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人에 대한 名譽毁損의 比較法的 一考察 - ‘現實的 惡意 原則(actual malice rule)’을 中心으로-
A Comparative Study on Libel against Public Persons
한위수(서울고등법원)
69권, 131~157쪽
초록
근래에 들어 公人이 명예훼손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공인을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도록 공인에 대한 명예훼손의 법리를 새로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 등 제 외국의 법리를 고찰해보는 것이 좋은 해결책을 시사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1964년 New York Times Co. v. Sullivan 판결 이후 수차의 판결을 통하여 공인이 명예훼손소송에서 손해를 배상받기 위해서는 그 내용이 허위임을 알았거나 또는 허위인지의 여부에 대하여 무분별하게 무시하고서 보도하였다는 증명을 하여야 한다는 이른바 ‘현실적 악의 원칙’이 확립되어 있다. ‘현실적 악의’란 허위가능성에 대한 고도의 인식 또는 진실성에 관한 심각한 의심을 의미하고, 공인에는 공직자와 공직입후보자나 유명 연예인 등 전면적 공적 인물과 특정한 공적 논쟁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제한적 공적 인물이 포함된다. 반면 영국에서는 전통적 common law에 따라 피고측에서 진실 또는 면책사유를 입증하여야 하고, 공인이라 하여 특별히 사인보다 불리한 취급을 받지 아니하며, 독일과 일본도 공익을 위한 보도는 진실성에 대한 확인의무를 다하였다면 허위라 하여도 면책되지만 공인에 대한 명예훼손의 법리가 따로 정립되어 있지는 않다. 미국의 ‘현실적 악의 원칙’은 표현의 자유를 두텁게 보호하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 그대로 도입하기에는 문제점이 많다. 무릇 명예훼손에 관한 법리는 그 나라의 문화, 명예에 관한 관념, 법제도 등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우리나라는 명예가 미국보다 훨씬 중요시되고 있고, 미국에서는 표현의 자유에 우월적 지위가 인정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명예 등 인격권이 표현의 자유와 대등하게 중요시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미국에서 인정되는 證據開示(discovery)제도가 없어 공인이 언론기관측의 ‘현실적 악의’를 입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점 등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에서 ‘현실적 악의 원칙’를 도입하는 것은 공인에 대한 무책임한 보도를 부추길 우려가 있어 바람직하지 못하며 대법원도 이러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공인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의 폭을 확대할 필요성은 있는바 그러한 의미에서, 피해자가 공적 존재인지 사적 존재인지에 따라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여야 하며, 공적 존재의 정치적 이념에 관하여는 광범위한 문제제기가 허용되어야 하고 그러한 의혹의 제기가 진실하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에 대한 입증의 부담을 완화하여야 한다는 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0다 37524, 37531 판결의 입장은 지극히 타당하며 앞으로의 전개가 주목된다.
- 발행기관:
- 한국법학원
- 분류:
- 기타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