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경찰에 대한 부당한 순직 불인정
해석례 전문
1. 진정요지 진정인은 피해자의 어머니이다. 피해자는 1998. 8. 13. 육군에 입대 후 같 은 해 10. 16. ●● ○기동대 ○○○전투경찰대 ○소대(○○경찰서)에 전입 하여 복무하던 중, 같은 해 10. 29. 11:00경 부대 대청소 시간에 건물 4층과 5층 사이 외부 비상계단 난간에서 투신하여 13:30경 사망하였다. 경찰청은 고인의 사망을 "일반사망"으로 구분하였으나,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는 2021. 7. 26. “전입신병에 대한 구타·가혹행위가 존재했고 부대관리가 소홀 했다”며 순직 인정을 요청하는 결정을 하였다. 진정인은 이에 터 잡아 경찰 청에 재심사를 청구하였으나 경찰청은 또다시 피해자의 사망을 일반사망으 로 판정하였다. 이후 진정인은 국가보훈처(이하 "보훈처"라 한다)에 피해자를 재해사망군 경으로 인정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청구를 제기하였고, 보훈처는 이를 인정 하는 결정을 하였다. 보훈처의 재해사망군경 인정에 따라 사망급여를 지급 받기 위해서는 관계기관인 경찰청이 피해자의 사망급여급 지급 가능여부를 회신하여야 하는데, 경찰청(이하 "피진정기관"이라 한다)은 피해자의 사망을 "일반사망"으로 보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는 군인 등 순직인정 사례 에 비추어 볼 때 현저하게 불합리한 조치이다.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진정인 진정요지와 같다. 나. 피진정인 피진정기관은 「의무경찰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6조 의2, 제36조의3에 따라 전투ㆍ공무수행 중 발생한 전·의경 사망·상이에 관한 사항을 심사하기 위해 시·도경찰청에 보통전·공사상심사위원회를, 재심사를 위해 경찰청에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있다. ●●지방경찰청 보통전·공사상심사위원회(2021. 9. 15.), 경찰청 중앙 전·공사상심사위원회(2021. 12. 28.)는 피해자의 사망에 대하여 모두 "일반사 망"으로 의결하였다. 보통전·공사상심사위원회에서는 군 사망사고진상규명 위원회의 결정통지, 조사기록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았으나, 자살, 타살 또는 실족사를 구분할 수 있는 입증 자료가 부족하여 일반사망으로 의결하였다.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에서는 피해자가 4층 비상계단 난간에서 투신하여 이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나 자살을 하게 된 이유를 규명하는 데 한 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일반사망으로 의결하였다. 3.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4. 인정사실 진정사건 양 당사자의 진술 및 제출자료,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및 국가보훈처의 결정서 등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피해자 故 이○○은 1998. 8. 13. 입대하여, 같은 해 10. 16. ●● ○기 동대 ○○○전투경찰대 ○소대(○○경찰서)에 전입하였다. 피해자는 같은 해 10. 28. 부대 대청소 시간에 소속대 건물 4층과 5층 사이 외부 비상계단 난간에서 지면으로 투신하였고, 같은 날 13:30경 ○○ ○○병원으로 이송되 어 치료 중 추락에 의한 장기 손상 및 골절,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하였다. 나. ●●경찰청 전·공사상심사위원회는 1999. 1. 14. 전·공사상 심사를 개 최하여 피해자가 자해행위로 사망하였음을 이유로 피해자의 사망을 "일반사 망"으로 의결하였다. 다.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는 2021. 7. 26. 경찰청장에게 피해자의 사 망 구분에 관한 사항을 순직으로 재심사할 것을 요청하는 결정을 하면서, “망인(피해자)은 자대 전입 14일 만에 투신 사망하였고, 이 기간 부대 내 구타 및 가혹행위가 만연했던 것으로 보이며 실제 망인 등 신입대원을 상 대로 구타·가혹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신입대원의 부대 적응을 위한 의형제 제도는 부대 관리·감독 소홀 등으로 인해 형식적으로 운용되었으며, 부대 내 후임들을 괴롭히는 것으로 유명한 특정 선임병과 1:1 결연이 되면서, 위 제도는 결과적으로 망인의 심리적 압박과 스트레스 를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망인은 신입대원 적응 기간의 구타·가혹행위와 1:1로 지정 결연된 특정 선임대원과의 관계에 서 가중된 극심한 스트레스, 전입 대기기간의 신입대원에 대한 관리 소홀이 주된 원인이 되어 자해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라는 이유를 밝혔다. 라. ●●지방경찰청 보통전·공사상심사위원회(2021. 9. 15.)와 경찰청 중앙 전공사상심사위원회(2021. 12. 28.)는 위 인정사실 다항에도 불구하고 “군사 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결정통지, 조사기록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았으나, 자살, 타살 또는 실족사를 구분할 수 있는 입증자료가 부족하여 사망의 종 류를 결정할 수 없음. 과거 공적 절차를 통하여 이루어진 사망에 대한 판단 내용을 번복할 만한 입증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판단 내용을 유지함. 망인이 자살을 하게 된 이유를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이유로 피해자 의 사망을 "일반사망"으로 의결하였다. 마. 보훈처는 2022. 7. 진정인이 신청한 이 사건 피해자의 국가유공자 유 족 등록 신청에 대하여 “고인이 국가의 수호 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한 것으로 인정하기는 어려워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규정에 의한 국가유공자 요건에 해당하지 아 니하나, 의무복무자로서 군 직무수행 및 교육훈련과 관련한 구타·가혹행위 및 부대 관리·감독 소홀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자해행위로 인하여 사망하 였다고 판단되어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보훈보상자법"이 라 한다)상 공무수행 중 사망으로 인정하며, 이는 같은 법 시행령 별표 1의 보훈보상대상자 요건의 기준 및 범위 제15호에 해당함으로 의결함”으로 결 정하였다. 보훈처의 위 결정 이후 진정인은 재해사망군경유족으로 선정되었 다. 바. 보훈처 ■■■■보훈지청은 2022. 2. 9. 「의무경찰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49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53조(급여금 지급대상자의 통보)에 근거하여 피해자의 사망급여금 지급 가능여부를 통보하여 줄 것을 피진정 기관에 요청하자, 피진정기관은 피해자의 공사상 인정여부를 비전공상(일반 사망)으로 기재하여 회신하였다. 5. 판단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에서 유래하는 생명권은 인간 존엄성 실현에 있어서 불가결한 핵심적 자유 영역에 해당한다. 국방의 의무 를 수행하는 장병들에 대한 관리 및 보호책임은 당연히 국가에 있는바, 국 가는 현역병으로 입영하여 의무경찰로 전환복무한 사람에 대해서도 「군인 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상 규정된 군인의 기본권 보장 책무와 동 일하게 의무경찰들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복무여건을 개선하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당연한 책무가 있다. 한편, 「의무경찰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6조의4는 전투ㆍ공무수행 중 발생한 의무경찰의 사망ㆍ상이에 관한 사항에 대한 심사에 있어, 국가인권위원회가 보통심사위원회의 심사와 다른 권고 또는 결정을 한 경우 중앙심사위원회 에서 재심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피해자는 1998. 10. 28. 부대 대청소 시간에 소속대 건물 4층에서 지면으 로 투신하여 치료 중 사망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지방검찰청 남부지청 은 구타 가혹행위 등 발견되지 않고 타살이나 사고사 혐의점 없다고 판단 하여 1998. 11. 내사종결하였다. 반면, 2008년 군의문사조사위원회 및 2021년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에서는, ▲피해자가 동기 김○○에게 “중대에서 사람이 죽으면 중대장 이나 소대장이 어떤 피해를 보느냐”라고 말했다는 진술, ▲사건 당시 피해 자 소속대에서 소대배치를 받으면 고참들 기수와 이름, 차량번호, 무전기 용어 등 쪽지를 주면서 암기를 강요하고 이를 외우지 못하면 가슴이나 따 귀, 머리를 때리는 등 시도 때도 없이 구타가 시작됐다는 진술, ▲신입대원 과 선임대원(소위 아버지 기수)를 1:1로 지정하여 부대 적응을 돕는 제도인 의형제 제도가 운영되었으나, 해당 선임대원이 부대의 대표적인 "갈굼이"였 고 피해자가 구타 갈굼을 많이 당했을 것이라는 진술, ▲피해자 소속대 특 정 선임병 2명이 후임들을 가장 많이 갈구고 성격이 안 좋은 것으로 유명 했으며 진술인 또한 그들에게 많이 맞았다는 진술, ▲대기기간 고참들이 과 자를 사와서 남은 과자를 억지로 먹였고, 대기기간에도 구타나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진술, ▲소대장 등 지휘관도 대원 간 구타나 가혹행위가 있어도 심하게만 하지 않으면 봐도 못 본 체했다는 진술 등을 확인하였다. 위 조사에서는, 1998년 사건 발생 직후 이뤄진 조사에서 부대 내 구타 및 가혹행위가 없었다는 진술과 상반되는 진술을 한 이유에 대하여 ▲“당시 고참들 사이에서 저희 동기들한테 "쓸데없는 얘기 하지 마라. 부대 해체된 다"라는 말을 하였다”는 진술, ▲“군대에서 쫄병이 구타 가혹행위 있다고 말을 하면 남은 군생활은 어떻게 합니까? 그런 이유로 하고 싶은 말이 있 어도 쓰지 못했던 거죠”라는 진술, ▲“사고 직후 경찰서 조사에서도 그 특 정 선임병 얘기가 제일 많이 나왔습니다. 실제 조사에서는 이런 얘길 할 수 가 없었죠”라는 진술 등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증언들은 동료 대원의 죽음 에도 불구하고 구타·가혹행위 등의 병영 악습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거짓 을 진술하였다가 의무복무가 종료한 이후에야 비로소 있는 그대로의 사실 을 진술하게 되었다는 것이므로, 군 복무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할 때 그 진 술의 신빙성이 높다고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는 이러한 조사 내용을 종합하여 피해자는 신입대원 적응 기간의 구타·가혹행 위와 1:1로 지정 결연된 특정 선임대원과의 관계에서 가중된 극심한 스트레 스, 전입 대기기간의 신입대원에 대한 관리 소홀이 주된 원인이 되어 자해 사망에 이르렀다고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피진정기관은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피해자 순직요청 결정 에도 피해자의 사망을 "일반사망"으로 결정하였으며, 이후 보훈처가 피해자 를 재해사망군경으로 인정하는 결정을 한 이후에도 "일반사망"이라는 입장 을 지속하여 유지하고 있다. 피진정기관이 말하는 "과거 공적 절차를 통하 여 이루어진 사망에 대한 판단 내용을 번복할 만한 입증"이라는 것이 무엇 을 말하는지 명확히 알 수 없으나, 공신력 있는 두 국가기관이 심도 있는 조사와 논의를 거쳐 순직 결정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진정기관이 피해 자의 자살과 복무관련성을 부인하는 것은 피진정기관이 구타 및 가혹행위 라는 부대 환경적 요인을 자해사망의 인과관계로서 인정하는데 매우 소극 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우리 사회의 보훈보상 체계는 병역의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자해사망 을 원칙적으로 순직으로 인정하지 않던 과거에서 탈피한 지 오래이다. 대법 원은 2012년 종전의 "자유의지"에 의한 자살인지 여부라는 기준을 폐기하고 자해사망과 업무간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자유의지가 개입되 었더라도 국가는 자살에 책임을 진다는 결정을 한 바 있고(대법원 2012. 6. 18. 선고 2010두2736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아가 그것이 개인적 요인과 경합하는 경우(대법원 2020. 2. 13. 선고 2017두47885 판결 참조)에도 국가책 임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제도적으로도 2012년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 한 법률」 제정 및 「전공사상자 처리 훈령」 개정 등을 통해 국가의 수호ㆍ 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ㆍ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 없이 사망한 경우 에도 직무수행과 자해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을 경우 국가책임을 인정하고 있으며, 그동안 순직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유족이 공무상 인과관 계를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을 반영하여 최근 2022. 1. 4. 「군인사법」 개정을 통해 군인이 의무복무기간 중 사망한 경우 원칙적으로 순직자로 분류하고, 예외적으로 보통전공사상심사위원회가 순직이 아니라고 인정한 경우에 대해서만 일반사망자로 분류할 수 있도록 제54조의2 제2항 을 신설하기도 하였다(시행 2022. 7. 5.). 군인의 자해사망에 대한 국가책임은 해외의 보훈보상 체계에서도 그 정 도와 수단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뿐 동일하게 확인된다. 미국은 현역 군인 이 사망한 모든 경우에 직무관련성을 조사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자해사망 에 있어 직무관련성을 폭넓게 추정하며 자살결행의 심리를 비정상적인 상 태로 추정하여 국가의 책임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정을 깨뜨리는 반 증이 이루어지는 경우에 한해 국가의 책임을 배제하고 있다. 우리와 같이 오랜기간 징병제를 유지한 바 있는 대만은 자해사망한 군인에 대하여 질병 에 의한 사망의 기준에 따라 처리하고 있고, 징병제 국가인 이스라엘은 군 인의 사망이 "군복무의 결과로서" 발생한 경우에만 보상을 허용하고 있으나 1976년에 이미 관련규정에 자해사망을 포함하도록 제정한 바 있고, 평가결 과 사망과 복무연관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유족에게 각종 보상 등을 제공 하고 있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여 볼 때, 피진정기관이 이 사건 피해자 자해사망에 부대환경적인 요인이 있었음이 확인됨에도 불구하고 "일반사망"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것은 자해사망을 자유의지에 의한 사망이라는 이유로 순 직으로 인정하지 않던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하는 것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던 중 발생한 희생에 대하여 국가의 책임을 확대하는 방향으 로 법 개정이 이뤄지고 발전해 온 보훈보상체계의 변화에 역행하는 것이다. 이는 국가가 장병의 생명과 안전의 보호 등 국가의 기본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자,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기간 중 사망한 피해자의 명예권을 침해하는 것인바, 경찰청장에게 이 사건 피해자에 대한 전공사상 심사를 재 실시할 것을 권고할 필요가 있다. 5.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44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주 문과 같이 결정한다.
연관 문서
nhr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