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중심주의를 둘러싼 개념상의 혼돈과 해결방향
The Confusion of the Notion of the Trial Priority Principle in Korea and an Attempt to solve the Problem
이완규(대검찰청)
54권 6호, 19~62쪽
초록
공판중심주의라는 말은 일본에서 조어된 용어로 "법원이 피고사건의 실체에 대한 유죄·무죄의 심증형성을 공판심리, 즉 「공개된 법정」에서의 심리에 의하여야 한다는 원칙"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일본에서의 논의를 살펴보면 그 내용은 공개주의, 구두주의, 직접주의가 중심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공판중심주의는 공개주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바 시민에게 공개된 법정에서 시민의 감시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행해지는 공판정이 사실인정의 중심이 되게 하여 공정한 재판을 기하려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공개성 확보를 위한 방법으로서 공판중심주의는 근대적 형사소송의 발전방향으로 볼 때 당연히 추구되어야 하였으나 그 동안 우리나라는 법조 및 경찰 등의 인적, 물적 자원 및 사회적 여건 등으로 인하여 공판중심주의에 충실하지 못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향후에는 이러한 후진적인 형사사법을 탈피하여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고, 공개성이 확보되는 투명하고 적정한 형사사법을 이루어 내기 위하여 공판중심주의가 충실히 실현되는 절차의 모습에 대한 논의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그런데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법원이 주도하면서 부각되고 있는 공판중심주의론이 공판중심주의를 당사자주의라는 소송구조론에 연결시키면서 개념상의 혼란을 유발하고 있고 이에 따라 공판중심주의의 중심개념이었던 공개주의, 구두주의, 직접주의라는 대륙법적 개념에 대한 이해와 기반없이 영미법계의 전문법칙이나 소송절차를 무비판적으로 도입하려 하는 상황은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대륙법적 형사사법체계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한국의 형사소송체계에 이질적인 영미법계 제도가 마구 혼합되면서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영미법계 형사사법체계에 대한 피상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개별적인 제도를 선별적으로 도입하려 하면서 국적불명의 검증되지 않은 이상한 제도를 만들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렇게 만들어지려는 이상한 제도가 현실의 세계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인지에 대하여 충분한 검토가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에서 공판중심주의의 내용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져 공판중심주의=당사자주의라는 일면적이고 도식적인 이해 수준을 하루속히 벗어날 필요가 있다.
- 발행기관:
- 사단법인 법조협회
- 분류:
- 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