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표명
요지
법무부장관에게, 인신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관련하여 시설수용자에 대한 인신보호 강화를 위해 인신보호관 직제를 신설하기보다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인신보호 업무를 수행하여 온 국가인권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 표명
해석례 전문
Ⅰ. 의견표명의 배경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위원회”라고 한다)는 정부가 지난 2014. 4. 14. 발의 한 「인신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하여 2015. 11. 18. 국회 법제사법위원 장에게 "인신보호관의 성격과 기능이 위원회의 업무와 중복되고 이로 인한 혼란 등 문제가 우려되므로 이러한 문제가 우선 해결된 이후 추진되는 것 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표명하였다. 이 법률안은 19대 국회 종료 로 자동 폐기되었으며, 이후 법무부는 19대 국회에 발의된 법률안과 거의 동일한 내용의 「인신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법률안"이라고 한다) 을 다시 마련하여 지난 2016. 6. 21. 위원회에 의견조회를 요청하였다. 이에 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법」제19조 제1호에 따라 법무부가 인신 보호관 제도를 도입하여 수용시설에 수용된 사람의 인권보호를 강화하고자 하는 취지가 개정법률안을 통해 충실히 실현될 수 있을지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검토하였다. Ⅱ. 판단 1. 개정법률안의 주요 내용 가. 제안 이유 개정법률안의 제안 이유는 각종 수용시설에 수용된 사람의 인권보호 를 강화하기 위하여 법무부 소속 공무원인 인신보호관으로 하여금 수용시 설을 점검하게 하고, 그 점검 결과 위법한 수용 등이 있는 경우에는 검사를 통하여 법원에 구체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현행 제도의 운영상 나타 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보완하려는 것이다. 나. 주요 내용 개정법률안은 구제청구 제도의 활성화를 위하여 위법한 수용 등에 대하여 법원에 구제를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의 범위에 검사를 추가하고(개정 법률안 제3조), 위법한 수용 등인지 여부 및 구제청구의 고지 여부 등을 확 인하기 위하여 법무부 소속 공무원인 인신보호관으로 하여금 수용시설을 점검하게 하고, 필요한 경우 수용자에게 피수용자와의 면담, 관련 자료의 제출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개정법률안 제3조의3 신설). 또한, 위법한 수용 등을 발견한 인신보호관은 피수용자가 구제청구를 원하거나 원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에게 구제청구를 신청하고, 검사는 그 신청이 이유 있다고 인정되면 관 할 법원에 구제청구를 하도록 하고 있다(개정법률안 제3조의4 신설). 2. 위원회 다수인보호시설 조사 업무와 인신보호관의 업무와의 중복 여부 가. 조사 또는 점검 대상 「국가인권위원회법」제2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조에 의하면 위원 회의 조사대상인 “다수인보호시설”은 아동복지시설, 장애인복지시설, 정신 보건시설, 노숙인복지시설, 노인복지시설, 성매매피해자 등 지원시설, 갱생 보호시설, 한부모가족복지시설로 규정되어 있다. 이에 비하여, 「인신보호법」제2조에 규정된 수용시설은 “국가, 지방 자치단체, 공법인 또는 개인, 민간단체 등이 운영하는 의료시설·복지시설·수 용시설·보호시설”로 규정되어 있어, 「국가인권위원회법」상 다수인보호시설 뿐만 아니라, 위원회의 조사대상이 아닌 요양병원 등 의료시설, 사인에 의 한 구금 등도 인신보호관의 점검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위원회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장애인이 피해자인 경우, 「국가인권위원회법」및 같은 법 시행령에 규정된 “다수인보호시설” 외 수용시설과 법인·사인에 대해서도 조사가 가능하다. 나. 조사 또는 점검의 내용 위원회의 조사는 「국가인권위원회법」제24조에 따른 시설의 방문조 사, 제30조 제1항의 진정에 의한 조사, 제30조 제3항의 직권조사 등이 있다. 방문조사는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구금ㆍ보호시설을 방문하여 해당 시설의 인권상황 전반을 점검할 수 있는 제도로서, 시설수용의 적법성 뿐만 아니라 수용 중 인권침해 여부, 수용환경의 적절성 등이 모두 조사대 상이 된다. 진정 및 직권조사는 헌법 제10조 내지 제22조에서 보장된 인권 을 침해당하거나 차별행위를 당한 경우, 진정에 의하거나 진정이 없더라도 직권으로 조사 및 구제를 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이 피해자인 경우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제30조, 제32조 등에 따라 가족ㆍ가정ㆍ복지시설 등에서의 차별행위는 물론 부당한 수용, 괴롭힘 등 광범위한 인권침해 행위가 조사대상이 된다. 이에 비하여, 개정법률안은 인신보호관으로 하여금 “수용이 위법하게 개시되거나”, “적법하게 수용된 후 그 사유가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계 속 수용되어 있는 때” 등 수용 자체의 위법성만을 점검하도록 하고 있어서 수용의 위법성 외에 수용 도중의 기본권 침해, 차별행위 등에 대해서 조사· 구제할 수 있는 위원회에 비하여 대상범위가 좁다. 다. 조사 또는 점검의 방법 위원회는 방문조사의 경우 시설의 직원과 시설수용자와의 진술청취, 수용시설의 장 또는 관리인에게 필요한 자료의 제출요구, 녹음, 녹화, 사진 촬영, 시설수용자의 건강상태조사 등 필요한 물건ㆍ사람ㆍ장소 그 밖의 상황 확인 등의 방법으로 조사할 수 있고, 진정 또는 직권조사의 경우 진정인 등 에 대한 출석요구, 진술청취 또는 진술서 제출요구, 당사자 등에 대한 자료 등의 제출요구, 현장조사 또는 감정, 사실 또는 정보의 조회 등의 방법으로 조사할 수 있다. 이에 비하여 개정법률안은 피수용자 등 면담, 자료의 제출, 현장확인 등 그 밖의 필요한 조치로 규정하고 있어, 위원회의 조사방법 관련 규정이 보다 구체적이고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라. 조사 또는 점검 후 구제조치 위원회는 방문조사 결과 인권침해의 사실을 확인하고,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해당시설의 장 및 그 감독기관의 장에게 「국가 인권위원회법」제25조에 따른 개선 또는 시정권고, 의견표명을 할 수 있고, 진정 또는 직권조사 결과, 인권침해 또는 차별행위가 일어났다고 판단하면, 같은 법 제44조 각호의 사항을 피진정인 등에게 권고할 수 있고, 같은 법 제45조에 의해 검찰총장 등에게 고발, 피진정인의 소속기관 등에게 징계권 고할 수 있다. 또한 같은 법 제34조에 따라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이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검찰총장 또는 수 사기관의 장에게 수사의 개시와 필요한 조치를 의뢰할 수 있고, 같은 법 제 47조를 근거로 피해자를 위하여 대한법률구조공단 또는 그 밖의 기관에 법 률구조를 요청할 수 있다. 한편, 개정법률안의 인신보호관은 위법한 수용 등으로 판단되면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에게 구제청구를 신청할 수 있고, 검사는 신청이 이유 있다 고 인정될 경우 관할 법원에 구제청구하여야 한다. 즉, 인신보호관의 점검 은 그 자체로 종국적인 구제조치에 이르는 것이 아니며, 검사에 대하여 구 제청구를 신청하고, 검사가 이를 다시 법원에 구제청구하는 경우에, 법원에 서 심리를 거쳐 구제결정에 이르게 하는 절차의 첫 번째 단계에 불과하므 로, 위원회의 조사를 거친 구제조치가 종국적인 결정에 이르는 것이라는 점 과는 차이가 있다. 마. 소결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조사 또는 점검의 대상은 「인신보호법」 의 수용시설이 위원회의 조사대상인 다수인보호시설을 포함하여 더 폭넓게 규정되어 있지만, 위원회는 수용 자체의 위법성 외에 광범위하게 인권침해 및 차별행위를 조사하고 있어서 조사대상 인권침해 유형이 더 다양하다. 한 편 장애인의 경우에는 위원회도 모든 수용시설에 대해서 조사가 가능하다. 개정법률안이 도입하고자 하는 인신보호관 제도가 법원의 구제결정 에 이르게 하는 제도이기는 하지만, 인신보호관의 점검 자체로 구속력이 발 생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위원회가 이미 수행하고 있는 다수인보호시설 에의 조사 업무와 대부분 중복될 소지가 크다. 3. 제도 중복으로 인하여 예상되는 문제 가. 위원회 업무의 제약 가능성 「국가인권위원회법」제32조 제1항 제5호는 “진정이 제기될 당시 진 정의 원인이 된 사실에 관하여 법원 또는 헌법재판소의 재판, 수사기관의 수사 또는 그 밖의 법률에 따른 권리구제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종결된 경 우”를 진정의 각하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인신보호관의 점검 제도가 도입되는 경우, 인신보호관에 의한 점검이 개시된 동일 피수용자나 동일 시설에 대하여, 인신보호관에 의한 점 검이 진행 중이거나 점검이 종결된 경우 위 각하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는데, 개정법률안은 이러한 양 제도간의 관계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각하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양 기관간 해석이 달라 갈등을 초래할 수 있고, 각하사유에 해당된다고 해석되 는 경우 위원회의 다수인보호시설의 진정 조사 업무가 형해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만일 인신보호관의 점검 업무가 “그 밖의 법률에 따른 권리구제 절 차”에 해당하지 않아, 각하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경우에도 아래에서 살피는 바와 같은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나. 당사자 등에 대한 혼란의 야기 및 기관 간 판단의 차이 발생 개정법률안은 진정 조사 등 위원회 업무수행과의 관계에 대해 아무 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위원회에 진정이 접수되어 조사 중인 사건이나 직권조사 또는 방문조사 중인 동일한 시설에 관하여, 중첩되거나 근접한 기 간에 인신보호관이 조사·점검을 개시할 수 있다. 피해자 및 피조사자 등의 입장에서는 위원회의 조사와 인신보호관의 점검이라는 양 제도가 개념적으로 구별이 용이하지 않고, 위원회의 조사 내 용과 인신보호관의 점검 내용이 유사할 수 있으므로, 실제로 진행 절차에 대한 구분이 용이하지 않다. 따라서 피해자 및 피조사자 등은 조사 또는 점 검의 주체, 구제조치의 내용과 이행방식 및 효력 등에 관하여 많은 혼란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혼란은 인신보호를 두텁게 하고자 하는 인신보호관 제도 도입 취지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및 피조사자 등이 중복된 조사를 받 음으로써 피로도를 가중시키고 구제절차에 대한 불만과 비협조를 야기하여, 오히려 시설수용자에 대한 보호기능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인신보호관은 「인신보호법」에 의하여 수용의 적법성을 중심으 로 점검하는데 반해, 위원회는 해당 사건이 인권침해인지 여부를 보다 광범 위하게 조사할 수 있어, 기관간 판단의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이러 한 기관간 판단의 차이는 결국 피해자 및 피조사자 등으로 하여금 각 기관 의 판단에 대하여 불신을 갖게 함으로써 제도의 신뢰성을 저해할 수 있다. 법무부도 인권보호를 업무목표의 하나로 삼아왔지만 사회질서유지가 중요한 목표인 반면에 위원회는 독립된 기관으로서 모든 국민의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그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최고의 목표이다. 따라 서 다수인보호시설의 불법 수용 등과 같이 조사주체의 가치관과 관점에 따 라서 상이한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인권에 관한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위원회가 조사하고 구제절차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 하다. 4. 인신보호 강화를 위한 실효적 방안 각종 수용시설에 수용된 사람의 인권보호를 강화하고자 하는 개정법률 안의 기본 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 도입하 고자 하는 인신보호관 제도가 이러한 기본 취지를 달성하기 위하여 심도 깊은 분석을 통해 고안된 제도인지는 별도로 검토되어야 한다. 새로운 구제 절차를 도입하는 경우에는 기존 제도와 중복됨으로 인해 기존 제도의 실효 성을 저해하거나 혼란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조직법」과 다른 법령에 의하여 설치되는 국가행정 기관의 조직 및 정원의 합리적인 책정과 관리를 위한 기준을 정하고 있는 「행정기관의 조직과 정원에 관한 통칙」(대통령령 제27086호) 제3조 제2항은 “행정기관의 조직은 다른 행정기관의 조직과 기능상의 중복이 없어야 하며,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편성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통칙 제6조 제 2호에서 행정기관을 설치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기존 행정기관의 업무와 중복되지 아니할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위원회는 독립적인 국가기관이 기는 하지만, 위원회의 기능과 중복되는 기능을 타 기관에 부여하는 것은 국가기관간 기능 중복을 피하고자 하는 동 규정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 위원회는 독립적인 국가인권기구로서 설립 이후 지금까지 진정, 직권 및 방문조사를 통해 다수인보호시설을 조사하고 인권침해 사안을 구제하여 왔다. 위원회 설립 이후 지난 2015년까지 위원회에 제기된 전체 진정 건수 의 약 17%가 다수인보호시설에 관한 진정이며, 최근 5년간은 약 27%를 상 회하고 있다. 다수인보호시설에 관한 권고는 피권고기관의 수용율이 90% 이상으로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어 현장에서의 인권침해 구제 기능이 실효 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또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1년간 노인복지시설, 아동복지시설, 장애인복지시설, 정신보건시설 등 총 110여개 다수인보호시 설에 대하여 방문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조사결과를 해당 시설에 통보하고 인권침해 사항에 대하여 개선을 권고하여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냈다. 위원회는 조사 과정에서 시설수용자로 하여금 법원에의 인신구제청구 를 활용하도록 안내할 수 있고, 조사 결과에 따라 구제조치 등의 권고, 수 사의뢰, 고발 및 징계권고, 법률구조 요청,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갖는 조정 등 피해자의 상황과 사건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권리구제조치를 취할 수 있어 개정법률안의 인신보호관 및 검사의 역할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기 능할 수 있으므로 수용시설에 대한 점검 이후 위법한 수용 등이 확인되는 경우 이러한 위원회의 구제조치를 통해 해결함이 바람직할 것이다. 따라서, 독립적 국가인권기구인 위원회가 그동안 다수인보호시설 조사 및 구제 관련 경험과 전문성을 축적하여 온 점, 조사 후 다양한 구제조치가 가능한 점, 위와 같은 개별 법령에 따른 진정의 조사 및 구제 권한이 위원 회에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법무부 소속 인신보호관 제도를 도입하기 보다는 개정법률안의 수용시설의 점검 업무를 국가인권기구인 위 원회로 일원화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Ⅲ.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제25조 제1항에 따라 주문과 같 이 의견표명하기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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