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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해석례국가인권위원회 결정례2019. 10. 28. 결정

피의자 국선변호인제도 도입 방향에 대한 의견표명

요지

가. 대상 범위 1) 피의자국선변호인제도에 대한 법무부 개정안은 피의자단계에서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대상과 범위를 ‘일부 체포된 피의자’로 제한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피의자 국선변호인제도가 형해화될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 형사소송법이 피고인이 구속된 경우에는 방어능력이 취약한 상태임을 감안하여 국선변호인을 필요적으로 선임하도록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와 유사하게 체포로 인신구속이 된 상태에서 외부와의 소통이 사실상 단절된 채 강제수사를 받는 피의자 역시 무기대등의 원칙상 방어권이 취약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범죄입증의 유혹과 같은 인권침해 우려가 클 것이므로, 체포로 인신구속이 된 상태의 피의자 역시 피고인의 경우와 동일하게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필요성이 있다. 2) 사회적 약자의 경우는 보다 두텁게 방어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체포 여부와 관계없이 피의자가 되는 시점에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 운영주체 및 운영의 독립성 피의자 국선변호인제도는 수행업무의 성격을 놓고 볼 때 원칙적으로 법원은 물론 경찰과 검찰 같은 수사 내지 기소기관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함은 물론 기타 다른 국가기관으로부터도 독립적이고 중립성을 유지함으로써 변론의 공정성 시비가 제기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해석례 전문

Ⅰ. 진정사건 개요 및 판단 1. 사건개요 가. 사 건 18진정0839400 경찰에 의한 변호인 조력권 등 인권침해 - 2 - 나. 진 정 인 ○○○ 다. 피진정인 □□□ 라. 진정요지 진정인은 2018. 7. 12. 21:00경 ◎◎앞에서 미성년자 유인미수 혐의로 체포되어 ○○경찰서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았는데 조사하는 과정 에서 피진정인이 다음과 같이 인권침해를 하였다. 1) 진정인은 조사받는 시간이 야간이라 변호인 자문 등 법률상담을 받을 수 없었고, 피진정인이 진정인의 진술을 믿지 않는 등 불리하게 조사 를 진행하는 것 같아 피진정인에게 다음날 법률상담을 받고 조사를 받겠다 고 했음에도 피진정인은 계속 조사를 하였다. 피진정인이 변호인 조력권 및 진술거부권을 침해하였다. 2) 조사를 받으면서 진정인은 아동에게 말을 걸었을 뿐 아동을 어딘 가로 데리고 갈 생각이 없었다고 진술했는데도 피진정인이 협박을 하여 어 쩔 수 없이 아동을 유인하였다고 허위 자백을 하였다. 2. 피진정인의 주장 요지 2018. 7. 12. 진정인 주거지 앞에서 체포영장에 의해 진정인을 체포하였 고 진정인이 국선변호인 선임을 요청하여 국선변호인은 구속영장이 청구되 면 법원에서 선임해 주는 것이지 수사관이 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하였다. 또한 진정인에게 사선변호인을 선임하면 다음날 조사 하겠다고 수회 의사 를 확인하였으나 진정인이 사선변호인을 선임할 능력이 안 된다고 하여 동 의를 받고 조사를 하였다. 따라서 진정인의 변호인 조력권 및 진술거부권을 침해하지 않았다. 아울러, 피해자의 진술과 피의자인 진정인의 범행 당시 CCTV 영상을 토대로 신문한 것이지 협박을 통해 허위자백을 받은 사실이 없다. 3. 인정사실 진정인과 피진정인의 진술, 체포영장, 내사보고서, 피의자신문조서, 피 의자신문 당시의 진술녹화 영상 등에 따르면 인정사실은 다음과 같다. 가. 진정인은 2018. 7. 12. ▲▲▲▲▲▲혐의로 체포영장에 따라 체포된 피의자이고, 피진정인은 서울○○경찰서 소속 경사로서 진정인에 대해 피의 자조사를 하였다. 나. 2018. 5. 31.자 내사보고에는 "2018. 5. 24. ●●●에서 불상 피혐의 자(진정인)는 주변을 배회하다 여자 어린이들에게 접근하여 동물 사진이나 그림 등을 보여주면서 호기심을 야기하는 방법으로 동물을 보러가지 않겠 냐고 권유하였으나 미수에 그쳤다는 내용으로 첩보가 배당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다. 피진정인은 2018. 7. 12. 21:16 진정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을 시작하 여 같은 날 23:53 종료하였는바, 아래와 같이 신문이 이루어졌다. 1) 피진정인이 진정인에게 진술거부권 및 변호인 조력권을 행사할 것이 냐고 묻자 진정인이 다음 날 아침 법률 상담을 받고 신문을 받고 싶다고 진술하였다. 2) 피진정인이 진정인에게 변호인 선임을 할 경우 조사를 내일로 미룰 수 있다고 하자 진정인은 사선변호인을 선임할 형편이 못되고, 과거에도 변 호인을 선임하지 못해 억울하게 실형선고를 받았다며 피진정인에게 국선변 호인을 선임해주거나 법률상담을 받고 난 후 조사를 받게 해달라고 요청하 였다. - 4 - 3) 진정인은 피진정인이 진정인에게 진술거부권 행사 여부에 대해 묵묵 부답으로 표시하겠다고 하자 별다른 의사를 표현하지 않았고, 피진정인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에 대해서 “돈이 없어서 못합니다”라고 표시하 겠다고 하자 역시 별다른 의사 표시를 하지 않았다. 4) 피진정인은 21:42부터 진정인의 혐의 사실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여 CCTV상의 사람을 가르키며 진정인에게 묻자 진정인은 묵묵부답하거나 부 인하기를 반복하다가 “아동과 얘기한 사실은 있으나 나쁜 의도를 가진 것 이 아니다”라는 항변을 하였다. 또한 진정인은 자신의 행위가 어떤 법률이 적용되는지, 처벌 수위가 어떻게 되는지, 성폭력의 의도가 없었는데도 처벌 을 받는지 등을 피진정인에게 질문하였는데, 피진정인은 진정인이 제대로 진술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며 조사가 끝 난 후 설명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5) 피진정인은 조사를 완료한 후 진정인에게 피의자신문조서를 읽어보 도록 하였고, 진정인이 같은 날 23:53부터 다음날 00:33까지 열람한 후, 진 정인의 요구대로 조서를 수정하여 진정인의 확인 서명을 받았다. 라. 진정인은 2018. 7. 16. 구속된 후 같은 달 17. ▲▲▲▲▲▲ 혐의로 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청에 송치되었다. 이후 실형을 선고받고 2019. 초경 출소하였다. 4. 판단 가. 진정요지 1항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침해" 진정인은 법률상담을 받고 피의자신문에 임하기 위해 피진정인에게 조 사 연기를 요청하였음에도 피진정인이 조사를 강행하여 변호인 조력권 및 진술거부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변호인과 상담하고 조언을 구할 권리는 변호인 선임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것이고, 만일 진정인이 주장하는 "법률상담"을 변호인 선임을 위 한 과정의 일환으로 적극적으로 해석한다고 해도, 피진정인이 진정인의 "변 호인이 되려는 자"에 대한 접견이나 상담 등 일체를 불허한 사실이 있어야 "변호인이 되려는 자"의 접견교통권을 침해하고(헌법재판소 2019. 2. 28. 2015헌마1204 결정 참조) 그로 말미암아 진정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 리를 침해하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인데, 위 인정되는 사실을 살펴보면, 피진 정인이 진정인에게 변호인 선임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거나, 변호인과의 면담이나 연락을 막았다고 볼만한 정황은 확인할 수 없고, 피진정인이 진정 인에게 변호인 선임을 한다면 조사를 연기할 수 있다고 고지하였던 사실만 이 인정될 뿐이므로, 피진정인이 진정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 해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진정인이 “법률상담을 받고 나서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표현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고, 그러 한 의사표시만으로 수사관이 신문 자체를 중단하여야할 의무가 있다고 보 기도 어려우며, 실무적으로도 피의자가 진술거부권을 명시적으로나 묵시적 으로 행사할 경우 피의자의 그런 상태를 진술조서에 기재하는 방법으로 조 사를 진행하고 있고 실제 이 사건 조서에도 진정인의 상태를 "묵묵부답"이 라고 기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보면, 피진정인이 진정인의 진술거부권을 침해했다고도 보기 어렵다. 다만, 인정사실 다2), 3)항과 같이 진정인이 피의자신문 단계에서 변호 인의 조력을 받기를 희망하면서도 경제적 사정 때문에 변호인을 선임할 수 - 6 - 없었던 상황은 무기대등의 원칙이라는 근대 형사소송의 이념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나, 그에 대한 책임을 일선 수사기관에서 종사하는 피진정 인에게 묻기는 어려운바, 이 부분 진정은 기각하기로 결정하고, 형사사법체 계의 제도적인 개선에 대한 방안은 아래 "피의자 국선변호인제도"와 관련한 의견표명에서 별도로 논하기로 한다. 나. 진정요지 2항 "허위자백 강요" 진정인은 피진정인이 조사과정에서 진정인을 협박하여 허위 자백을 강 요하였다고 주장하나, “아동과 얘기한 사실은 있으나 나쁜 의도를 가진 것 이 아니다”라며 반복적으로 항변했던 진정인의 입장이 조서에 그대로 기재 되어 있는 점, 진정인이 조서 열람 후 수정을 요구하자 피진정인이 진정인 의 의견대로 수정하여 확인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별다른 이견이 없었던 점, 그 밖에 달리 피진정인이 진정인에게 협박이나 강요를 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피진정인이 허위자백을 강요하였다는 진정인의 주장은 사실이라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로 기 각한다. Ⅱ. 피의자 국선변호인제도 도입 방안에 대한 의견표명 1. 의견표명 배경 이 사건과 같이 경제적 빈곤 등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피 의자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무기대등의 원칙이라는 근대 형사소송의 이 념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 하에 그동안 사법개혁의 한 방안으로 "피 의자 국선변호인제도" 도입 논의가 지속되어 왔고, 법무부 또한 최근 "피의 자 국선변호인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형사소송법」과 「법률구조법」 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국가인권위원회는 경제적 취약계층, 사회적 약자 등의 형사사법체계상 방어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에 따라 피의 자 국선변호인제도의 바람직한 방안에 대하여 검토하였다. 2. 판단 및 참고 기준 「대한민국 헌법」 제12조,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 14조를 판단기준으로 하였고, 「형사사법체계 내 법률구조 접근에 대한 UN 기본원칙 및 가이드라인」을 참고기준으로 하였다. 3. 피의자 국선변호인제도 관련 논의 경과와 현황 가. 2006년 사법개혁추진위원회에서 발간한 연구용역보고서인 법률구 조제도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에서는 피고인에게만 국선변호를 인정하고 피의자에게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국선변호를 인정하고 있는 현행 국선변호 인제도에서는 수사절차상 무자력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매우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비판하며 무자력 피의자ㆍ피고인을 위한 형사변호를 전 업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공공변호인제도" 신설을 제안하였다. 또한, 공공 변호인은 법무부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뿐만 아니라 법원으로부터도 자유로 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나. 2008년 "국회의장 헌법연구자문회의"는 결과보고서에서 국민의 기본 권 보장을 확대하는 방안의 하나로 헌법상 형사피고인에게만 인정하던 국 선변호인제도를 형사피의자에게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 8 - 다. 2018. 1. 14. 청와대에서 발표한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등 3대 권 력기관의 개혁안에는 경찰권 오ㆍ남용에 대한 견제통제장치 강화 수단으로 "공공형사변호인 제도"의 도입이 포함되었다. 라. 2018. 3. 26.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개정안 제13조 제4항은 "누구나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경우 즉시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형 사피의자 또는 형사피고인이 스스로 변호인을 구할 수 없을 때에는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가 변호인을 선임하여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한다"라고 규정하였다. 마. 2019. 1. 21. 검찰과거사위원회는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으로부터 "삼 례 나라슈퍼 사건"1)의 조사결과를 보고받고 이를 심의한 결과, 검경의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했다고 결론내고 이 같은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 하여 수사단계에서 형사공공변호인제도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다. 바. 법무부가 2019. 6. 19. 입법예고(제2019-200호)한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법률안」은 피고인에 한정하였던 국선변호인의 범위를 미성년자ㆍ농아 자, 심신장애의 의심이 있는 자, 사형ㆍ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 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체포된 피의자로까지 확대하였고, 검사와 사 법경찰관은 위 개정안에 포함된 피의자를 체포한 경우 즉시 법률구조공단 에 통지하고 공단은 국선변호인을 선임하되 변호인 선임의 효력은 피의자 가 석방되거나 별도 변호인을 선임한 때, 구속영장이나 체포적부심사를 청 구한 때 즉시 상실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한편, 법무부는 앞서 2019. 3. 1) 삼례 나라슈퍼 사건은 1999년 2월 경 발생한 강도, 살인사건에 대한 검경의 수사과정에서 정신지체장애가 있는 3명을 범인으로 지목해 자백을 받아 재판에 넘겨 유죄가 확정됐으나 이후 진범이 자수하였고 위 3명은 재심을 청구하여 무 죄가 확정되었다. 29. 입법예고(제2019-80호)한 「법률구조법 일부개정법률안」에서 형사공공변 호인의 운영 및 관리 주체를 대한법률구조공단으로 하고, 공단 산하에 피의 자국선변호관리위원회를 설치하여 피의자 국선변호인의 선발 및 평가 등을 담당하도록 하였다. 사. 이후 법무부는 입법 공청회의 의견을 반영하여 2019. 9. 11. 「법률 구조법 일부개정법률안」(제2019-312호)을 재입법예고하였다. 여기서 중범죄 피의자 전원에 대한 국선변호 제공은 국민정서에 반할 수 있다는 의견을 수용하여, 종전안을 피의자 국선변호인의 조력 대상 중 사형, 무기 또는 단 기 3년 이상 해당하는 피의자는 경제적 곤란을 소명하지 않는 한 국선변호 인 비용을 피의자가 부담하는 내용으로 변경하였다. 또한, 피의자 국선변호 인제도의 운영주체를 종전안과 같이 대한법률구조공단으로 하되, 운영의 자 율성 보장을 위해 피의자국선변호관리위원회를 운영위원회로 변경하고 사 무국을 두며, 위원장은 대한변호사협회의 장이 추천한 위원 중에서 이사장 이 임명하도록 하였다. 4. 피의자 국선변호인제도 도입의 필요성 형사절차에서 효과적인 권리구제절차는 피의자ㆍ피고인을 형사절차의 단 순한 객체로 삼는 것을 금지할 뿐만 아니라 무기대등의 원칙에 따라 피의 자ㆍ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변호인 조력권을 보장(헌법 재판소 2004. 9. 23. 2000헌마138결정 참조)함으로써 피의자와 피고인을 구 분하지 않고 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피의자가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할 경우 공판절차에서 사실상 효율적인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고, 수사기 관이 피의자의 자백을 받아내고자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그러한 방법을 사용하게 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헌법재판소 2016헌 - 10 - 마503, 2017. 11. 30. 결정 참조) 피의자 단계에서의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은 피고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수사과정에서 변호인의 조력권은 강제수사로 나아가기 이전의 임의적 진 술 단계와 같은 초동수사 단계에서도 필요하며, 밀행주의와 유죄혐의 입증 에 몰입된 수사기관의 인권침해 가능성을 초기에 차단하여 수사의 절차적 적법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사단계 전반에 걸쳐 피의자의 방어권이 두텁게 보장될 필요가 있다. 5. 피의자 국선변호인제도의 바람직한 방안 피의자 국선변호인제도는 피의자에게도 피고인과 같은 수준의 방어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현재 OECD에 속한 총 35개 국가 중 수사단계의 피의자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의 국선변호인과 같은 형사공공변 호를 제공하는 국가는 호주, 오스트리아, 벨기에, 캐나다 등 29개국에 달한 다. 다만, 피의자에 대해서 형사공공변호를 제공하는 OECD 국가들 대다수 가 피의자의 재정적 여건이나 대상범죄를 구분하여 제공하고 있다. 그 밖에 도 피의자 국선변호인제도는 권리구제제도의 단순한 개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시행에 따른 재정적 문제, 국선변호인 수급의 문제, 변호인 참여 에 따른 수사 지연 등 다양한 현실적인 문제점들을 수반한다는 점을 고려 하면, 피의자 국선변호인제도는 그 대상 범위에 있어 점진적ㆍ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와 같이 피의자 국선변호인제도를 점진적ㆍ단계적으로 시행한다고 할 때 우선 그 대상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또한, 그 운영 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운영주체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대하여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 가. 대상 범위 1) 피의자국선변호인제도에 대한 법무부 개정안은 피의자단계에서 국선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대상과 범위를 "일부 체포된 피의자"로 제한 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피의자 국선변호인제도가 형해화될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 형사소송법이 피고인이 구속된 경우에는 방어능력이 취약한 상태 임을 감안하여 국선변호인을 필요적으로 선임하도록 하고 있는 점을 감안 하면, 그와 유사하게 체포로 인신구속이 된 상태에서 외부와의 소통이 사실 상 단절된 채 강제수사를 받는 피의자 역시 무기대등의 원칙상 방어권이 취약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범죄입증의 유혹과 같은 인권 침해 우려가 클 것이므로, 체포로 인신구속이 된 상태의 피의자 역시 피고 인의 경우와 동일하게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필요성이 있다. 법무부 개정안의 "일부 체포된 피의자"에서 "체포된 피의자"로 그 대상 범위를 확장할 경우 재정적 부담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겠으나, 2018년 경찰청 범죄통계 등에 따르면, 총 입건자 수 1,740,904명 중 체포된 피의자 는 164,713명(현행범 체포자 140,636명, 긴급 체포된 자 3,092명)으로, 총 입 건자의 약 9.2%를 차지하고 있는바, 국가가 형사절차에서 모든 사람의 공평 하고 실질적인 방어권 보장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피의자 국선변호 인제도를 추진하고 있는 취지를 감안한다면 재정적 부담이 현실적으로 수 용 불가능한 수준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2) 사회적 약자의 경우는 보다 두텁게 방어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체 포 여부와 관계없이 피의자가 되는 시점에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도록 하 - 12 - 는 것이 필요하다. 형사절차적 관점에서 사회적 약자란 "경제적ㆍ사회적ㆍ 신체적 및 기타 조건으로 인하여 다른 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법절차에 의 참여의 기회가 제한되고, 나아가 국가의 개입을 통하지 않고서는 한 사 회의 구성원으로서 동등한 혜택을 제공받을 기회로부터 배제되기 쉬운 계 층"2)으로 정의할 수 있고, 대표적으로 미성년자, 장애인이 이에 해당한다. 한 연구결과3)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0년까지의 허위자백 사례 46건 중 피의자의 연령이 19세 미만인 경우가 30.5%(22명)로 나타났는데, 이는 미성년자들이 공권력을 접한 경험이 적고, 신체적ㆍ정신적ㆍ사회적으로 취 약한 위치에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장애인 피의자 역시 비장애인과 달리 상황 대처능력과 결정능력이 부족하고 경제적으로 취약한 경우가 많아 방 어권이 침해될 소지가 높다. 특히 발달장애 또는 정신장애를 갖고 있는 정 신적 장애인은 의사소통 및 표현의 장애로 인해 방어력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한 시·청각장애인의 경우는 의사소통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대체적 인 수단을 이용하더라도 자유로운 소통에 어려움이 따른다. 이로 인하여 수 사관의 질문의 내용 및 법적 의미 등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지고 질문에 대 한 충분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하는 진술은 당사자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사회적 약자와 수사기관 간의 힘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수사단계에서부터 단지 진술조력인의 참여제공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법률 적인 조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미성년자, 정신적 장애인, 시·청각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로 권리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체포 여부 2) 국가인권위원회, 사회적약자의 형사·사법절차상 방어권 보장 실태조사(2015), 7면 3) 이기수, 형사절차상 허위자백의 원인과 대책에 관한 연구 , 2012, 85-122면 와 관련 없이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 나. 운영주체 및 운영의 독립성 피의자 국선변호인제도는 수행업무의 성격을 놓고 볼 때 원칙적으로 법원은 물론 경찰과 검찰 같은 수사 내지 기소기관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함은 물론 기타 다른 국가기관으로부터도 독립적이고 중립성을 유지함으로 써 변론의 공정성 시비가 제기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법무부 개정안은 신설되는 피의자 국선변호인제도의 운영주체를 대한 법률구조공단으로 하고, 공단 산하에 피의자국선변호운영위원회를 설치하여 피의자 국선변호인의 선발 및 평가 등을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대 한법률구조공단은 법무부 산하의 법인으로, 법무부장관이 이사장을 임명하 고, 예산안은 법무부장관의 승인사항이며, 필요한 경우 법무부가 사업에 관 한 지시나 명령을 할 수 있다. 또한 대한법률구조공단은 피해자 전담 국선 변호인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바, 범죄피해자 구조와 형사피의자 구조라는 상 반된 목적의 업무를 동일기관이 수행하는 데서 오는 조직가치의 혼란 등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검사가 소속된 검찰청은 법무부장관 소속 의 외청으로,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검찰총장을 지휘감 독하고 있어 법무부 개정안과 같이 대한법률구조공단이 피의자의 변호를 하게 될 경우 법무부가 피의자에 대한 변호와 기소를 모두 관여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업무 간 충돌 내지 모순의 해 소와 함께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제도적이고 실질적인 개선이 전제 되지 않는 한 피의자 국선변호인제도의 운영주체로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피의자 국선변호인제도의 운영주체는 운영의 독립성을 보장하 - 14 - 기 위해서 검찰, 법원 및 다른 국가기관으로부터 자유롭고 독립적인 제3의 기구가 맡도록 할 필요가 있고, 제3의 기구가 운영을 함에 있어서도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적인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할 필요가 있다. Ⅲ.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 제25조 제1항, 제 39조 제1항 제1호 및 제2호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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