詐欺에 의한 外國判決 承認의 公序違反 與否와 相互保證
Ordre Public and Recognition of Foreign Judgement obtained by Fraud, and Guarentee of Reciprocity
석광현(한양대학교)
28호, 687~726쪽
초록
이 글은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74213 판결에 대한 평석이다. 대상판결은 외국판결의 승인 및 집행의 요건에 관하여 두 가지 중요한 논점을 다루었는데, 첫째는 사기에 의하여 취득한 외국판결의 승인 및 집행이 우리의 공서에 위반되는지이고, 둘째는 북마리아나 제도와 한국 간에 외국판결의 승인요건인 상호보증이 존재하는지의 여부이다. 필자는 이 평석에서 ① 우리 법상 외국판결의 승인 및 집행의 요건과 실질재심사 금지의 원칙의 관계, ② 사기에 의한 외국판결의 승인과 공서위반 여부와 ③ 상호보증의 개념과 상호보증의 존재를 인정하기 위한 요건이라는 광의의 國際私法 또는 국제민사절차법 분야의 쟁점들을 논의한다. ①과 ②의 논점에 관하여 대상판결은 민사집행법 제27조 제1항이 정한 실질재심사 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사기에 의한 외국판결이더라도 원칙적으로 승인을 거부할 수 없지만, 재심사유에 관한 민사소송법 규정에 비추어 볼 때 예외적으로 피고가 판결국 법정에서 사기를 주장할 수 없었고 또한 처벌받을 사기적인 행위에 대하여 유죄의 판결과 같은 고도의 증명이 있는 경우에는 절차적 공서위반을 이유로 승인 및 집행을 거부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하였다. 이러한 판단은 대체로 타당하지만 대상판결이 절차적 공서위반의 여부를 판단하면서 재심의 법리에 지나치게 의존하였다는 점에서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 그리고 ①의 논점에 관하여 대상판결은 실질재심사 금지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승인요건의 구비 여부를 심사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우리 법원은 외국판결의 옳고 그름을 ‘부분적으로’ 재심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는데 이는 타당하다. 다만 실질재심사 금지의 원칙과, 승인요건 특히 공서위반 여부의 심사 간에 긴장관계가 있는데, 실질재심사 금지의 원칙과 그에 대한 예외의 관계, 또한 예외를 어떤 범위 내에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하여 장차 좀더 검토할 필요가 있다. ③의 논점에 관하여 대상판결은 상호보증의 존재를 인정하기 위한 요건을 완화한 판결로서 의의가 있다. 이는 당해 외국이 조약에 의하여 또는 그 국내법에 의하여 대한민국 판결의 당부를 조사함이 없이 구민사소송법 제203조(현행 민사소송법 제217조에 상응)의 규정과 같던가 또는 이보다도 관대한 조건 아래에서 우리 판결의 효력을 인정하고 있는 경우에 상호보증이 있다고 판시한 대법원 1971. 10. 22. 선고 71다1393 판결을 사실상 변경한 것이다. 또한 대상판결은 상호보증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한국과 외국 간에 모든 종류의 판결에 대하여 일률적으로가 아니라 동일한 종류 또는 내용의 판결에 대하여 판단하여야 함을 명확히 하였는데, 이는 부분적 상호보증의 개념을 받아들인 것으로서 타당하다. 다만 대상판결이 상호보증의 개념 내지는 상호보증의 존재를 인정하기 위한 요건이라는 추상적 법률론에 관한 대법원의 태도를 변경한 것이므로 전원합의체판결의 형식을 취하고 1971년 판결을 폐기하는 것이 바람직하였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 발행기관:
- 민사판례연구회
- 분류:
- 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