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법제도의 사회주의적 기원과 계승-사적 소유권 미발달에 대한 논의를 중심으로-
Socialistic Origins and Succession of Russian Legal System
김영옥(아주대학교)
53권 11호, 81~114쪽
초록
20세기말의 역사적이고도 논쟁적인 사건인 소련/러시아의 ‘탈공산주의 체제전환’은 정치에 있어서의 민주화와 분권화, 경제에 있어서의 급속한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 사회에 있어서 동원에서 경쟁으로의 변화, 법체계의 차원에서는 생산수단의 국유에 기초한 개인의 사적 소유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주의법제에서, 시장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법체계로의 전반적인 개혁이 진행되었다. 본 논문에서는 러시아의 거시적 체제변동을 법체계의 측면에서 체제전환이후의 또는 이전의 볼셰비키 혁명의 단절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는 기존의 시각을 넘어서, 러시아법체계의 ‘사회주의적 내재성’이라는 연속성의 맥락에서 변화의 의미를 재평가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는 사회주의 붕괴이후의 현대 러시아 또는 자본주의 대안 사회로서의 러시아 사회의 가능성을 연구하는데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체제논의를 넘어서 포스트 소비에트체제의 정체성을 찾아보는데도 이론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체제의 법제도를 러시아의 고유한 문화현상으로 설명함으로써, 기존의 사회주의에 대한 일반논적 논의를 각 지역의 특수성에 기초한 법제도의 발달이라는 논의로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서, 지역학적 측면이 법제도의 연구에도 의의가 있음을 제언하고자 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사회주의 법제도의 기원을 유추해내기 위하여 다음의 두 가지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는 러시아인의 희박한 사적 소유권개념에서 사회주의적인 기원을 파악하려는 시도를 할 것이다. 둘째는 분권화되지 않은 대가족공동체와 오랜 역사를 통하여 존속되어온 농민(촌락)공동체적 집단주의에서 러시아 사회주의의 근원을 파악하려고 한다. 물론 러시아인의 집산 주의적 성격과 사적 소유권의 미발달에 근거한 논의가 러시아법제도의 사회주의적 기원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논리적인 비약이 따를 수 있음은 인정되나, 러시아의 경제학자인 체르니셰프스키의 논리처럼, 유럽이 이미 오래 전에 잃어버렸던 기구인 농민공동체를 러시아가 20세기 초반까지 유지해왔다는 사실은 사유재산제도에 대한 서구 자본주의 체제와 비교하여, 차별화된 러시아적인 특성이 존재함은 인정해야 하겠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공동체소유방식에 기초한 농민공동체가 소비에트의 형성과 더불어 집단농장(콜호즈)의 원형으로서 모델을 제시하였음은 이미 많은 학자들에 의해 연구되기도 하였다. 또한 체제전환이후의 현대 러시아에서의 토지소유관련 법안의 입법과정에서 보이고 있는 여러 특성들은 아직도 과연 러시아가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이행하였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하곤 한다. 결론적으로 본 논문에서는 러시아 사회에 내재되어 있었던 제시한 두 특성이 제도형성 즉, 법체계에 미친 연관성을 역사적인 맥락에서 살펴보는 시도를 하면서, 러시아가 가진 사회주의적 특성은 러시아의 역사를 통해서 일정부분 내재되어 있었으며, 현대 러시아의 법제도의 형성에 있어서도 전부 다는 아니지만 계승되고 있음을 증명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시도는 러시아 사회주의를 사회주의 전체이론의 틀 속에서 동일시함으로써 파생되는 이론적인 오류를 극복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발행기관:
- 사단법인 법조협회
- 분류:
- 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