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복지센터 직원에 의한 정신의료기관 강제입원
요지
주문 1 :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위기지원이 필요한 지역사회 거주 정신질환자들을 위해 가족통합형 쉼터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위기지원 쉼터를 설치하고, 쉼터 내 각종 지원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합니다. 주문 2 : 이 사건 진정을 기각합니다.
해석례 전문
Ⅰ. 진정사건 조사결과 1. 진정요지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피해자는 소리에 민감해 평소 전화벨과 초인종 소리를 무음으로 해놓고 지낸다. 그런데 2021. 9. 16. 피진정인과 경찰은 전화를 받지 않는 피해자의 자살이 의심된다며 피해자의 집 대문을 임의로 열고 들어가 피해자를 ○○○○병원에 강제입원시켰다. 그로 인해 피해자 와 미성년의 두 자녀는 영문도 모른 채 18일 간 떨어져 지내야 했는바, 이 는 피해자에 대한 신체의 자유 및 자기결정권 침해행위에 해당한다. 2. 당사자 주장 및 참고인 진술 요지 가. 진정인 진정요지와 같다. 나. 피해자 피해자는 불면증이 심해 종종 수면제를 복용하고 잠이 들곤 한다. 이 진정의 원인이 된 사건 발생일인 2021. 9. 16. 낮에 피해자는 전화벨을 무음 으로 해놓고 수면제를 복용한 후 잠이 들었고, 이에 피진정인에게 전화가 온 사실도 몰랐다. 당시 집 안에는 코로나19로 재택수업을 하는 초등학교 2 학년인 둘째 자녀가 있었고, 중학교 1학년생인 첫째 자녀는 등교한 상태였 다. 그런데 피진정인은 전화를 받지 않아 자살이 우려된다며 경찰과 함께 피해자의 집을 방문해 피해자를 ○○○○병원에 입원시켰다. 그로 인해 미 성년인 두 자녀는 피해자와 떨어져 청소년쉼터에서 지내야 했다. 피해자는 입원 기간 내내 아이들에 대한 걱정이 컸고, 무엇보다 엄마가 누군가에게 끌려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 아이들에게 미안했다. 다. 피진정인 피해자는 2017년 1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지인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를 보낸 후 약물을 복용하거나 수차례 자살을 시도하였였다. 이에 피해 자는 ○○시정신건강복지센터에, 피해자의 자녀들은 ○○시청소년상담복지 센터에 사례대상자로 등록된 상태였다. 2021. 9. 16. 피해자가 ○○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직원(이하 "참고인 1" 이라 한다)에게 삶을 비관하는 문자를 보낸 후 연락이 두절되자 참고인 1은 자살이 의심된다며 경찰과 함께 피해자의 집을 방문했고, 다행히 우려했던 일은 벌어지지 않았으나 피해자의 정서가 불안하다고 판단, 피진정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피진정인은 피해자의 집을 즉시 방문하여 CRI(정신과적 위기분류 평정척도)와 SBQ-R(자살행동척도) 평가를 실시했고, 그 결과 자살 위험성이 높다 결과가 나와 경찰과 함께 피해자에 대한 응급입원을 신청했 다. 사건 당일 면담과정에서 피해자가 “○○ ○ ○○○ ○○○. ○○ ○○ ○ ○ ○○○○?”라고 말한 점, 당시 피해자가 자녀의 ○○○ 피해사건으로 우울증을 호소하는 등 매우 힘들어 했던 점, 과거 지인에게 자살을 암시하 는 문자를 보낸 후 자살시도를 하였고 이번에도 피해자가 참고인 1에게 유 사한 문자를 보낸 사실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피진정인과 경찰이 피해자 의 집에서 퇴거하면 피해자가 자살시도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는바, 급박한 상황에서의 불가피한 입원조치였다. 라. 참고인 1) ○○○(○○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직원) ○○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피해자의 두 자녀의 사례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2021년 9월 경, 피해자와 자녀의 ○○○ 피해에 대해 상담 하던 중 피해자가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문자를 보냈고, 이에 센터 직원들 과 위기상황대처 회의를 실시하여 해당 가정을 방문하기로 결정하였다. 그 런데 피해자가 계속 전화를 받지 않았고, 이에 피해자가 자살을 시도했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경찰에게 요청하여 피해자의 집을 함께 방문했다. 피해 자는 무사했으나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정해 보이는 상태였고, 이에 피진정 인에게 전화하여 현장지원을 요청했다. 피해자와 상담한 피진정인은 피해자를 응급입원시켜야 할 것 같 다며 피해자 자녀에 대한 일시보호를 요청하였고, 이에 참고인 1은 이들을 청소년 쉼터로 인계하였다. 당시 피해자 자녀들은 피해자에 대한 걱정과 불 안, 집에 두고 온 강아지에 대한 걱정 등을 하였고, 상담 과정에서 가정 학 대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2) ○○○(○○○○병원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피해자의 주치의) 입원 당일 피해자는 "○○ ○○○ ○○○ ○○○ ○○? ○○○○" 라고 말하고 고성을 지르는 등 안정되지 않는 모습이었고, 입원 자체에 대 한 거부감도 있었다. 그러나 입원 후 14일이 경과한 시점부터 입원치료에 동의하였고, 점차 병식이 호전되는 것으로 보여 2021. 10. 4. 피해자에 대한 퇴원을 결정하였다. 입원치료 과정에서 피해자가 문제행동을 보인 적은 없 으며, 입원기간 내내 자녀 양육에 대해 걱정하였다. 3) ○○○(○○시복지정책과 주무관) 피해자는 ○○시 통합사례관리대상자이나, 그동안 별다른 문제가 없어 2021년 초 사례종결 되었다. 관내에는 위기가정을 보호할 만한 임시쉼 터가 존재하지 않고 이를 설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다. 3. 관련 규정 별지 1 기재와 같다. 4. 인정사실 당사자 주장 및 제출자료, 관련 법령 및 자료 등을 종합하면 아래와 같 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피해자는 미성년 자녀 2명과 함께 경기도 ○○시에 거주하고 있으 며, 공황장애로 인해 평소 전화벨과 초인종 소리를 무음으로 해놓고 지낸 다. 나. ○○시정신건강복지센터는 2017. 6. 19. 자녀의 ○○○ 피해 문제로 자살을 시도한 피해자를 사례대상자로 등록하였다. 한편, 피해자의 자녀들 은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사례대상자로 등록되었 고, 피해자의 가정은 위 기관들 및 ○○시의 지원을 받아 왔다. 다. 이 사건 참고인 1은 피해자의 자녀들을 사례관리하고 있는 ○○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소속 직원으로, 사건 발생 직전 피해자와 부모 상담을 진행하다가 피해자로부터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문자를 받았다. 참고인 1은 그 내용을 동 기관 소속 직원들과 공유하고, 위기상황대처 회의를 열어 피 해자의 가정을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참고인 1은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고, 이에 피해자가 자살을 시도하였다고 의심하 고 경찰과 함께 피해자의 집을 방문했다. 라. 당시 피해자는 자택에서 수면제를 복용한 채 잠들어 있었고, 집에 는 초등학교 2학년생인 피해자의 둘째 자녀도 함께 있었다. 중학교 1학년생 인 첫째 자녀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중이었다. 참고인 1이 피해자를 발견 했을 때 피해자는 무사한 상태였으나 정서적으로 많이 불안정해 보였고, 이 에 참고인 1은 피해자의 사례담당자인 피진정인에게 현장지원을 요청했다. 마. 피진정인은 피해자의 집을 방문해 경찰과 함께 피해자에 대한 CRI (정신과적 위기분류 평정척도), SBQ-R(자살행동척도) 평가를 실시했고, 피해 자에게 자살위험성이 높은 상태라고 판단, ○○○○병원으로 응급입원을 신 청했다. 피진정인은 참고인 1에게 피해자의 두 자녀에 대한 돌봄지원을 요 청하고, 이에 참고인 1은 이들을 청소년쉼터로 인계하였다. 바. 참고인 2는 피해자에 대한 응급입원이 종료되기 전, ○○시보건소 장에게 행정입원을 요청하였고, ○○시장은 2021. 9. 17. 진단입원을 의뢰하 였다. 피해자는 2021. 9. 16.부터 같은 해 10. 4.까지 총 18일간 ○○○○병 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 5. 판단 가. 피해자에 대한 입원조치가 신체의 자유를 침해했는지 여부 헌법 제12조에 따라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지며, 법률과 적법 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모든 국민의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지 못 하 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신질환이 있거나 정신질환이 있다고 추정되는 사람에 대한 신체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근거는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이라 한다)」에 명시되어 있다. 이 법 제50조(응급입원)는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건강 또 는 안전이나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큰 사람을 발견한 사람은 그 상황이 매우 급박하여 제41조부터 제44조까지의 규정에 따른 입원등을 시 킬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의사와 경찰관의 동의를 받아 정신의료기관에 그 사람에 대한 응급입원을 의뢰할 수 있다”라고 하는바, 피해자에 대한 강 제입원 과정이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정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이 법률에 따른 절차가 적법하게 이행되었는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 조사결과 피해자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수차례 자살 시도를 한 사실이 있고, 이 사건이 있기 전 참고인 1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문자 를 보내고 연락이 두절된 사실이 있다. 수년 전부터 피해자에 대해 사례지 원을 한 피진정인의 입장에서 볼 때 피해자의 이러한 행동이 자살 시도로 이어진다고 예견하기에 충분하고 과거에도 피해자가 지인에게 삶을 포기하 고 싶다는 문자를 발송한 후 자살을 시도 하였던 점, "정신건강복지법"제50 조(응급입원)에서 자·타해 위험이 의심되는 경우 응급입원이 가능하도록 규 정하고 있고, CRI(정신과적 위기분류 평정척도) 및 SBQ-R(자살행동척도) 평 가결과에서 피해자에게 자살위험이 높다고 나타나는 등 자해의심 증상 및 조치의 급박성이 인정되는 점, 응급입원 과정에서 경찰과 의사의 동의가 있 었고 피해자를 입원시킨 곳이 허가된 정신의료기관인 점 등에서 절차적 위 법성은 발견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해자에 대한 입원조치는 신체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한 정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 피해자에 대한 강제입원 조치가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인지 여부 헌법 제10조에 따라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 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따라서 피해자가 거주하는 공간에서 가족 과 더불어 치료·회복하기를 원했음에도 당사자 의사에 반해 강제입원시킨 피진정인의 행위가 헌법 상 과잉금지 원칙에 반한 자기결정권 침해였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법원은 "회생가능성이 없는 환자의 생명연장치료 중단 요구"소송(서울 서부지법 2008. 11. 28. 선고 2008가합6977 판결)에서 “생명권은 비록 헌법 에 명문의 규정이 없다 하더라도 인간의 생존본능과 존재 목적에 바탕을 두고 인간 존엄성의 기초를 이루는 선험적이고 자연법적인 권리로서 헌법 에 규정된 모든 기본권의 전제로서 기능하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으로, 국가 는 헌법 제10조에 따라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으며 어느 누구도 타인의 생명을 침해하여서는 아니될 의무가 있는바, 치료에 관한 환자의 자기결정 권의 행사는 생명권과 충돌하는 경우 생명의 보호를 위해 그 제한이 불가 피하며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자기결정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에서 법률로써 제한되고 있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 따라서 급박 한 경우의 생명권 보호를 위한 자기결정권 침해는 과잉금지의 원칙에 어긋 나지 않는다. 이 사건 피해자의 자살시도 이력과 당시 피해자의 행동 등을 종합하 여 볼 때, 피진정인과 경찰의 피해자에 대한 응급입원 조치는 생명권 보호 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보여지므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한 자기결정 권 침해로 보기 어렵다. 다. 소결 피진정인이 피해자에게 자살 우려가 높다고 판단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신건강복지법" 관련 규정에 의거, 당사자의 의사에 반함에 도 불구하고 자녀들과 분리하여 피해자를 정신의료기관에 입원시킨 것은 피해자의 생명권 보호라고 하는 국가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정당한 목적 과 적합한 수단에 부합한다. 나아가 당시 피해자의 보호 하에 있는 자녀 외 에는 그러한 위험으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할 동거가족이 없고 피해자의 자 살방지를 위하여 지역사회에서 달리 선택할 수 있는 보호수단이 없었다는 점에서 당시의 응급입원조치는 피해자의 생명권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수 단이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피진정인의 피해자에 대한 응급입원 조치는 그 강제성에도 불구하고 법률유보원칙, 적법절차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한 정도로 볼 수 없어 인권침해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9 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기각한다. II. 위기지원 쉼터 및 서비스 체계 마련을 위한 의견표명 1. 의견표명의 검토배경 이 사건 피해자의 첫째 자녀는 사건 당일 학교에서 수업 중이었고, 그 로 인해 모친인 피해자의 강제입원 과정에 관여할 기회가 없었다. 피해자의 둘째 자녀는 피해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으나 나이가 어려 의견을 개진하기 어려웠을 뿐 만 아니라, 정신건강복지법 상 보호의무자 자격이 되지 않았 다. 조사 결과, 피해자의 자녀들은 피해자의 입원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 었고, 피해자 역시 입원기간 내내 자녀들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었다. 참고 인 조사 결과, 피해자의 증상은 자녀의 ○○○ 문제로 인해 강화된 것으로 보이고, 자녀들과 함께 지내는 동안 자녀들을 학대했다고 볼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 즉, 피해자의 자살충동이 가족관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었겠으나 가정을 유지하지 못할 정도의 불화로 연결되지 않 은 것으로 보이고, 그러한 이유에서 피해자를 미성년자인 자녀들과 반드시 분리하여 치료해야 할 사유는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이러한 상황이 반복될 때 미성년 자녀들에게 미칠 부정적인 영 향, 치료에 대한 피해자의 거부감과 관계기관에 대한 불신 등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피해자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기고 입원치료에 임했을 때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도 생각해볼 수 있다. 현재 이 사건과 유사한 형태의 응급입원, 강제 행정입원 사례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위원 회"라 한다)에 끊임없이 진정되고 있으나, 피진정인들이 위기상황에서 택할 수 있는 수단이 정신의료기관의 입원 밖에 없는 실정이어서 부득이 기각 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및 『정신 장애인 보호 및 정신의료 향상을 위한 원칙』등에 따른 지역사회 치료원칙 에 반한 것이기에 위원회는 기존의 가족형태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정신질 환자가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에서 치료·회복될 수 있는 수단을 모색하고자 의견표명을 검토하게 되었다. 2. 국내 정신건강복지법의 문제점 정신질환으로 인해 생명, 신체, 안전 상의 위기를 경험하는 국민은 "정 신건강복지법"등에 따라 국가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고, 특히 정신과적 응급상황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법 제50조(응급입원)에 따라 정신의료기관의 응급입원이 가능하다. 해당 조항은 자·타해의 위험성이 크고 그 상황이 매 우 급박한 경우 적용되지만, 문제는 정신의료기관 입원 외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한편, "정신건강복지법"제37조(지역사회 거주·치료·재활 등 통합 지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 거주 및 치료를 위 하여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도록 하고 있고, 그 구체적인 사항을 정신건강복 지법 시행규칙에서 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해당 시행규칙을 살펴보면,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 거주를 지원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 는 조항 외 실질적인 지역사회 회복 및 생활을 돕는 규정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정신건강복지법"제27조(정신재활시설의 종류) 제1항 제1호 및 시행규칙 제19조에 따라 국내에는 가정에서 생활하기 어려운 정신질환자들에게 의식 주를 제공하는 "생활시설"과, 완전한 독립생활은 어려우나 어느 정도 자립능 력을 갖춘 정신질환자들이 공동으로 생활하며 자립 역량을 함양하는 "공동 생활가정", 지역 내 정신질환자들 및 퇴원 예정인 환자들에게 단기보호서비 스를 제공하는 "지역사회 전환시설"이 있다. 지역사회 거주를 희망하는 정신 질환자들은 증상의 정도에 따라 위 시설들의 이용이 가능하나, 위 시설들은 일정기간 정신질환자를 거주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바, 위기상 황에서 수시로 휴식을 취할만한 공간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보건복지부는 「제2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2021~2025)」에서 자살 및 정신질환 위기대응을 위한 방안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하고, 구체적으로 취약 계층 위기가구에 대한 심리상담 강화, 시·군·구 유관기관 협력을 통한 응급 개입팀 운영을 시도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자살예방센터나 정신건강 복지센터 직원이 해당 가정에 정기적으로 찾아가 심리상담을 하거나 입원 치료를 권유하는 것 말고는 위기개입이 필요한 정신질환자를 위한 위기쉼 터 등의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위원회가 2019년 실시한 <중증 정신장애인 의료체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찰과 구급대원, 지방자치단체 보건소와 정신건강복지센터, 병원 관계자들은 정신과적 위기상황에 대응하는 지역사회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을 한결같이 지적하고 있고, 그 대안으로 위기쉼터 마련과 응급/행정입원 전담 병원 지정, 지방자치단체의 정신질환자 지원시스템 강화 등을 제안하 였는바,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3. 지역사회 회복에 관한 국제적 흐름 장애인권리협약 제19조에 따라 협약의 당사국은 모든 장애인이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선택권을 가지고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동등한 권리를 인정하는 한편, 장애인이 이러한 권리를 완전히 향유하고 지역사회로의 완 전한 통합과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효과적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협약 이행에 관한 제1차 대한민국 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2014년 10월)에서 사전 설명 및 동의 없이 정신의료기관에 입원시키거나 입원기간을 연장하는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하고, 정신장애인의 자유박탈 조치를 허용하는 현행 법령 조항을 폐지 할 것과 당사자의 동의에 기반한 정신건강복지서비스를 제공할 것 등을 권 고하였다. 장애인권리협약 제19조와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의 권고내용을 감 안하여 볼 때, 정신질환이 있거나 그것이 추정된다는 이유만으로 당사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적인 수단의 제공 없이 정신의료기관에 강제수용하는 것은 장애인의 자유권과 평등권을 제한한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최근 정신건강 영역은 과거 전통적인 의료모델을 벗어나, 재활모델, 사 회모델, 인권모델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으며, 2012년 세계보건기구는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이 누려야 하는 기본적인 권리(Quality Rights Tool kit)의 5대 표준과제의 하나로 "지역사회에 통합되어 독립적으로 살 권리"를 선정하였다. 또한 2021년 세계보건기구는 지역사회 정신건강 서비스 지침(Guidance and technical packages on community mental health services)을 마련하여 정신질환자에 대한 위기지원 및 지역사회 기반의 삶을 강조하였고,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따라 각국은 정신건강복지 법제를 정비해 나가고 있다. 4. 정신과적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해외사례 가. 지역사회 기반의 위기지원 서비스 1999년 영국은 국가정신보건서비스기준(National Service Framework for Mental Health)을 마련하였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원치료 감소"와 "신규 위기개입 및 가정치료"에 집중한다는 특징이 있다. 해당 서비스 기준 4와 5 는 “중증정신질환자가 가급적 위기를 예방하고 신속하고 효과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필요시에는 집에서 가까운 장소에서 보호할 수 있도록 일 련의 필요한 정신건강서비스를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이에 지 역사회 정신건강팀, 집중아웃리치팀, 위기개입서비스팀을 개발하여 정신의 료기관 입원율을 낮추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의 일부 주들은 지역사회 기반의 다양한 위기개입 프로그램과 강도 높은 사례관리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정신병원 입원율과 입 원비용을 함께 감소시킨 사례로 잘 알려져 있다. 뉴욕 주는 지역사회 내에 서 ①위기지원서비스 ②집중 지역사회 치료 ③주거서비스를 제공하고, 급성 위기적 증상을 경험하는 정신장애인에게 발병 후 24시간 내 이용 가능한 긴급 케어센터(Urgent Psychiatric Center)를 운영하여 입원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위스콘신 주는"적극적 지역사회 치료(Assertive Community Treatment, ACT)"모델을 개발하여 ①사례관리자 한 명당 담당 정신질환자 비율을 1: 10 이하로 유지 ②정신질환자가 살고 있거나 친근한 지역(집, 식 당, 상점 등)에서 대부분의 서비스를 제공 ③사례관리자 개인이 아닌 정신 과 의사, 정신건강 간호사, 작업치료사, 약물상담가, 직업재활상담가, 사회복 지사 등으로 이루어진 다학제적 팀을 구성하여 서비스 제공 ④24시간, 종결 시점 없이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 등을 하여, 재입원율 감소와 더불어 의료 비용 감소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나. 위기쉼터 등 단기거주시설 운영 미국은 병원 입원 대신 24시간 동안 보호서비스를 제공하는 위기안 정거주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뉴욕 시의 위기 임시보호 센터(Crisis Respite Center)는 위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무조건적인 병원 입원 대 신 안전한 장소에서 회복과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임시쉼터를 제공하여 위험한 상태로 가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쉼터는 최대 7일 동안 이용 가능 하며, 개방형태로 운영된다. 쉼터에서는 24시간 동료지원, 자기옹호 교육, 정신건강 교육, 자조 훈련, 여가활동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뉴질랜드의 위기쉼터인 투푸 아케(Tupu Ake)는 지방 보건국의 지역 사회위기팀으로부터 의뢰받은 정신질환자가 회복계획에 따라 동료지원, 마 음회복, 약물복용 지원, 미술치료, 정원 가꾸기, 건강한 식생활 등의 활동을 하며 단기간 거주할 수 있는 곳이다. 투푸 아케에는 최대 1주 일간 10명이 체류 가능하며, 하루 숙박도 가능하다. 5. 국가의 보호 의무와 개인의 행복추구권의 조화를 위한 "위기지원쉼터 및 서비스"의 필요성 국가는 국민의 생명, 신체, 안전을 보호할 의무가 있고, 따라서 자살 우 려가 있는 사람이나 정신질환자를 본인의 의사에 의하지 않고 치료 등의 목적으로 정신의료기관에 일시적으로 수용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있다. 그러나 강제입원은 신체의 자유와 같은 헌법 상 보장된 중대한 기본권 에 대한 제한이 수반되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법률로써 제한하여 야 하고, 과잉금지원칙에도 부합하여야 한다. 즉, 정신질환으로 인해 자·타 해 위험성이 있는 자의 생명, 건강, 안전을 보호하기 위하여(목적의 정당 성), 강제입원이 그러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적합할 뿐 아니라(수단의 적합 성), 불가피한 최후의 수단으로 필요한 경우(침해의 최소성)에만 본인의 의 사에 반해 정신의료기관에 입원시키는 행위가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을 뿐이다. 한편, 위기지원이 필요한 정신질환자를 응급입원조치한다고 하여 국가 의 국민에 대한 기본권 보호의무가 충분히 이행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강 제입원을 당한 개인은 그러한 조치로 인해 지역사회에서 거주하며 사회생 활에 참여하고 교류할 기회를 박탈당함으로써 국가에 의해 행복추구권을 침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침해의 최소성에 해당하는 "불가피한 최후의 수단"은 국가의 의무 와 관련하여 해석할 때 "선택 가능한 다양한 대안들을 마련하였는가"로 귀 결될 수 있는바, 국가는 국민의 생명, 건강, 안전에 관한 보호의무를 이행함 에 있어서도 강제입원과 같이 기본권의 중대한 침해가 수반되는 보호수단 은 불가피한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하고, 가능한 한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 하는 보호방안을 제공할 책무가 있다. 1999년 미국 법원은 외래치료명령과 같이 제한이 덜한 환경에서 치료 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정신질환자를 정신의료기관에 강제 입원시키는 것 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결하였다.(Olmstead v L.C., 527 U.S. 581) 이후 주 정부는 정신질환자가 "가능한 한 지역사회와 같은 통합 적인 환경"에서 거주하며 서비스를 받도록 관련 정책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이와 달리, 국내 "정신건강복지법"은 위기지원이 필요한 정신질환자들을 정신의료기관에 응급입원시키는 방안 외 별다른 제도를 두고 있지 않으며, 이는 국가의 국민에 대한 보호의무를 이행함에 있어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적절하지 아니한 바, 위기쉼터 및 위기지원서 비스 등 지역사회에서 치료·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제도의 마련이 필요 하다. Ⅲ.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 제39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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