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에서의 장애인 비하 용어 사용
요지
주문 1 : 이 사건 진정은 기각합니다. 주문 2 : 00일보 대표에게, 정신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강화할 수 있는 관용구를 사용하지 않도록 보도 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합니다.
해석례 전문
Ⅰ. 진정사건 조사결과 1. 진정요지 2020. 6. 2.자 ○○일보(이하 "피진정기관"이라 한다) 의 <"미친" 사람들과의 인터뷰 : 정신질환자 장기수용 실태 추적기> 기사 제목에서 "미친"이라는 표현은 정신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2. 피진정인 주장 피진정인은 <"미친" 사람들과의 인터뷰: 정신질환자 장기수용 실태 추적기> 제하 기획기사를 3부 총 8회에 걸쳐 보도하였다. 이는 정신장애인 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 오해가 폭력으로 작용해 그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가족까지 고통에 빠뜨리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폭로하는 내용이다. 해당 기사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첫 사망자가 정신병원 폐쇄병동에서 평생을 격리 수용된 정신장애인이었기 때문이다. 취재 과정에서 장기 수용된 정신장애인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 며,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갇힌 정신장애인의 목소리가 사회에 나온 적이 별 로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피진정인은 장기 수용된 정신장애인이 어떻 게 살고 있는지, 그 규모는 어느 정도 되는지, 지금과 같은 장기·격리 수 용 위주의 방식은 적절한지 보도한 것이다. 피진정인은 기획기사 제목에 "미친"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작은따 옴표를 넣은 것은 강조의 의도가 아니라, 정신장애인과 공존하는 것이 어렵 다는 한국사회의 편견과 오해에 대한 충격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제목을 본 독자들이 "미친 사람" 이라는 단어를 읽었을 때 갖게 되는 기존의 인 식을 기사 내용을 통해 깨트리기 위함이었다. 취재를 할 때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 론 파워즈(Ron Powers)의 책[No one cares about crazy people(미친 사람에게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 는다)]도 참고하였다. 책의 머리말에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가득한 세상을 향해 "이 책이 독자에게 상처가 되기를 바란다"며 질타하 는 부분이 있다. 론 파워즈의 책을 읽는 독자들이 책 제목에 사용된 "미 친"이라는 표현이 정신장애인을 비하하기 위해 쓰였다고 여기지는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피진정인의 기획기사 제목에 쓰인 "미친"이라는 단어 도 정신장애인을 비하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 아니며, 기획기사의 내용은 일 관되게 정신장애인을 존엄한 존재로 강조하였다. 해당 기획기사는 한국기자협회 357회 이달의 기자상과 23회 국제앰네 스티 언론상 수상작이었다. 기획기사에 정신장애인을 비하하는 내용이 있었 다면 수상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독자들은 기획기사를 통해 정신장애인과 그 가족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며 감사하다고 반응했다. 3. 관련 규정 및 참고 자료 별지 기재와 같다. 4. 인정사실 진정인의 진정서, 피진정인의 진술서 및 제출자료 등을 종합하면 다음 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피진정기관은 1988. 3. 2. 설립되어 일간지 "○○일보"를 발행하는 언 론사로, 2020. 5. 19.부터 2020. 6. 2.까지 3부 총 8회에 걸쳐 <"미친" 사 람들과의 인터뷰: 정신질환자 장기수용 실태 추적기> 라는 기획기사를 보도 하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 ○○병원에 장기 입원한 환자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기획기사 취재가 시작되었다. 피진정기관은 취재 과정에서 정신요양시설 입소 환자 225명을 전수 분석하고, 이 중 37명을 심층 인터뷰 하였으며, 정신병동의 장기입원 환자 통계, 환자 가족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정신장애 단체 및 전문가 면담 등을 통해 정신장애인을 장기·격리 수용하는 현행 방식의 문제점을 제기하였다. 해당 기획기사는 2020년 357회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과 2021년 23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5. 판단 가. 조사대상 해당여부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 지법"이라 한다)은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 고 차별받은 사람의 권익을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써 장애인의 완전한 사 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같은 법 제32조는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학교, 시 설, 직장, 지역사회 등에서 장애인 또는 장애인 관련자에게 집단따돌림을 가하거나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이나 행동을 하여 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진정은 기획기사 <"미친" 사람들과의 인터뷰: 정신질환자 장기수용 실태 추적기> 제목 중 "미친"이란 용어가 장애인에 대한 비하 표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것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조사대상에 해당한 다. 나. 정신장애인에 대한 차별행위 여부 헌법 제21조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과 함께 언론이 타인의 명 예나 권리 또는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신 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1조는 신문 등의 발행의 자유와 독립 및 그 기능을 보장하면서도 사회적 책임 및 민주적인 여론형성에 기여하도록 규 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3조는 신문에 대한 언론의 자유와 독립은 보장하 되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민주적 기본질서를 존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언론보도에서의 장애인에 대한 비하 여부는 언론의 자유 보장을 기 본으로 하면서 피해자의 피해 정도, 피진정인의 사회적 지위 및 영향력, 표 현의 형식과 내용, 전파의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 다. "미친"의 사전적 개념은 "정신에 이상이 생겨 말과 행동이 보통 사람과 다르게 되다" 또는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다" 등이므로 정신장애인을 "미친" 사람으로 표현할 경우 이를 접한 사람에게 부정적 의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기획기사 제목의 "미친"이라는 표현은 전체적 맥 락을 살펴볼 때 정신장애인과 공존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회적 편견과 오해 를 역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사용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해당 기획 기사가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과 국제앰네스티 언론상의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등 정신장애인의 인권증진에 기여했다고 평가받은 점, 장기수용 정신장애인의 문제를 제기한 긍정적 사례로 평가할 수 있는 점 등을 인정 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기획기사 제목의 "미 친"이라는 표현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32조에서 금지하는 장애인을 비하 하는 데까지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9조 제1항 제2호에 의거해 이 사건 진정은 기각한다. Ⅱ. 의견표명 이 사건 진정은 기각하였으나, 피진정인이 사용한 용어가 정신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관념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아 의견표명을 검토하였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32조 제3항은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학교, 시설, 직장, 지역사회 등에서 장애인 또는 장애인 관련자에게 모욕감을 주거나 비 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이나 행동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제8조는 “성별과 연령을 이유로 하는 것을 포 함하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 편견 및 유해한 관행 을 근절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권리협약 등은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에 게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국가는 이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인식개선을 위한 적극적 노력을 이행할 것 을 요구받고 있다. 사람들은 언론 보도를 통해 사회현실을 이해하고 수용하므로, 언론이 내 용을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언 론은 사회에서 갖는 영향력과 공적 기능이 있으므로, 용어 사용 등에 있어 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기자협회는 공동으로 인권 보도준칙을 만들었으며, 그 가운데 장애인 인권과 관련하여 "통상적으로 쓰이는 말 중 장애인에 대해 부정적 뉘앙스를 담고 있는 관용구를 사용하 지 않는다",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과 편견을 강화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정한 바 있다. 이 사건 진정에서 피진정인이 정신장애인에 대한 기사를 작성하면서, "상식을 벗어난 사람"이라는 의미로 읽힐 수 있는 "미친"이라는 용어 를 사용한 행위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관념과 편견을 유발할 가능성 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진정인에게 정신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강화할 수 있는 관용구를 사용하지 않도록 보도 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 다는 의견을 표명한다. Ⅲ.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9조 제1항 제2호, 제19조 제1 호 및 제25조 제1항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Ⅳ. 위원 이준일, 서미화의 반대의견 헌법은 평등권을 규정하여 “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과 같은 열거된 차별금지 사유뿐만 아니라 장애 등 열거되지 않은 차별금지 사유를 포함한 모든 차별금지 사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고(헌법 제11조 제1 항), 특히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의 금지는 장애인에 대한 괴롭힘이나 혐오 표현을 금지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또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32조 제3항 및 장애인복지법 제8조 제2항 등에서 누구든지 장애인과 장애인 관련자에 게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이나 행동을 하여서는 아 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권리협약 제8조 1항은 “성별과 연령을 이유로 하는 것을 포 함하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 편견 및 유해한 관행 을 근절할 것”과 당사국에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즉각적이고 효과적이 며 적절한 조치를 채택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헌법과 장애인권리협약, 장애인차별금지법 등은 장애인에게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행위를 차별로 인식하여 금지하고 있고, 국가가 이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 마련 및 인식개선을 위한 적극적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언론은 사적 영역에서 의사를 표현하는 개인이 아닌 공적 영역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의사를 표현함으로써 그 영향력이 한 개인 과의 의사표현과는 비교될 수 없는 사회적 파급력을 갖고 있다. 이에 실제 언론 기사를 접하는 상당수의 독자는 제목이나, 강조된 주제를 먼저 접하고 그 내용을 미루어 생각한다. 같은 맥락에서 언론은 장애인 비하 관용구 사 용을 금지하는 인권 보도 준칙을 마련하여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에 노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친" 사람이란 용어가 정신장애인을 표현하는 관용구로 사용되는 경우, 정신장애인을 비하할 목적이 아니더라도 당사자가 접하면 충분히 자극적이고, 모욕적일 정도로 비하하는 막말 수준의 용어라는 것쯤 은 누구나 알고 있는 보편적 사실이다. 그런데 피진정기관은 총 8차에 걸친 정신질환자 장기수용 실태 추적기를 기획하면서 매번 회기별 주 제목과 함 께 바로 부제목을 정신장애인을 상식 밖 사람으로 인식하게 하는 <"미 친" 사람들과의 인터뷰: 정신질환자 장기수용 실태 추적기>라고 표기하였 다. 그것도 "미친"이라는 부정적 표현을 중요한 부분을 드러내 보일 때 사용 하는 작은 따옴표로 적시하였다. 피진정기관은 이런 관용구를 강조하여 부제로 내보낸 것은 강조의 의도 가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 정신장애인과의 정상적인 대화가 어렵고, 정신장 애인과 공존하는 것이라는 사회적 편견과 오해를 깨달라는 호소로 "미 친"이란 용어를 사용하였다고 해명하였다. 그런데 피진정기관은 해명한 것과 같이 "미친" 사람 관용구를 사용한 이 유를 총 8차 기사를 실으면서 단 한 번도 독자들에게는 설명하고 있지 않 다. 물론 기사 내용을 다 읽었을 때 독자에 따라 기사의 본래 의도를 달리 생각할 수 있는 여지에 대해 일정 부분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언론 기사에서 정신장애인을 부정적으로 표현할 때 사용되는 "미친" 사람이란 관용구를 어떤 설명도 없이 반복적으로 자유 롭게 사용함으로써 마치 정신장애인을 "미친" 사람으로 표현해도 된다는 부 정적인 고정관념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관용구 사용이 장애차 별에 해당한다는 점은 결코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피진정기관은 2021년 11월 24일 제12차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 피진 정인으로 출석하여 "미친" 사람을 다른 말로 사용한다면 어떤 말을 사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정신장애인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답변하였다. 따라서 위 사건은 기사 취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부정적인 표현 말고도 일반적 인 정신장애인이라는 표현을 통해서도 보도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었 던 점, 위 사건의 피진정인이 일반적인 개인이 아닌 사회적 파급력을 갖은 언론사로서 부정적인 관용구 사용 관행을 근절할 수 있도록 경각심이 필요 한 점, 진정인인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이러한 표현으로 실제로 상당한 불쾌 감을 느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장애인차별금지법 제32조 제 3항, 장애인복지법 제8조 제2항 및 장애인 권리에 관한 협약 제8조 제1항을 위반하여 정신장애인을 "미친" 사람이라고 보도하는 것은 정신장애인을 비 하한 표현으로 볼 수 있는 이유가 충분하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미 2020년 8월 24일 20진정0052500·20진정0071200 (병합) 결정에서 정치인의 장애인 비하 발언을 발언의 취지나 의도와 상관 없이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위반된다고 인용 권고한 바 있고, 언론은 정치인 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파급력으로 인한 막중한 책임이 요구되는바, 이에 본 위원들은 다수의견과 달리 언론 기사에서 장애인을 "미친" 사람으로 표 현하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 등이 금지하고 있는 비하하는 용어 사용에 해당한다는 반대의견을 개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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