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소원의 청구요건으로서 국민투표권
Eine Untersuchung uber die Volksabstimmung als Beschwerdebefugnis
조재현(천안대학교)
346호, 87~100쪽
초록
국민투표권은 특정 정책이나 제안된 사항에 대하여 국민적 의사를 표명하는 권리로서 참정권적 기본권으로 이해된다. 기본권으로서 국민투표권은 기본권의 개념이 성립하고 발전된 독일에서의 기본권의 개념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국민투표권은 슈미트식의 기본권 개념과 독일 기본법상의 기본권의 개념은 아니다. 그렇지만 국민투표권이 국민투표제도에 의하여 구체화되는 권리로서 기본권성을 가진다는 점에는 국내의 학설이나 판례가 일치한다. 이 점은 독일과는 달리 우리 헌법체계(헌법 제37조 제1항)가 기본권의 인정 여부에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결과이기도 하다. 국민투표권이 기본권이라는 점에 대하여 회의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것을 기본권으로 본다면 당연히 헌법소원의 청구적격으로 인정된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확인사건에서 기본권으로서 국민투표권의 침해 여부를 적극적으로 판단하였다.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국민투표권의 침해구조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의 소지가 있다. ⅰ) 관습헌법은 성문헌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기 때문에 그 개정은 성문헌법의 개정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치지 않은 것은 헌법 제130조의 국민투표권을 배제하는 것이라고 판시하지만, 이 경우 성문헌법의 개정절차 중에서 국회의결과 국민투표만 거치면 된다고 할 뿐 발의와 공고절차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ⅱ) 대통령 탄핵심판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제도와 관련하여 국민투표는 헌법에 명문의 규정이 없는 한 인정될 수 없는 것이라고 판시하였는데, 관습헌법의 개정에 관한 사항은 성문헌법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어 명문의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헌법 제130조의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는 모순되는 판시를 하였다. ⅲ) 국민투표권이 헌법소원의 청구적격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개인적 권리성·주관적 공권성 내지는 사익을 보호한다는 점이 그 우선적인 판단의 근거가 되어야 하는데, 개인적 권리로서 국민투표권의 침해를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 ⅳ) 국민투표의 대상이 되는 사항이 없으면 국민투표권이 발생하지 않는다. ‘서울이 수도이다’라는 관습헌법도, 수도의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의 제정행위나 신행정수도특별법도 헌법개정국민투표의 대상이 되는 사항이 아니므로 아직 국민투표권은 발생하지 않았다. 관습헌법사항을 법률의 형식으로관철하려는 것은 그러한 법률의 위헌성에 관한 문제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그것이 국민투표권을 침해한다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다. ⅴ) 별개의견에서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은 국민투표를 요구할 수 있는 실체적인 요구권을 포함한다고 하는데, 어느 범위의 국민이 요구할 경우에 대통령은 국민투표에 붙여야 하는 것인지, 국민투표부의행위를 재량행위로 파악하는 것과 모순은 아닌지 의문이다. 국민투표권은 독일과는 달리 기본권성의 인정에 대하여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우리 헌법체계하에서 기본권성을 구태여 부정할 필요는 없지만, 결국 국민투표권의 법적 성격을 기본권으로 파악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의 침해 여부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 발행기관:
- 대한변호사협회
- 분류:
- 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