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파생물질의 침해와 구제방법
The Violation on Human Substance and its Relief Method
송영민(동아대학교)
53권 9호, 150~174쪽
초록
생명의료과학의 발달로 인체의 다양한 부분, 즉 사체, 태아, 배아, 장기, 정자, 난자, 체세포, 머리카락, 혈액, 오줌 등이 다양한 형태로 의료나 연구의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인체파생물질(human substance)의 이용은 법적으로 다양한 문제를 낳고 있다. 현행법상 인체파생물질의 이용과 규제에 대한 법률로서는 혈액관리법, 장기등이식에관한법률, 인체조직안전및관리등에관한법률, 폐기물관리법, 생명윤리및안전에관한 법률, 장사등에관한법률 등이 있다. 이러한 법률은 개별법의 대상인 인체파생물질을 이용하기 위한 법적 정당성과 절차상의 적법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이들 법률은 개별법에서 규정한 내용을 위반한 경우에는 그에 대한 벌칙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법률에서의 벌칙 내용을 보면 대부분 행정처분적 성격과 형사법적 성격을 갖고 있고 침해에 대한 민사상의 구제방법(예컨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나, 소유권에 의한 소유물반환청구권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그러므로 이러한 구제는 민사상의 법일반 원칙에 의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 본 논문은 민사상의 구제방법에 관한 내용이다. 인체파생물질은 일반적인 물건(물질)과는 달리 특유한 성질과 다양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성질은 인체파생물질의 침해에 대한 구제방법에서의 이론적 구성을 달리한다. 즉 모든 인체파생물질에 대하여 일반적인 물건으로 처리하고 물권법적으로 처리할 것인가? 아니면 인격권의 침해로 처리할 것인가? 혹은 필요에 따라 물권법적 요소와 인격권법 요소를 조화롭게 적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현실적으로 인체파생물질의 채취·보존에 관해서는 재화질서와 인격질서가 병존한다. 즉 본인의 인격권은 파생된 물질에도 미치고, 파생된 물질은 인격적 이익의 하나이다. 이러한 관계는 피채취자의 체내에 있는 동안에는 잠재적이지만, 그 후 인체로부터 분리되어 물건화되었을 때 현실화된다. 인체파생물질은 대부분 인격질서와 재화질서의 긴장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인체파생물질의 법적 성질에 대해서는 순수하게 물권이나 인격권으로 구성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러므로 분리한 신체부분에 물권의 성립을 인정하면서 이와 병행하여 분리가 생긴 원인과 분리한 목적, 원귀속자의 의사라는 요소를 고려하여 원귀속자에게 인격권적 보호를 인정하는 방법이 타당하다.
- 발행기관:
- 사단법인 법조협회
- 분류:
- 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