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의 정치학 - 법률가양성제도개혁논의의 정치적 함의 -
이국운(한동대학교)
73권, 5~25쪽
초록
이 글은 한국사회의 사법개혁논의를 법정치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려는 하나의 시도이다. 한국사회의 사법개혁논의 속에 통치구조의 근본을 좌우하는 권력투쟁이 진행되고 있으며, 가까운 장래에 중대한 공동체적 결단이 내려져야만 하리라는 것이 그 핵심의 문제의식이다. 20세기 한국정치의 본질을 ‘질투의 정치’, 즉 ‘정치적 불안정의 제도화’로 요약한 뒤, 이 글은 법률가양성제도개혁논의가 분석의 초점이 되어야 할 이유를 이론적 차원에서 논증한다. 그리고 그로부터 ‘국가우위 對 시민우위’, ‘입법강화 對 사법강화’라는 두 가지 분석의 축을 도출한다. 이어지는 구체적인 분석은 결국 질투의 정치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국정치의 미래에 관해 제시되는 4개의 청사진이다. 그 내용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강한 국가/약한 사법’의 입장은 지배연합의 주변부에서 신분적 이익을 확보했던 고위사법관료들이 내세우는 관료적 수구의 논리이다. 형식주의적 법이론과 법률가집단의 내부분열을 고수하려는 집착이 있을 뿐, 강한 국가를 전제하면서도 입법대의기구에 우선권을 양보하는 민주적 사법소극주의의 가능성은 아직 미개척지(未開拓地)로 남아 있다. 둘째, ‘강한 국가/강한 사법’의 입장은 법집행기구를 견제하라는 대중적 개혁요청에 사법대의기구의 강화로 대응하자는 사법적 보수의 논리이다. 사회전체의 법화(legalization)현상과 맞물리면서 이 실질적 법치국가론은 사법시험법의 제정과 더불어 법률가집단 전체를 압도하는 지배담론으로 등극했다. 셋째, ‘강한 시민사회/강한 사법’의 입장은 세계화의 관점에서 강한 국가의 현실성을 문제삼는 시장적 개혁의 논리이다. 정치의 법화를 추동하면서 종국에는 법률가집단을 보편적 지배신분으로 고양시킬 전국적 규모의 로스쿨(law school)의 설립이 이 미완성의 기획의 요체이다. 넷째, ‘강한 시민사회/약한 사법’의 입장은 사법의 민주화와 분권화에 보다 주목하려는 민주적 혁신의 논리이다. 이들은 사법의 독립을 사법의 독점과 구분한 뒤, 법률가를 사법적 대표로 이해하며, 정원제사법시험의 철폐와 변호사선발권한의 지방분권화를 주장한다.
- 발행기관:
- 한국법학원
- 분류:
- 기타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