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의 지위의 양도와 임차인의 동의 또는 승낙
Assignment of the Lessee-Lessor Relationship to the Purchaser of the Property and the Consent or Acceptance of the Lessee
이준현(대구카톨릭대학교)
329호, 149~165쪽
초록
임대차계약이 체결되면, 임대인과 임차인은 계약기간 동안에는 이에 구속을 받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비록 임대차기간 중이라 하더라도, 임차인이 사정이 있어 임대차관계에서 빠져나가기를 원할 수 있고, 이러한 임차인을 위해 우리 민법은 임차권 양도(제629조 제1항)라는 길을 마련하고 있다(단, 임대인의 동의 필요). 임차권의 양도를 통해서, 임차인은 비로소 임대차기간의 만료 전에 임차물을 위하여 투하한 자본을 회수할 수 있다. 한편, 이와는 반대로, 임대인이 위와 같은 임대차의 계약적 구속에서 빠져나가고자 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우리 민법에는 명문으로 규정한 바 없다. 그러나, 임차인이 계약적 구속에서 벗어나야 할 사정이 있는 경우 이를 허용하여 투하한 자본을 회수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되어 있다면, 마찬가지 사정이 있는 임대인을 위해서도 이것이 허용되어야 할 것이다. 대상판결은 이 문제, 즉 민법상 부동산임대인의 지위의 양도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최초의 입장표명이라는 데 지대한 의의가 있다. 대법원은 대상판결에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 상가건물을 전제로 하여, 임대차계약에 있어 임대인의 지위의 양도는 임대인과 신 소유자 사이의 계약만으로써 할 수 있고, 따라서 일반의 채무인수나 임차권의 양도와는 달리 임차인의 동의나 승낙은 필요 없다고 한다. 대상판결은 그 논거로서, 임대인의 의무는 임대인이 누구인가에 의하여 이행방법이 특별히 달라지는 것은 아니고, 목적물의 소유자의 지위에서 거의 완전히 이행할 수 있으며, 임차인의 입장에서 보아도 신 소유자에게 그 의무의 승계를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임차인에게 훨씬 유리할 수도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다만, 이 경우에 임차인이 원하지 아니하면 임대차의 승계를 임차인에게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어서 스스로 임대차를 종료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공평의 원칙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임차인이 곧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승계되는 임대차관계의 구속을 면할 수 있고, 임대인과의 임대차관계도 해지할 수 있다고 한다. 본 평석은 이러한 대법원판결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이와 관련하여 특히 대법원이 그 논거로서 제시한 이유들이 과연 적절한 것이었는지 하나하나 분석하고 그 잘못을 지적하였다. 나아가, 이러한 잘못된 논거의 제시는 토지임대차를 전제로 한 일본최고재판소의 판결의 논거를, 사정이 다른 민법상의 상가건물의 임대차가 문제된 우리의 사안의 해결을 위하여 그대로 수용한 데 기인하였음을 밝혀내었다. 끝으로, 임대인의 지위의 양도 또는 승계의 문제에 있어서 임차인의 동의나 승낙이 과연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를 언급하였다.
- 발행기관:
- 대한변호사협회
- 분류:
- 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