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감사죄의 형법정책과 헌법재판의 방향 - 헌법재판소 2004.1.29, 2002헌가20, 2002헌가21[병합] 결정에 대한 평석 -
Criminal Legal Policy on Malpractice Audit and the Trend of Current Constitutional Court
이상돈(고려대학교)
83호, 198~221쪽
초록
헌법재판소는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1항 2호의 부실감사죄규정에서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의 기재누락 부분을 법률유보원칙과 명확성원칙의 위배를 이유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세계화 시대의 법률다원주의 관점에서 그리고 법형성권한이 적용의 단계에서는 다양한 주체들에게 분배될 수 있다는 법해석학적 관점에서 볼 때, 부실감사의 기준이 되는 회계감사기준을 금융감독위원회가 정한다고 해서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은, 법률텍스트의 차원에서는 그 자체로서 불명확할지 모르나, 그 법률의 적용단계에서 주된 수범자인 외부감사인(공인회계사)들, 즉 회계학적 전문가들에게는 그 의미가 명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명확성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 다만 모든 부실감사행위를 물샐틈없이 형사처벌하는 것이 합리적인지는 의문이다. 재무제표에 기재된 내용에 관한 모든 진실을 발견하여야 한다는 법적 정의의 요청과 이익의 유연성 등을 인정하는 회계학적 합리성 사이에는 좁힐 수 없는 간극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간극을 메우는 합리적인 형법정책은, 기재누락의 부작위범과 허위기재의 작위범을 구별하지 않고, 경제적 이익취득의 목적이 있는 등의 중대한 부실감사행위에 대해서만 형사처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형법정책을 담는 헌법재판의 형식은 일부위헌결정이 아니라 한정위헌결정이 되어야 한다. 한정위헌결정은 편면적 기속력을 갖는다. 즉 한정위헌결정에 토대가 된 사안과 유사한 사안에 대해 법원은 위헌결정과 다른 법률해석을 할 수 없는 반면, 합헌으로 남는 사례군의 영역에서는 법원이 또 다른 합헌적 법률해석을 하여 일정 사례군에 대한 해당법률의 적용을 위헌으로 보고 그 적용을 추가적으로 배제할 수 있다.
- 발행기관:
- 한국법학원
- 분류:
- 기타법학