존치론 측에서는 오판의 가능성은 비단 사형판결 뿐만 아니라 모든 형사절차에도 존재하며, 수사의 과학화와 사법절차를 개선하면 오판가 능성은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극히 부분적인 오판의 우려로 사형제도 전체를 부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오판에 의해 사형이 집행 되었을 경우 그 생명은 회복할 수 없고, 무고하게 제거된 한 생명의 가치는 아무리 "공공의 이익"을 강조하더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 미국 사형정보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1973년부터 2018. 8. 31. 까지 162명의 사형수가 재심 등을 통해 무죄판결을 받아 석방되었으며, 2014년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보고서에 따르면 사형수 중 약 4% 정도가 무고한 사람으로 사형의 오심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주지하는 바와 같이, 긴급조치 하에 대법원에서 사형 선고가 내려진 지 만 하루도 되지 않아 사형이 집행된 소위 1974년 "인혁당 재건위 사건"의 희생자들은 2007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 밖에도 2017년 에는 1982년 일명 "김제 가족 고정 간첩단" 사건으로 희생된 고故 ○○○, 2018년에는 "위장 귀순 간첩" 혐의를 받아 1969년 사형당한 고故 ○○○, 2020년에는 1948년 "여순사건" 당시 희생된 민간인 고故 ○○○이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비록 과거 독재정권 하의 공안사건 등에서 드러난 국가의 과오이기는 하 나, 오판에 의한 사형집행의 경우 피해회복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고 사형 제도를 폐지하지 않는 한 무고한 사람이 생명을 박탈당할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할 수 없다. 사형은 다른 형벌과 달리 오판에 의한 사형집행의 경우 피 해회복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정당화될 수 없다. 3. 대체형벌 도입에 대한 논의 형벌의 목적 중 하나인 교화의 측면에서 볼 때 사형을 집행함으로써 이 미 제거된 생명을 교육시켜 순화할 수 있는 방법이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 므로 사형은 교육순화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유일한 형벌이다. 따라서, 사형을 대체하여 형벌제도가 꾀하는 정책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체적인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헌법재판소 2010. 2. 25. 선고 2008헌가23 결정 소수의견(재판관 김희옥) 에 의하면 사형제도는 가석방 없는 무기자유형 등의 수단을 고려할 수 있 으므로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하였으며, 다른 소수의견(재판관 김종대)은 가석방이나 사면 등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최고의 자유형이 도입 되는 것을 조건으로 사형제도 폐지를, 또다른 소수의견(재판관 목영준)은 절대적 종신형제 또는 유기징역제도의 개선 등 사형제도를 대체할만한 수 단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우리 위원회도 2005. 4. 6. 「사형제도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 결 정에서 사형제도의 폐지와 함께 사형폐지 이후의 후속조치로서 감형·가석방 없는 종신형제도, 일정기간 감형·가석방 없는 무기형제도 및 전쟁 시 사형 제도의 예외적 유지 등의 방안이 검토될 수 있는바, 이들 조치의 채택여부 는 국회가 입법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사형을 폐지하고 종신형을 두고 있는 국가들 중 다수가 일정한 최소 구금기간이 지나면 종신형을 재검토할 수 있는 상대적 종신형을, 미국 등은 가석방이 허용되지 않는 절대적 종신형을 도입하고 있 으며, 스페인 등과 같이 종신형 없이 유기형 제도만을 채택하고 있는 경우 도 있다. 이처럼 사형을 대체하여 형벌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는바, 사형제도가 폐지될 경우 국내 형벌 체계나 운영 현황, 피해자 가족의 피해와 감정, 해외사례, 「헌법」과 국제인권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 려하여 대체형벌 도입에 대한 논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4. 소결 사형제도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천명하고 생명권을 보장하는 헌법 체 계에서 범죄 억지를 위한 적합한 수단으로 인정할 수 없고, 사형제도를 통 해 확보하고자 하는 형벌로서의 기능을 대체할 만한 방안이 고려될 수 있 어 피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하였으며, 사형 당시에는 사형을 통해 보호하 려는 타인의 생명권이나 중대한 법익은 그 침해가 종료되고 무방비 상태에 놓인 인간의 생명을 박탈한다는 점에서 사형을 통해 달성하려고 하는 공익 에 비해 사형으로 인해 침해되는 사익의 비중이 크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사형은 인간의 존엄에 반하는 잔혹한 형벌로서 국 가가 형벌의 목적달성을 위해 그 수단으로서 삼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 반되어 생명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 폐지되어야 한다. Ⅳ. 결론 이상과 같이, 위원 이상철, 위원 김민호가 기권의사를 밝힌 외에 관여 위 원 전원의 의견이 일치되었는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8조 제1항의 규정 에 따라 주문과 같이 의견을 제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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