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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해석례국가인권위원회 결정례2020. 11. 30. 결정

?형법 일부개정법률안? 및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표명

요지

국회의장에게, 낙태한 여성 및 임신한 여성의 촉탁·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의사에 대한 형사처벌규정의 존치는 여성의 자기결정권, 건강권과 생명권, 재생산권을 침해하는바,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정부발의, 의안번호 제2105733호) 및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정부발의, 의안번호 제2105459호)에 대한 심의·의결 시 낙태 비범죄화 입장을 견지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

해석례 전문

Ⅰ. 의견 표명의 배경 헌법재판소는 임신한 여성의 자기낙태를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 제1항 과 의사가 임신한 여성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된 경우를 처벌 하는 같은 법 제270조 제1항 중 "의사"에 관한 부분이 임신한 여성의 자기 결정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한 위헌소원(2017헌바127)과 관련하여 2019. 4. 11. 위 조항이 모두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면서 2020. 12. 31.을 시한으 로 입법자에게 개정할 것을 주문하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형법 일부개정법률안」 및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 안」(이하 "개정안"이라 한다)을 마련하였는바, 위원회는 개정안이 여성의 기 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을 고려하여,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 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에 따라 아래와 같은 의견을 표명하기로 결정하 였다. Ⅱ. 검토 기준 1. 판단기준 가. 「헌법」 제10조, 제11조, 제12조 제1항, 제36조 제2항, 제37조 제2항 나. 「세계인권선언」 제3조 다. 유엔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철폐에 관한 협약」 제12조, 제 16조 1. (e) 라.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9조, 제17조 2. 참고기준 가.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성별 기반 여성 차별에 관한 일반논평 35(2017년) 나. 유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규약위원회(이하 "유엔 사회권위원 회"라 한다), 성 및 재생산 건강과 권리에 관한 일반논평 22(2016년) 다.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규약위원회(이하 "유엔 자유권위원회"라 한 다) 일반논평 36(2018년) 라.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성과 재생산권 및 권리에 관한 성명: 2014년 인구개발국제회의(Conference on Population and Development (ICPD))심의 그 이후(2014년) 마.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대한민국에 대한 제7차 최종견해(2011년) 바.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대한민국에 대한 제8차 최종견해(2018년) 사. 유엔 사회권위원회, 대한민국에 대한 제4차 최종견해(2017년) 아. 국가인권위원회 "낙태죄에 관한 헌법소원(「형법」 제269조 제1항, 제 270조 제1항 위헌소원)에 대한 의견" 결정문(2019. 2. 25., 전원위) Ⅲ. 낙태죄에 대한 검토 1. 「헌법」과 국제인권규범 상 근거 「헌법」은 제10조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 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제11조에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제12조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36조에서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 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하며(제1항), “국가는 모성의 보호 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세계인권선언」 제3조는 “모든 사람은 생명과 신체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고 선언하였다. 또한 대한민국은 1984. 12. 27. 국회의 동의를 받아 유엔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 철폐에 관한 협약」(이하 "여성차별철폐협약" 이라 한다)에 가입하였고, 1990. 4. 10.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 가입 하였으며, 「헌법」 제6조 제1항에서 “헌법에 의하여 체결ㆍ공포된 조약과 일 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성차별철폐협약」은 제16조에서 “자녀의 수 및 출산 간격을 자유롭 고 책임감 있게 결정할 동일한 권리와 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정 보, 교육 및 제 수단의 혜택을 받을 동일한 권리”를 국가가 보장하여야 함 을 밝히고 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자유권위원회, 사회권위원회, 아동권리위원회 등 각 조약 기구는 낙태죄에 대한 비범죄화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있으며, 각종 일반논평과 선언, 각국에 대한 권고 등을 통해 단순한 비범죄화에서 나아가 낙태의 비범죄화는 여성의 자기결정권, 건강권, 평등권, 차별받지 않 을 권리 및 존엄권 등 인권 향유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임을 강조하고 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2014년 「여성차별철폐위원회의 성과 재생 산 건강 및 권리에 관한 성명: 2014년 인구개발국제회의 심의 그 이후」를 통해 "당사국은 임신중절을 한 여성들에 관한 처벌 조치를 폐지해야 한다 "고 발표하였고, 2017년 「성별 기반 여성 차별에 관한 일반논평 35호」에서 " 낙태를 범죄행위로 간주하고 합법적으로 낙태수술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정하거나 권리행사를 지연시키는 것"은 "상황에 따라 성별에 근거한 폭력 의 형태가 될 수 있으며, 고문 및 기타 잔혹하며 비인간적인 또는 불명예스 러운 대우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초창기 낙태를 "완전 범죄화"한 국가들에게 "허용 사유"를 늘리라는 점진적 권고를 내렸으나 2000년대 중반부터 "완전 비범죄 화(total decriminalization)"를 권고하고 있고, 2019년 일반논평 제36호를 통 해 "각 당사국은 여성과 소녀들의 안전하고 합법적인 낙태에 대한 효과적인 접근을 부인하는 새로운 장벽을 도입해서는 안 되며, 기존의 장벽을 제거해 야 한다"고 밝혔다. 유엔 사회권위원회 「성과 재생산 건강권 일반논평 제22호」는 낙태의 범죄화나 제한적인 낙태관련법 등 법 정책과 관행은 "성과 재생산 건강 권"(right to sexual and reproductive health)을 완전하게 향유할 수 있는 개 인의 자율성과 평등권, 반차별권을 저해하는 것이므로 당사국은 차별 없이 모든 개인과 집단이 완전한 범위의 "성과 재생산 건강 정보"(sexual and reproductive health information), 재화, 서비스에 대한 동등한 접근권을 보 장할 의무를 가진다고 밝혔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2015년부터 완전한 비범죄화 권고만을 내고 있 으며, 일반논평 제20호에서 “각국에게 소녀가 안전한 낙태 및 낙태 후 서비 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낙태를 합법화하고, 임신한 청소년에게 최선의 이익 을 보장할 목적으로 법률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유엔 협약 위원회는 대한민국 정부가 제출한 보고서에 대한 최종 견해에서 낙태의 비범죄화를 촉구하고 있는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2011 년 제7차 최종견해에서 낙태 여성 처벌조항 삭제 등 관련 법(특히 「형법」) 개정을 권고하였고, 2018년 제8차 최종견해에서도 "임산부의 건강, 또는 심 각한 태아 손상의 경우 진행되는 낙태를 합법화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다 른 모든 경우에도 낙태를 비범죄화하고, 낙태한 여성에 대한 처벌조항을 삭 제"하도록 권고하였다.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2017년 4차 최종견해에서 우리 정부에게 "낙태의 범죄화를 우려"한다며 "낙태를 겪은 여성을 비범죄화하고, 여성의 성 및 재생산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하였다. 2. 정부 개정안에 대한 검토 가. 정부 개정안의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 정부는 헌법재판소의 2019년 4월 「형법」 상 낙태죄 조항에 대한 헌법 불합치 결정에 따른 후속조치로 법률 개정을 추진하였다. 「형법」 개정안과 관련하여 정부는 헌법재판소 결정에서 언급되었던 “실제적 조화의 원칙”에 따라 태아의 생명권과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 실현을 최적화하기 위하 여 개정안 제270조의2(낙태의 허용요건)에 기본적으로 임신 14주 이내의 낙 태를 허용하는 예외규정을 두면서 낙태의 정당화사유로 사회적·경제적 사유 를 추가 규정하여 낙태죄 조항의 위헌적 상태를 제거하려는 것이라고 제안 이유를 밝히면서, 「형법」 제269조 제1항(자기낙태죄) 및 제270조 제1항 중 의사낙태죄를 존치시키고 낙태허용 요건을 두어 처벌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모자보건법」 개정안과 관련하여 「형법」에서 확대된 인공 임신중절 허용범위 안에서 세부적인 인공임신중절 시술절차와 위기갈등상 황의 임신에 대한 사회ㆍ심리적 상담 제공 등 지원근거를 마련하였다고 개 정 이유를 밝히면서, 의사의 설명의무, 인공임신중절 요청에 대한 의사의 거부권 규정을 신설하였다. 나. 검토 정부는 낙태죄 조항의 위헌성이 사회적ㆍ경제적 사유로 인한 낙태를 예 외 없이 전면적·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처벌할 뿐만 아니라, 특히 임신 14주 이내의 낙태의 경우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최대한 존중하여야 함에도 불구 하고 이를 일률적·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처벌하는 데 있고,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하여 낙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형사 처벌하는 것 자체가 모 든 경우에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입법재량의 한계 내에서 형법에 낙태 처벌규정을 존치하되, 낙태 허용요건을 두어 처벌의 예외를 인 정함으로써 위헌적 상태를 제거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형벌의 본질이 위하력을 통한 범죄의 예방에 있다면, 낙태죄는 낙태의 법적 금지 및 처벌을 규정하여 여성으로 하여금 임신의 유지 및 출 산을 강제함으로써 낙태를 감소시켜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고자 하는 목적 을 달성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낙태죄가 낙태를 줄이는 데 실효적이지 않 음은 주지의 사실이며, 2010년부터 2020년 8월 사이에 검찰이 낙태죄로 기 소하는 건수는 연간 10건 이하로 이미 사문화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최근 10년간 125건의 낙태죄 판결을 살펴보더라도 징역형이 선고된 경우는 7건, 벌금형은 14건에 불과하며 나머지 피고인은 선고유예(45.6%)와 집행유예 (28.8%) 선고를 받은 등 낙태죄는 사회적 규범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정부 개정안은 낙태죄를 유지하면서 임신 주수에 따라 낙태죄의 적용을 달리하고 있는바, 임신 주수에 대한 판단은 그 기준이 마지막 월경 시작일인지 착상일인지, 또한 임신한 여성의 진술을 토대로 판단하는지, 초 음파상의 크기 등을 참고해 유추하는지 등 의학적으로도 매우 불명확한 것 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태아의 "독자생존 가능시기"라는 24주 또한 이견이 있어 이를 권리 제한의 절대적인 기준선으로 취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와 같이 여성 개인의 신체적 조건이 다르고, 정확한 임신 주수를 인지하 거나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하여 개정안과 같이 임신 주수에 따라 낙태의 허용요건을 세분화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 처벌하는 것은 임신 주수에 대한 자의적 적용을 배제할 수 없어 「헌법」 제12조 제1항에서 도출 되는 죄형법정주의의 중요한 내용인 명확성 원칙에 부합하지 않을 소지가 높다. 캐나다에서는 1980년대에 낙태죄의 효력이 상실되었는데, 대법원에서 낙태죄에 위헌 결정을 내린 이후,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임신 주수 제한 및 사유 제한 등 어떤 제한도 두지 않고 있다. 세간의 우려와 달리 인공임 신중절 건수는 줄어들고 있고 90% 이상이 임신 초기에 행해지며 임신 20주 이후의 인공임신중절은 대부분 태아 기형 사유로 전체의 0.74% 수준에 불 과하다. 범죄화 낙인의 제거 및 여성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권을 용이하 게 함으로써 오히려 임신초기 낙태가 가능해 임신한 여성의 건강권 보장 측면이 강화된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한 뺷2018년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보고 서뺸에 인용된 OECD 자료를 살펴보면, 2010년 기준 한국의 "추정 낙태율"은 15.8%인데, 낙태가 허용된 미국은 11.8%(2015년 기준), 독일 7.2%(2015년 기 준), 벨기에 9.3%(2011년 기준)로 낙태가 허용된 국가의 낙태율이 더 낮게 나타났는바 오히려 비범죄화가 낙태율을 좀 더 감소시킬 수 방안으로 이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형벌로써 낙태죄는 낙태의 감소라는 목적의 달성에는 매우 제 한적으로만 실효적일 뿐만 아니라, 낙태가 불법이라는 인식에 따라 여성에 게 안전하지 못한 낙태를 선택하게 함으로써 여성의 자기결정권 및 건강권 을 침해하고 낙태가 범죄라는 낙인을 유지시키는 등 부정적 영향이 크므로 국가는 낙태한 여성을 형사 처벌하는 방식이 아니라 원치 않는 임신의 예 방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임신한 여성이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적, 경제적 조건 마련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또한 낙태의 비범죄화가 낙태를 법적 규율이 완전히 필요 없는 공백 상태에 놓아두자는 의미는 아니므로 만약 낙태에 대한 법적 규율이 필요하 다면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도출되는 과잉금지원칙의 한 내용인 피해최소 성의 원칙에 따라 형벌이 아닌 다른 형태의 규율로 여성의 권리에 대한 침 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이 모색되어야 것이다. 따라서 헌법불합치 결정 에 따른 정부의 형법 개정안은 낙태를 비범죄화하는 방향으로 전면 재검토 되어야 한다.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생명권에 대한 일반논평 제36호를 통해 “여성과 소녀들의 안전하고 합법적인 낙태에 대한 효과적인 접근을 부인하는 새로 운 장벽을 도입해서는 안 되며, 기존의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안전한 임신 중지에 관한 가이드라인에서 “안전 한 임신중절을 시기적절하게 받는 것을 방해하는 절차적·제도적 장벽들은 철폐되어야 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연구단체인 구트마허연구소(Guttmacher Institute)가 2017년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낙태를 금지하거나 임산부의 생 명이 위태로울 때만 허용하는 나라에서는 4건 중 1건만이 안전한 방법으로 이루어졌고, 낙태가 폭넓게 허용된 국가에서는 10건 중 9건이 안전하게 시 행되었다. 우리나라는 낙태죄로 인해 여성이 낙태를 선택할 경우 불법 수술 을 감수할 수밖에 없고, 의사에게 수술을 받더라도 불법이기 때문에 안전성 을 보장받거나 요구할 수 없으며, 수술 후 부작용이 발생하여도 책임을 물 을 수 없어서 건강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임신한 여성의 안위가 태아의 안위와 깊은 관계가 있고, 태아의 생명 보호를 위해 임신한 여성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태아의 생명을 보호한다는 언명은 임신한 여성의 신체적·사회적 보호를 포 함할 때 실질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원치 않은 임신을 예방하고 낙태를 감소시킬 수 있는 사회적·제도적 여건을 마련하는 등 사전적·사후적 조치를 종합적으로 투입하는 것이 태아의 생명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수단”이 라고 판시한바, 낙태와 관련한 정부 개정안의 개정 방향은 이러한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이상을 종합해 판단하건대, 낙태한 여성에 대한 처벌을 존치하면서 일 부 처벌이 면제되는 예외를 허용하도록 규정한 정부개정안은 여성의 자기 결정권, 재생산권 및 건강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며, 유엔 등 국제기구의 낙태 비범죄화 흐름에도 역행하는 것이므로 낙태를 한 여성에 대한 처벌규 정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 또한 낙태에 대한 새로운 장벽 을 도입하는 방식이 아닌 여성이 임신·출산 전 과정에서 국가의 의료적, 사 회적 지원을 통해 실질적으로 자기결정권, 건강권 등을 행사할 수 있는 방 향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Ⅳ. 결론 이와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에 에 따라 주문과 같이 국회의장에게 의견을 표명하기로 결정한다. 이 결정에 는 전면적인 낙태 비범죄화를 반대하는 위원 이상철의 반대의견, 낙태 비범 죄화의 이유와 비범죄화 이후 규율에 관한 위원 박찬운의 별개의견, 태아의 생명권에 관한 위원 문순회의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 관여 위원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Ⅴ. 위원 이상철의 반대의견 나는 형법상 자기낙태죄(제269조 제1항) 및 의사 낙태죄(제270조 제1항)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의 취지와 달리 태아의 생명권이라는 아주 중요한 본질적인 문제를 상대적으로 간과하고 오로지 전면적인 낙태 비범죄화만을 견지하는 입장에 서서 낙태죄 존치 취지의 「형법 일부개정법 률안」 및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하여 반대하는 다수의견에 찬 성할 수 없어 다음과 같은 견해를 피력하고자 한다. 나는 여성의 자기 생명 및 신체에 대한 결정권이 존중되어야 하고 그 동 안 낙태죄의 존치가 낙태율을 감소시키는데 그리 큰 억제력을 발휘하지 못 하여 오히려 음성적인 시술로 말미암아 건강권이 훼손된 사례가 많았으며 나아가 낙태죄로 처벌받은 사례도 미미하여 거의 사문화되다시피 하였다는 다수의견의 견해에는 큰 이의가 없다. 그러나 그러한 논거가 바로 전면적인 낙태죄의 폐지로 연결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여성의 신체 등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자기 몸속에 자리 잡고 있는 태아를 어떤 사유로든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다는 원리로 작동될 수 없다. 여성의 자기결정권 뿐만 아니라 태아의 생명권도 보호받아야 할 중요한 법 익이기에 낙태죄 존치문제는 예로부터 비록 종교 영역이 아니더라도 항상 치열하게 논쟁되어 왔고 앞으로도 두 법익의 대비와 우선순위 논쟁은 계속 될 것이다. 굳이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태아는 생명 유지를 위하여 모에게 의존해야 하는 이상 모의 신체 일부로 자리 잡고 있 지만 잉태된 때로부터 그 자체로 모와 별개의 생명체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므로 태아에게도 생명권이 인정되고 보호받아야 하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다만 태아는 아직 인간 완성체가 아니므로 그 생명권을 어느 정도와 범 위 내에서 보호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견해가 나뉠 수 있다고 보는 바, 종전 의 강고한 낙태죄 처벌 조항이 개정 내지 완화되는 추세에 있다고는 하지 만 세계 대부분의 국가 입법례에서는 기본적으로 낙태죄 처벌 존치를 하는 방식으로 태아의 생명권 우위를 선언하면서도 한편으로 여성의 자기결정권 등을 고려하여 낙태의 사유와 임신 기간 등 일정한 낙태 허용 기준을 형법 또는 별도의 법률에서 마련함으로써 생명권 존중이라는 이상과 건강적·경제 적·사회적 사유 대응이라는 현실의 조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형법 개정안은 기본적으로 종전의 낙태죄를 존치하되 의사(醫師)에 의하여 의학적으로 인정된 방법으로 임신 14주 이내에 이루어진 낙태행위 를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고, 임신의 지속이 사회적 또는 경제적 이유로 임 신한 여성을 심각한 곤경에 처하게 하거나 처하게 할 우려가 있는 경우로 서 「모자보건법」에 따른 임신의 유지·종결 등에 대한 상담을 받고 24시간이 지난 후에 의사에 의하여 의학적으로 인정된 방법으로 임신 24주 이내에 이루어진 낙태행위 등을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예외 규정을 두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태아의 모의존성에도 불구하고 별개의 생명체로서 인 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헌법상 생명권의 주체이고 국가가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지만 여성의 자기결정권 등을 감안하여 생 명 발달단계에 따라 보호정도 및 수단을 달리할 수 있고 그 시점이 태아가 모체로부터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시점인 임신 22주 전후에 도달하기 전(소위 임부의 자기결정권 행사 가능기간)의 낙태에 대하여는 국가가 생명 보호의 수단이나 정도를 달리 할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를 나 름대로 충실히 따름으로써 일응 여러 입법례와 마찬가지로 이상과 현실의 조화 내지 절충 방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나는 이번 개정안이 24주까지 낙태사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회 적·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를 허용하고 그 사유를 추정할 수 있는 규정을 둠으로써 사실상 임부의 의사에 기한 낙태를 거의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것 처럼 되었으므로 태아의 생명권 존중을 선언하고 있는 낙태죄 존치 취지는 상당히 퇴색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바, 오히려 7주 내지 14주 이내의 낙태만 허용하든지 24주 이내의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 태를 허용하더라도 임부에게 곤궁한 환경(곤경)에 처한 사유에 대한 엄격한 증명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임부나 태아의 생명이나 건강과 관련된 심각한 위험성 등이 진단된 경우에는 주수에 관계없이 시술할 수 있는 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첨언하여 둔다. 그리고 여러 가지 사 정으로 인하여 불처벌의 요건과 절차를 갖추지 못하여 기소되는 낙태 여성 등에 대하여는 독일 형법에서처럼 여러 정상을 참작한 형의 임의적 면제 규정을 둠으로써 과도한 형사적 개입이라는 우려를 억제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 또한 낙태죄의 존치는 위하력의 실효성 등의 문제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 라 생명권 존중의 선언 유지라는 측면에서 바라 볼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형법은 윤리적·전통적·통념적 관점을 반영하는 법이다. 낙태 죄의 전면 폐지론이 현재의 일반 국민의 통념에 기한 것인지도 의문이고 이것이 가져올 생명경시의 풍조 조장 우려를 추상적인 것으로 마냥 무시해 버릴 문제도 아니다. 태아의 생명권을 개인의 윤리나 도덕에만 맡겨 둘 수 는 없고 국가에 의한 일정한 개입 여지는 열어두는 것이 맞다. 낙태죄 폐지 에 관한 유엔 등 국제기구의 권고나 의견은 참고할 수는 있으나 자국 실정 이나 국민적 합의 등을 고려하여 결단되어야 할 문제이다. 현재 낙태죄가 입법적으로 전면폐지되어 있는 나라는 뉴질랜드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상과 같이 형법 개정안은 비록 형식적으로는 낙태죄 존치라는 형태를 취하기는 하였지만 내용적으로 들어다 보면 일정한 임신 주수와 사유에 따 른 허용 등 사실상 낙태죄의 폐지에 다름없는 효과를 담고 있어 미흡한 점 이 없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이에 더 나아가 형법에서의 조문 삭제 등 전면 적인 처벌 폐지를 주장하는 다수의견의 견해에는 찬성할 수 없으므로 반대 의견을 개진하는 바이다. Ⅵ. 위원 박찬운의 별개의견 나는, "형법상 자기낙태죄(제269조 제1항) 및 의사 낙태죄(제270조 제1항) 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2019. 4. 11)에 따른 입법방향은 낙 태 비범죄화의 입장에서 형법 및 모자보건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다수의견 의 결론에 동의한다. 또한 다수의견이 우리나라가 가입한 국제인권조약 감 독기구들의 권고에 근거하여 입법방향을 제시한 것에 적극적으로 공감한다. 그럼에도 다수의견이 제시한 결론과 논거만으론 입법방향으로서 충분하 지 않다는 생각에 따로 의견을 개진한다. 내가 별개의견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낙태 비범죄화 이유에 대해 다수의견을 보충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낙태 비범죄화 이후 낙태를 어떻게 규율할 것인가 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1. 낙태 비범죄화의 논거와 국제인권기구 권고의 핵심 낙태는 무엇보다 여성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동서고금을 통해 많은 나라가 낙태를 범죄화해 여성을 처벌의 공포에 떨게 했음에도 결코 그것을 막지 못했다. 임신을 지속해 태아를 성숙시켜 세상에 인간을 내놓는 일은 여성의 몫이므로 타인이 아무리 임신과 출산을 강요한 들 여성이 거부하면 방법이 없다. 오히려 형벌을 무기로 여성을 위협하면 낙태는 음지로 들어가고, 결국 그것은 여성의 건강과 생명을 뺏을 뿐이다. 이것은 많은 나라의 여성에게서 공통적으로 발생한 역사적 사실이다. 이런 깨달음이 지난 50년 간 낙태에 관한 국제 인권적 흐름을 바꾸어 놓 았다. 이제 국제인권기구는 더 이상 낙태를 여성의 선택권(pro-choice)과 태 아의 생명권(pro-life) 간의 논쟁으로 보지 않는다. 낙태는 여성의 생명권, 건 강권, 재생산권 곧 여성의 인권에 입각해 논의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인권 의 주체인 "인간"의 자격(personhood)은 출생과 더불어 생기는 것이지 임신 중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전제한다. 물론 임신의 결과로 형성된 태아의 생명 존엄성에 관한 믿음도 보호되어 야 하지만, 그 본질이 종교적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바, 민주사회에선 그 믿음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 없다. 따라서 낙태는 종교적 믿음에서 해방되어, 여성의 관점과 여성의 인권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 전제 하에 태아의 성숙도에 따른 조화로운 보호를 추구해야 한다. 이런 사고에 따라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를 비롯한 국제인권기구는 낙 태와 관련하여 다음 세 가지 원칙을 정립하였다. 첫째, 낙태를 이유로 여성 에 대해 형사처벌을 해서는 안 된다(낙태 비범죄화), 둘째, 태아가 성숙해 감에 따라 낙태는 제한될 수 있지만 그것은 여성의 권리와 태아 보호의 사 회적 이익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셋째, 여성의 생명권, 건강권, 재 생산권 보장을 위해 국가는 임신중절과 임신계속을 위한 의료지원 등의 서 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나는 이 세 가지 원칙이 이번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정 과정에서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 다수의견의 한계 다수의견은 낙태 비범죄화에 강조를 둔 나머지, 그 이후의 문제인 낙태의 적절한 규제에 대해선 사실상 공백상태로 남겨두었다. 다수의견이 말하는 낙태 비범죄화가 무제한적인 낙태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이해될 수는 없다. 낙태를 했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해서는 안 되지만 어떤 낙태도 국가의 규율 속에서 통제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여성의 안전한 낙태를 위해 서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 형성되어 가는 태아의 보호를 위해서 국 가가 반드시 살펴야 할 의무이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입장을 분명하게 내놓지 못한다면 다수의견의 낙태 비범죄화론은 자칫 낙태의 무제한적 자 유라고 오인될 수 있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다수의견은 “낙태의 비범죄화가 낙태를 법적 규율이 완전히 필요 없는 공백상태에 놓아두자는 의미는 아니므로 만약 낙태에 대한 법적 규율 이 필요하다면 헌법 제37조 제2항에 도출되는 과잉금지원칙의 한 내용인 피해최소성의 원칙에 따라 형벌이 아닌 다른 형태의 법적 규율로 여성의 권리에 대한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함으로써 무분별한 낙태를 경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여기에서 말하 는 "다른 형태의 법적 규율"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입 법방향에 관한 의견 제시로선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3. "낙태의 비범죄화"와 "합법적 낙태" 낙태를 비범죄화(decriminalization)한다고 해서 국가가 낙태에 대해 손을 놓을 수는 없다. 국가는 낙태를 여성의 인권적 관점과 태아성장에 따른 태 아 보호적 관점에서 일정한 규제를 할 수 있다. 이 규제 범위 내에서의 낙 태는 "합법적 낙태(legal abortion)"로 법의 보호를 받지만 그것을 넘는 낙태 는 불법적 낙태(illegal abortion)로 법적 제재(그렇다고 해도 여성에게 형사 처벌을 하는 일은 없고 불법적 낙태를 시행한 의료기관 등의 책임이 문제 될 것임)의 대상이 된다.1) 그런 이유로 국제인권기구는 당사국에 낙태의 비 범죄화와 낙태의 합법화를 동시에 요구한다. 이와 관련하여 국제인권기구가 우리나라에 권고하는 내용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2018년 한국 정부보고서를 검토하고 최종의견을 냈는바, 낙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권고를 하고 있 다. “43.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당사국(대한민국)에, 종전의 권고를 다시 반복 하고 불안전한 낙태는 여성의 사망과 질병의 주된 원인이라는 사실에 비추 어, 강간, 근친상간, 임산부의 생명과 건강의 위협 혹은 태아의 심각한 손상 과 같은 경우에 낙태를 합법화하고, 모든 경우에 낙태를 비범죄화하며, 낙 태한 여성에 대해 징벌적 조치를 제거하고 낙태에 따른(특히 불안전한 낙태 에서 기인하는 질병에 대한) 높은 수준의 처우를 요구한다.”2) 여기서 주목할 것은 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대한민국에 낙태의 비범죄화 (decriminalization)와 낙태의 합법화(legalization)를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자는 어떤 경우에도 낙태를 이유로 여성을 형사 처벌하지 말라는 것이고, 후자는 국가가 낙태를 법적 테투리 내에서 규율하는 것을 전제로 1) 일반적으로 "합법적 낙태"는 낙태를 범죄로 처벌하지만 일정 조건 하에서 낙태를 허용할 때 시용하는 용어지만 낙태를 비범죄화한다고 해서 "합법적 낙태" 개념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어느 국가든지 낙태에 대해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법적 규제를 할 수밖에 없고, 규제가 있는 한, "규제에 따른 합법적 낙태"와 "규제에 따르지 않은 불법적 낙태"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2) “43. The Committee reiterates its previous recommendation (CEDAW/C/KOR, para. 35) and, in view of the fact that unsafe abortion is a leading cause of maternal mortality and morbidity, calls upon the State party to legalize abortion in cases of rape, incest, threats to the life and/or health of the pregnant woman, or severe fetal impairment, and to decriminalize it in all other cases, remove punitive measures for women who undergo abortion and provide women with access to high-quality post-abortion care, in particular in cases of complications resulting from unsafe abortions.” 일정한 조건(산모의 건강, 강간, 근친상간, 태아손상 등) 하에서 낙태를 합법 적으로 허용하라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 권고에서 말하는 낙태의 비범죄 화를 모든 낙태의 무제한적 허용으로 이해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4. 낙태 비범죄화 입법례 현재 국제사회를 살펴볼 때 낙태 비범죄화를 법률적 차원에서 해결한 나 라는 거의 찾기 힘들다. 다수의견 속에 나오는 캐나다의 상황은 비범죄화의 예가 될 수 있지만, 캐나다는 입법적으로 비범죄화를 이룬 것이 아니고 법 원 판례(R v. Morgentaler)를 통해 낙태죄 규정을 실효시킨 경우에 해당하 므로, 우리의 입법방향에는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나라는 2020년 3월 비범죄화를 입법화한 뉴질랜드다. 뉴질랜드는 Abortion Legislation Act 2020의 개정을 통해 낙태 비범죄화 를 이루었고, 이 법률의 통과로 두 개의 법률을 개정했다. 먼저 Crimes Act 1961을 개정했던바, 그 개정 내용은 낙태는 자격 있는 의료인이 아닌 사람 이 낙태시술을 하는 경우 처벌하지만 임신 당사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것 이다. 나아가 Contraception, Sterilisation, and Abortion Act 1977을 개정했 는바, 그 개정 내용은 낙태는 20주 이내에서 자격 있는 의료인(qualified health practitioner)에 의해 시행되어야 하고, 그 이후는 ①의학적으로 적절 할 것 (clinically appropriate), ②시행의료인은 최소 한 사람 이상의 자격 있는 의료인과 상의할 것 (consult at least one other qualified practitioners)이라는 조건 하에서 시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 시행 의료인은 낙태시술여성이 임신존속 여부에 대해 상담을 원하는 경우 상담 기관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하고, 의사가 양심적 거부를 하는 경우엔 반드시 다른 의료시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와 같이 뉴질랜드는 낙태의 비범죄화를 입법적으로 실현하고 동시에 무분별한 낙태를 방지하기 위해 임신 20주를 기준으로 하는 규제를 도입했 다. 규제의 정도로 보면, 세계에서 가장 제한 없는 낙태를 허용하는 것이라 고 볼 수 있어, 그 기준이 비범죄화를 추진하는 다른 나라에서 쉽게 통용될 수 있을지는 예상하기 힘들다. 다만 뉴질랜드가 취한 "낙태의 비범죄화"와 "합법적인 낙태"라는 기본 틀은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를 준다. 5. 결론 위와 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나는 우리의 낙태죄 관련 입법방향으로 다음 세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어떤 경우라도 여성이 스스로 선택한 낙태는 비범죄화해야 한다(형 법 제269조 제1항 및 270조 제1항 중 의사 낙태 부분 삭제). 이런 입장에서 낙태를 원칙적으로 범죄로 접근하고 있는 정부안에 찬성할 수 없다. 둘째, 합법적 낙태(임신중절) 허용여부는 여성의 생명권, 건강권, 재생산권 등 여성 인권을 고려하여 결정하되, 태아의 성숙도에 따른 보호이익 사이에 서 일정한 균형을 이뤄야 한다. 그 방법으로써 모자보건법상 임신중절의 요 건과 절차를 규정하되, 태아 성장의 정도(임신주수)가 신중하게 반영되는 것 이 필요하다. 단, 이런 규제가 여성의 낙태에 대한 접근권을 본질적으로 제 한해서는 안 된다. 셋째, 합법적인 낙태는 안전한 환경에서 자격 있는 의료인에 의해 이루어 지도록 해야 하고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국가(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의 료지원 체계를 갖춰야 한다. Ⅶ. 위원 문순회(퇴휴)의 별개의견 나는 결론의 다수의견을 전면 반대하는 것은 아니나 다음과 같은 별개의 견을 밝힌다. 낙태 비범죄화는 임신에 수반된 대부분의 고통이 여성에게 전가되는 현 행 상황에서 타당한 주장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여성의 자기결정권이나 건강권, 행복권, 생산권과 비교할 수 없는 우월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이 태 아의 생명권이므로, 태아의 생명권을 어떻게 보장할 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 이 함께 수반되어야 할 사안이다. 임산부의 불가피한 낙태 주장들의 상당 부분이 국가나 사회가 함께 해결 가능한 요인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임산부나 태어날 아이의 장래를 위한 교육, 복지, 의료, 육아 등의 각종 진흥책을 통한 해소방안이나 사회ㆍ문화 적인 의식의 전환을 통하여 출산을 망설이는 많은 요인을 해결할 방안을 찾는 게 우선이다. 원치 않는 임신일 경우 출산권과 양육권을 분리해서 생 각하면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가능하다. 태아의 생명과 관련된 낙태의 비범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원치 않 는 낙태를 최소화하는 국가적ㆍ사회적 최선의 노력이 선행되고, 낙태는 최 후의 수단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이는 장차 태어날 생명을 보호해야 함을 국가의 의무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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