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의 HIV 감염을 이유로 한 수술 거부
요지
주문 1 : 피진정인에게, 피진정인을 비롯한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HIV 감염인 진료를 위한 직무교육을 하고,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합니다.
해석례 전문
1. 진정 요지 피해자는 2022. 5. 31. □□□□□병원(이하 "피진정병원"이라 한다)에서 6-7번 관혈적 디스크 절제술 및 신경성형술을 하기로 하였으나, 같은 날 오 전 수술 전 검사에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이하 "HIV"라 한다) 양성이 확인되었다는 이유로 수술을 거부당하였다. 2. 당사자 주장 요지 가. 진정인과 피해자 진정요지와 같다. 나. 피진정인 피해자는 2022. 5. 30. 오전 경추 및 우측 어깨, 등 통증, 상지 저림 증 상으로 피진정병원에 내원하여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경추추간판탈출증 으로 진단되어 다음 날 수술하기로 하고, 같은 날 17:00경 피진정병원에 입 원하였다. 그런데 2022. 5. 31. 오전 HIV 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되어 정밀검 사가 필요하다고 피해자에게 안내하였다. 피해자는 이미 7~8년 전 자신이 HIV 감염되었다는 것을 알았으며, 수 술 전 그 사실을 알리면 수술을 거부할 것 같아 말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그리고 현재는 관리를 잘 받고 있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으니 수술 받겠다고 하였다. 피해자에게 수술 중 위급 상황 대비 등을 위해 피해자의 건강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병원에서 치료하는 것이 좋겠다고 안내하 였다. 피해자가 수술 전 병력을 정확하게 고지하지 않아 피해자의 건강 상태 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이에 「의료법」제15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의사가 타 전문과목 영역 또는 고난이도의 진료를 수행할 전문지식 또는 경험이 부족한 경우" 또는 "타 의료인이 환자에게 기시행한 치료(투약, 시술, 수술 등) 사항을 명확히 알 수 없는 등 의학적 특수성 등 으로 인하여 새로운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피진정병원은 소규모 병원으로 HIV 감염인 등을 위한 시술, 수술 공간 이 없고 전담 전염관리팀도 없다. 그리고 어떤 수술에서든 발생할 수 있는 출혈 등의 긴급 상황에서 HIV 등 전염성 질환자 처치에 관한 전문지식이나 시설도 갖추고 있지 않아 부득이 다른 병원에서의 진료를 안내한 것이다. 3. 인정사실 당사자 주장 및 관련 자료 등을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진정인은 청년과 청소년 HIV 감염인 관련 단체 "◇◇◇ ◇◇◇◇ ◇" 의 활동가이다. 피해자는 HIV 감염인으로 약 7~8년 전 감염 사실을 확인하 였고, 현재 ▽▽▽▽▽▽▽에서 주기적으로 HIV 감염 관련 진료를 받고 있 다. 나. 피해자는 피진정병원에서 6-7번 관혈적 디스크 절제술 및 신경성형술 을 받기로 하고 2022. 5. 30. 피진정병원에 입원하였다. 같은 달 31. HIV 검 사 결과 양성이 나왔다는 이유로 수술하지 못하고 같은 날 퇴원하였다. 다. 피해자가 받기로 한 관혈적 디스크 절제술은 전신마취 후 경추 병변 부위의 피부를 절개한 후 진행되는 수술로 통상 1~2시간이 걸리고, 신경성 형술은 국소마취 후 경추 사이 공간에 바늘을 삽입하고 조영제를 투여하여 진행하는 시술로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라. 질병관리청이 2020. 12. 발행한 「HIV 감염인을 위한 의료기관 길라잡 이」에 따르면, HIV는 주로 성 접촉을 통해서 전파되어 인간의 면역계를 공 격하여 손상시키는 바이러스로 정액, 질 분비액, 혈액, 모유를 통해 전파된 다. 그러나 이와 같은 체액에 접촉할 때 피부가 손상되지 않았다면 피부 접 촉을 통해 전파될 가능성은 없다. 의료 제공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HIV 감 염인이라는 이유로 입원과 수술 등 진료를 거부하지 말아야 하며, 결핵과 같은 감염전파 가능성이나 면역력 저하로 인한 환자 보호 등 특별한 의학 적 사유 없이 HIV 감염인을 별도의 장소에서 진료하거나 진료 순서를 뒤로 미루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HIV 감염인이 입원하는 경우 일반적 감염관리 원칙(표준주의 원칙)에 따라 입원진료를 시행하면 되고, 특히 HIV와 같은 혈액 매개 병원체 보유자의 수술을 위해 별도의 장비, 시설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수술복과 장갑, 방수 옷, 안면 가리개 등을 착용하고, 손 위생관리, 안전한 주사 행위 등에 주의만 기울이면 된다. 마. 피해자는 피진정인의 수술 거부 이후, HIV 감염과 관련하여 계속 진 료 중이던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진료과 간 협진으로 목, 어깨, 팔 등의 저림 증상과 통증에 대한 검사를 받았고, 비수술적 치료 방법으로 접근해 보자는 의사의 권유를 받아들여 현재 약물 치료 등을 하고 있다. 4. 판단 가. 판단기준 「대한민국헌법」제11조 제1항은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 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이하 "위원회법"이 라 한다) 제2조 제3호는 병력 등 19개 사유 및 기타 사유를 이유로 재화와 용역의 공급이나 이용 등과 관련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특정한 사람을 우 대ㆍ배제ㆍ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 로 규정하고 있다. 나. 피진정인의 수술 거부가 합리적인 이유에 의하여 정당화되는지 여부 피진정인은 수술 전 피해자가 HIV 감염인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아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고, 다른 의료인이 환자에게 기시행 한 치료 사항을 명확히 알 수 없는 등 의학적 특수성으로 인하여 새로운 치료가 어려운 상황, 즉 진료 거부의 정당한 사유가 발생한 상황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20년 HIV 감염인 진료를 위한 의료기관 길라잡이」, 「2022 년 HIV/ADIS 관리지침」에 따르면 HIV 감염인의 고지 여부는 수술 등 진 료와 치료의 조건이 될 수 없다. 또한 피해자가 피진정병원 직원과 상담 중 HIV 감염과 관련하여 진료받고 있는 의료기관 등을 설명했던 것으로 보아, 피진정인이 피해자로부터 기시행된 치료 등에 관하여 설명을 듣거나 필요 한 경우 피해자의 동의를 통해 관련 기록을 받아볼 수 있었을 것이므로, 피 진정인의 수술 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더불어 피진정인은 피진정병원이 소규모 병원으로 HIV 감염인 등을 위 한 시술, 수술 공간이 없고 전담 전염관리팀도 없으며, 수술 중 대량 출혈 등 긴급 상황에서 HIV와 같은 전염성 질환자 처치에 관한 전문지식이나 시 설도 갖추고 있지 않아 수술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HIV 감염인에 대한 진료나 수술 시, 의료진과 환자의 보호를 위하여 HIV 감염인뿐 아니라 모든 환자에게 의료기관이 적용하는 표준주의 지침을 준수하는 수준 외에 혈액매개병원체(HBV, HCV, HIV 등) 보유자의 수술을 위한 별도의 장비나 시설은 필요하지 않고, 전담 인력도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피진정인도 HIV 관련 별도 시설이나 전문지식의 부재를 이유 로 들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 역시 수술 거부의 정당한 사유로 보기는 어렵다. 다. 소결 피진정인이 피해자의 수술을 거부한 행위는 HIV/AIDS에 대한 지식이 나 진료 경험의 부족으로 인한 두려움과 편견에 의한 것으로, 평등권 침해 의 차별행위로 판단된다. 따라서 피진정인에게 차별을 시정하도록 권고할 필요가 있다. 5.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위원회법 제44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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