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 의료접근권 보장을 위한 군 의료체계 개선 권고
요지
군 의료기관의 활용과 더불어 민간병원의 활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군 의료체계를 개편하고, 이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roadmap)을 마련할 것 장병의 의료행위 선택권 보장에 관한 법령 규정을 신설할 것 장병의 연가(정기휴가), 진료 목적의 청원휴가 및 외출·외박 신청 시 지휘관이 원칙적으로 승인하여야 한다는 법령 규정을 신설할 것 병사의 민간병원 입원 기간을 현행 10일 이내에서 30일 이내로 확대할 것 병사의 진료 목적의 청원휴가 사용 요건을 완화할 것 병사가 휴가를 1시간 단위로 분할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 군 의료기관의 진료 시간대를 조정하고 야간진료를 활성화할 것
해석례 전문
Ⅰ. 권고의 배경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는 2020년 실시한 「장병 건강권 보 장을 위한 군 의료체계 실태조사」(이하 “군 의료 실태조사(2020)”라 한다) 결과와 그 후 변화된 상황 등을 종합하여 「국가인권위원회법」제19조 제1 호 및 제25조 제1항에 따라 장병 의료접근권 보장을 위한 군 의료체계 개 선방안을 검토하였다. Ⅱ. 판단 및 참고 기준 본 권고를 함에 있어 위원회는 「대한민국헌법」제10조, 제11조 제1항, 제 12조 제1항, 제36조 제3항 및 제37조,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이하 “군인복무기본법”이라 한다) 제10조, 제11조, 제17조 및 제18조, 「군 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이하 “군보건의료법”이라 한다) 제2조, 제4조 및 제 5조 등을 판단 기준으로 하였고,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이하 “군인복무기본법 시행 령”이라 한다), 「국방 환자관리 훈령」및 「장병 진료목적의 청원휴가 등에 관한 훈령」등을 참고 기준으로 하였다. Ⅲ. 판단 1. 군인의 "의료접근권"에 대한 이해 국민 1인당 외래진료 횟수가 OECD 1위일 정도로 우리나라의 의료접근성 은 높은 수준이나, 군인, 특히 영내에서 생활해야 하는 병사는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때 못 받는 경우가 많다. 최근 5년간(2017년∼2021년) 위원회 진 정 통계에 따르면, "검찰ㆍ경찰 인권침해"의 경우에는 "건강권 및 의료접근권 침해"로 분류된 진정이 전체 진정의 0.4%에 불과하였던 반면, "군 인권침해" 에서는 전체 진정 중 8.9%가 "건강권 및 의료접근권 침해" 관련 진정으로 나타났다. "의료접근권"은 헌법 제10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에서 도출되는 권 리이자 헌법 제36조 제3항에 의해 보장되는 "보건권"의 한 내용으로서, 국가 에 대하여 "의료기관에 접근하는 행위를 방해하지 말 것"을 청구하는 자유 권적 측면과 "의료기관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적절한 정책을 수립ㆍ시 행할 것"을 요구하는 사회권적 측면을 동시에 지닌 기본권이라고 할 수 있 다. 이와 같은 의료접근권의 성격에 비추어 볼 때,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영내에서 생활해야 하는 군인에게 군 의료서비스를 제때 제공하지 않 거나, 민간병원에서 진료받을 기회를 제공하지 않거나, 특별한 경우에만 민 간병원 진료 또는 이를 목적으로 한 외출ㆍ외박ㆍ휴가 등을 허용함으로써 해 당 군인을 현저히 높은 건강상의 위험에 처하게 하는 것은, 단순히 "국민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 의무" 위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적극적 으로 군인의 의료접근권 내지 보건권(자유권적 측면)을 침해한 것으로 평가 할 수 있다. 적극적 침해는 국민과 국가가 이미 맺고 있는 관계에 따라 부 작위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 장병들의 "미충족 의료 경험" 실태와 문제점 위원회의 "군 의료 실태조사(2020)" 중 군 의료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는 병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지난 1년간 진료 또는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었으나 제때 받지 못한 경험"(미충족 의료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24.8%로 집계되었다. 이러한 미충족 의료 경험의 원인으로는 ① 증상이 가볍거나 시간이 지나 면 좋아질 것 같아서(46.2%), ② 훈련, 근무 때문에 의료기관에 갈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근무지를 비울 수 없어서(44.9%), ③ 부대 분위기상 아프다 고 말하기 어려워서(27.8%), ④ 군 의료시설에 갔지만 대기시간이 너무 길 어서(24.7%) 등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또한, "아플 때 아프다고 말하기 어려웠던 경험"의 원인으로는 ① "다른 사람들이 꾀병을 부린다고 생각할까봐"가 34.7%로 가장 많았고, ② 훈련 또 는 근무 때문에 시간이 나지 않아서(29.3%), ③ 병원에 가면 같이 근무하는 동료들이 힘들어질 것 같아서(22.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군 의료기관 이용에 있어서는 병사들의 미충족 의료 경험률(24.8%) 이 간부들의 미충족 의료 경험률(9%)에 비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 으나, 민간병원 이용에 있어서는 병사와 간부 간 미충족 의료 경험률(병사 20%, 간부 15.6%)의 차이가 크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병사의 민간병원 이용에 있어서 미충족 의료 경험률이 간부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민간병원 이용에 대한 미충족 의료 경험의 주요 원인으로, 병사들 은 ① 증상이 가볍거나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 같아서(63.6%), ② 훈련, 근무 때문에 의료기관에 갈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근무지를 비울 수 없어 서(27.3%), ③ 부대 분위기상 아프다고 말하기 어려워서(18.2%) 외에도 ④ 간부가 의료기관 방문을 허락하지 않아서(18.2%)와 ⑤ 간부가 의료기관 방 문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되어서(18.2%) 등을 언급하였으나, 간부들 의 경우 "훈련, 근무 때문에 의료기관에 갈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근무지를 비울 수 없어서"(60.0%)라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병사들과는 달리 "상관이 의료기관 방문을 허락하지 않아서" 또는 "상관이 의료기관 방 문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되어서" 민간병원 진료를 못 받았다고 응답 한 간부는 없었다. 즉 간부들은 주로 훈련ㆍ근무 때문에 바빠서 민간병원 진료를 못 받지만, 병사들은 그 외에도 부대 간부가 민간병원 진료를 허락하지 않거나 허락하 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여 진료받기를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는 것 을 알 수 있다. 3. 현행 군 의료체계의 문제점 가. 군 의료서비스에 대한 낮은 만족도 군 의료 실태조사(2020) 결과, 민간과 군 의료서비스를 모두 이용한 경 험이 있는 병사들은 군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족 의견이 만족 의견의 2배 에 달했다(불만족 46.2%, 보통 30.8%, 만족 23.1%). 응답자의 군 의료서비스 에 대한 불만족 요인으로는 "치료 결과 미흡"이 39.5%로 가장 높았고, "진료 불성실"(31.6%)과 "불친절"(26.3%), "예약 대기기간이 길다"(23.7%) 등이 그 뒤 를 이었다. 간부의 경우 군 의료서비스에 대하여 불만족 의견이 39.1%, 보통이 26%, 만족 의견이 34.7%로, 병사들만큼은 아니나 불만족 응답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응답자의 불만족 요인은 "진료의 불성실함"(34.8%), "불 친절함"(30.4%), "치료 결과의 미흡"(30.4%), "의료인의 전문성"(26.1%), "진료 접수 후 대기시간"(26.1%) 순으로, 의료진의 불성실ㆍ불친절에 대한 불만과 치료 결과 미흡, 예약 대기기간 및 진료 대기시간에 대한 불만은 간부와 병 사 모두에게 나타나는 주요 불만족 요인이었다. 나. 민간병원에 비해 숙련도 높은 의료인의 부족 위와 같이 장병들의 군 의료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이유는 민간 병원에 비해 군 의료기관의 인적 자원(숙련도 높은 의료인)과 물적 자원(필 수 의료장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군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전체 군의관 중 장기복무 군의관은 약 7.7% 에 불과하고, 임상 경험이 적은 단기복무 군의관들이 대부분의 진료를 담당 하고 있다. 국방부는 2017. 1. 「2017∼2021 군 보건의료 발전계획」에서 장기 복무 군의관 처우개선 등을 통해 숙련도 높은 의사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나, 실제로 지난 5년간(2018년∼2022년) 단기복무 군 의관이 장기복무 지원을 한 경우는 6건에 불과하였다. 또한, 국방부는 지난 2008년부터 군병원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면서 2013 년까지 민간 전문의(전문계약직) 180명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으나, 제도 시 행 14년이 지난 현재, 실제로 채용되어 일하고 있는 민간 전문의는 35명(국 군수도병원 32명, 국군대전병원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정원을 기존의 1/3 수준으로 축소하였으나, 그마저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지난 5년간(2018년∼2022년) 전문계약직 의사 모집 인원 대비 실제 채용자 비율 역시 32.4%밖에 되지 않는 실정이다. 숙련도 높은 의사 인력을 확보하려는 국방부의 계획이 실패를 거듭해 온 이유는 바로 군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의사의 보수 수준이 민간병원 의 사의 보수 수준에 비해 너무 낮기 때문이다. 군보건의료법 제10조 제3항은 군보건의료인의 보수는 민간의료기관의 보수 수준에 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2022. 7.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 및 국가통계포털에 따 르면, 2020년 기준 의사 전체 평균 연봉은 2억 3,070만원, 군병원 군의관ㆍ군 무원 의사의 평균 연봉은 의사 전체 평균 연봉의 68% 수준인 1억 5,679만 원으로 민간병원 의사와 군병원 의사 간 평균 연봉 차이가 7,000만원을 상 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장기복무 군의관의 연봉 수준이 민간병원 의사는커녕 공공 병원 의사 연봉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은 우수한 군보건의료인을 확 보하겠다는 해당 조항의 입법 목적을 유명무실하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도 민간 대비 낮은 보수 수준 등으로 인하여 장기군의관 및 전문계 약직 의사 채용이 어려운 상황임을 인정하고 있다. 다. 민간병원에 비해 필수 의료장비의 부족 각 부대의 연대ㆍ대대 의무실은 장병들이 진료를 꺼릴 정도로 의료장비 가 부족하다. 2018. 11. 국방부 자체 설문조사 결과, 장병들은 연대ㆍ대대 의 무실 진료를 이용하지 않는 주요 이유로 "검사장비 부족으로 진단 제 한"(18.8%), "군의관 경험 부족"(12.8%), "다양한 진료과 미편성"(12.8%), "약품 류 부족"(4.3%) 등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법」상 병원의 역할을 하는 사단급 의무대(해군 함대급 의무대 및 공군 의무전대 포함)에도 CT나 MRI 같은 정밀 검사장비는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 2020년에는 육군 D사단 소속 병사 甲은 오한, 발열 등의 증상으 로 대대 의무실 진료(1일째)를 거쳐, 사단 의무대에 입원(2일째)하였다. 입원 후에도 발열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39.3℃) 혈액검사를 받으려 했으나(3일 째), 사단 의무대에 1대 있던 혈액검사 기기의 고장으로 "신증후군 출혈열" (한타바이러스) 감염을 제때 진단받지 못하였다. 이후 병세가 급격히 나빠 진 병사 甲은 국군○○병원(4일째), 국군△△병원-분당○○○병원(5일째)으 로 전원 조치되었으나 결국 "신증후군 출혈열 감염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 로 사망(6일째)하였다. 이는 위와 같은 필수 의료장비의 부족으로 인한 문 제를 여실히 드러내는 사례이다. 「의료법」상 종합병원ㆍ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을 각각 수행하는 군병원ㆍ국 군수도병원은 사단급 이하 의무대(의무실)보다는 의료장비 사정이 나은 편 이지만, 민간병원에 비해서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2022. 5. 국군의무사령부가 17개 군병원 이용자 3,446명을 대상으로 실 시한 설문조사 결과, 민간병원 이용 시 발생하는 진료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민간병원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자 비율(35.8%)이 "군병원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자 비율(40.6%)보다 약간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민간병원을 이용하겠다"는 답변의 주된 이유는 ① 민간병원이 군병원에 비해 "최신의 의료장비와 시설"(26.7%)을 갖추고 있고, ② "의료진이 우수"(26.5%)하기 때 문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라. 군 의료기관 진료를 우선시하는 제도와 관행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여 국방부는 최근 몇 년간 장병들이 민간병원에 서 진료받을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이는 「국방 환자관 리 훈령」(이하 “훈령”이라 한다) 제6조의 변천 과정을 보면 잘 드러난다. 국방부는 2016. 8. 5. 훈령 제6조 제1항을 개정하여 단지 "심신장애가 발생 한 때"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진료가 필요한 때"에도 장병들이 민간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였고, 2019. 12. 31.에는 "군 의료기관 진료 우선 원칙"으로 해석될 수 있는 훈령 제6조 제2항을 개정하여 "민간병원에서 진 료받는 것"이 더 이상 예외적인 방식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군 의료기관 진료를 우선시하는 제도와 관행은 남아 있다. 병사의 민간병원 입원기간을 10일 이내로 제한하고, 입원기간이 10일을 초과하면 군병원 요양심사위원회로 요양심사를 의뢰하여 "군병원에 서 진료할 수 있고 환자의 이동이 가능한 상태"인 경우에는 즉시 군병원으 로 입원 조치하고, 요양심사 결과 군병원으로 입원 조치해야 하는데도 환자 가 개인 의사로 민간병원에 계속 입원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을 연가로 처리하게 되어 있는 「장병 진료목적의 청원휴가 등에 관한 훈령」(이하 “병 가훈령”이라 한다) 규정(제9조 제3항 내지 제5항, 제10조 제2항)이나, 간부 들이 소속 병사의 질병이나 부상이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하면 가급 적 군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도록 하는 일부 부대의 관행(2022년 위원회 군부대 방문조사 결과) 등은 여전히 군 의료기관 진료 우선 원칙이 잔존하 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것이다. 4. 장병 의료접근권 개선방안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에게 제공되는 의료서비스의 질은 적어도 일반 국민의 보편적 의료서비스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어야 할 것이나, 군 의료 실태조사(2020) 결과, 민간 의료서비스를 경험한 장병의 군 의료서비 스에 대한 만족도가 낮고(병 23.0%, 간부 34.7%), 민간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가장 큰 이유가 "군 의료기관이 신뢰가 가지 않아서"로 나타났다는 점(병 55.6%, 간부 46.9%)은 현행 군 의료서비스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장병들의 보건의료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각 군 지휘관 및 군 보건의료인들에게 환자 중심의 의사소통 및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 속적으로 교육할 필요가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의료장비를 완비하고 숙련도 높은 의료인력을 확보해 나가는 일도 중요하겠으나, 민간병원과 군 의료기 관 간에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인적ㆍ물적 자원 차이를 감안할 때, 현재 상황 에서는 장병들이 의료기관, 특히 민간병원을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장병들이 민간병원을 더 자유롭게 이용하게 된다면 군 의료기관에서의 예약 대기기간 및 진료 대기시간도 그만큼 단축될 것이고, 군의관 1인당 평 균 진료 환자 수 감소, 환자 1인당 진료 시간 확대 등을 통한 군 의료의 품 질 상승도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국방부는 2019. 12. 4.부터 "현역 병사의 민간병원 이용절차 간소화" 조치 를 시행하여, 병사가 민간병원 이용 시 부대 지휘관의 승인만 있다면 당일 진료가 가능하도록 그 절차를 간소화하였고, 2021. 8. 1.부터는 "병사 민간병 원 진료비 지원사업"(본인부담금의 최대 80% 지원)을 시행하는 등 과거보다 병사들의 의료접근권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현역 병사의 민간병원 이용절차 간소화" 조치 이후 실시된 실태 조사에서도 여전히 병사들 상당수가 "부대 분위기상 아프다고 말하기 어려 워서", "훈련, 근무 때문에 의료기관에 갈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근무지를 비울 수 없어서" 등을 미충족 의료 경험의 원인으로 꼽았다는 점, "아플 때 아프다고 말하기 어려웠던 경험"의 구체적 이유로 병사들이 "다른 사람들이 꾀병을 부린다고 생각할까봐"(34.7%), "훈련 또는 근무 때문에 시간이 나지 않아서"(29.3%), "병원에 가면 같이 근무하는 동료들이 힘들어질 것 같아 서"(22.4%) 등을 언급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과거에 비해 민간병원 이용 절차가 간소화되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군 의료기관 진료를 우선시하는 제도와 관행이 남아 있는 데다 동료들이 열심히 근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눈치 보지 않고 지휘관에게 "진료 목적의 외출ㆍ외박"(이하 "진료외출"이라 한다)이나 "진료 목적의 청원휴가"(이하 "병 가"라 한다) 신청을 편하게 할 수 있는 병사는 많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가. 민간병원의 활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군 의료체계 개편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군 의료기관만으로는 50만 장병의 다양한 보 건의료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 따라서 군 의료기관은 장병 건강관리 및 질환 예방, 응급의료, 외상환자 진료, 격오지 장병 진료, 감염병 예방ㆍ대응 등의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그 외의 평시 장병 진료는 민간병원의 활용 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군 의료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군 의료체계의 개편이 단시일 내에 이루어지기는 어려 울 것인바, "군 의료체계의 전면 개편을 위한 중ㆍ장기 로드맵(roadmap)"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나. 민간병원 진료 저해 요인 최소화 1) 장병의 "의료행위 선택권" 보장에 관한 법령 규정 마련 최근 몇 년간 국방부가 장병의 민간병원 진료 기회 확대를 위해 노 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아 있는 군 의료기관 진료 중심의 제도 와 관행을 최소화하고, 장병들이 원하는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장병의 "의료행위 선택권" 보장에 관한 법령상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현행 훈령 제6조 제1항이 소속 부대(기관)의 장은 진료가 필요한 장 병이 지체 없이 군보건의료기관 또는 민간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 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 조항은 "부대장이 군 의료기관과 민간병원 가운데 한 곳을 정하여 해당 장병이 그곳에서 지 체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한다면, 그것은 부대장으로서 책임을 다한 것이다"라는 식으로 충분히 해석될 수 있는바, 이것이 장병의 의료행 위 선택권까지 보장하는 규정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보건의료법 제5조의2(의료행위 선택권의 보장)를 신설하여 “군인등의 상급자 및 군보건의료인은 군인등으로부터 진료를 요청받거나 진료가 필요한 군인등이 있는 경우에 군인등의 의료행위 선택권을 보장하 기 위하여 최대한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훈령 제6조(외래 및 입 원환자 진료) 제1항을 “소속 부대(기관)의 장은 ……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진료가 필요한 장병이 군보건의료기관과 민간의료기관 중 자신이 원 하는 곳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여야 한다.”로 개정할 필 요가 있다. 만약 법률 개정이 어렵다면, 군보건의료법 시행령 제3조(군인등에 대 한 보건교육)의 제목을 “군인등의 의료행위 선택권 보장 및 보건교육”으로 바꾸고, 제1항을 신설(현행 제3조의 본문과 각 호는 제2항으로 이동)하여 “군인등이 법 제5조 제1항에 따른 최적의 보건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 록 군인등의 의료행위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는 방 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2) 연가, 병가 등 신청 시 지휘관의 원칙적 승인 의무 조항 신설 전시가 아닌 평시에는 군인을 일반 공무원과 특별히 달리 취급할 필 요가 없다. 군인복무기본법 제10조는 군인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일반 국 민과 동일하게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가진다고 선언하고 있으며(제1항), 다 만 이러한 권리는 법률에서 정한 군인의 의무에 따라 군사적 직무의 필요 성 범위에서 제한될 수 있을 뿐이다(제2항). 현재 공가에 대해서는 지휘관의 승인 의무 조항이 있으나(군인복무기 본법 시행령 제11조 제1항 본문), 연가(병의 정기휴가 포함)나 진료 목적의 청원휴가(이하 “병가”라 한다), 진료외출과 관련해서는 승인 의무 조항이 없다. 반면 대통령령인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는 행정기관의 장은 연가 신청을 받았을 때는 공무 수행에 특별한 지장이 없으면 승인하여야 한다고 규정(제16조 제4항)하고 있다. 군 의료 실태조사(2020) 결과, 민간병원 진료를 위해 병사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출타 제도가 개인 휴가(52.7%)이고, 간부들이 가장 많이 사용 한 출타 제도도 개인 휴가(53.1%)인 점을 감안하면, 군인복무기본법 시행령 에 군인이 연가(정기휴가), 병가, 진료외출을 신청하는 경우 지휘관이 원칙 적으로 승인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하여 군인의 의료접근성을 높일 필 요가 있다. 예를 들면 “지휘관은 연가(정기휴가) 또는 진료 목적의 청원휴가ㆍ외 출ㆍ외박 신청을 받았을 때는 군인복무기본법 제18조 제2항에 따른 제한을 할 필요가 없는 한 이를 승인하여야 한다. 다만, 진료 목적의 청원휴가ㆍ외 출ㆍ외박 신청을 하는 군인은 사전이나 사후에 증빙서류(진단서, 소견서, 진 료확인서, 진료비 계산서 등)를 제출하여야 한다.”라는 조항을 신설할 수 있 을 것이다. 3) 병사의 민간병원 입원기간 확대(10일 이내 → 30일 이내) 간부들은 군병원 또는 민간병원 전문의의 진단서를 첨부하여 부대장 의 병가 허가를 받으면 병가 사용 범위(연간 30일 이내) 내에서 자유롭게 민간병원 입원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반면 병사들은 민간병원 입원기간이 10일 이내로 제한되어 있고, 10일을 초과하면 군병원 요양심사를 거쳐야 하 며 "군병원에서 진료가 가능하고 환자의 이동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즉시 군병원으로 이송 조치된다. 물론 이 경우에도 병사 개인의 의사로 민간병원 입원을 계속할 수는 있으나 병가가 아닌 연가로 처리된다. 이는 군 의료기관 우선 진료 원칙이 여전히 강고함을 보여주는 대표 적 사례로 병사의 의료행위 선택권과 평등권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고, “군 인등은 자신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 필요한 최적의 보건의료서비 스를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군보건의료법(제5조 제1항)의 입법 취지와도 배치되는 것이다. 따라서 병가훈령(제8조 제4항, 제9조 제3항, 제10조 제2항ㆍ제3항)을 개정하여 병사의 민간병원 입원기간을 10일 이내에서 30일 이내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병사들은 진료외출을 통해 민간병원 진료를 받더라도 간부와 달리 병가 일수(시간)가 차감되지 않으므로 현행인 10일 이내가 적 절하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간부들은 병사들과 달리 병가기간 중의 토요일이나 공휴일은 휴가 일수에 산입하지 않으므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병가 일수가 병사들보다 훨씬 길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민간병원에 입원하여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는데 입원기간이 10일을 넘었다고 하여 즉시 군병원으로 이송 조치하는 것은 합 리적이지 않다. 영내 생활을 해야 하는 병사들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아플 때만큼은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4) 병사의 병가 사용 요건 완화 간부의 경우 민간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으면 지휘관에 게 병가를 신청할 수 있고, 병가 복귀 시 민간병원에서 발급한 진단서(소견 서)를 제출하면 된다(병가훈령 제4조 제1항). 반면 병사들은 원칙적으로 입원이 필요한 때만 병가를 사용할 수 있 다. 물론 지역 내 민간병원을 이용할 수 없는 특수질환에 대한 진료 등 외 출ㆍ외박으로 외래진료를 받을 수 없는 경우에는 병가심의위원회의 적절성 판단을 거쳐 병가를 사용할 수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경우일 뿐이다(병가훈령 제8조 제1항). 2019. 12. 4. 「현역병 등의 건강보험 요양에 관한 훈령」이 개정되기 전까지만 해도 병사들은 입원뿐만 아니라 외래진료 목적으로도 병가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국방부가 2019. 12. 4. 진료외 출 제도를 도입하면서 병가는 원칙적으로 입원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도 록 변경되었다. 진료외출은 병사들이 민간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기 원할 때 군의관 의 판단 없이 지휘관의 허가만으로도 부대 밖으로 외출(도서 지역 등 당일 진료가 불가능한 지역은 외박)하여 민간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올 수 있는 제도로서, 간단한 진료를 받기 위해 부대 밖으로 나갈 때도 복잡한 휴가 승 인 절차를 거쳐야 했던 종전의 상황에 비해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진료외출 제도가 새로 생겼다는 이유로, 병가를 써서 민간병 원에 갈 수 있는 경우를 입원 목적으로만 한정하는 것은 불합리한 조치다. 진료외출 제도는 지역 내에서 민간병원 이용이 어려운 부대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지역 내 민간병원 이용만 허용하므로, 해당 병사가 타 지역에 있는 민간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고 싶을 때 이를 활용할 수 없다는 점에 서 문제가 있다. 또한, 부대로부터 먼 민간병원으로의 장거리 통원이 필요 한 병사는 매번 진료를 받고 부대에 복귀하는 과정 자체가 적지 않은 부담 이 된다. 따라서 병사들이 병가를 써서 민간병원에 갈 수 있는 경우를 입원 목적으로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종전(2019. 12. 3. 이전)과 같이 입원 및 외 래진료 목적으로 재확대하고, 병사들도 간부들처럼 지휘관 승인과 사후 증 빙서류(진단서, 진료확인서, 진료비 계산서 등) 제출만으로 민간병원 외래진 료 목적의 병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병가 사용 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병사들에게 외래진료 목적의 병가 사용을 허용하면 병가가 개인 휴 가 등 다른 목적으로 오ㆍ남용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 도 있을 수 있다. 실제 국방부가 진료외출 제도를 도입하면서 병사들의 병 가는 원칙적으로 입원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구 「현역병 등의 건강보험 요양에 관한 훈령」[국방부훈령 제2352호, 2019. 12. 4. 일부개정]의 개정이유를 보면 “외래진료 시 휴가사용이 가능하여 개인휴가 목적으로 악 용되는 사례 발생”이라고 적시되어 있다. 그러나 진료외출과 달리 병가 사용은 원칙적으로 연간 30일 이내(군 인복무기본법 시행령 제12조 제1항 제1호)로 제한되어 있다는 점, 외래진료 목적의 병가 사용을 병사들에게만 허용하지 않는 것은 병사들의 의료접근 권, 의료행위 선택권 및 평등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러한 관점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할 것이다. 5) 병사의 휴가 1시간 단위 분할 사용 허용 간부들은 연가와 공가, 병가를 1시간 단위로 분할하여 사용할 수 있 으나(군인복무기본법 시행령 제10조 제3항ㆍ제7항 및 제8항, 제11조 제2항, 제12조 제1항), 병사들은 연가(정기휴가)와 공가, 병가를 사용하려면 하루 단위로만 신청해야 한다. 이는 병사들의 진료 목적 연가(정기휴가)ㆍ공가ㆍ병 가 사용을 저해하는 요소이다. 따라서 병사들도 간부들과 마찬가지로 연가(정기휴가)와 공가, 병가 를 1시간 단위로 분할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병사들의 민간병원 진료 목적의 휴가 사용을 촉진하고 미충족 의료 경험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다. 군 의료기관의 진료 시간대 조정 및 야간진료 활성화 현재 군 의료기관은 대부분 08:30경 외래진료를 시작하여 16:00 또는 16:30까지만 외래진료를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장병들이 근무시간 중에 군 의료기관에 가야 하므로 지금의 의료 현실을 개선하기 어렵다. 군 의료 실태조사(2020)에서 드러났듯이 "부대 분위기상 아프다고 말하기 어려 워서", "훈련, 근무 때문에 의료기관에 갈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근무지를 비울 수 없어서"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하는 장병들이 많다는 점을 충분히 고 려해야 한다. 따라서 군 의료기관의 외래진료 시간대를 2∼3시간 정도 늦추고 야간 진료를 활성화하여 장병들의 군 의료기관 접근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Ⅳ.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 에 따라 주문과 같이 권고하기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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