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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해석례국가인권위원회 결정례2009. 5. 25. 결정

임신을 이유로 한 교육시설 이용 차별

해석례 전문

1. 진정의 요지 진정인의 딸인 피해자는 ○○○○고등학교 ○학년에 재학 중 임신을 하 게 되었는데 태아의 아버지(이하 "피해자의 남자친구"라 한다)와 피해자는 양가에서 모두 교제를 허락한 상태였고 피해자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대 로 결혼을 할 예정이다. 그런데 피진정인 측은 피해자의 임신사실을 알게 된 이후, 피해자에게 “임신한 상태로 학교에 등교하는 것을 허용할 수는 없 다”며 “휴학할지 자퇴할지 빨리 결정하라. 교장 선생님이 아시면 당장 퇴학 이다”라며 의사결정을 독촉하였다. 또한 피해자의 남자친구를 형사고발 할 수도 있다는 말을 해 자퇴서를 쓸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휴학계를 냈다 가 휴학하면 검정고시를 볼 수 없다는 말을 듣고 검정고시라도 응시하여 제때에 졸업하기 위해 자퇴서를 제출했다. 이는 임신을 이유로 한 차별이므 로 시정해 주기 바라며 다시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바란다. 2. 당사자의 주장 가. 진정인 진정요지와 같다. 나. 피진정인 1) 피해자 남자친구에 대한 형사고발을 언급하며 협박한 사실이 없다. 2) 피해자는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였으나 다른 학 생들의 학습권도 보호하여야 하기에 최선의 방법은 휴학이라고 판단하여 휴학을 권유하였다. 부모 및 학생이 합의해 자퇴서를 제출했으므로 올해는 복교가 불가능하다. 내년에 학생이 원할 경우 재·전·입학심사위원회의 심의 를 거쳐 복학이 가능하다. 3) 학생의 본분은 학업에 전념해야 하는 것이므로 부모님의 교제 허락 유무와 관계없이 학생이 임신을 하였다는 사실만으로도 “불미스러운 행동” 및 “풍기 문란 행동”으로 판단된다. 4) 피해자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서도 학교를 계속 다니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3. 관련 규정 [별지 1] 기재와 같다. 4. 인정사실 가. 피해자는 양가부모의 허락을 받은 상태에서 남자친구와 교제를 하였 고 결혼을 약속한 상태에서 임신을 하게 되었다. 피해자가 임신한 사실이 학교에 알려진 후 20××. ×. ××. 진정인 측(진정인, 피해자의 오빠, 피해자의 남자친구, 남자친구의 어머니)과 피진정인 측(피해자의 담임교사, ○학년 부 장교사)은 ○○○○고등학교 진로상담실에서 피해자의 향후 진로문제를 두 고 면담을 하였다. 나. 위 면담자리에서 피진정인 측은 임신한 상태에서 학교에 다니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며 진정인 측에게 피해자가 △△△△고등학교로 전학 또는 휴학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이 자리에서 피진정인 측은 “왜 학교에 못 다니게 하느냐, 근거규정이 무엇이냐”며 항의하는 피해자의 남자친구에게 학생을 임신시킨 행위에 대해 형사고발을 할 수도 있다고 말하며 "불미스런 행동으로 학교의 명예를 훼손한 학생 또는 불건전한 이성교제로 풍기를 문란 하게 한 학생"에 대해서는 퇴학조치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는 ○○○○고 등학교의 생활규정을 복사해서 제시하였다. 다. 20××. ×. ××. 피해자는 휴학 의사를 표시하였으나, 이후 휴학 상태로 는 검정고시에 응시할 수 없음을 알고 같은 달 ××. 자퇴원을 제출하였고 피진정인은 피해자의 결석 일수를 줄여주고자 ×. ××.자로 자퇴처리 하였다. 라. 20××. ×. ××. 진정인은 ○○○○고등학교로 찾아가 보건교사와 면담 하는 자리에서 학교에서 형사고발을 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데 정말 그렇게 할 것 같은지를 문의하였고 이에 보건교사는 “부모가 결혼시킨다는데 굳이 그렇게 하겠느냐”고 답변하였다. 마. 20××. ×. ××. 국가인권위원회는 전문가(강○○ 변호사, 한○○ 원장) 와 함께 ○○여고를 방문해 간담회를 개최하고 청소년 임신에 대한 전반적 인 실태, 청소년 미혼모의 학업 지속을 위한 대안, 피해자의 원적 회복, 그 것이 다른 학생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그 결과 학생지도의 현실 적 어려움을 감안하면서 피해자의 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는 하나의 방편으 로 피진정 학교에 재입학한 이후 대안학교에서 위탁교육을 받는 대안을 마 련하고 이를 위해 피진정인과 국가인권위원회가 함께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20××. ×. × 피진정인은 “교직원 및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 회 임원들을 대상으로 투표한 결과 절대다수가 반대했고 학생생활지도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되어 피해자의 학적을 회복시킬 수 없다”는 의견 을 공식 통보하였다. 5. 판단 우선 인정사실에 의하여 피해자가 자퇴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를 살펴본 다. 피진정인 측은 피해자 남자친구의 행위가 형사적으로 처벌될 수 있고, 양가의 허락을 받고 결혼을 약속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임신했다 하더라도 불미스런 행동 또는 불건전한 이성교제 행위에 해당되어 학교생활규정에 따라 징계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이에 따라 피해자가 심리적 으로 압박을 받아 자퇴서를 제출하였음이 인정된다. 이 경우 피해자의 자퇴 서 제출은 진심에서 우러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피진정인 측의 독촉과 종 용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제출하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관하여 피 진정인은 피해자 남자친구에 대한 형사고발을 언급한 적이 없으며, 피해자 및 부모 등이 합의해 자퇴서를 제출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그 주장을 믿기 어렵다. 가. 차별행위에 해당되는지 여부 진정인은 피진정인의 이러한 행위가「국가인권위원회법」제2조 제4호가 규정하고 있는 평등권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 에 관하여 살펴본다. 「국가인권위원회법」제2조 제4호는 합리적 이유 없이 임신 등을 이유로 교육시설 이용과 관련하여 특정한 사람을 우대.배제. 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평등권침해의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피진정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위와 같이 자퇴서를 제출하도록 종 용하고 이를 수리하였음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다. 피진정인의 이러한 행 위는 피해자가 임신하였음을 이유로 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학업을 중단하 도록 한 것이므로 임신을 이유로 하여 교육시설 이용과 관련하여 특정인을 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피진정인 의 위와 같은 행위가 「국가인권위원회법」제2조 제4호가 규정하고 있는 차별행위가 되는지 여부는 피진정인의 행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의 여부에 달려있다. 이하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첫째, 「교육기본법」제3조는 「헌법」제31조에 따라 모든 국민은 평생에 걸쳐 학습하고,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육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동법 제4조는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신념, 인종,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 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7조에도 아동은 교육받을 권리가 있고, 사회의 유능한 성원이 될 동등한 기회를 아동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교육기본법 및 유엔아동권리협약의 각 규정의 취지에서 볼 수 있듯이 학습권은 아동의 성장과 발달, 인격완성을 위해 필요한 학습을 할 고유의 권리로서 기본권적 인권 중에서도 핵심이다. 또한 임신으로 인해 학업을 중단할 경우 일생을 통해 실업상태나 잠재적인 실업에 놓일 가능성 이 높아 장기적인 빈곤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학업중단(낮은 교육수준) → 취업의 어려움 → 빈곤 → 아동빈곤의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어 이들의 자 립성을 높이고 미래를 위한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교육 받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청소년 임신이 권장할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 자체로 청소년 학생에게서 교육받을 권리와 건강한 시민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할 충분한 이유 또한 될 수 없다. 따라서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학교가 휴학 또는 자퇴를 종용하고 이로 인해 학생이 자퇴를 결정했다면 이는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한 것이다. 둘째, 피진정인은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 으나 임신한 학생과 함께 학교에 다니는 것이 어떻게 다른 학생들의 학습 권을 침해하게 되는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부정적 시각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학생의 임 신사실이 다른 학생에게 알려질 경우, 학교 당국이나 교사의 생활지도에 어 려움이 예상되고 자칫 청소년 임신 등을 부추기는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막연히 동료 학생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고 학습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임신 한 학생에게 전학 또는 휴학을 종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셋째, 피진정인 측은 피해자의 임신이 "불미스럽고 학교의 명예를 훼손한 행동"이라 주장하고 있는바 이에 대해 살펴본다. 피해자가 양가부모의 허락 을 받고 남자친구와 교제를 하고 결혼을 약속한 상태에서 임신을 하였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피해자는 이러한 이성교제 및 임신행위로 학교의 수 업에 물의를 일으키거나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한 사실이 없다. 이러한 상황 에서 피해자의 이성교제 및 임신이 학교생활규정 상 징계사유로 규정되어 있는 "불미스런 행동" 또는 "불건전한 이성교제"에 해당되어 퇴학에 이르게 될지 여부는 기성의 관념에 따라 속단할 수 없다. 설령 피진정인이 피해자 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더라도 피해자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통해 자율과 책임을 가르치는 것이 본연의 역할과 책임이라 할 것이고 피 해자로부터 교육 받을 권리 자체를 박탈하는 행위가 정당화 될 수는 없다. 한국이 가입하고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 제28조 "마"항에서도 아동·청소 년의 학교 교육이 중단되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교육당국은 학교의 중 퇴율을 감소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학업을 중 도에 중단하는 것이 아동의 성장과 발전, 나아가 한 개인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상과 같은 점을 종합해보면, 피진정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위와 같이 자 퇴서를 제출하도록 종용하고 이를 수리한 행위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고 판단된다. 나. 차별행위에 대한 구제조치 이러한 차별행위에 대한 구제조치로서는 우선 피진정인이 피해자를 재입 학시켜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청소년 미혼모에 관 한 우리의 현실을 볼 때, 재학 중 임신한 학생에 대한 차별을 방지하고 그 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는 일은 비단 피진정인 에게만 국한된 일은 아니다. (구)국가청소년위원회의 국정감사 발표 자료에 따르면, 약 5,000~6,000명 정도의 청소년 미혼모가 해마다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에 따르면 2008년 한 해 동안 19세 이하 청소년 출산이 3,300건에 달하였다. 한국의 출산율은 해마다 감소 하고 있지만 10대의 출산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청소년의 성문제는 쉬쉬하며 적당히 외면하거나 임신한 학생을 다 른 학생들로부터 분리시킴으로써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제대 로 성교육을 하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학생생활 지도이며 피해자를 포함한 모든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길이라 할 것이다. 이 진정사건처럼 임신 한 학생을 문제아로 규정하고 교육받을 권리를 박탈하게 된다면 결과적으 로 청소년 임신이 줄어들기 보다는 불법적인 낙태로 이어지기 쉽다. 청소년 낙태는 정확한 숫자조차 제대로 파악되고 있지 않지만 증가 추세라는 것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형법 상 낙태는 명백한 범죄라는 점에서 임신이나 출 산을 한 청소년이 안정적으로 학업에 전념하도록 지원하지 않는 것은 결국 은연중에 불법을 부추기며 문제를 은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서구의 여러 국가를 비롯하여 동양문화권인 대만에서조차 늘어나는 청소년 미혼모의 학 습권을 보장하고 출산예정 학생에게 출산휴가제 등을 도입하는 노력을 기 울이는 것도 바로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할 것이다. (별지2 참조) 위와 같은 점들을 종합하여 판단하건대, 피진정인은 위와 같은 차별행위 를 당한 피해자를 즉시 재입학시켜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한 인천광역시교육감은 피진정인의 감독기관으로서, 합리적 이유 없이 피해 자의 자퇴를 종용한 피진정인에 대하여 경고 조치를 취하고 재학 중 임신한 학생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시행함으로써 향후 다른 학 교에서 이와 같은 차별행위 및 학습권 침해 행위가 재발하는 것을 방지할 필 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6.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제44조 제1항 제1호 및 제2호 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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